유한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리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듯이 조여든 리은이 반사적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현관 기둥 옆에 유한이 느긋하게 기대서 있었다.손가락 사이에는 반쯤 타 들어간 담배 한 개비.연기가 얇게 피어오르는 가운데, 깊고 어두운 눈빛이 두 사람에게 박혀 있었다.바닥까지 가라앉은 시선.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얼굴.그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어둡게 잠겨 있어서,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듯한 공기가 감돌았다.리은의 등줄기가 서늘해졌다.‘왜 이렇게... 무섭게 느껴지지...?’불안의 근원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는데도, 내면 깊숙이 어딘가 조여드는 느낌이었다.“너...”리은이 말을 잇기 전에, 성빈이 먼저 나섰다.“주 대표님.”낮고 단단한 목소리였다.“정말로 제 동생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부디 놓아주십시오.”리은의 눈이 커졌다.“오빠...”억지로 미소를 지은 성빈이, 여동생을 안심시키려는 듯이 시선을 맞췄다.“강덕순 어르님께서 말씀하신 재산 문제도... 리은은 본인 것이 아닌 건 절대 탐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제발 제 동생을 더 괴롭히지 마십시오.”리은의 시선이 다시 유한에게 향했다.그러나 유한은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기만 했다.표정 하나 변하지 않으면서, 어두운 시선으로 두 사람을 천천히 스캔했다.그 안에 어떤 결론이 들어 있는지 누구도 알 수 없었다.“아까 말한 거.”유한이 담담한 목소리로 되물었다.“너희가 ‘가족’이라고?”그는 단지 방금 들은 문장을 그대로 반복했을 뿐이었다.성빈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우리는 가족입니다. 아니... 주 대표님 눈에는 결혼하면 가족이 아닌 겁니까?”리은이 성빈을 쳐다봤다. 내용 자체는 잘못된 말이 아니었다.그럼에도 어딘가 께름칙한 감정이 마음을 긁고 지나갔다.비록 결혼을 했어도 리은의 성은 여전히 ‘진’ 씨였고, 성빈은 언제까지나 리은의 오빠였다.어릴 때 마음속으로 다짐했던 약속처럼, 리은은 평생 성빈을 지킬 생각이었다.그 약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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