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미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면서 조여들었다. 왠지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지만, 겉으로는 애써 침착한 듯 집안 어른의 체면을 유지하려 애썼다.“유한아, 그게 무슨 말이니? 너도 고모가 시집갔으니 더는 주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야?”유한은 눈썹을 미세하게 올리며 낮고 담담하게 응답했다.“그럴 리 없죠. 전제만 지켜진다면요. 고모님이 스스로 절제하고 조용히 계신다면, 언제든 주씨 가문 사람이죠. 게다가...”말끝을 흐리자, 주은미의 눈이 불안하게 흔들렸다.“게다가 뭐?”유한은 고개를 돌려 리은을 바라보았다. 또박또박, 한 단어도 흘리지 않는 목소리였다.“게다가 제 아내가 방금 말한 거, 틀린 구석 하나도 없습니다. 시집간 딸은 이미 출가외인인 만큼, 고모님은 시댁 쪽에 더 마음을 쓰셔야죠. 친정 일에 간섭할 자리는 없거든요.”리은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유한의 어두운 눈길이 잠깐 닿는 순간, 은근히 날이 선 의미가 숨어 있는 것처럼 마음 한구석을 스쳐 지나갔다.성빈 또한 유한을 응시했다.그러나 유한은 얼음장 같은 시선을 성빈에게 던졌을 뿐이다.짧게 부딪쳤던 두 사람의 시선이 금방 흩어졌지만, 그 사이에 싸늘한 공기가 번졌다.주은미가 억눌린 목소리로 따지듯 말했다.“유한아, 너 지금 뭐라고 하는 거니? 내가 어떻게 됐든 주씨 집안 사람이기도 하고, 네 고모인데...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게 맞아?”유한은 입꼬리를 아주 조금 비튼 채 건조하게 덧붙였다.“고모요? 그렇다면 고모답게 행동하시면 됩니다. 제 아내에게 누가 감히 훈계하려 드는 건, 허락할 생각 없습니다.”주은미의 어깨가 굳어버렸다. 그제서야 유한의 말이 리은 편을 들어준 것임을 확실히 깨달은 듯했다.리은과 유한의 관계가 언제나 냉랭하다는 소문만 알고 있었던 터라, 믿기지 않아서 주은미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 됐다. ‘혹시 내가 들은 게 잘못된 정보였던 걸까?’그런 생각이 스치자, 오래전부터 유한에게 느껴왔던 불편함과 압박감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주씨 가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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