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침묵 끝에 리은은 성빈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그래서 오빠가 일부러 주유한한테 루이가 자기 아이가 아니라고 오해하게 만든 거야. 맞지?”성빈은 조금도 피하지 않고 대답했다.“맞아. 그날 네가 내 병실에서 잠들었고, 그래서 내가 일부러 그런 말을 했어. 주유한이 오해하도록.”리은의 안색은 더 창백해졌다. 입술을 떨며 움직였지만, 말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오빠는 그게 루이한테서 뭘 빼앗는 일인지 알고 있어?”성빈은 잠시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다 낮게 말했다.“내가 한 말 몇 마디에 바로 믿어 버릴 정도면, 애초에 유한은 너를 믿지 않았다는 뜻이잖아.”“리은아, 널 믿지 않는 남자는 가치 없어. 주유한이 루이를 내 아이라고 오해하게 만든 건, 결국 너를 믿지 않았던 대가라고 생각했어. 그게 뭐가 그렇게 잘못됐는데?”리은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정말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그때 등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유한이었다.유한은 차갑게 가라앉은 얼굴로 성빈을 노려봤다. 당장이라도 성빈을 찢어 버릴 것 같은 눈빛이었다.“우리 감정이 어땠는지, 네가 감히 끼어들 자격은 없어. 네가 뭔데 멋대로 평가해?”성빈은 유한을 보고도 비웃음을 거두지 않았다.“넌 또 뭐가 다르지? 그렇게까지 리은이를 신경 쓰면서도, 네 눈에는 내가 마치 불륜 상대처럼 보였으면서도, 결국 나 같은 사람까지 살려 두고 돌보잖아.”“그렇게까지 마음에 두면서도 끝내 리은이를 못 믿은 건 너야. 주유한, 네가 제일 우스운 거 알아?”유한의 안색은 금방이라도 시커먼 물이 뚝뚝 떨어질 것처럼 어두웠다.“죽고 싶어?”유한이 앞으로 나서려는 걸 리은이 팔을 들어 막았다.리은의 시선은 여전히 성빈에게 머물러 있었다. 가슴이 저릿할 만큼 아팠다.리은에게 성빈은 가족이었다.진짜 오빠처럼 여기던 사람이었다.그런데 성빈은 그런 리은과 루이를 이렇게까지 짓밟았다.리은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오빠가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동생으로 생각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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