ホーム / 로맨스 / 이혼 얘기에 미쳐 버린 내 남편 / チャプター 391 - チャプター 400

이혼 얘기에 미쳐 버린 내 남편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391 - チャプター 400

483 チャプター

제391화

소리가 들렸지만 리은은 잠깐 손끝만 멈췄을 뿐, 그대로 식사를 이어 갔다.반대로 민정과 유니는 거의 동시에 수저를 내려놓았다.민정은 괜찮았다. 몇 번 얼굴을 튼 적이 있어서인지, 예전만큼 긴장하진 않았다.그런데 유니는 달랐다. 몸을 곧게 세우고 숨까지 억지로 고르는 딱 그런 모습이었다.유한이 다가와 테이블을 한 번 훑어봤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지나서 결국 리은에게 머물렀다.연준이 급히 태현의 팔을 툭 치며 말했다.“태현아, 너 옆으로 가서 앉아. 이 자리는 유한이한테 주고.”유한을 힐끗 본 태현은 리은을 한 번 더 훑어본 뒤 수저를 내려놓고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저는 거의 다 먹었어요.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 여러분 천천히 드세요.”인사만 짧게 남기고 태현은 바로 나가 버렸다.태현의 자리는 자연스럽게 유한에게 넘어갔다. 리은과 마주 보는 자리였다.민정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주 대표님, 안녕하세요.”유니도 따라 인사하려고 했지만 그만 말이 꼬였다.“주, 주 대표님... 안녕하세요...”유한은 두 사람에게 고개를 끄덕였다.“안녕하세요.”유니는 그 장면을 멍하니 바라봤다. 리은이 결혼한 사람이 유한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그래도 실물을 마주하니, 머릿속 생각이 한 박자씩 늦게 따라오는 기분이었다. ‘아, 진짜였구나...’주인공이 마침내 등장하자 연준이 술잔을 들었다.“제수씨, 이 잔은 제가 드릴게요. 예전에... 저희가 제수씨 오해했잖아요. 마음에 두지 않으셨으면 합니다.”연준은 말을 끝내자마자 잔을 비웠다.수혁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술잔을 들었다. 리은에게도 예의를 갖추고 말했지만 표정은 단호했다.“그럼 저는... 늦게 온 진실에 한 잔 올릴게요.”리은은 두 사람을 한 번씩만 바라본 뒤, 담담하게 한 마디만 내뱉었다.“괜찮아요.”괜찮다는 말이지, 아무 일도 없다는 뜻은 아니었다.용서한다는 말도 아니었다.리은의 태도가 너무 차가워 보였는지 연준은 자신의 잔을 다시 채웠다.“
続きを読む

제392화

“나를 왜 쳐다봐? 할 말 있어?”리은이 입을 열기도 전에 유한이 먼저 되레 따져 물었다.‘애초에 내 친구들을 먼저 보낸 사람이 주유한이잖아?’‘그런데 이제 와서 내게 무슨 할 말이 있냐고 묻다니...’하지만 리은은 유한에게 할 말이 없었다.정말로... 한 마디도.그때 유치원 반 단체 채팅방 알림이 울렸다.리은은 핸드폰을 집어 들고 내용을 확인했다. 화면에는 유치원에서 보낸 안내가 떠 있었다. 모레 가는 가을 캠프 장소 공지였다.‘M국? 이렇게까지 겹칠 일이 있나? 가을 캠프 목적지가 M국이라니.’리은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유한을 바라봤다. 리은이 올려다보는 걸 눈치챈 유한도 시선을 맞췄다. 그러고 나서 리은의 핸드폰을 한 번 힐끗 훑어봤다.“왜? 누구한테서 온 거야?”리은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담담하게 말했다.“루이 가을 캠프 장소가 정해졌어.”유한이 눈썹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어디?”리은은 유한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하이우.”하이우는 M국의 한 섬에 있다.유한의 표정이 아주 조금 바뀌었다. 그래도 겉으로는 태연한 얼굴로 고개만 끄덕였다.“괜찮네.”리은은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도 리은은 이상하게 확신이 들었다.이번 가족 단체 여행에서 뭔가 사건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시간은 금방 흘러 모레가 됐다.단체 일정이라 모두 함께 출발해야 했다. 공항에 도착하면 담임이 들고 있는 깃발이 보일 텐데, 거기에 유치원 이름과 반 이름이 적혀 있을 거였다.이미 도착해 있는 가족들과 아이들을 보자, 리은은 그제야 어떤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리은이 바로 걸음을 멈추자 유한이 돌아봤다.“왜? 뭐 놓고 온 거 있어?”하이우에서의 이번 일정은 이동 시간을 제외하고도 일주일이 필요했다. 그래서 리은은 어젯밤부터 짐을 정리했다. 리은과 루이가 쓸 물건을 전부 캐리어에 넣었다. 체크리스트까지 만들어서 몇 번이나 확인했고, 빠뜨린 게 없다고 확신했다.그런데 지금 떠오른 건 짐이 아니라 다른 거였다.“이번
続きを読む

제393화

그런데 그때 담임이 세 사람을 발견한 듯 반갑게 손을 크게 흔들었다.“루이 아버님, 어머님! 여기예요!”다른 아이들 학부모들은 이미 서로 얼굴을 익혀 둔 사이인지, 자연스럽게 모여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집안 일과 회사 일, 육아 이야기가 오가며 웃음도 섞였다. 국제 유치원에 아이를 보낼 수 있는 집이면 대개 집안 환경이 좋은 편이라, 분위기 자체는 무난했다.하지만 유한이 리은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 모습을 드러내자, 학부모들 사이의 공기가 한번 툭 꺾였다. 여기저기서 시선이 겹치고,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주고받았다.“저분이 주 대표님이야?”“진짜 주 대표님 맞네. 근데 주 대표님 따님이 이 유치원에 다닌다는 말은 처음 듣는데? 우리 애랑 같은 반인 거야?”“저희도 방금 알았어요...”“다들 이제 알았나 봐요. 그동안은 말 없이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던 모양인데...”“...”세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자, 루이가 먼저 공손하게 담임에게 인사를 했다.“선생님 안녕하세요!”“루이 안녕.”담임은 곧바로 유한과 리은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루이 아버님 어머님, 안녕하세요.”유한과 리은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안녕하세요, 선생님.”유치원 교사라고 해도 가볍게 볼 자리는 아니었다. 교육은 어릴 때부터 시작하고, 유치원의 선생님은 아이가 처음으로 세상과 부딪히는 문을 열어 주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래서 더더욱 예의를 갖추게 됐다.학부모들의 놀란 기색을 본 담임은 미소를 지은 채 자연스럽게 소개를 이어 갔다.“학부모님들께 소개해 드릴게요. 이쪽은 주루이 어린이의 보호자이신 주강그룹 주유한 대표님과 사모님이세요. 이번 저희 가을 캠프 진행 비용은 주강그룹에서 전액 후원해 주셨어요. 모두 루이 아버님과 어머님께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지요.”모두 이번 행사가 각자 부담인 줄 알고 이미 비용도 준비해 둔 상태였다. 그런데 전액 후원이라니, 뜻밖의 소식에 여기저기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리은도 그 얘기는 처음 들은 듯, 무심코 유한
続きを読む

제394화

정말 긴 비행이 끝났다. 아이들은 기내에서 내내 잠을 자서 그런지, 내리자마자 기운이 넘쳤다. 비행기에서 발을 떼는 순간부터 들뜬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졌다.다들 신이 났지만, 이번 일정에 선생님이 동행한 이유는 분명했다. 아이들을 붙잡아 두고, 흐트러지지 않게 잡아 주기 위해서였다. 아이든 어른이든 선생님이 옆에 있으면 괜히 자세가 반듯해진다. 선생님을 존중하고 조금은 긴장도 한다. 부모 말은 흘려도 선생님 말은 꼭 듣는 경우가 많다. 이게 바로 세상엔 서로 잡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법.공항 밖으로 나오자 전용 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 차를 타고 호텔에 도착한 뒤, 학부모들은 서로 가볍게 인사만 나누고 각자 배정된 방으로 흩어졌다. 힘들 정도로 고생한 건 아니었지만, 편한 여행이었다고 하기도 어려웠다. 기내는 결국 한정된 공간이라 힘든 걸 고려해서 오늘은 쉬는 날이었다. 본격적인 프로그램은 내일부터 시작이었다.리은은 호텔 문을 열고 들어가다가 걸음을 멈췄다.패밀리 룸이었다. 침대 하나가 방의 중심에 크게 놓여 있었는데, 성인 3명은 물론 4명도 너끈히 누울 만큼 큰 침대였다. 방도 넓고, 침대도 넓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큰 바다 전망 객실에 침대가 딱 하나뿐이라는 점이었다. ‘이게... 정상인 거야?’“뭐 해. 왜 안 들어가?”문 앞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리은을 본 유한이 다가와서 물었다. 유한도 안쪽을 확인하자마자 상황을 이해한 듯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묵기엔 딱 맞는 구조인 이런 패밀리 룸은 흔했다. 유한은 눈썹을 가볍게 치켜세웠다.그때 리은이 유한을 휙 돌아보며 바라봤다.유한은 처음엔 리은이 갑자기 왜 저런 눈으로 보는지 감을 못 잡았다가, 곧 뜻을 알아챘다.“나를 그렇게 쳐다보는 이유가 뭐야? 이게 내가 짠 거라고 생각해?”유한이 이렇게까지 대놓고 말하는 걸 보면, 적어도 몰래 손을 쓴 건 아닌 듯했다. 리은은 입술을 꾹 다물고 시선을 돌렸다. 일단 들어가 짐부터 내려놓기로 했다. ‘따로 방
続きを読む

제395화

유한은 마지막 옷걸이를 정리하고는 자신의 새 옷을 꺼내 들었다. 옷장 문을 닫으면서 유한이 말했다.“네 거까지 내가 다 해놨어.”말을 마치고 유한이 욕실 쪽으로 걸어오자, 리은은 루이 손을 잡아 한쪽으로 비켜섰다. 유한도 씻어야 하니까.그때 루이가 두 눈을 반짝이며 리은의 팔을 흔들었다.“엄마, 저 밖에 나가서 놀고 싶어요! 밖에 바다가 있어요!”아이들은 피곤을 모르는 생물처럼 움직였다. 루이는 비행기에서도 꽤 오래 자서 사실 크게 지쳐 보이지도 않았다.리은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선글라스랑 자외선 차단 모자 쓰고, 엄마가 너 데리고 모래사장 내려가서 놀까?”“네!”리은은 돌아서서 모녀가 같은 디자인으로 맞춘 모자와 선글라스를 꺼냈다. 거울 앞에 나란히 서서 써 보고는 둘 다 웃음이 터졌다. 루이는 작은 얼굴에 선글라스가 더 커 보이는 게 신기한지, 거울을 보며 계속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었다.그래도 루이는 밖에 나갈 생각에만 들떠 있진 않았다. 잠깐 망설이더니 욕실 쪽을 향해 큰 목소리로 불렀다.“아빠!”손을 잠시 멈춘 리은도 고개를 돌렸다.유한은 안에서 소리를 들었는지 문을 열고 나왔다. 허리에는 수건만 둘러져 있었고, 머리끝에서 물이 똑똑 떨어졌다. 막 씻고 나온 티가 났다.“왜 불러?”루이는 또박또박 말했다.“아빠, 저랑 엄마는 바닷가 가서 놀고 있을게요. 아빠는 씻고 나서 저랑 엄마 찾으러 오세요.”유한이 모녀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다녀와.”루이가 손을 크게 흔들었다.“아빠, 이따 봐요! 빨리 와야 돼요. 엄마, 우리 가요!”리은이 루이 손을 잡아당기듯 이끌었다.“응.”리은은 루이 손을 잡고 객실을 나섰다.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자 다른 가족들도 마침 나오는 중이었다. 다들 씻고 나서 오후에 잠깐 놀러 내려가려는 분위기였다.한 학부모가 리은을 알아보고 반갑게 말을 걸었다.“사모님, 내려가서 노시려고요?”리은은 루이를 한번 내려다본 뒤 대답했다.“네. 루이가 놀고 싶다고 해서요.”
続きを読む

제396화

유한의 말이 떨어지자, 리은은 입 밖으로 내려고 했던 말을 그대로 삼켰다. ‘지금 이 타이밍에 무슨 말을 더 하겠어.’ 주변의 시선도 느껴졌다.“주 대표님...”학부모들 쪽에서 조심스럽게 부르는 소리가 이어졌지만, 유한은 가볍게 고개로 인사만 했다. 그러고 나서는 리은 쪽으로 몸을 기울이면서 뭔가를 리은의 손에 쥐여 줬다.손바닥에 뭔가 닿는 감각에 리은이 내려다보니 바로 자외선 차단 스프레이였다.리은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유한을 올려다봤다. ‘이걸 왜 지금...?’“이건 뭐야?”유한이 짧게 말했다.“너 안 뿌렸잖아. 하이우 햇볕 세. 타서 아프지 않게 해.”두 사람이 주고받는 말투가 너무 자연스러워서인지, 근처에서 듣고 있던 사람들 중 몇은 은근히 부러워하는 눈치였다.리은도 자외선 차단제를 놓친 건 사실이었다. 급하게 내려오느라 정신이 없어서 챙기지 못했다. 손에 쥔 김에 리은은 스프레이를 팔과 목 주변에 고르게 뿌렸다. ‘진짜 여기 햇빛은 장난 아니네.’ 파라솔 아래에 앉아 있어도 자외선은 피할 곳이 없었다.그 뒤 며칠 동안 단체 프로그램과 자유 시간이 번갈아 이어졌다. 다들 일과 사업에 치여 살다 보니, 이렇게 해외에 나와 바람 쐬는 시간이 흔치 않았다. 그래서인지 작은 일정 하나에도 사람들이 의외로 열심이었다.루이는 매일 해변을 뛰어다니며 놀았고, 어느 날은 두 손을 꼭 쥔 채 리은과 유한에게 달려왔다.“아빠, 엄마! 이것 봐요. 제가 주운 조개예요! 선생님이 제일 예쁜 조개를 주워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한테 주라고 했어요! 아빠랑 엄마가 제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에요!”루이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땀도 뻘뻘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껏 뛰어노는 시간은 자주 오지 않는다. 리은은 루이를 지나치게 말리지 않았다. ‘나도 어릴 땐 저랬지.’루이가 두 손바닥을 활짝 폈다. 비슷한 크기의 조개 두 개가 햇빛을 받아 은근한 색을 띠고 있어서 꽤 예뻤다.리은이 조개를 바라보며 물었다.“이거 루이가 직접
続きを読む

제397화

사실 이런 운동회는 아이들 의욕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 크다. ‘원하는 게 있으면 노력해서 얻어야 한다’ 이런 생각을 자연스럽게 심어 주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말은 아이들에게나 통한다. 어른들은 대체로 그런 걸 믿지 않는다.예상대로 루이의 눈은 동그랗게 커지면서 반짝거렸다.“선생님, 진짜 소원이 이루어져요?”담임 선생님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당연히 이루어지지.”아이들의 소원은 대개 단순하다. 어른들이 마음만 먹으면 들어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러니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이 완전히 거짓말만은 아니었다.루이가 두 손을 꼭 쥐고 폴짝 뛰었다.“그럼 저도요, 저도 갖고 싶어요! 선생님, 저 진짜 열심히 해서 꼭 이길 거예요! 참가할래요, 참가할래요!”“좋아. 그럼 선생님이 루이 신청해 줄게.”“네!”루이가 참가하겠다고 확실히 말하자, 담임 선생님은 다른 가정들 쪽으로 가서 같은 안내를 이어갔다.루이는 곧바로 리은과 유한을 번갈아 올려다봤다.“아빠, 엄마. 우리 이길 수 있죠? 저 그 소원 이루어지는 수정구슬 갖고 싶어요!”유한이 눈썹을 살짝 올리고 루이 머리를 한번 쓰다듬었다.“소원이 있으면 그걸 나한테 말하지 그래. 수정구슬보다 아빠가 더 잘 들어줄 텐데.”리은은 그 말을 듣자마자 유한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아이 앞에서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아이의 들뜬 마음에 굳이 찬물을 끼얹을 필요는 없었다.리은의 싸늘한 시선을 받자 유한은 괜히 코끝만 만졌다.유한에게도 며칠째 드문 휴식이었다. 그는 낮에는 일정에 맞춰 움직이고, 밤엔 하루 일정이 끝나도 온라인 회의를 이어가야 했다. 끝날 때면 늘 늦었지만, 침대 위에서 서로 꼭 끌어안고 자는 리은과 루이를 보면 마음이 차분해졌다. 유한은 문득 생각했다. ‘내가 조금만 더 일찍 내려놨으면, 지금은 또 달랐을까?’ 그래도 결국 리은도 루이도 모두 유한의 삶 안에 있었다. 리은은 루이의 볼을 살살 쓸어내리면서 조용히 물었다.“그럼 루이는 어떤 소원 빌
続きを読む

제398화

“선생님, 선생님 말씀하신 게 전부 사실이에요? 우리 언니, 모영 언니... 정말 깨어날 수 있어요?”의사는 차분히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이어갔다.“최근 데이터 변동 모니터링 결과로 보면, 환자분이 의식을 회복할 가능성이 90%에 달합니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이틀 안으로 깨어나실 확률이 높습니다.”인영은 숨을 들이켠 채, 병상 위에 누워 수 년째 잠들어 있는 허모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과거엔 모영이 끝까지 식물인간으로 남아 조용히 생을 마치길 바라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인영은 누구보다 모영이 눈을 떠 주길 바랐다.“아버지, 엄마... 들으셨어요? 의사 선생님이 언니가 깨어난대요. 들으셨어요?”허 회장 부부도 예상치 못한 소식에 감정이 솟구친 듯 서로를 바라보며 숨도 제대로 고르지 못했다.“그래, 그래... 이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모영이가 드디어 깨어나는구나.”“맞아요. 우리가 포기 안 하길 잘했어요.”인영은 병상 위의 사람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뼈만 남은 듯 앙상해진 모영. 인영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어두운 빛이 가라앉았다가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인영아...”허 회장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인영은 자기 생각에 잠겨 반응하지 못했다.“인영아?”그제야 인영이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들었다.“응? 왜요?”허 회장이 인영을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네 언니가 정말 깨어나면 우리 가족이 다시 모일 수 있잖아. 인영아, 이제는 우리도... 안정적으로 살자. 지난 일은 지난 일로 두고.”인영은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네. 우리 가족 앞으로 잘 살아야죠.”인영은 M국에 온 뒤로 유난히 조용히 지냈다. 매일 허 회장 부부 곁을 지키고, 병원에도 빠지지 않았다. 허 회장 부부는 인영이 드디어 마음을 정리했다고 믿는 듯했다. 생각을 바꿔서 모든 걸 내려놓고 받아들였다고.인영이 부드럽게 말했다.“아버지, 엄마도 먼저 들어가서 쉬세요. 제가 언니 옆에 있을게요. 혹시라도 변화가
続きを読む

제399화

하이우.저녁에 유치원 운동회가 잡혀 있어서 낮 시간은 자유 일정으로 비워져 있었다. 리은은 루이와 함께 모래 위에 쪼그려 앉아 모래로 성벽을 쌓고 있었다. 루이는 두 손으로 모래를 꼭꼭 눌러 담으며, ‘여기는 문, 여기는 탑’이라며 제법 그럴듯하게 구획을 나눴다. 유한은 조금 떨어진 곳의 선베드에 길게 몸을 누인 채, 모녀가 노는 모습을 느긋하게 지켜보고 있었다.며칠 동안 셋은 큰 충돌 없이 지냈다. 말로 약속한 적은 없었지만, 서로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건 느껴졌다. 이번 여행만큼은 흠 없이 좋은 기억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 적어도 루이 앞에서는.그런데 그때, 유한의 핸드폰이 울렸다.화면에 뜬 발신 지역은 M국이었다.무심코 화면을 확인한 유한은 본능적으로 시선을 모래사장 쪽으로 한 번 던졌다. 모녀는 여전히 성벽을 쌓느라 정신이 없었다. 유한은 핸드폰을 들어 통화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수화기 너머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대표님, 허모영 씨가 깨어났습니다!]유한은 누워 있던 자세 그대로 굳어졌다가 바로 상체를 세웠다. 선글라스를 벗어 한 손에 쥐고, 다른 손으로는 핸드폰을 더 강하게 움켜쥐었다.“뭐라고?”[대표님, 허모영 씨요. 허모영 씨가... 깨어났습니다!]유한의 입술이 얇게 다물렸다. 미간이 점점 모였다.“확실해? 진짜 깬 거 맞아?”유한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핸드폰 너머로 아주 약한 숨소리가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힘이 빠져서 어딘가 멀리 떠 있는 듯한, 그럼에도 분명한 음색이었다.[유한... 나야...]유한은 그대로 멈추었다가 나지막하게 되물었다.“모영?”[응... 나...]유한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라앉은 목소리가 거칠게 갈라졌다.“드디어 깼네.”모영의 숨이 한 번 크게 흔들렸다.[나... 보러 와줄래? 너 보고 싶어.]유한은 다시 모래사장 쪽을 바라봤다. 리은과 루이는 성벽 위에 조개껍데기를 얹고 있었다. 루이가 웃으며 리은의 손목을 잡아당기는 모습이 보였다.
続きを読む

제400화

그런데 이상하게도 리은의 마음속 한구석이 계속 간질거렸다. ‘뭐지...’ 이유를 딱 집어 말할 수 없는 불안이었다. 어디서 시작된 감정인지도 모르겠는데, 자꾸만 가슴 한쪽이 서늘해졌다.리은은 무심코 유한을 몇 번 더 바라봤다. ‘이럴 때 여자 촉이 괜히 있는 게 아닌데...’리은의 시선을 느낀 유한이 짧게 물었다.“왜. 뭘 그렇게 봐? 할 말 있어?”원래는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마음속 불안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아서 리은은 결국 한마디를 더 꺼냈다.“진짜... 급한 일 없어?”“없어.”유한의 대답은 너무도 단호했다. 표정도 흔들림이 없었다. 난처해 보이지도 않았고, 얼버무리는 기색도 없었다.리은은 루이를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덧붙였다.“루이 오늘 운동회 엄청 기대하잖아. 네가 정말 급한 일 있어서 못 나오면 지금 말해. 그럼 우리도 루이랑 미리 얘기할 시간은 있잖아.”유한은 리은을 한참 바라봤다. 그 시선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고, 리은이 그 의미를 읽어내기도 전에 유한은 리은을 끌어안았다.리은은 순간 몸이 굳어졌다. 반사적으로 밀어내려 했지만, 최근 유한과 리은은 겉으로는 꽤 평온하게 지내고 있었다. 밖에서도 ‘문제없는 가족’처럼 보이게 행동했고, 둘 사이에 정적이 끼어들 틈을 서로 피했다.리은이 잠깐 몸을 비틀었지만 빠져나오지 못했다. 결국 리은은 힘을 풀고 유한에게 그대로 맡겼다. ‘지금은... 굳이 싸울 필요 없어.’유한이 리은의 귓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아까 전화 한 통 받았어. 처리해야 할 일이 있긴 해.”리은의 어깨가 살짝 굳었다.유한은 이어서 덧붙였다.“근데 급한 건 아니야. 이틀 정도는 괜찮아. 내가 다 조치해놨어. 걱정하지 마. 오늘 저녁 운동회에는 꼭 나가.”리은은 유한에게 무슨 일인지 끝까지 묻지 않았다. 리은에게 필요한 건 과정이 아니라 결론이었다. ‘오늘 루이랑 같이 나갈 건지 아닌지.’ 그게 핵심이었다.하지만 유한이 이렇게 말해 줬는데도, 리은의 마음속 불안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
続きを読む
前へ
1
...
3839404142
...
49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で読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