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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얘기에 미쳐 버린 내 남편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401 - チャプター 410

483 チャプター

제401화

루이는 리은 손을 살짝살짝 흔들며 고개를 들었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유한을 찾는 눈빛이었다.리은은 루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유한은 분명 아까 ‘운동회에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설마 약속을 어길 사람은 아니었다. 게다가 섬 안이다. 정말 급한 일이 있더라도 이 정도 시간은 낼 수 있을 거라고, 리은도 그렇게 믿고 싶었다. 유한 스스로도 ‘이틀은 미뤄도 된다’고 했으니까.“루이야, 걱정하지 마. 아빠가 일하다가 시간 놓쳤나 보다. 엄마가 지금 전화할게.”“네, 엄마! 빨리 전화해 주세요! 운동회 곧 시작해요!”“알았어. 지금 할게.”유한이 단톡방에 없어서 공지를 못 봤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리은이 핸드폰을 꺼내 유한에게 전화를 거는 순간, 화면에 뜬 건 ‘연결할 수 없음’이라는 문구였다.리은은 그대로 멈칫했다.‘왜... 안 돼?’이 호텔의 와이파이 신호는 좋았다. 조금 전까지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통화 불가’가 뜰 이유가 없었다.리은은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결과는 똑같았다.한 번 더... 역시나...불안이 다시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엄마, 왜요?”루이가 리은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리은은 입술을 천천히 다물었다. 아이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말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그때 담임 선생님이 다가왔다. 선생님은 주변을 한번 둘러보더니 유한이 없는 걸 확인하고는 리은에게 물었다.“어머님, 루이 아버님은요? 아직 안 내려오셨어요? 운동회 시작까지 10분 남았는데요.”리은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저녁 먹고 나서... 호텔 오피스 센터에 간다고 했어요. 근데 방금 전화했는데 연결이 안 돼요.”담임 선생님이 고개를 갸웃했다.“루이 아버님은 운동회 시간은 알고 계셨나요?”“운동회 시간은 알았을 거예요. 근데... 집합 시간은 몰랐을 수도 있어요.”담임 선생님이 옆을 보고는 한 학부모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 학부모가 바로 말을 받았다.“사모님, 어제 밤에 제가 주 대표님 단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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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시간은 계속 흘렀다. 어느새 삼십 분이 지났다.어른들은 그럭저럭 기다릴 만했다. 조금 늦는다고 큰일이 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달랐다. 하루 종일 기대를 부풀려 온 아이들이라 기다림이 길어지자 하나둘 참지 못하기 시작했다. “언제 해요?” “빨리요!” “...”아이들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졌고, 몇몇은 자리를 빙빙 돌며 떼를 쓰기 시작했다.“루이 어머님...”담임 선생님 목소리가 들리자 리은은 급히 고개를 돌렸다. 리은은 유한이 선생님이랑 같이 올 거라고 기대했다.하지만 담임 선생님은 혼자였다.“루이 어머님, 호텔 오피스 센터 쪽에 확인하고 왔는데요. 아버님은 한 시간쯤 전에 이미 나가셨다고 합니다.”리은은 말문이 막혔다.‘나갔다고?’“나갔어요?”담임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직원 말로는... 헬리콥터가 와서 루이 아버님을 데리고 갔다고 하더라고요.”‘헬리콥터...’리은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가버렸다고? 아무 말도 없이?’리은은 손에 쥔 핸드폰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 유한이 정말 급한 일이 있어 떠날 수는 있다. ‘한마디도 없이... 루이에게도... 나에게도 아무 말도 없이?’그때 루이가 매달리듯 물었다.“엄마, 아빠 어디 갔어요? 아빠 어디 갔어요? 아빠... 갔다가 다시 와요?”루이 질문에 리은은 바로 대답을 못 했다. 리은은 그저 유한에게 전화를 계속 걸었다.연결되지 않았다.한 번 더.여전히.리은은 천천히 팔을 내렸다. 핸드폰이 손안에서 무겁게 느껴졌다.담임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말을 보탰다.“루이 어머님... 아버님께서 급한 일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섬 밖으로 나가면 통신이 잘 안 되는 구역이 있다고도 들었거든요.”다른 학부모들이 슬쩍 끼어들었다.“그럼 주 대표님은 오늘 안 돌아오시는 거네요?”“이 운동회... 계속 진행하나요?”“...”그 사이 아이들 쪽에서 소리가 터졌다.“계속해요! 운동회 해야 돼요!”“아빠, 엄마! 나도 할래요! 수정구슬 갖고 싶단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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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리은은 루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내내 곁을 지켰다.울다 지친 루이는 목이 잠기고 눈도 퉁퉁 부었는데도 창밖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아래에서는 아이들이 여전히 떠들며 뛰어다녔다. 루이는 눈을 깜빡이지도 못한 채 그 장면을 붙들고 있었다. 아이의 그 간절한 마음이 너무 또렷해서 리은은 더 아팠다.리은이 조심스럽게 말했다.“루이야, 우리 그만 볼까? 루이가 제일 좋아하는 거 보자. 음... 그... 그거. 루이가 좋아하던 애니메이션 틀어줄까?”훌쩍이며 고개를 돌린 루이가 리은을 봤다. 아이의 입술이 잔뜩 처져 있었다.“아빠 싫어요... 아빠는 거짓말쟁이예요. 으으...”리은은 루이 머리를 쓰다듬고, 아이를 침대 쪽으로 데려가 안았다.“루이한텐 엄마가 있잖아. 엄마는... 우리 루이랑 영원히 같이 있을 거야.”루이는 서럽게 리은 품에 파고들었다. 눈꺼풀이 부어 감긴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그날 밤 리은은 루이가 오늘 일을 잊게 하려고 애썼다. 루이가 하고 싶다고 말했던 것들을 이것저것 약속했고, 그렇게 해서야 루이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다.루이가 잠이 든 뒤에도 울음은 끝나지 않았다. 잠든 아이 몸이 가끔씩 움찔거리며 훌쩍였고, 그게 얼마나 오래 울었는지 말해 주는 것 같았다. 리은은 조용히 루이 어깨를 토닥이며, 완전히 깊게 잠들 때까지 곁을 떠나지 않았다.그때 핸드폰이 울렸다.화면에 뜬 건 유한 번호였다.리은은 입술을 꽉 다문 채 핸드폰을 들고 발코니로 나갔다. 유리문을 닫고 커튼을 조금 당긴 뒤 통화를 받았다.“어디야?”수화기 너머로 유한 목소리가 들렸다.[미안해. 급한 일이 생겨서 바로 떠나야 했어. 내가...]리은은 더는 눌러 담을 수가 없었다. 나지막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어디냐고 물었잖아. 지금 어디냐고!”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유한이 몇 초 뒤에야 답했다.[공항.]리은은 눈을 감았다 떴다. 핸드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 손가락 마디가 아렸다. 머릿속에는 오늘 저녁 루이가 울던 모습이 계속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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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리은은 말을 끝내자마자 전화를 끊었다. 고개를 들고 손등으로 눈가를 급히 문질렀다. 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 유한에게서 메시지가 들어왔다.[미안해. 이번엔 내가 약속을 어겼어. 내 잘못이야. 루이한테는 내가 꼭 보상할게. 내가 돌아가서.]‘돌아가서?’리은은 눈시울을 붉힌 채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유한이 ‘돌아가서’는 말이 왜 이렇게 들리는지조차 불편했다. ‘당연히 돌아와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럼 지금 어디로 간 건데?’리은은 그 메시지를 읽고도 아무 답을 하지 않았다. 그대로 삭제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방 안으로 들어갔다.침대 위 루이는 잠든 상태였지만, 입술이 작게 움직였다.“거짓말쟁이...”리은은 숨을 고르고 루이 이마에 조용히 입을 맞췄다. ‘미안해. 엄마가 지켜줄게.’...공항.유한은 굳은 얼굴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조차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역시...’ 리은이 또 차단한 게 분명했다.유한은 핸드폰을 꽉 쥔 채 나지막하게 욕설을 흘렸다.“하...”비행기가 착륙하자 부하가 다가왔다.“대표님.”유한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병원으로.”“네, 대표님.”차에 올라탄 뒤에야 유한은 핸드폰을 꺼내 단체 채팅방을 열었다. 이미 운동회 결과가 올라와 있었다. 우승 가족 사진도 여러 장 올라와 있었다. 유한은 화면을 쓸어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고개를 들어 앞좌석 너머로 물었다.“지금 상황이 어떻게 됐어?”운전하던 부하가 조심스럽게 보고했다.“허모영 씨가 의식을 회복하신 뒤, 의료진이 즉시 정밀 검사를 진행했습니다.”유한은 백미러 쪽으로 시선을 올렸다. 부하는 말을 이어갔다.“뇌 쪽 신경 반응은 전반적으로 정상입니다. 허모영 씨는 발음도 또렷하고, 기억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만...”“다만 뭐?” 유한의 목소리가 딱딱해졌다.부하는 잠깐 숨을 고르고 말했다.“허모영 씨... 하반신이 손상됐습니다. 의사가 말하길 신경 손상 기간이 너무 길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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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인영은 서늘함 속에서 묘한 무력감을 느꼈다. 주먹을 꽉 쥔 채 숨을 몇 번이나 깊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결국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서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맞아, 언니. 기쁜 일이잖아. 그러니까 울면 안 돼. 언니가 울면 아버지, 어머니도 따라 우실 거야.”모영은 눈을 천천히 깜빡였다. 그리고 예전보다 훨씬 늙어 보이는 허 회장 부부를 바라보며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그래. 안 울게.”모영은 다시 유한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아버지, 엄마... 그리고 인영이도. 잠깐 밖에 나가줄래? 유한이랑 둘이 얘기 좀 하고 싶어.”인영이 바로 반응했다.“언니, 무슨 얘긴데 우리가 들으면 안 돼? 언니, 그건 좀...”허 회장이 인영을 제지하듯 말을 끊었다.“됐다, 인영아. 네 언니랑 유한이... 이렇게 오래 지나서 만났는데 할 말이 있겠지. 우리는 먼저 나가 있자.”인영은 나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남을 이유가 없었다. 인영은 결국 허 회장 부부와 한영숙을 따라 병실 밖으로 나갔다.문이 닫히고, 병실에는 유한과 모영만 남았다.유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나한테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모영은 한동안 유한을 조용히 바라봤다. 모영의 표정은 부드러웠다.“네가... 결혼했고 아이도 있다던데. 진짜야?”유한은 대답 대신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5년 전에 결혼했어.”모영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5년 전이면... 내가 사고 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네...”유한은 아무 말이 없었다. 모영은 그 침묵을 억지로 깨지 않았다. 대신 작은 한숨을 내쉬듯 말을 이었다.“사실 며칠 전부터는 바깥이 느껴졌어. 인영이가 M국에 와서... 네 얘기를 많이 했거든.”“인영이가 그동안 제멋대로 굴어서 너한테도 많이 성가시게 했다는 얘기도 들었고.”유한은 모영을 바라보며 조용히 딱 한 마디만 말했다.“괜찮아.”모영은 고개를 아주 조금 기울였다.“근데 낮에 전화했을 때, 너 바빠서 며칠 뒤에나 올 수 있다고 했잖아. 해성시에서 여기로 오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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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유한을 부드럽게 바라보던 모영은 유한의 표정이 지나치게 무거운 걸 보고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됐어. 농담이었어.”그제야 유한은 더 깊은 눈빛으로 모영을 마주했다. 무거운 유한의 목소리에는 죄책감이 짙게 묻어 있었다. 그저 딱 한 마디만 내뱉었다.“미안해.”방금 전의 사과보다 더 무거웠다.모영은 그 사과가 누구를 향한 것인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내렸다. 시선은 이불 아래... 두 다리에 머물렀다.모영이 깨어난 뒤 의료진이 정밀 검사를 했지만 다리는 감각이 전혀 없었다. 오랜 와병으로 근육은 이미 줄어들어 있었다. 간호사가 매일 마사지도 하고 침도 놓았지만, 모영의 두 다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모영에게 가장 자랑이던 곧고 가늘게 뻗은 다리였다. 누구보다 깔끔한 몸매. 그걸 잃었다.무너지지 않을 수가, 괴롭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모영에게는 ‘깨어났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수 년을 누워 있던 끝에 눈을 뜬 사람에게 두 다리의 상실은... 감당 못 할 전부는 아니었다. ‘그래도... 살아서... 깨어서... 이렇게 앉아 있잖아.’유한의 시선도 모영의 시선을 따라 내려갔다. 유한이 일부러 본 적은 없었지만, 기억 속 모영의 다리는 길고 반듯했다. 누가 봐도 모델 같은 각선미였다.예전에 병실을 찾았을 때, 간호사가 모영의 다리를 마사지하는 장면을 우연히 본 적이 있었다. 이미 근육이 눈에 띄게 빠져 있었고, 피부 한 꺼풀만 겨우 뼈 위를 덮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시간이 좀 지난 후, 모영이 조용히 말했다.“그 미안하다는 말... 난 못 받아.”유한은 입술을 꼭 다물어야 했다.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누구라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유한이 조용히 말했다.“알아. 그래도... 앞으로 내가 최대한 보상할게.”모영이 짧게 웃었다. 웃음이라고 하기엔 자조에 가까웠다. 모영은 눈가에 물기가 맺힌 채 유한을 올려다봤다.“내가 갑자기 잃어버린 5년... 그리고 어디든 걸어 다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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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인영아, 우리가 전에 너한테 했던 말 잊지 마.”허 회장 부부의 말에 인영은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보고 시선을 돌렸다.“알아요. 그렇게 계속 상기시켜 줄 필요 없어요!”인영은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야, 너...”허 회장 부부가 뒤늦게 붙잡으려고 했지만, 인영은 이미 복도 끝으로 사라졌다.병원 밖.모영은 휠체어에 앉은 채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봤다.“여긴... 별이 너무 없네.”유한도 모영을 따라 하늘을 한번 바라봤다. 확실히 도시에선 별이 드물었다.“유한아.”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모영의 목소리는 아주 약했다. 바람에 섞여서 더 희미해질 정도였다. 모영의 말이 잘 들리지 않자, 유한은 휠체어 옆으로 반쯤 쪼그리고 앉았다.“왜?”모영이 유한을 바라봤다.“나... 집에 가고 싶어. 가능해?”유한은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근데 이제 막 깼잖아. 여기 의료진이 네 몸 상태를 더 잘 알아.”모영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그래도 집에 가고 싶어. 나... 외국에서 이렇게 오래 있었잖아. 해성시로 돌아가서 한번 보고 싶어. 나... 집이 그리워.”유한은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이쪽 의사들이 퇴원해도 된다고 판단하면, 그때 돌아가자. 그건 괜찮지?”모영은 그 말에 웃었다. 그리고 온화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응. 근데 네가... 우리가 다시 해성시로 돌아가는 거 싫어할 줄 알았어.”유한은 모영의 말에 숨은 뜻을 알아차렸다. 그는 표정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물었다.“인영이 너한테 뭐라고 했어?”모영이 되물었다.“인영이 말한 거?”“응.”모영은 말을 고르듯 천천히 말했다.“내가 사고 난 뒤에... 네가 그 사실을 숨겼고, 너랑 약혼한 사람도 인영으로 바뀌었다고.”“근데 인영이도 결국 네 약혼자 자리를 지키진 못했고, 너는 다른 사람이랑 결혼해서 아이도 낳았다고.”“그리고... 네가 지금 아내 때문에 허명그룹을 인수했고, 우리 부모님, 인영이까지 해외로 보냈다고...”모영의 말이 끝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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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인영아?”모영이 인영을 부르자, 인영은 감정이 끓어오른 채 유한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경찰도 증거가 없었어! 내가 진리은 납치했다는 거, 제대로 증명도 못 했잖아. 그리고 내가 이성을 잃고 할머니를 다치게 하기 전부터, 유한 오빠는 이미 허명그룹이랑 협력도 전부 끊었어!”인영은 숨을 몰아쉬며 말을 이어갔다.“할머니 안전 때문이라고? 웃기지 마. 언니, 유한 오빠는 그냥 진리은 때문에 우리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우리 가족한테 한 치도 안 남기고!”“그만해, 인영아!”모영이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그러고 나서 시선이 유한에게도 스쳤다. 유한의 표정은 전혀 변하지 않았고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적어도 유한은 지금 거짓말하는 얼굴이 아니야.’ 그렇게 느낀 모영이 인영을 정면으로 보면서 말했다.“결국 네가 먼저 잘못한 거야. 유한을 탓할 일이 아니야.”인영이 눈을 번쩍 떴다.“내가 먼저 잘못했다고? 지금 언니는... 진리은이 먼저 언니를 이렇게 만든 건데, 언니가 아직도 그 년 편을 들어?”인영은 이해할 수 없었다. 모영이 이렇게까지 사람 좋게, 이렇게까지 무르게 굴 수 있다는 게.“언니, 잊지 마. 언니가 이렇게 된 게 누구 때문인데. 그 여자만 아니었으면 언니랑 유한 오빠는 벌써 결혼했어. 언니도 휠체어 안 탔어. 지금처럼... 이렇게...”인영은 말을 끝까지 다 잇지 못했지만, 뜻은 선명했다.모영의 표정이 단번에 굳어지면서 휠체어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 곧바로 손등의 힘줄이 도드라졌다. ‘건드리면 안 되는 걸 건드렸어...’유한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영 쪽으로 몸을 돌렸다. 유한의 눈빛은 차갑고, 온기가 없었다.그 시선을 정면으로 받은 인영은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역시... 유한 오빠한테 난 아무것도 아니야.’모영이 조용히 단호하게 말했다.“인영아, 그만해! 들어가. 지금 당장!”인영은 이를 악물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시선을 유한과 모영 사이로 돌렸다가 결국 고개를 홱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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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허인영이 말했잖아. 곧 나를 다시 보게 될 거라고.’리은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그날 밤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게다가 잠이 올 리가 없었다.눈을 감으면 사진이 떠올랐고, 루이의 울음 소리가 되살아났다.다음 날도 루이는 기운이 없었다. 어떤 활동에도 관심이 없었고,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른 아이들은 아빠랑 엄마가 함께 움직이는데, 루이는 엄마만 있었다. 그 사실이 아이의 마음을 계속 건드렸다.리은은 루이에게 눈을 맞춘 채 부드럽게 말했다.“그래. 하기 싫으면 안 해. 오늘은 우리 호텔 방에서 하루 종일 쉬자. 그냥 늘어지게 쉬는 날로 만들자, 응?”담임 선생님이 따로 찾아와 루이 상태를 물어봐 주기도 했다. 그리고 근처에 수정구슬을 파는 곳이 어디인지 알려주며, 루이가 원하면 사다 주라고 했다.리은은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했다.“선생님,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그렇게 리은은 루이를 데리고 호텔 밖으로 나갔다. 근처 상점들을 돌며 수정구슬을 찾았다. 생각보다 금방이었다. 유리 진열장 안에 어제 상품으로 봤던 것과 똑같은 수정구슬이 있었다.리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루이, 봐. 이거... 어제 그 수정구슬 맞지? 엄마가 사줄까?”루이는 수정구슬을 보는 순간 시선이 잠시 멈췄다. 하지만 금세 다시 눈빛이 어두워졌다. 루이의 표정이 내려앉는 걸 본 리은이 바로 물었다.“왜 그래? 이 수정구슬 싫어?”루이는 고개를 저었다. 아이의 입술은 또 축 처져 있었다.“이건... 마법 있는 수정구슬 아니잖아요. 소원 못 빌어요. 저 이거 싫어요.”리은은 급히 말했다.“아니야, 이것도 소원 빌 수 있어. 안 믿으면... 루이가 해볼래?”루이가 조심스럽게 되물었다.“진짜요?”“그럼. 루이가 어떤 소원 빌 건지 엄마한테 말해봐. 수정구슬이 우리 루이 소원, 꼭 들어줄 거야.”루이는 눈을 몇 번 깜빡였다. 망설이는 시간은 짧지 않았다. 그러다 아주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제 소원은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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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저녁이 되자 리은은 한참을 달랜 뒤에야 루이의 기분을 조금 끌어올릴 수 있었다. 모녀는 같이 거품 목욕을 했고, 리은은 루이를 재울 때까지 계속 옆에 붙어 있었다. 루이가 잠든 뒤에야 리은은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침대에 누운 리은은 다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인영이 보냈던 사진이 화면에 떠 있었다. 그리고 ‘곧 해성시로 돌아가겠다’고 했던 말도 함께 떠올랐다.리은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그래. 돌아와.’‘이번엔... 절대 다치지 않아.’남자를 믿을 수 없으면, 리은 자신을 믿으면 된다. 누가 지켜 주길 기다리지 않고, 리은이 자신을 지키면 된다.다만 사진 속 여자가 누구인지는 반드시 확인해야 했다. ‘상대가 누군지 알아야 움직이지.’‘상대를 확실히 알아야...’ 리은은 마음속으로 말을 끝까지 잇지 않았다. 유한이 허씨 집안을 정리했다 해도 그 이후에 보여준 행동은 리은이 다시 믿을 수 있는 선을 넘었다.리은과 유한은 애초부터 같은 길을 갈 사람이 아닐지도 몰랐다. ‘같은 방향을 보지 않는데, 같이 갈 수는 없지.’그때 누군가 방문을 노크하더니, 문밖에서 유영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사모님, 주무세요?”리은은 바로 답했다.“아직 안 자요. 무슨 일이세요?”“대표님께서 방금 전화 주셨는데요. 사모님이랑 루이 아가씨 무사히 집에 도착하셨는지 여쭤보셨어요.”리은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알겠어요. 저 이제 잘 거예요. 이모님도 다들 일찍 쉬세요.”“네, 사모님.”유영자가 돌아가자 리은은 눈을 뜨고 다시 핸드폰을 들었다. 연락처 목록에서 한 번호를 찾았다. 잠깐 고민한 뒤, 통화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 누구세요?]리은이 낮게 말했다.“하나 씨. 진리은이에요. 이렇게 늦게 전화 드려서 죄송해요.”[리은 씨요? 괜찮아요. 저 마침 연습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전화 주신 건 무슨 일 때문이에요?]“하나 씨, 내일 시간 괜찮으세요? 잠깐 뵐 수 있을까요? 제가... 좀 여쭤볼 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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