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얘기에 미쳐 버린 내 남편: Chapter 411 - Chapter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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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그러니까... 인영이가 이 사진을 리은 씨한테 보냈다는 거죠?”리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인영이 함께 보낸 메시지까지 찾아서 하나에게 보여줬다.하나는 화면을 확인하더니 입술을 천천히 다물었다. 붉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하나의 시선이 다시 사진으로 향했다. 한동안 아무 말도 없이 깊이 생각하는 표정이었다.리은은 숨을 가다듬고 말했다.“루이 아빠는 사진 속 여자랑 아는 사이인 것 같아요. 관계도... 나쁘지 않은 것 같고요.”“근데 그 여자는 허인영이랑, 아니... 허씨 집안하고도 연결돼 있는 것 같아요.”리은은 한 박자 쉬었다가 최대한 차분하게 물었다.“하나 씨는 저보다 훨씬 오랫동안 그쪽을 알잖아요. 제가 모르는 걸 하나 씨가 알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혹시... 추측되는 사람이 있어요? 사진 속 휠체어에 앉은 사람이 누군지요.”하나는 핸드폰을 천천히 내려놓고 리은을 바라봤다. 잠깐의 침묵 뒤, 하나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한 명... 떠오르는 사람이 있긴 해요. 근데 확신은 못 해요.”리은의 눈빛이 날카롭게 모였다.“누군데요?”하나는 먼저 확인하듯 물었다.“리은 씨, 허씨 집안에... 딸이 허인영 한 명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거 아세요?”“네?” 리은은 얼어붙었다. “무슨 말씀이세요?”하나는 말을 정리해서 다시 던졌다.“인영이한테... 언니가 있어요.”리은은 잠깐 말을 잃었다가 조심스럽게 되물었다.“그러면... 허인영한테 언니가 있다는 거고, 사진 속 휠체어에 앉은 사람이 그 언니일 수도 있다는 뜻인가요?”고개를 끄덕인 하나가 핸드폰을 다시 들고는 사진첩을 한참 뒤적였다. 몇 장을 넘긴 끝에 오래된 단체 사진 한 장을 찾아 리은에게 내밀었다.“이거 먼저 보세요.”리은은 핸드폰을 받아 들었다. 사진 속엔 한두 명이 아니라 여섯 명 이상이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와 유한의 모습도 있었다.하나가 조용히 설명했다.“사진에서 유한이 왼쪽에 있는 게 저고요. 유한 오른쪽의 여자가... 인영이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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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하나는 고개를 저었다.“사실 저도 자세히는 몰라요. 저는 졸업하고 바로 해외로 나갔거든요. 그래도 인영이한테 모영이 얘기를 몇 번 물어본 적은 있어요.”리은이 바로 되물었다.“허인영은 뭐라고 했어요?”“모영이는 몸이 안 좋아서... 몇 년째 해외에서 치료 중이라고 했어요.”“몸이 안 좋다고요?”리은은 다시 사진을 떠올렸다. 사진 속 뒷모습은 지나치게 앙상했다. 머리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휠체어에 사람이 앉아 있다는 것도 모를 정도였다.하나는 말을 이어갔다.“근데 구체적인 병명이나 이유는 인영이가 한 번도 말을 안 했어요. 그 주제만 나오면 피하는 느낌이었고요. 억지로 캐묻기도 애매해서 더는 못 물었어요.”리은은 들은 내용을 머릿속에서 빠르게 이어 붙였다. 조각들이 맞물리는 감각이 들었다.“그러면... 루이 아빠가 신경 쓰는 사람은 허인영이 아니고, 허모영이라는 거네요. 진짜로 주유한이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은... 바로 허인영의 언니...”하나는 리은의 표정을 살폈다. 리은의 얼굴엔 분노나 질투 같은 감정이 선명하게 드라나지 않았다. 오히려 차분하게 ‘확인’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탐색과 계산에 가까운 시선.하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리은 씨, 제가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리은이 고개를 들었다.“뭔데요?”“리은 씨랑 유한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요... 저는 그냥... 두 분 분위기가 좀 이상하다고 느꼈어요. 리은 씨가 유한이를... 그렇게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아서요.”리은은 부정하지 않았다. 그녀도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지금은... 정말로 신경 안 써요. 근데 예전엔 엄청 신경 썼어요.”하나의 눈썹이 살짝 올라가면서 호기심이 드러났다.“그럼... 뭐가 리은 씨를 그렇게 만들었어요? 어떤 일이 있었기에 마음이 완전히 돌아섰는지... 여쭤봐도 될까요?”리은은 잠깐 망설였지만, 하나의 얼굴이 너무 가볍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는 짧게 정리해 설명했다. 길게 늘어놓지 않고 핵심만 짚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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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리은은 하나의 말을 단호하게 끊었다.“아니에요, 하나 씨. 루이 아빠는... 저 신경 안 써요.”유한이 정말 리은에게 신경을 썼다면, 이 결혼에서 리은이 이렇게 오래 참고, 이렇게 오래 상처를 삼킬 이유가 없었다. ‘신경 쓰는 사람은 이렇게 안 해.’하나는 리은의 부정을 듣고도 고개만 저었다. 감정은 남이 대신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마시는 물의 온도는 본인만 아는 거니까.하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럼... 유한이랑 허모영 관계도 리은 씨는 전혀 신경을 안 쓰세요?”리은은 흔들림 없이 고개를 저었다.“네. 신경 안 써요. 하나 씨, 사실... 3개월 전에 제가 루이 아빠한테 이혼하자고 했어요.”“이혼요?”하나는 놀란 얼굴로 리은을 봤다.“리은 씨가... 이혼을요?”리은은 담담하게 말했다.“후회되는 건 한 가지예요. 제가 너무 늦게 정신을 차렸다는 거. 저는... 참 어리석었어요.”“하나 씨였다면 아마 훨씬 빨리 손절했겠죠. 저처럼 5년이나 끌지 않았을 거고요.”리은은 마음속으로 떠올렸다. ‘루이만...’루이가 태어난 뒤, 아이에게 정식으로 호적을 만들어준 뒤에 바로 결혼 생활을 끝냈으면 좋았을지도 몰랐다. 그랬으면 더 덜 다쳤을지도 모르니까.하나는 바로 받아쳤다.“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그때 저는... 그냥 제게 유리한 걸 선택한 거예요. 부담을 피했고, 핵심은 피해 갔어요.”하나가 리은에게 되물었다.“그럼 유한이 이혼을 안 해주는 거예요?”리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처음엔 그 사람도 동의했어요. 근데 어느 순간 갑자기 바뀌었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냥... 무조건 안 된대요.”리은은 손끝으로 컵 가장자리를 한 번 쓸었다.“그리고 제가 어떤 사정 때문에 소송까지는 못 가요.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계속 끌고 있는 거고요. 얼마나 더 이렇게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하나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 리은이 말한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모든 매듭이 ‘그때의 이별’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하나가 조심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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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선호를 보는 순간, 리은은 유한이 돌아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회사 안에서 선호가 움직인다는 건, 결국 유한이 위에 있다는 뜻이었다.선호가 공손하게 말했다.“사모님, 주 대표님께서 잠깐 위로 올라오시라고 하십니다.”리은은 고개도 들지 않고 잘라 말했다.“저 일 있어요. 바빠서 못 가요.”주변 직원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모르는 척하면서 노골적으로 지나가려는 듯한 동작이었다.선호가 다시 불렀다.“사모님...”리은은 서류를 정리하던 손을 멈추지도 않은 채 말했다.“제가 한 말 그대로 전해주세요. 장 비서님, 저희 업무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선호는 더이상 붙잡을 수가 없어서 고개를 숙이고 돌아섰다.유한은 선호가 혼자 돌아온 걸 보고도 별로 놀라지 않았지만, 선호의 말에 의자에서 일어나려다가 멈췄다.“대표님, 여기가 회사잖습니까? 이제 퇴근까지도 몇 시간 안 남았고요. 사모님과의 대화는... 집에서 하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유한은 시계를 봤다. 퇴근까지 세 시간. 유한은 말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리은은 유한의 번호를 막아둔 것도 모자라 카톡까지 다시 차단했다. 유한이 밖에 있으면 아예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래서 유한은 집의 도우미를 통해서만 리은과 루이 상황을 어렴풋이 들었다. 그 때문에 유한은 M국에 하루도 채 머무르지 못한 채 돌아왔다.유한의 표정은 무심했지만, 표정은 잔뜩 어두웠다.선호는 그저 ‘사모님이 먼저 귀국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했다. 즉, 유한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선호가 물러나려는 순간, 유한이 선호를 불러 세웠다.“장 비서.”선호가 곧바로 멈췄다.“네, 대표님.”유한이 조용히 물었다.“애가 삐졌을 때... 어떻게 달래.”선호는 안경을 살짝 밀어 올렸다.“남자아이입니까, 여자아이입니까?”“여자.”선호가 조심스럽게 확인했다.“루이 아가씨 말씀이십니까?”유한은 차갑게 선호를 쳐다봤다.“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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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말을 끝낸 리은은 선호의 손을 밀어내듯 가볍게 뿌리쳤다. 그리고 선호 옆을 그대로 지나쳐서 걸어갔다. 선호가 막아보려는 기색을 보이긴 했지만, 끝까지 강하게 붙잡을 배짱은 없었다. 리은의 뒷모습을 잠깐 바라보던 선호는 차 쪽을 힐끗 보고는 안경을 고쳐 쓰고서 돌아섰다.차에 돌아온 선호는 백미러로 유한의 표정을 살폈다.“사모님께서... 탑승을 거절하셨습니다.”유한이 조용히 물었다.“뭐래?”선호는 그 말을 그대로 옮기기가 껄끄러워서 잠깐 머뭇거리자 유한이 재촉했다.“말해.”선호는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사모님께서... 대표님은 앞으로 루이 아가씨랑 사모님 두 분한테...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하셨습니다.”유한의 표정이 한층 더 가라앉았다. 선호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대표님... 해외에서 도대체 무슨 일로 사모님을 그렇게까지 화나게 하신 겁니까?”유한은 눈을 감았다 떴다. 더는 설명하지 않았다.“뒤따라 가.”“네, 대표님.”...유치원 앞.리은은 차 안에서 루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백미러에 비친 뒤쪽 차량이 눈에 안 들어올 리 없었지만, 리은은 모르는 척했다.하원 시간이 되자, 리은은 차에서 내려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정문 앞에 섰다. 아이가 나오자마자 엄마를 바로 찾을 수 있게, 늘 서 있던 그 자리였다.하이우 여행 이후로 몇몇 부모들과는 얼굴도 익혔기에, 지나가면서 가볍게 인사도 오갔다.리은은 멀리서 루이 모습을 바로 찾았다. 책가방을 멘 루이가 고개를 숙인 채 앞으로 걸어 나왔다. 예전에는 하원만 하면 들뜬 걸음으로 뛰어오곤 했는데, 오늘은 달랐다. 루이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리은을 발견하자 루이가 손을 흔들었다.리은도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딸!”루이는 천천히 리은 앞으로 와서 올려다봤다.“엄마...”리은이 루이 머리를 쓰다듬었다.“응. 우리 집에 갈까?”루이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분이 좋지 않는 게 눈에 보였다.그때, 유한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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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유한의 표정이 단번에 가라앉았다. 유한은 리은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지금... 다시 말해봐.”하지만 리은의 표정은 유한보다 더 차가웠다. 리은은 유한의 시선도 피하지 않고 또렷하게 말했다.“이 집에서 나가줘. 여기서 짐 빼시라고.”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공기가 싸늘하게 굳어 갔다. 리은은 계단 위에 서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자세가 주는 압박감이 있었다. 유한은 잔뜩 긴장했던 턱선의 힘을 살짝 풀었다. 그리고 계단 쪽으로 한 걸음 또 한 걸음 다가갔다. 결국 리은의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리은은 본능적으로 한 계단 뒤로 물러서면서 유한과 거리를 벌렸다. ‘가까이 오지 마.’ 그 몸짓이 너무 노골적이라 유한의 눈빛이 깊이 가라앉았다.입술을 잠깐 다물었던 유한이 조용히 설명했다.“정말... 급한 일이 생겨서 그렇게 나간 거야.”리은이 드물게 이유를 물었다.“무슨 급한 일?”유한은 순간 멈칫했다. 리은이 이런 질문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유한은 몇 초간 침묵하면서 그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리은의 입꼬리가 비웃듯 살짝 올라갔다. 하지만 웃음은 아니었다.“이유가 뭐든, 아이한테 약속을 어기면 안 되지. 그게 루이한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알아?”리은의 목소리가 더 단호해졌다.“루이가 네 딸이니까, 나도 네가 루이랑 가까워지는 걸 막은 적도 없고 막을 생각도 없었어.”“근데 만약 그게... 진심이 아니라 잠깐 기분 내키는 대로 아이를 달래고 웃기면서 기쁘게 해주려는 거라면...”리은은 숨을 고르고 이어 말했다.“그런 거라면 하지 마. 그런 장난, 루이는 감당 못 해. 아직 너무 어려. 마음도 약하고.”“네가 진짜로 루이를 사랑해서 아끼는 게 아니라면, 가까이 오지 마. 그리고... 상처 주지 마.”유한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유한은 한 번도 눈을 떼지 않고 리은을 바라봤다.“그래서... 내가 할 일이 없어서 너희 둘을 갖고 논다고 생각해?”리은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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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그래도... 네가 한 일만큼 과하진 않지.”리은의 목소리는 조용하면서도 차가웠다. 리은이 유한의 앞을 막고 있었지만, 유한은 억지로 밀고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리은이 유한 길을 진짜로 막을 수 있다는 뜻도 아니었다. 유한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도 막지 못한다는 걸 리은도 알고 있었다.유한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좋아. 그럼 안방에는 들어가도 돼?”리은은 유한을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팔을 내렸다. 유한이 안방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한 뒤에야 리은은 시선을 거뒀다.‘한 번의 실망, 한 번의 아픔이... 나중에 수십 번 반복되는 것보다 더 낫겠지.’리은은 이미 겪어봤다. 늦게 아픈 것보다 차라리 지금 아픈 게 낫다는 걸.유한은 방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곧바로 서재로 가서 일을 했다. 밤이 깊어갔다. 자정이 훌쩍 넘어서야 일을 마친 유한은 몸을 풀 겸 루이 방으로 향했다.유한은 문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열었다.그런데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건 루이만이 아니었다.리은이 함께 누워 있었다.유한은 잠깐 멈칫했다. ‘기가 막히네.’ 거의 웃음이 나올 뻔했다. 리은이 유한을 경계하는 모습은 말 그대로 ‘경호원’ 같았다.‘이렇게까지 방어를 해?’유한은 결국 문을 조용히 닫았다.그 순간 리은이 눈을 떴다. 그녀는 루이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아이가 깼는지 확인했다. 루이는 깊게 잠들어 있었다. 리은은 다시 눈을 감았다.‘내가 지킬 거야.’‘루이 마음을 아무도 건드리게 안 둬.’그 상대가 유한이라도 예외는 없었다....다음 날 아침.리은은 새벽부터 루이를 깨워 준비하게 했다. 주방에서 아침을 완전히 차리기도 전이었다. 샌드위치 하나와 우유 한 잔만 챙겨 든 리은이 루이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유영자가 놀라 소리쳤다.“사모님, 이렇게 급하게 나가세요? 지금 여섯 시인데요. 주방에 호빵도 쪄 놓았어요.”하지만 리은은 이미 루이를 데리고 현관을 빠져나갔다. 남은 도우미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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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유한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아직 안 했어.”선호는 머리를 한 번 긁적이며 조심스럽게 권했다.“그럼... 사모님께 미리 말씀 한 번 드리시는 게 어떠십니까? 괜히 오해라도 생기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유한이 바로 받아쳤다.“무슨 오해를 해?”선호가 말을 아꼈다가 결국 핵심을 꺼냈다.“대표님이랑... 허인영 씨 쪽하고요.”유한은 코웃음을 쳤다.“오해하면 물어보면 되지. 아니면... 말할 입이 없나?”선호는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이 양반 진짜...’ 선호는 표정 관리만 해야 했다.유한이 짧게 정리했다.“됐고, 장 비서는 하던 거부터 처리해.”선호가 고개를 숙였다.“네, 대표님. 바로 진행하겠습니다.”...오후가 되자 유한이 사무실 문을 열고 나왔다. 선호와 보미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대표님.”유한이 턱짓을 하며 짧게 지시했다.“차 키.”선호는 서둘러 주머니에서 키를 꺼내 건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물었다.“대표님, 혼자 나가십니까?”“응.”선호는 더 묻지 않았다. 유한이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걸 보고서야 선호가 시선을 돌렸다.보미가 선호를 쳐다보며 물었다.“장 비서님, 오빠 어디 가요?”선호가 고개를 저었다.“저도 모릅니다.”“그럼 장 비서님은 오전에 어디 다녀왔어요?”선호는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일 좀 봤어요.”유한은 차를 몰고 곧장 유치원으로 갔다.원장이 직접 나와 담임 선생님과 함께 유한을 맞이했다.“루이 아버님,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 유치원에 오시다니... 무슨 일 있으십니까?”유한은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우리 애 좀 보러 왔어요.”원장이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루이는 지금 수업 중입니다. 바로 데려오겠습니다.”유한이 덧붙였다.“조용한 데로요.”“네. 이쪽으로 오시죠. 바로 앞이 제 사무실입니다.”사무실로 유한을 안내한 원장이 차를 우려서 유한 앞에 내려놓았다.잠시 뒤, 선생님이 루이를 데리고 들어왔다.“루이 아버님, 따님을 데려왔습니다.”유한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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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루이가 터뜨린 울음이 너무 갑작스러워서 유한은 꼼짝도 못 한 채 한동안 굳어 있었다.‘뭐지?’루이는 점점 더 크게 울어댔다. 유한은 더 늦기 전에 얼른 루이를 자기 품안에 안았다.“아니, 왜 울어? 수정구슬 갖고 싶다면서. 아빠가 구해 왔잖아. 근데 왜 또 울어?”유한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정신없이 손을 움직이면서 한 손으로는 등을 토닥였고, 다른 손으로는 차 안에서 휴지를 찾아 루이의 눈물을 닦아주려고 했다.“흑... 흐아앙...”달래면 달랠수록 루이는 더 울었다.유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원래도 아이 울음소리는 맑고 날카로운데, 여자아이의 울음소리는 더 가늘고 높았다. 귀를 파고드는 소리에 유한은 잠깐 정신이 멍해졌다.유한은 루이가 이렇게까지 울어대는 걸 처음 보는 것 같았다. 루이는 늘 자신에게 웃으면서 인사했다. 유한에게도 리은 옆에서도, 작은 얼굴로 생글생글 웃던 아이였다.유한의 표정이 점점 무거워졌다. 루이를 향한 짜증이 아니라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 자체가 거슬렸다.“울지 말고 말로 해. 뭐가 싫은지, 뭐가 속상한지 말해봐. 아빠랑 같이 해결하자. 울어도 해결되는 건 없어. 알겠지?”다섯 살짜리 아이에게 그 말이 통할 리 없었다.유한은 결국 방향을 바꿨다. 다섯 살 아이에게 ‘어른’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그래, 그래. 아빠가 잘못했어. 아빠가 틀렸어. 다 아빠 잘못이야. 그러니까... 일단 울음부터 멈추자. 응?”그래도 루이는 계속 울었다. 며칠 동안 꾹 눌러 뒀던 억울함을 단번에 쏟아내는 것 같았다. 우는 바람에 콧물마저 거품처럼 올라왔다.유한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눈에 아주 짧게 불쾌한 기색이 스쳤지만, 유한은 결국 휴지로 루이의 얼굴을 꼼꼼하게 닦아줬다. 눈가에서 코끝의 콧물까지.다른 아이였으면 유한은 진작에 문을 열고 내려놓았을 것이다. 그런데 루이는 달랐다. 유한도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루이를 차 밖으로 내보낼 수가 없었다.유한은 끝내 달래는 걸 포기한 채 루이가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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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유한은 다섯 살짜리가 무슨 대단한 소원을 빌겠냐는 듯,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당연히 되지. 그래서 루이 소원이 뭐야?”루이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으로 유한을 쳐다봤다.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제 소원은... 아빠랑 엄마가 영원히 같이 있고, 저랑 같이 있어 주는 거예요. 그리고... 저한테 남동생이나 여동생도 하나 낳아 주는 거요. 아빠가... 할 수 있어요?”유한은 예상하지 못한 소원에 잠깐 말문이 막혔다.‘뭐야, 이건...’순간 유한의 표정이 묘해졌다. 이 소원이 루이를 위한 건지, 아니면 유한에게 유리한 소원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영원히 같이’도 그렇고, ‘동생’도 그렇고. 결과만 놓고 보면 유한에게 더 유리한 말들이었다.유한이 대답이 없자, 루이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울음이 다시 올라올 기세였다.순간 등골이 서늘해진 유한이 급히 손가락을 입술 쪽에 대며 ‘쉿’ 제스처를 했다.“쉿. 너 그 소원... 엄마도 알아?”루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엄마도 알아요.”유한의 눈이 가늘어졌다.“엄마가 알아? 그럼 엄마는 뭐래. 뭐라고 말했어?”그 질문이 나오자 루이는 더 서러운 모습이었다. 아까처럼 크게 울지는 않았지만, 목이 콱 막힌 듯 ‘끅끅’거리며 말했다.“엄마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 흑...”루이의 머리를 쓰다듬던 유한은, 잠깐 손길을 멈췄다가 다시 루이를 토닥이며 말했다.“영원히 같이 있는 건... 아빠가 할 수 있어.”유한은 말을 이어가다가 잠깐 멈췄다.“그리고 동생 얘기는...”루이는 바로 고개를 번쩍 들었다. 눈동자에는 기대가 가득한 모습이었다.순수한 아이의 표정을 본 유한은 피식 웃으면서 루이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아빠가 노력하면... 되겠지?”“진짜요? 아빠 또 애 속이는 거 아니죠?”루이 얼굴엔 작지만 분명한 불신이 섞여 있었다. 약간의 비웃음까지. 유한은 잠깐 말문이 막혔지만, 결국 정색을 하고 말했다.“아빠는 애 안 속여. 지난번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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