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원에게 그런 협박이 통할 리가 없었다.그는 옆에 있는 나뭇가지를 하나 꺾어서는 놈들에게 달려들었다.놈들은 손에 칼을 들고 있으니 손쉽게 이길 거라 생각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불청객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만만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얼마 못가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둘은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어깨에 메고 있던 여인을 왕원에게 던지고는 왕원이 그녀를 부축하는 틈을 타서 줄행랑을 놓았다.멀지 않은 곳에 숨어 있던 설은영과 취아가 다가왔다.“아씨, 이분은 민왕부의 작은 군주님이 아닌가요?”원하던 일이 이루어졌으니 설은영은 한시름이 놓였다.작은 군주가 살아 있는 한, 민왕비도 우울에 빠져 숨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민왕비는 삼십 만 대군을 위국공의 여동생이었다. 위국공은 오랜 기간 북부에 머물며 오랑캐들을 물리친 이 나라의 공신이었다.위국공을 등에 업은 민왕비는 왕부, 나아가서는 운나라 전체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설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취아에게 물었다.“이분을 좀 업을 수 있겠어?”“물론이죠, 아씨.”취아가 등을 돌리며 말했다.“소인은 보기보다 힘이 세답니다.”왕원은 그런 취아를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았다.한편, 민왕비는 피를 흘리며 달려 들어온 어린 시녀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왕비마마, 군주께서 누군가에게 끌려갔습니다!”그 말을 들은 민왕비는 하마터면 까무러칠 뻔했다.그녀는 의자 팔걸이를 꽉 움켜쥐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 당장 사람을 보내 수색하거라!”왕비의 측근 호위가 재빨리 밖으로 향했다. 왕비는 자세한 경위를 듣기 위해 시녀를 추궁했다.어린 시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딸이 두 사내에게 끌려갔다는 얘기를 들은 민왕비는 분노에 사무쳤다.비록 운나라의 풍기가 꽤 개방적이기는 하지만, 민왕부의 군주가 사내들에게 끌려갔다는 사실이 소문이라도 나면 그녀의 명성에 흠이 될 일이었다.왕비는 냉랭한 눈빛으로 시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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