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두려운가?”연준은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갑작스러운 질문에 설은영은 멈칫하다가 멍하니 고개를 들고 그와 시선을 맞추었다.희비를 알 수 없는 참으로 고요한 눈빛이었다.무감각한 상대의 시선 속에 설은영은 담담히 답했다.“두렵지 않습니다.”그 말은 진심이었다.연준은 피식 비웃음을 짓더니 말했다.“경성의 많은 사람들은 나를 두려워하지.”특히나 폐하의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기에 그를 두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사람들은 그가 폐인이 되어서 모든 걸 잃었기에 신경 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설은영이 말했다.“연씨 가문은 대대로 전장에 나가 적을 물리치고 운나라의 백성들을 비호하였습니다. 저 또한 연씨 가문의 비호를 받은 사람 중 한명이지요.”연준은 의외라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실로 오랜만에 듣는 말이었다.그는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소녀의 입술에 시선을 두었다.“연 장군께선 어린 나이 때부터 전장에 나가 무수히 많은 적장을 베었습니다. 연가군은 기율을 엄격히 지키는 군대이고 장군께서는 연 노장군의 가르침을 받은 분이니, 검을 운나라의 백성에게 겨누지 않을 것입니다.”“장군, 저는 평범한 외모에 출신도 빼어난 편이 아니니 진국공부는 제게 감지덕지한 곳이지요. 심려치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장군께 과분한 마음을 품고 있지 않고, 악의는 더더욱 없습니다.”연준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평범한 외모라는 말은 맞지 않았다.별을 담은 듯한 반짝이는 눈동자에 오똑한 코, 탐스러운 입술, 비록 설은비처럼 화려한 외모는 아니더라도 깨끗하고 청순한 인상을 주는 여인이었다.‘일부러 약한 척을 하는 것일까?’출신을 따져도 3품 시랑이면 절대 낮은 관직이라 볼 수는 없었다.그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은 큰 실수를 하여 황제의 분노를 사지 않는 한, 관직을 강등당할 걱정은 없었다.설시랑은 상서의 오른팔 정도 되는 사람으로, 능력이 없다면 그 자리까지 오를 수 없었을 것이다.그녀의 마음이야 어떻든 그의 관심사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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