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것은 추 이랑을 궁지에 빠뜨리기 위한 설은영의 계략이었다.설충을 비롯한 사람들이 허둥지둥 달려왔을 때, 그들은 안색이 창백하게 질린 채,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설은영을 목격했다.설충은 이글거리는 분노를 참으며 호통치듯 물었다.“대체 이게 어찌된 일이냐!”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망서각 시종들을 훑어보았다.비록 조정에서는 고작 3품 관직에 불과하지만, 시랑부에서 설충은 하늘과도 같은 존재였다.부인 강씨를 제외한 모든 이가 그의 위엄에 벌벌 떨며 무릎을 꿇었다.취아가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나으리, 아씨는… 아씨는….”그녀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을 잇지 못했다.옆에 있던 추 이랑은 그 광경을 보고 혼비백산하여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설은영이 정말로 자결을 택할 줄은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그녀는 매서운 눈으로 취아를 노려보며 무언의 협박을 보냈다.그러나 지금은 예전과 상황이 많이 달랐다.설은영은 황제의 교지를 받들어 진국공부와 혼인해야 하는 몸, 그런 그녀가 자결을 시도했다는 소문이라도 퍼지면 이는 황명을 거스른 불경죄로 처벌을 받을 것이다.“더듬거리지 말고 자세히 말해 보거라.”설충이 근엄한 목소리로 재촉하듯 말했다.취아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이마를 바닥에 바짝 조아렸다.“아씨가 방으로 돌아오셨을 때, 추 이랑께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아씨가 진국공부에 시집간다는 사실을 알고, 추 이랑은 둘째 아씨가 큰 아씨의 혼사를 빼앗았다고 꾸짖으시며… 나가서 죽으라고 하셨습니다.”추씨는 경악한 얼굴로 고개를 번쩍 들더니 독기 품은 눈으로 취아를 응시했다.“천한 계집종 따위가, 감히 나으리 앞에서 거짓을 고하는 것이냐!”그러고는 당황한 표정으로 설충을 바라보며 말했다.“나으리, 저 아이는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은영이는 제 딸인데 어느 어미가 제 자식에게 죽으란 말을 한단 말입니까!”“닥치거라!”설충이 분노한 목소리로 호통쳤다.추씨는 결국 말문이 막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설충은 고개를 숙여 무표정한 얼굴로 취아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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