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를 떨어뜨린 건, 분명 송시운의 말에 치밀어 오른 분노 때문이었다.“설희야, 면 불겠다. 얼른 먹어.”송시운은 거의 애원하듯 그녀 앞에 국수 그릇을 내밀었다. 하지만 임설희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이제 그만 가.”“설희야...”“시운 씨가 한 그 말, 한 글자도 믿을 수 없어.”“내 말, 진심이야...”“꺼져.”그 순간, 송시운의 눈에도 분노의 기색이 스쳤지만 그는 꾹 눌러 삼켰다.“내일 다시 올게.”말을 끝낸 그는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밖으로 나섰다.“시운 씨, 내가 바래다줄게요!”박연우는 손에 들고 있던 것들을 허둥지둥 내려놓고는 그를 따라나섰고 겨우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를 붙잡고는 급히 다독였다.“설희가 너무한 거야. 당신이 그렇게 낮춰 사과했는데 아직도 그걸로는 안 풀리다니.”그러자 송시운의 눈빛이 싸늘하게 돌아섰다. 이번 일의 시작이 누구였는지를 떠올린 그는 차갑게 쏘아붙였다.“그 일, 당신이 아니었으면 설희가 이렇게까지 화내지도 않았어.”“나는 그저...”박연우는 고개를 떨구었다.“나는 그냥 당신을 너무 사랑했을 뿐이야. 감정이 앞서서 멈출 수가 없었어.”“날 사랑한 게 잘못은 아니야. 하지만 설희한테 들키게 만든 게 문제였어.”“다신 안 그럴게. 정말이야.”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옷자락을 손으로 꾹 쥐고 있었다. 입술을 질끈 깨문 얼굴엔 불안함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고 눈가엔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 듯한 기색이 감돌았다. 마치 한순간에 무너질 것만 같은 모습에, 송시운의 얼굴도 다소 누그러졌다.“이번 일은 그냥... 넘기자.”그 말에 박연우는 숨길 수 없는 기쁨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정말 고마워, 여보.”그녀는 다정히 그의 품에 안기며 조심스레 속삭이듯 말했다.“여보, 우리 오늘 밤은...”하지만 송시운은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들으려 하지 않았다. 대신 무심한 목소리로 한마디를 남겼다.“아, 맞다. 오늘 밤 기온이 많이 떨어진대. 설희 방에 이불 하나 더 덮어줘. 밤에 깨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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