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에서: บทที่ 41 - บทที่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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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강지연이 마음속으로 수년 동안 사랑해 온 온하준, 온갖 모욕을 삼키면서까지 지켜 온 그 결혼은 이제 정말로 완전히 더러워져 버린 걸까.“내가 전화할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어?”온하준은 옆에 앉아 있는 장시범을 힐끗 보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나는 네 남편이야. 내가 너한테 전화 안 하면 누가 하냐?”강지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바를 짚고 일어섰다.“글쎄,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나는 남자친구도 없는데.”그의 얼굴빛이 확 변했다.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강지연...”그녀는 대꾸하지 않고 바닥에 놓인 물티슈를 집어 들었다.여전히 한쪽 다리를 저는 걸음으로, 그러나 담담하게 그에게 다가가 물티슈 한 장을 뽑았다. 그리고 그의 목을 스윽 닦아 주었다.셔츠 깃에 묻어 있던 립스틱 자국이 물티슈에 그대로 찍혀 나왔다.그 물티슈를 접어 그의 셔츠 주머니 안에 쑤셔 넣으면서 말했다.“할머니가 오리 요리하셨어. 냄새 엄청 좋아. 이제 밥 먹어야지.”마지막으로 돌아서며 한마디를 덧붙였다.“셔츠는 갈아입든지, 아니면 씻고 들어와. 할머니가 보시면 말하기 곤란하잖아.물론 아예 설명할 생각조차 없으면 상관없고.”그녀는 한때 온하준과 이하나 사이에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그날이 눈앞에 닥칠 줄은 몰랐다.그런데 실제로 이 순간이 찾아오자 그녀는 뜻밖에 아주 차분했다.차분하게 아팠다.차분하게 가슴팍을 꼭 누르고 있었다. 꼭 누르고 있어야만 했다.그렇지 않으면 이 통증이 산처럼 무너져 내려 자신을 집어삼킬 것 같았다. 그러면 어떻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웃는 척이라도 할 수 있을까.“시범 씨, 밥 먹어요.”강지연은 연습실을 나서며 그를 불렀다. 둘이 서로 으르렁거리다가 집안에서 싸움이라도 날까 봐 조금 걱정되었다.그렇다고 그게 온하준이 다칠까 봐 걱정된다는 뜻은 아니었다.언젠가 담담하게 이혼했다고 할머니께 말해 줄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할머니가 자기 인생의 이 난장판을 생생하게 지켜보게 만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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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온하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휴대전화만 강지연에게 돌려준 뒤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입에 맞는 반찬도 아닌데 밥을 세 그릇이나 먹었다.홍순자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하준아, 너 얼마나 굶은 거야?”강지연은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아마 어젯밤부터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했겠지?’어쨌든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아픈데, 하루 밤낮 굶었으면 지금은 뭐든 맛있을 것이다.온하준은 이렇게 말했다.“할머니가 밥을 너무 맛있게 해 주셔서요.”홍순자가 웃었다.“너희가 너무 바빠서 그렇지. 시간만 있으면 여기 와. 내가 해 줄게.”“할머니.”온하준은 아직도 아쉬운 듯 그릇을 들고 말했다.“저희 아파트 단지에 집을 내놓은 집주인들이 몇 분 계시거든요. 할머니도 우리 단지 쪽으로 하나 사 드릴까요?”홍순자는 그 말을 듣고 웃으면서 손을 저었다.“됐어, 나는 여기 사는 게 좋아. 주변에 다 아는 이웃들이고, 시골에서 이런저런 채소나 과일 키우는 것도 편하고, 나중에 너희한테 보내 주기도 좋고.”사실 이런 말을 꺼낸 게 온하준에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예전에 홍순자가 넘어졌을 때도 같은 단지에 집을 사 드리겠다고 했었다.그때도 홍순자는 시골 생활이 익숙하다며 끝내 받지 않았다.하지만 따로 강지연에게는 이렇게 말했었다.온하준과 결혼했다고 해서 함부로 이것저것 요구하면 안 된다고.사람이 돈이 있다 한들, 그건 다 고생해서 번 돈이지 바람이 불어서 들어온 게 아니라고.“그럼요.”온하준은 남은 국을 다 마시고 만족한 듯 숨을 내쉬었다.“저희 집 아주머니가 끓여 주는 국보다 더 맛있어요. 할머니, 무슨 비법이라도 있으세요?”“바보야.”홍순자가 그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강지연은 생각했다.지금 세상에서 온하준더러 ‘바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아마 홍순자 한 명뿐일 것이다. 그리고 온하준은 그걸 전혀 개의치 않았다.만약 이 결혼 안에서, 누군가 자신에게 힘이 되어 준 사람이 있다면, 그건 홍순자 한 사람뿐이었다.홍순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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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지금 그가 끼고 있는 것은 은빛 반지였다.“그냥 끼고 노는 건데 뭘 그렇게 따져.”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그렇게 말하면서도 정작 반지는 빼지 않았다.강지연은 작게 웃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아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처음 결혼반지를 빼던 날 했던 말을...회사에서 거래를 논의해야 하는데, 반지를 끼고 가면 가벼워 보인다는 이유였다.이 세상에 결혼반지 꼈다고 해서 성사되지 않을 일이 어디 있나.답은 뻔했다.그저 그때의 그녀가 아직 결혼의 쓴맛을 몰랐고, 아직도 조금은 꿈을 꾸고 있었을 뿐이다.아까의 반지 이야기 때문에 슬쩍 죄책감이 스친 건지, 온하준의 태도는 조금 전과 다르게 누그러졌다.“나도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강지연. 나는 스스로를 잘 알기에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나만큼 너한테 잘하는 남자는 또 없을 거라고 봐. 물론 나는 완벽한 사람은 아니고, 이렇게 저렇게 단점도 많지만, 그래도 너한테만큼은 진심이고, 꿍꿍이도 없고, 숨기는 것도 없어. 내가 가진 재산 전부 다 네 이름으로 올려도 돼.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마음으로 다가오는지는 알 수가 없잖아.”‘그 여자는 네 집 안에 있고, 나는 네 마음 안에 있는 거네.’온하준의 이 말은 도저히 잊을 수 없는 그 ‘명대사’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그래서 강지연은 그 말의 살기에 찔리지 않기 위해 더 이상 대화를 이어 가지 않기로 하고 이어폰을 꼈다.온하준은 그 모습을 힐끗 보더니 무슨 말을 하려다 말고 그냥 차를 몰기 시작했다.강지연은 음악을 틀지 않았다.왜인지 감정이 크게 출렁이는 시기에는 아무 노래나 하나만 들려도 금방 깊은 곳까지 끌려 들어가 버린다.가볍게 아무 곡이나 흘러나와도 금세 눈물이 쏟아져 버릴 것 같았다.그래서 음악은 틀지 않고 그냥 무심히 휴대전화를 스크롤 했다.분명히 이하나 관련 노트는 ‘관심 없음’으로 설정해 두었는데 어째서인지 또 뜨고 말았다.열 개 손가락이 서로 꼭 맞물린 사진이었다. 두 사람의 약지에는 모두 반지가 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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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어차피 끝까지 질투한다고만 믿을 거라면 굳이 해명할 필요도 없었다.그녀는 다시 이어폰을 끼었다. 반 시간쯤 지나서야 차는 집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계기판 위에는 아직도 그녀의 반지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강지연은 그 반지를 집어 들지 않고 그대로 차에서 내렸다.한 사람이 애써 소중히 여기던 물건이 다른 사람 눈에는 잡초만도 못한 가치로 보일 때, 그 노력은 결국 우스운 꼴이 된다.다리가 불편하니 걸음이 당연히 온하준만큼 빠를 리 없었다.온하준은 금방 그녀를 따라잡았고, 둘은 나란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온하준은 이틀 동안 같은 옷만 입고 있었으니 꽤 불편했을 것이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침실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강지연은 깨끗한 잠옷을 들고 게스트룸 욕실로 들어가 씻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온하준은 이미 씻고 나와 게스트룸 안에 앉아 있었다.그는 손에 책 한 권을 들고, 창가 쪽 1인 소파에 걸터앉아 있었다. 발은 발 받침에 올려 두고 꽤 진지한 얼굴로 책을 보고 있었다.원래라면 강지연은 그를 못 본 척하고 지나치려 했다.그런데 문득 그가 들고 있는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영어 문제집이었다.그녀는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져서 황급히 다가가 책을 빼앗으려 했다.하지만 원래부터 걸음이 불안정한 데다가 책을 낚아채려 앞으로 몸을 기울인 순간 그가 번쩍 들어 올렸다.손이 닿지 않으니 중심을 잃은 그녀는 그대로 미끄러지듯 넘어졌고 통째로 그의 품 안으로 떨어졌다.이렇게까지 가까이 달라붙은 적은 거의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녀의 신경은 자기 몸이 그의 품에 안겨 있다는 사실보다는, 그 빌어먹을 영어 문제집에 훨씬 더 쏠려 있었다.그가 책을 더 높이 들수록 그녀는 더 악착같이 손을 뻗었다.결국 그는 더 이상 다투지 않고 손을 내려 책을 펴서 그녀의 앞에 내밀었다.“봐.”강지연은 책장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그제야 숨을 길게 내쉬었다.다행히도 그가 보고 있던 건 지금 사용 중인 문제집이 아니라, 3년 전, 심심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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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있었겠지...고등학교 때, 강지연은 온하준을 짝사랑했었다. 하지만 직접 다가가 문제를 물어볼 용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설령 있었다 해도 아마 정말 어쩔 수 없는 특별한 상황에서 떠밀리듯 했을 것이다.온하준은 그게 꽤 재미있는 기억이라도 되는 듯 물었다.“너 기억 안 나? 어떤 상황에서 나한테 물어보러 왔는지? 나 기억하는데, 너 그때 진짜 말도 잘 안 하고 되게 조용했어. 엄청 조용했지.”“기억 안 나.”딱히 되새기고 싶은 추억도 아니었다.결혼이 이 지경까지 와 버렸는데, 이제 와서 그 시절의 풋풋한 일들을 떠올리자고?‘온하준, 너 취미가 정말 추억 놀이인 거야? 이하나 하나로도 모자라서 또 뭐가 더 필요해?’“내가 가르쳐 줄까?”그가 그녀의 영어책을 넘기며 말했다.“나도 교과서는 오래전에 던져 버렸지만, 너 하나 가르치는 정도는 할 수 있지.”그는 휘릭 책을 털었다.강지연은 그가 책장을 넘길 때, 왼손 약지에 끼워져 있던 은색 반지가 사라진 걸 눈치챘다.‘지금 와서 뭘 가르친다고? 너무 별로야.’“괜찮아, 어차피 배워도 쓸데없어. 그냥 심심풀이야. 드라마 볼 때 원어로 들을 수 있으면 그걸로 됐어.”그녀는 그의 팔을 밀어냈다.“그것도 그렇지. 넌 어차피 집 밖에도 잘 안 나가니까...”그가 책을 옆으로 툭 던지다가 문득 지금 둘의 자세가 뭔가 기묘하다는 걸 깨달았다.강지연은 계속 그를 밀어내고 있었고 둘의 간격은 터무니없이 가까웠다.그는 이마를 찌푸리더니 그녀의 손을 바로 움켜잡았다.“너 뭐 해? 너무 늦었어, 나 잘 거야!”강지연은 두 번이나 세게 몸을 빼려고 했다.온하준은 한 손으로 그녀를 붙잡고 다른 한 손은 잠옷 속으로 집어넣더니 반지 하나를 꺼냈다.그러고는 억지로 그녀 손가락에 다시 끼웠다.차 안에서 그녀가 빼 버렸던 그 비취 커플링이었다.그의 얼굴에는 기쁜 건지 화난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이 떠 있었다. 어쨌든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나랑 하나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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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요즘 날씨는 밤만 되면 어김없이 비가 내렸다.강지연이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가 또각또각 들려오기 시작했다.숨을 들이쉴 때마다 코끝에는 샴푸의 향기가 은은하게 맴돌았다. 마치 어젯밤 시골에서 홍순자와 같이 자던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이상할 만큼 평온했다.그날 밤은 정말 오랜만에 깊이 잘 수 있었다.강지연은 알람 소리에 맞춰 깼다.눈을 뜨기 직전까지 반쯤 잠든 머릿속에서는 여전히 자신이 할머니 집에 있는 줄 알았다.이불 속 온도는 춥지도 덥지도 않고 딱 알맞게 포근했고 숨을 쉴 때마다 여전히 향기가 감돌았다.그리고 그녀는 지금 홍순자를 껴안고 있었다...‘...잠깐. 할머니를 껴안고 있다고?’강지연은 그 순간 벼락에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벌써 할머니 집에서 돌아온 지가 언젠데, 지금 할머니를 안고 있을 리가 없잖아.’눈을 번쩍 뜨고 내려다보니 제일 먼저 보인 것은 짙은 남색 잠옷의 옷깃이었다.그 위로 목젖... 그리고 까칠하게 자라난 수염 자국들...머릿속에서 윙 소리가 났다.그녀는 잽싸게 몸을 뒤집어 온하준의 품에서 몸을 빼냈다.‘이게 도대체 뭐야?!’역시 안방이 나았다. 게스트룸 침대는 너무 작았다.둘 사이에 사람 셋은 끼어 앉을 만큼의 간격은 있어야 안전거리인데.온하준도 그제야 슬슬 움직였다. 마치 그녀 때문에 깨기라도 한 것처럼.“요즘 날씨가 말이야. 밤마다 꼭 비가 오고, 아침만 되면 또 이렇게 맑아져.”그는 일어나서 커튼을 젖히며 한마디 던졌다.“빗소리가 밤마다 사람 잠을 다 깨워.”‘그 말을 꼭 지금 나한테 해야 해?’“회사 다녀올게. 오늘은 좀 늦을 거야.”그는 대충 씻고 나와 더 말할 것 없이 바로 집을 나갔다.그가 몇 시에 들어오든 이제는 진심으로 관심이 없었다.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은 뒤에야 그녀는 오늘의 대청소를 시작했다.먼저 자신의 영어책들을 모조리 꺼냈다.초기 풀이에서 틀린 문제들이 잔뜩 있는 책 한 권만 남겨 두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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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노트의 첫 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하나에 대한 사소한 백 가지]첫 번째로 적힌 내용은 이거였다.[하나의 생일은 5월 16일.]강지연의 손에서 힘이 쭉 빠지면서 노트가 바닥으로 떨어졌다.집 비밀번호는 52516.이 금고 비밀번호는 0516.알고 보니 지난 5년 동안 자기는 줄곧 온하준과 이하나의 집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순간 집 안 공기가 확 줄어든 것처럼 숨이 막혔다. 그녀는 가슴을 꾹 누른 채 숨을 크게 들이쉬었지만 호흡이 좀처럼 고르지 않았다.“사모님.”바깥에서 진경숙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야 그녀는 겨우 정신을 수습했다.“왜요?”그녀는 몸을 굽혀 노트를 주우면서 두 번째 줄에 적힌 글을 보았다.[하나가 좋아하는 집을 한 채, 혹은 여러 채 함께 갖자. 비밀번호는 하나의 생일.]더는 읽고 싶지 않았다.강지연은 노트를 금고 안에 툭 집어넣고,원래 있던 그대로 정리해 두었다.방문 앞에는 진경숙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사모님, 선생님이 운전기사 시켜서 살아 있는 게 보내졌는데요, 게를 어떻게 해 드릴까요?”“매운 볶음으로 해요.”그녀는 심란한 가슴을 부여잡은 채 대충 입만 열었다.“사모님, 이건 킹...”진경숙은 ‘킹크랩’이라고 말하려 했다. 이런 걸 매운 양념에 볶아 버리는 건 아깝지 않을까 싶어서였다.하지만 강지연은 더 들을 생각이 없었다. 손에 들고 있던 것들을 챙겨 들고 진경숙 옆을 지나 방을 나갔다.온하준을 떠나는 D-26일 차.그는 이하나에 대한 사소한 백 가지를 기억하고, 강지연은 결혼반지를 팔았다.이안과 약속한 시간에 맞춰 그녀는 중고 명품점에 도착했고, 커플링을 꺼내 이안에게 보여 주었다.이안은 무척 친절했다. 차를 따라 주고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다.그런데 강지연은 갑자기 몸이 이상해졌다. 무언가가 아래쪽으로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급히 일어나 이안에게 물었다.“혹시 생리대 있어요?”생리가 예상보다 일찍 온 것이다.“있어요. 화장실 안에 있는 수납장에 넣어 둔 거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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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온하준은 영수증을 한 장 한 장 다 훑어보더니 갑자기 차갑게 웃었다.“손님...”이안은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몰라 조금 망설여졌다.“당신하고는 상관없어요. 열 개 전부 다 꺼내 주세요.”온하준이 거칠게 말했다.이하나도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하준아...”그때 이안은 뒤쪽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강지연을 발견했다.걱정이 들어 먼저 강지연에게 물었다.“다시 오셨네요. 괜찮으세요?”온하준과 이하나는 동시에 그쪽을 돌아봤고, 또 동시에 강지연을 보았다.강지연은 자기 착각인지는 몰라도 온하준의 눈에서 불이 일 듯 타오르는 걸 본 것 같았다.이안은 일단 강지연을 챙기며 말했다.“잠깐만 앉아서 기다리셔도 될까요? 이분들 시계 먼저 보고, 바로 사모님 반지 볼게요.”“무슨 반지?”온하준이 그 말을 듣자마자 목소리부터 경계로 가득 찼다.곧이어 그의 시선이 진열대 안의 비취 커플링 두 개 위에 멈췄다.“이 두 개 말인가요?”유리 진열대를 손가락으로 톡 건드리며 물을 때, 그의 말투에는 훨씬 더 강한 압박이 실려 있었다.이안은 도무지 무슨 상황인지 알 수가 없었다.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뭘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도 몰랐다.어쨌든 그 물건을 내놓은 쪽은 손님인데, 지금 와서 또 다른 손님이 따져 묻는 형국이었으니까.강지연은 이안이 난감해하는 모습이 보기 싫어 그냥 입을 열었다.“네, 맞아요. 그 두 개요.”온하준이 그녀를 보는 눈에 분노가 더 짙게 실렸다.“강지연, 너 참 대단하네.”칭찬이 아니라는 건 너무나 분명했지만, 강지연은 담담하게 받아쳤다.“고마워, 과찬이야.”“이쪽으로 와.”그가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질렀다.강지연은 의자에 앉아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그래서 그가 걸어와서 그녀의 앞에 멈춰 섰다.아무래도 지금은 매장 안이라 그런지 어느 정도는 화를 억누르는 듯했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은 온통 비아냥투성이였다.“우리 집에 도둑이 있는 줄은 몰랐네. 내 처지에서 직접 겪게 될 줄은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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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진짜로 이럴 거야?”온하준이 얼굴을 잔뜩 구기고 물었다.“응.”강지연은 처음부터 장난도 아니었고, 질투를 부리거나 괜한 짜증을 내는 것도 아니었다.“좋아.”온하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두고두고 후회하지 마.”그는 다시 카운터 앞으로 돌아가 열 개의 시계를 가리켰다.“이거 전부 다 살게요.”이제야 이안도 상황을 얼추 파악했다.강지연은 이 남자의 ‘본처’였고, 조금 전까지 옆에서 티를 잔뜩 내던 여자는 딱 봐도 애매한 위치의 ‘다른 여자’였다.이안은 카운터 문을 닫아 버리며 말했다.“죄송하지만, 선생님. 이 시계들은 안 팔겠습니다.”온하준은 자신이 이런 매장에서까지 거절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모양이었다.평생 처음으로 아주 노골적으로 힘을 드러냈다.“이 가게, 나 마음만 먹으면 통째로 사 버릴 수도 있다는 거 몰라요?”“그러셔도 상관없어요. 제가 망하더라도 제 손에서 나간 물건이 다른 여자 손목에 올라가는 건 보고 싶지 않거든요.”이안의 작은 얼굴에 완강한 표정이 떠올랐다.“당신...”온하준은 진짜로 숨이 턱 막힐 만큼 열이 올랐다.결국 중간에 나선 쪽은 강지연이었다.그녀는 이안에게 일부러 가볍게 말했다.“왜요, 손해 보게요? 파세요. 엄청 비싸게 부르세요. 이 사람 쓸모 있는 점이라고는돈 많은 것뿐이잖아요. 지금 안 털어먹으면 언제 털어요?”조금 전까지만 해도 단단히 화가 나 있던 온하준은 그 말을 듣고는 웃음 섞인 숨을 내쉬었다.“역시 날 뜯어먹는 건 예전부터 변함이 없네?”강지연은 그를 무시하고 이안에게 눈짓만 보냈다. 가격을 올리라는 눈짓이었다.이안은 그 눈빛에 살짝 용기를 얻은 듯 열 개의 시계를 전부 꺼내 놓고 시가의 두 배를 불렀다.온하준은 당연히 바가지를 쓰는 걸 알면서도 지금 이 순간, 강지연의 눈에 비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그를 완전히 경멸하는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그는 비웃듯 코를 울리며 말했다.“결제해요.”카드를 내밀고 계산을 끝냈다.“반지.”온하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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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강지연! 나 요즘 너한테 도발 제대로 당하는 기분이야.”온하준의 눈에 짙은 화가 비쳤다.요즘 온하준의 반응만 봐도 도발 당한 것이 알렸다. 예전의 그 감정 기복 없는 온하준은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를 이하나가 아주 공들여 무너뜨려 준 모양이었다.“내가 너를 잘못 본 것 같다.”그가 말했다.“예전에는 네가 온순하고 이해심 많고 이성적인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까 꽤 잘 뒤집어 놓잖아. 너도 좀 봐라, 하나는...”“보기 싫어. 네가 대신 많이 보면 되지. 나까지 볼 필요는 없고.”그가 이하나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읊기 전에 그녀는 빠르게 말을 잘랐다.몇 번을 이렇게 말을 막혀 보니 그도 꽤 기분이 상한 눈치였다.“그래, 내가 보러 갈게. 나중에 후회하지 말기나 해.”이번에는 강지연이 진짜로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그는 그녀를 단지 주차장까지 데려다주고 차를 세운 뒤 말했다.“난 아직 회의가 남아서, 저녁에는...”강지연은 이미 내려서 쿵 하고 문을 닫아 버렸다.그가 저녁에 뭘 하든 이제는 더 이상 알고 싶지도 않았다.저녁에 진경숙이 만든 건 향이 확 올라오는 매운 게찜이었다.그녀는 게에는 손도 대지 않고 야채만 조금 먹고는 방으로 올라와 비행기표를 검색했다. 수도로 가는 항공권이었다.그냥 바로 수도로 가 버릴 예정이었다. 그 사실을 온하준에게 굳이 알려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아홉 시 조금 넘었을 때 관련 양식 작성 안내 메일이 도착했다.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그녀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한 항목 한 항목 꼼꼼히 대조해 가며 폼을 채웠다. 부족한 서류가 뭔지 확인하면서 말이다.열한 시쯤, 현관문 여는 소리가 났고 온하준이 돌아왔다.그녀는 노트북을 덮고 침대 위에 누워 휴대폰만 만지는 척했다. 바깥에서 그가 진경숙에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게는 아내 입맛에 맞춰 달라고 분명히 말했잖아요. 왜 또 매운맛으로 한 거예요?”“사모님이... 매운 게로 해 달라고 하셔서요.”진경숙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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