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진 온하준의 얼굴을 보며 강지연은 오히려 평온하게 말을 이었다.“온하준, 노 비서는 분명히 패션프루트 레몬주스라고 말했어. 그런데 어떻게 망고 주스로 바뀐 거지? 노 비서가 일부러 그런 거야, 아니면 누가 음료수를 바꾼 거야? 그리고 너, 내가 망고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대체 누구에게 말했어?”이하나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강지연은 그녀가 변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문을 누가 잠갔는지는 CCTV로 확인하면 바로 알 수 있어. 물론 CCTV가 고장 났거나 기록이 삭제됐다면 그건 또 다른 문제겠지. 그러니까 신고는 무조건 해야겠어.”이하나가 온하준을 향해 뭔가를 말하려는 찰나, 강지연은 앞다투어 입을 열었다.“누군가가 나를 죽이려 했고 나는 꼭 신고해서 이 사실을 밝힐 거야! 누가 막는다면 그 사람이 바로 범인이거나 공범이겠지!”이하나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온하준! 넌 네 아내가 회의실에서 불에 타 죽을 뻔했는데 나서서 신고하기는커녕 왜 반대하는 건데? 도대체 뭘 감싸고 싶어서 그래?”강지연은 온하준을 노려보며 말했다.“그게 아니라, 강지연.”온하준은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며 말을 이었다.“너 설마 하나를 의심하는 거야?”강지연은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의심하는 사람 없어. 난 그저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야. 그러니까 신고하는 거 막지 마.”“하준아, 나 아니야. 내가 왜 강지연 씨를 해치려고 하겠어.”이하나가 눈물을 보이자 온하준은 강지연의 어깨를 잡으며 타이르듯 말했다.“그래, 하나가 어떻게...”강지연이 온하준의 말을 가로채며 말했다.“그러면 왜 신고하는 걸 막는 건데? 그렇게 억울하면 사건을 제대로 조사해서 결백을 증명하는 게 낫지 않아?”“강지연...”“더 이상 내 이름 부르지 마, 온하준. 최소한 네가 양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목숨과 관련된 문제와 다른 문제 사이에서 옳은 선택을 할 거야. 그런데 누군가를 감싸주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해도 나는 할 말은 없어. 하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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