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동은 그래도 다시 물었다. “해 줄 수 있겠느냐?”지나친 부탁이라는 건 알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내 집안 사람이 타국에서 그런 위험을 겪는 걸 보고만 있고 싶지 않았다.중현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못 합니다.”여진동은 무언가 더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끝내 억지로 요구하지는 않았다.곧이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룻밤 사이 한층 늙어 보였다. “그럼 더 방해하지 않으마. 윤재야, 너도 같이 가자. 너한테 할 이야기가 있다.”여윤재는 태도를 분명히 밝혔다. “저희 사이에 따로 할 이야기는 없습니다. 송 집사 차도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심대한 사장을 찾아가실 생각도 하지 마십시오.”“제가 미리 말해 뒀습니다. 작은아버지 일로 누가 찾아와도 상대하지 말라고요.”여진동의 화가 치밀었다. “너!”여윤재가 차갑게 바라봤다. “솔이한테 그런 짓을 한 사람입니다. 제가 직접 나서서 더 몰아붙이지 않은 것만 해도 충분히 참은 겁니다.”여진동은 화가 났지만, 집안과 여태진이 자신을 포함해 여윤재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잠시 뒤, 여진동은 결국 떠났다.여윤재는 배웅을 마치고 돌아온 뒤 강솔과 강정숙 앞에서 조금이라도 존재감을 보여 주려 했다. 지금의 자신은 책임감도 있고 두 사람을 지킬 힘도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하지만 거실로 돌아왔을 때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여전히 자료를 읽고 있는 중현뿐이었다.여윤재가 물었다. “두 사람은 어디 갔어?”중현이 답했다. “밖에서 햇볕 쬐고 계십니다.”여윤재는 바로 밖으로 나가려다 두 걸음 만에 멈췄다. 뭔가 떠오른 듯 다시 돌아와 중현 옆에 있는 1인용 소파에 앉더니 깊은 눈으로 노려보듯 바라봤다.중현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여윤재는 확신하듯 말했다. “그리고 여태진, 그 사람이 예전에 저지른 일들을 원한 있는 사람들에게 흘린 거, 네가 했지?”중현이 일부러 정보를 풀지 않았다면 그 많은 사람이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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