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Chapter 711 - Chapter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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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1화

강 비서는 신중하게 답했다. “누군가에게 쫓기는지의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여태진 대표님이 위험한 상황에 놓인 건 맞습니다.”여진동이 바로 물었다. “찾았다는 뜻인가?”“아닙니다.” 강 비서는 강솔을 해치려 한 사람을 굳이 도울 생각이 없었다. “두 시간 전쯤 저희 쪽 사람이 여태진 대표님이 다른 사람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봤습니다. 지금 어디 계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여진동은 계단을 내려오는 중현을 바라봤다.직감상 중현이 정말 가진 힘을 다 쓰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강솔을 해친 배후가 여태진이라는 사실도 짧은 시간 안에 알아냈고 기업의 범죄 자료까지 찾아낸 사람이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도록 행방 하나 못 찾는다는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다.중현은 상대가 알아맞히기를 기다리는 성격이 아니었다. “어르신,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여진동은 자신이 중현에게 최선을 다해 여태진을 찾으라고 요구할 자격은 없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화제를 바꿨다. “없다. 오늘 밤 이 늙은이가 어디서 자면 되는지 물으려던 참이다. 태진이 일은 내일 아침이 돼야 결과가 나오겠군.”중현이 말했다. “임훈, 어르신을 방으로 모셔.”임훈이 답했다. “알겠습니다.”여진동이 떠난 뒤, 거실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둘 흩어졌다.각자 할 일을 하러 움직이는 사이 여윤재가 주변을 둘러보다 물었다. “정숙이는 어디 있어?”중현이 되물었다. “장모님 말씀이십니까?”여윤재는 이를 악물었다.‘솔이가 내 곁에서 컸다면 이 자식이 솔이와 결혼은커녕 근처에 얼씬도 못 하게 했을 거야.’중현이 답했다. “장모님은 지안이와 3층에 계십니다. 장모님께서 지안이와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니 지금은 방해하지 않으시는 편이 좋겠습니다.”여윤재는 한마디 던지고 자리를 떴다. “네가 말 안 해도 알아.”중현은 서재로 돌아갔다.강 비서는 그곳에서 실제 상황을 보고했다. “여태진 대표님과 그 비서 진웅은 지금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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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화

그 무렵 여윤재의 손에는 이미 지난 몇 시간 동안 여태진에게 벌어진 일에 대한 자료가 들어와 있었다. 전부 읽고 나니 강 비서가 왜 일이 복잡하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자료만 놓고 보면 여태진의 일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얽혀 있었다.그런데도 어딘가 이상했다.여윤재는 통화 중인 상대에게 물었다. “더 나온 건 없어?”통화 상대는 LS그룹의 현 운영자인 사장 심대한이었다. 여윤재에게 꽤 공손한 사람이었다. [없습니다. 결과는 세 번이나 다시 확인했습니다. 빠진 건 없습니다. 다만...]여윤재가 물었다. “뭔데?”심대한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조사 과정이 너무 순조로웠습니다. 누군가 일부러 길을 닦아 놓아서, 이 일을 알아보려는 사람이면 누구든 헤매지 않고 답까지 도착할 수 있게 만든 것처럼요.]여윤재의 눈이 깊어졌다.‘하중현 그 자식이 짠 게 틀림없어.’심대한이 물었다. [다른 방식으로 한 번 더 확인할까요?]“됐어.” 여윤재는 시간을 낭비할 생각이 없었다. 정말 중현이 손댄 일이라면 방법을 바꿔 몇 번을 확인해도 의미가 없었다. 중현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 데 능했고, 이쪽에서 그와 맞설 만한 사람도 거의 없었다....다음 날 아침.아침 식사를 마친 여진동은 바로 중현을 찾아왔다. “태진의 일은 결과가 나왔느냐?”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여진동에게 향했다.중현도 여진동을 한 번 더 바라봤다.여진동은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 “왜 그러느냐? 태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여윤재가 딸 대신 불쾌함을 드러냈다. “솔이를 그렇게 죽을 뻔하게 만들었으면 무슨 일을 당해도 자기 업보 아닙니까?”아침에 일어난 뒤 한 시간이 넘도록 여진동은 강솔의 몸 상태를 한 번도 묻지 않았다. 강솔이 먼저 인사를 했을 때도 어른다운 태도를 보이지 않더니, 식사가 끝나자마자 여태진 소식부터 물었다.이익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제는 겉으로라도 강솔을 가족으로 챙기는 척할 생각도 없는 듯했다.여진동이 멈칫했다. 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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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3화

여진동은 그래도 다시 물었다. “해 줄 수 있겠느냐?”지나친 부탁이라는 건 알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내 집안 사람이 타국에서 그런 위험을 겪는 걸 보고만 있고 싶지 않았다.중현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못 합니다.”여진동은 무언가 더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끝내 억지로 요구하지는 않았다.곧이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룻밤 사이 한층 늙어 보였다. “그럼 더 방해하지 않으마. 윤재야, 너도 같이 가자. 너한테 할 이야기가 있다.”여윤재는 태도를 분명히 밝혔다. “저희 사이에 따로 할 이야기는 없습니다. 송 집사 차도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심대한 사장을 찾아가실 생각도 하지 마십시오.”“제가 미리 말해 뒀습니다. 작은아버지 일로 누가 찾아와도 상대하지 말라고요.”여진동의 화가 치밀었다. “너!”여윤재가 차갑게 바라봤다. “솔이한테 그런 짓을 한 사람입니다. 제가 직접 나서서 더 몰아붙이지 않은 것만 해도 충분히 참은 겁니다.”여진동은 화가 났지만, 집안과 여태진이 자신을 포함해 여윤재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잠시 뒤, 여진동은 결국 떠났다.여윤재는 배웅을 마치고 돌아온 뒤 강솔과 강정숙 앞에서 조금이라도 존재감을 보여 주려 했다. 지금의 자신은 책임감도 있고 두 사람을 지킬 힘도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하지만 거실로 돌아왔을 때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여전히 자료를 읽고 있는 중현뿐이었다.여윤재가 물었다. “두 사람은 어디 갔어?”중현이 답했다. “밖에서 햇볕 쬐고 계십니다.”여윤재는 바로 밖으로 나가려다 두 걸음 만에 멈췄다. 뭔가 떠오른 듯 다시 돌아와 중현 옆에 있는 1인용 소파에 앉더니 깊은 눈으로 노려보듯 바라봤다.중현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여윤재는 확신하듯 말했다. “그리고 여태진, 그 사람이 예전에 저지른 일들을 원한 있는 사람들에게 흘린 거, 네가 했지?”중현이 일부러 정보를 풀지 않았다면 그 많은 사람이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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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4화

중현이 태연하게 답했다. “직접 여쭤보십시오. 회장님 질문이라면 장모님께서도 기꺼이 답해 주실 겁니다.”여윤재가 이를 갈았다. “한마디라도 나를 긁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냐?”중현은 오히려 의아하다는 듯 바라봤다. “예?”여윤재는 처음 진심으로 욕이 나오려 했다.‘저 성격으로 대체 어떻게 솔이를 설득해서 결혼까지 한 거야?’여윤재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더 따지지 않았다. “내 아버지는 당분간 널 의심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여태진이 자기 아들 여규창한테 구조 요청 전화를 했으니 여규창도 가만있지 않을 거다. 여씨 집안 쪽은 내가 정리할게.”중현이 무언가 말하려 했다.여윤재가 짜증 섞인 말투로 잘랐다. “또 네가 안 했다는 소리는 하지 마. 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 정도도 모를 것 같아?”중현은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편하게 생각하십시오.”여윤재는 중현을 쳐다보며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말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일을 크게 벌이고 싶었다고 해도 여태진이 규창한테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하도록 내버려둘 이유가 있었어?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니고.”중현이 바로 되받았다. “솔이에게 일이 생긴 뒤 지금까지 회장님께서는 딸을 위해 뭘 하셨습니까?”여윤재는 또 말문이 막혔다.‘됐다, 됐어.’‘아주 잘한다.’여윤재는 손을 내저으며 떠났다. 더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여윤재가 거실을 나간 뒤 강 비서가 다가와 궁금한 점을 물었다. “여 회장님은 사모님의 아버지신데, 왜 여 회장님께도 말씀하지 않으신 겁니까?”중현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여 회장은 먼저 여씨 집안 사람이고, 그다음이 아버지야. 이번 일은 너무 중요해. 어떤 변수도 만들고 싶지 않아.”지금 여윤재가 강솔과 강정숙에게 잘하는 건 자신의 자리가 안정됐고, 예전처럼 누군가에게 약점을 잡혀 휘둘릴 일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과거와 같은 상황이 다시 온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중현은 강 비서에게 지시했다. “여씨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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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5화

여진동은 다시 당부했다. “조용히 살고 싶으면 밖에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네 아버지가 하중현을 건드린 일도 있으니 하중현도 화를 풀 데를 찾고 있을 거다.” 여태진 쪽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같은 집안 사람이었다.규창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여진동이 되물었다. “모르고 있었느냐?”규창은 더 혼란스러웠다.‘내가 뭘 알아야 하는데?’여진동은 표현을 조금 누그러뜨렸다. “네 아버지가 어제 사람을 보내 강솔에게 큰 피해를 줬다. 하중현이 제때 움직이지 않았다면 강솔은 네 아버지가 보낸 사람들 손에 죽었을 것이다.”규창이 바로 외쳤다. “그러면 더더욱 하중현이 아버지한테 손댔을 가능성이 크잖아요!”여진동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확인했다. 강솔에게 일이 생긴 뒤 지금까지 하중현은 해외에 나간 적이 없다. 네 아버지가 전화로 한 말에는 이상한 점이 있어.”규창은 여진동을 똑바로 바라봤다. “그럼 윤재 형한테 걸었던 전화는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여진동이 답했다. “내가 정말 네 아버지를 없애고 싶었다면 20년도 더 전에 이미 처리했을 거다.”이번에는 성을 내지 않고 차분히 설명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네 아버지도 너한테 말했을 거다. 나는 이익을 중시하지만 집안 사람 목숨까지 가볍게 보지는 않는다.”규창은 입을 열었다가 결국 하려던 말을 삼켰다.20년도 더 전, 여윤재와 여태진의 다툼이 사람 목숨까지 위태롭게 만들었을 때 앞에 나서서 억지로라도 둘 다 살려 둔 사람이 여진동이었다.그런 여진동이 직접 여태진을 해치려 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그래도 그 전화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정말 아버지가 위기에 몰리면서도 누군가를 함께 끌어내리려 한 건가?’여진동은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잘 생각해 봐라.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나한테 물어보고. 당분간은 조용히 지내.”규창이 다급하게 물었다. “그럼 아버지는요? 아버지는 어떻게 합니까?”여진동의 눈매가 무거워졌다. “내가 가진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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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화

강솔이 답했다. “알았어.”중현은 앞쪽에 있는 신동과 홍일에게도 당부했다. “너희 둘은 가능한 한 24시간 지안 엄마 곁에 붙어 있어.”강솔이 허락만 했다면 중현이 직접 곁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갑자기 접근하는 낯선 사람도 특히 조심하고.”신동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아가씨 잘 지키겠습니다.”홍일도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중현이 더 말하려던 때 차가 멈췄다.강솔은 감정을 최대한 눌러 담은 눈으로 중현을 바라봤다. “데려다줘서 고마워. 나중에 우리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중현의 맑고 짙은 눈에는 다정함이 담겨 있었다. “집에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하라고 할 줄 알았는데.”강솔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하고 싶지 않은 말에는 침묵이 가장 확실한 답이었다.중현은 웃듯 말했다. “알았어, 농담이야.” 무심코 손을 들어 강솔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지만, 손이 닿기 직전에 어젯밤 강솔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강솔의 몸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해 있었다.머리 위에 멈춘 손을 잠시 그대로 있다가 결국 내렸다.속을 좀처럼 읽을 수 없는 깊은 눈으로 중현이 말했다.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나한테 전화해.”강솔은 그 말에 답하지 않았다. “나 먼저 들어갈게. 고마워.”말을 마치고 차에서 내렸다.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았다.중현도 따라 내렸다. 강솔이 집 안으로 들어가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을 때까지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지안은 어느새 다시 호칭을 바꿨다. 동그란 눈을 굴리며 물었다. “아저씨, 여기서 해 질 때까지 보고 있을 거야?”중현이 물었다. “불만 있어?”지안은 살짝 새침하게 말했다. “없어. 해 질 때까지 있을 거면 나는 먼저 들어가서 엄마랑 놀고 있을게. 가실 때 다시 나와서 인사할게.”중현은 지안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렀다. “의리도 없는 녀석.”지안이 바로 반박했다. “내가 의리 없었으면 아저씨한테 부적도 안 줬죠.”중현이 물었다. “어제 나한테 아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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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강정숙이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강솔은 다른 핑계를 대고 서재로 올라갔다.문서 하나를 열어 놓았지만 그 속의 글자가 단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중현의 모습과 그가 했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자신을 구한 사람이 중현이라는 걸 알았을 때 마음이 복잡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안도감과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였다.중현을 향해 단단히 세워 둔 벽에도 아주 작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하지만 다시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좋아하고 신경 쓰는 마음과, 가까이 오는 걸 거부하고 밀어내는 마음이 공존할 수 있었다.그때 핸드폰이 짧게 두 번 울렸다.강솔은 빠르게 생각에서 빠져나왔다.발신자가 시후인 걸 확인한 뒤 마음을 정리하고 전화받았다. 강솔이 말하기도 전에 시후가 먼저 물었다. [저 지금 집 앞인데요. 집에 있어요?]“네. 잠깐만 기다려요.” 강솔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시후는 밖에서 기다렸다.얼마 뒤 강솔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강솔을 보자 시후는 조금 미안해졌다. 지안의 생일에 강솔과 중현을 같은 공간에 억지로 남겨 둔 일이 떠올랐다.하지만 강솔은 그 일에 대해 시후에게 따질 생각이 없었다. 지금 머릿속에는 중현과 자신 사이에 계속 생기는 애매한 연결을 끊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중현이 자신에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싫었고, 둘이 자꾸 마주치고 얽히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지안의 생일 파티 이후, 두 사람이 만나고 대화하는 횟수는 현저히 늘었다.시후가 먼저 물었다. “어제 사고를 당했다고 들었어요.” H시에 오기로 한 뒤 레미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이 일을 알게 됐다. 원래는 강솔과 중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재미 삼아 물어보려던 참이었다.강솔은 담담하게 답했다. “네.”“몸은 괜찮아요?”“괜찮아요.”시후는 안도했다. 강솔과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 가는 데는 익숙하지 않았다. “다행이네요. 앞으로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일 생기면 그냥 중현이한테 연락해요. 감정 없는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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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화

강솔이 아주 차분하게 답했다. “지안 아빠가 친구끼리는 원래 그렇게 지내는 거라고 했어요.”시후는 할 말을 잃었다.‘무슨 친구가 그렇게 지내?’시후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래 머물 생각은 없었다. “그럼 제가 할게요. 대신 정식으로 시작하기 전에 작은 부탁 하나만 해도 돼요?”강솔이 답했다. “말해 봐요.”시후는 진지하게 물었다. “나중에 하중현이 이 일 때문에 저를 없애 버리려고 하면, 그때는 강솔 씨가 한마디만 해 줄 수 있어요?”강솔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바라봤다.시후가 덧붙였다. “막 애원해 달라는 게 아니라요. 그냥 자연스럽게 저 좀 놔주라고 말해 주면 돼요.”강솔은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만약에 정말로 그런 일이 생기면 그렇게 할게요.”중현은 적에게는 가차 없지만 친구까지 함부로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시후와 오랜 친구였으니 정말 화가 나도 크게 해치지는 않을 것이다. 기껏해야 사람을 시켜 짐과 함께 J시로 돌려보내는 정도일 터였다.게다가 이 일은 원래 강솔과 시후 사이의 약속에서 시작됐다.이야기를 마친 뒤 시후는 돌아갔다.시후를 보내고 강솔은 신동과 홍일을 찾았다. 자신에게 경호가 필요한 건 맞았다. 하지만 이번에 신동이 자신 때문에 죽을 뻔한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두 사람과 이번 일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고 싶었다.강솔이 왜 불렀는지 들은 신동은 웃음을 터뜨렸다.강솔이 의아하게 물었다. “왜 웃어?”신동은 웃을 때 밝고 보기 좋았다. “어떤 사람들은 경호원이 목숨까지 걸고 지켜 주길 바라는데, 아가씨는 저희가 다칠까 봐 더 걱정하시잖아요. 아가씨, 경호받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가지실 각오가 좀 부족하십니다.”강솔이 눈으로 경고했다. “장난치지 마.”홍일이 차분하게 말했다. “아가씨를 보호하는 건 저희 일입니다. 계약할 때부터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었으니 계속 미안해하실 필요 없습니다.”신동도 맞장구쳤다. “맞습니다.”강솔이 다시 말하려 했다. “그래도...”신동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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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9화

시후가 도착했을 때 중현은 강 비서에게 일을 지시하고 있었다.지난 일 때문에 중현은 아직 시후에게 불만이 남아 있었다.시후가 들어오자마자 말했다. “내 꼴도 보기 싫다는 거 알아. 나도 부탁받은 거 아니었으면 굳이 와서 네 눈앞에 안 나타났어.”두 사람은 원래 점잖게 돌려 말하는 사이가 아니었다. 시후는 성큼성큼 걸어가 중현의 책상 위에 걸터앉았다.중현은 한 번 쳐다보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시후는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편했다. 그래도 강솔의 부탁을 떠올리며 중현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 “자, 한번 안아보자.”중현은 눈썹을 찌푸렸다. 옆 소파에 있던 레미도 고개를 들었다.강 비서의 눈이 커졌다.세 사람 모두 시후를 이상하게 바라봤다. 도무지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시후는 엄청난 부담을 견디며 중현을 안으려 했다. “지난 일은 내가 잘못했어. 사과할게. 서로 한번 안고 지난 일은 다 없던 걸로 하자. 어때?”중현은 한 손으로 시후를 막았다. “갑자기 왜 이래?”강 비서는 눈치 빠르게 방을 빠져나갔다.지금은 자리를 비워주는 게 좋다는 직감이 들었다.연애를 해 본 적 없는 시후는 강솔이 말한 ‘여자친구처럼 대하기’가 정확히 어떤 건지 몰랐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본 장면과 주변 연인들의 행동을 떠올렸다. “이렇게 막 거절하면 나 서운한데. 넌 내가 안 불쌍해?”중현의 짙은 시선이 시후에게 꽂혔다. 헛소리를 한 번만 더 하면 바로 밖으로 던져 버리겠다는 뜻이 분명했다.시후는 한발 물러섰다. “됐다. 내가 참지, 뭐.”시후는 책상에서 내려오며 자연스럽게 중현의 컵을 집었다. “따뜻한 물 좀 받아 올게. 날도 추운데 찬 거 너무 마시지 마.”중현이 손으로 막았다. 눈빛만으로도 강한 압박감이 느껴졌다.레미는 더 보고 있을 수 없었다. 노트북을 들고 일어났다. “난 먼저 갈게. 둘이 천천히 얘기해.”시후가 입을 열어 해명하려 했다.레미가 갑자기 다시 돌아섰다. “아, 맞다.”시후와 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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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처음에 만나기로 했던 날은 강솔이 습격을 당하는 바람에 약속이 미뤄졌다.이제 시간이 난 만큼 미뤘던 이야기를 마칠 필요가 있었다.그날 오후, 레미가 강솔을 찾아왔다.여태진이 어떤 수를 더 준비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레미는 만날 장소를 강솔의 집으로 정했다.짧게 안부를 나눈 뒤 강솔은 바로 용건을 말했다. “조사해 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레미가 곧바로 물었다. “진씨 집안 관련?”강솔의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 이렇게 바로 맞힐 줄은 몰랐다.레미는 편안한 어조로 설명했다. “사고 나기 전에 네가 나한테 전화했던 걸 보면 여태진 쪽 관련 일은 아닌 것 같았어. 스승님한테도 부탁하지 않은 일이라면 남는 건 진씨 집안 쪽이고.”강솔은 돌려 말하지 않았다. “예전에 진 회장님이 크게 아파서 입원했던 내막을 알고 싶어.”레미가 바로 답했다. “알았어.”강솔이 덧붙였다. “오래전 일이라 다 못 찾아도 괜찮아.”레미는 확신 있게 말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면 반드시 어딘가에 흔적은 남아 있기 마련이야. 다만 너무 오래돼서 시간이 좀 걸릴 수는 있어. 찾고 나면 연락할게.”강솔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두 사람의 이야기가 끝난 직후 아래층에서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잠시 뒤 홍일이 올라와 보고했다. “아가씨, 진씨 집안 쪽에서 사람이 왔습니다.”강솔이 물었다. “누구?”“진무천과 진도엽입니다.”강솔은 미간을 살짝 좁혔다. 잠깐 생각한 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강솔이 내려오자 진무천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솔아, 괜찮니?”강솔은 겉으로는 예의를 갖췄다. “큰외삼촌이랑 오빠가 여기까지 웬일이세요?”진무천이 직접 말했다. “어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일이 있었다고 듣고 놀라서 와 봤다.”진무천은 강솔을 위아래로 살펴보며 물었다. “몸은 괜찮은 거지?”강솔이 답했다. “네, 괜찮아요.”진무천이 안도한 듯 말했다. “다행이다. 우리가 그 소식 듣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강솔은 가볍게 웃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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