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도현이 짧게 답했다.“그분들이라면 충분히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겠네요.” 강솔은 잠깐 놀랐을 뿐 금세 평정을 되찾았다. “부모님께 전해주세요. 재산이든 지안이의 양육권이든 저와 하중현 사이의 문제예요. 그분들과는 상관없습니다.”“하중현이 제게 넘긴 건 혼인 중 기간에 형성된 재산에 관한 정리였고, 게다가 직계 존속인 부모가 재산 반환을 요구할 권리는 없습니다.”도현은 말없이 강솔을 바라봤다. 안경 너머의 눈에 설명하기 어려운 기색이 스쳤다.강솔이 먼저 선을 그었다. “다른 용건이 없으시면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도현은 잠시 침묵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다른 걸 내놓고 교환하자고 하면 어떻습니까?”강솔은 의아하게 도현을 바라봤다. 평소의 도현답지 않은 제안이었다.“중현이 약속에 집착하는 이유는 알고 계시겠죠. 오랫동안 그 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건 부모님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도현은 천천히 말을 풀었다.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도현도 강솔을 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원하는 걸 손에 넣으려면 거래할 만한 것을 제시해야 했다.강솔이 저도 모르게 물었다. “뭔데요?”도현은 강솔에게 아직 중현을 향한 마음이 남아 있다는 걸 눈치챘다. “중현이는 당시 그 일을 부모님이 일부러 꾸민 건지, 정말 우연히 그 시기와 겹친 건지 모릅니다.”강솔은 대답하지 않았다. 시후에게 들었던 과거가 떠올랐다.“중현이 넘긴 재산과 지안이의 양육권을 우리 쪽에 돌려주신다면 그 답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도현이 덧붙였다. “서무진이 왜 망설임도 없이 건물에서 뛰어내렸는지도요.”강솔의 눈빛이 깊어졌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회사까지 무너져서 심리적으로 견디지 못한 거 아니었나요?”“그 정도 일로 쉽게 무너질 사람이었다면, 중현이 받아주지도 않던 시절에 계속 찾아가 장난치고 웃기려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도현이 말했다. “서무진은 강하고, 밝고, 낙천적인 사람이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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