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철은 사실 채연서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채연서가 스스로 물어왔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냈다.“그날 나는 채 대표와 지 대표의 디자인을 각각 평가했어요. 채 대표는 이미 알고 있었을 거예요. 내가 두 사람의 작품을 헷갈렸다는걸요.”“그런데도 채 대표는 원래 지 대표에게 돌아가야 했던 대우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죠.”“저는...”“내가 틀렸나요?”채연서는 한마디 반박도 하지 못했다.“진심으로 사과하고 보상하고 싶다면, 대상은 내가 아니라 지 대표여야 할 거예요.”“채 대표, 편법으로 버틴 길은 오래 못 가요.”충고를 끝낸 노승철이 자리를 떠나자, 채연서는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작품을 바꿔치기한 것도 아닌데 왜 자신에게 화살을 돌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분한 마음에 주변을 둘러본 채연서는, 지나윤이 주성훈에게 어떤 장신구를 건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그것은 금빛 비녀였는데 순금으로만 제작되었고 별도의 보석 세팅은 없었다.그러나 고풍스러운 기법, 샌딩, 화문선, 에나멜 등 여러 공예를 결합해 만든 정교한 물건이었고,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그리고 이 비녀는 지나윤이 당시 완성하고도 제출하지 못했던 작품이었다.“제가 온라인 기사에서 주성훈 회장님과 사모님이 전통 혼례를 올리셨다는 걸 보고요.”“사모님께서 중식 느낌의 장신구를 좋아하실 것 같아 순금으로 제작했어요.”“비녀의 형태는 회장님이 사모님께 청혼하셨던 장소, 월명동 피서 별장을 모티브로 삼았고요.”주성훈은 비녀를 천천히 케이스에 넣고 미소로 화답했다.“협회장님, 제 디자인이 어떠신가요?”지나윤이 조심스레 묻자, 이쪽으로 꽤 노련한 주성훈은 오히려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예전 같았으면 내가 이걸 보고 크게 놀랐을 거예요. 감탄도 했을 거고요. 하지만 지금은 말이죠...”주성훈은 어깨를 가볍게 으쓱했다.“그냥 지 대표 평소 수준이네요.”지나윤은 잠시 멍해졌다.무슨 뜻인지 단박에 이해가 되는 듯 또 이해가 안 되는 듯한 복잡한 느낌이었다.주성훈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