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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Chapter 561 - Chapter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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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이번에 지나윤이 이씨 집안 사람들과 식사를 한 것도, 결국 이씨 집안이 지나윤에게 유시진의 아내 자리를 이안영에게 넘기게 하려는 목적 때문이었다.결국 모든 이유는 유시진 때문이었다.장우영 개인적으로는 지나윤과 이씨 집안 사이에 따로 조사할 만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유시진의 지시가 있는 이상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도로 건너편에서 지나윤이 이원호와 채윤화를 향해 거칠게 쏟아내듯 말한 뒤, 분을 참지 못한 채 자신의 차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장우영이 물었다.“앞으로도 지나윤 씨 계속 따라갈까요?”유시진은 깊은 눈으로 지나윤의 흰색 BMW3 시리즈가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봤다.지나윤은 속이 뒤집힌 채 빠르게 차를 몰았다.이미 어느 정도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었지만, 운명은 또다시 자신을 이씨 집안과 얽히게 만들고 있었다.지나윤은 운전하면서 억지로 다른 생각을 하려 했다.그때, 길가에 모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원재를 발견했다.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었고, 그 사람들은 길거리 레이스를 하려는 것처럼 보였다.지나윤은 차를 천천히 세우고 시선은 우원재에게 꽂혔다.“설마 우원재 여기서 레이스 하려는 거야?”말이 끝나기도 전에 휴대폰이 울렸는데 발신자는 우원재였다.“여보세요, 우원재?”[지나윤,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절대 못 맞힐걸?]지나윤은 앞 유리를 통해, 사람들 사이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우원재를 바라보며 말했다.“너 C국에 있잖아.”[와, 그거 어떻게 맞혔어?]지나윤은 웃음을 참고,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우원재의 말을 들었다.[그럼 내가 C국에서 뭐 하는지는 절대 못 맞히겠지?]“길거리 레이스 중이잖아.”[너 초능력 있냐? 어떻게 다 맞혀?]우원재가 놀라면 놀랄수록, 지나윤은 더 웃음이 나왔다. 자신이 지금 C국에 있고, 바로 차 안에서 우원재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려던 순간, 우원재가 다시 포기하지 않고 물었다.“그럼 내가 누구랑 레이스하는지는 절대 못 맞힐걸?”이 질문은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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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주변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우원재는 눈을 크게 뜬 채 말을 잇지 못했다.“당신 뭐라고 했어요?”“당신이 가지고 있는 당신 집안 회사 지분 전부 달라고 했잖아요.”이안영이 다시 한번 미소를 띠며 말했다.우원재는 현재 YS그룹의 2대 주주였다.그 지분을 전부 넘긴다면, 이안영은 곧바로 YS그룹의 실질적인 2인자가 되는 셈이었다.우원재는 아무리 생각해도, 단순한 길거리 레이스 한 판으로 집안 지분을 요구받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남자가 한 번 한 말은 돌이킬 수 없는 거예요. 설마 여기서 말을 주워 담을 생각이에요?”“난...”우원재는 말문이 막혔다.수많은 시선이 자신을 향해 쏠리고, 이안영의 압박까지 더해져 꼼짝도 못 하던 순간이었다.그때,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짚자 우원재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이안영 씨, 저랑 한 판 붙어 볼래요?”지나윤은 한 손으로 우원재의 어깨를 누른 채, 침착하게 이안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이기면, 우원재가 약속한 조건은 무효로 하고, 이안영 씨가 이기면, 제가 가진 HF그룹 지분까지 걸죠. 어때요?”이안영은 아무렇지 않게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지나윤을 위아래로 훑어봤다.지나윤은 정장 차림이었고, 어느 쪽으로 봐도 길거리 레이스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이번에 C국에 온 이유가 전석준 판사를 만나기 위해서였으니, 당연히 그런 차림일 수밖에 없었다.주변에 모인 사람들 대부분은 이안영의 팬이었다.그랬기에 그 사람들의 눈에 지나윤은 그저 관심을 끌려는 사람처럼 보였다.“어디서 온 사람이지? 레이싱이 뭔지는 아는 건가?”“레이싱은커녕 평소 출퇴근도 남자친구가 운전해 주는 거 아닌가?”“핸들 잡아 본 적은 있는 건가요?”“지금 누구한테 도전하는지 알고는 있어요?”“이안영은 C국 레이싱 여신이라고요!”“그것보다 차는 있긴 해요? 당신 차는 보이지도 않는데요?”사람들은 지나윤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비웃었다.우원재마저 지나윤의 귓가에 다가와 낮게 말했다.“이안영 진짜 만만한 상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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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차 자체 성능도 좋았고 이미 튜닝까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리어 윙 각도까지 세밀하게 조정된 상태였다.“고마워요.”지나윤은 그렇게 말하고 차에 타려던 순간, 우원재가 여자의 팔을 붙잡았다.“지나윤, 진짜 조심해. 이안영 상대하기 쉽지 않아. 코너링은 거의 완벽하고, 마지막 직선 가속도...”“응, 알겠어.”지나윤은 은회색 페라리에 올라탔고, 이안영은 레드 포드에 탔다.우원재와 구경꾼들은 고가도로 위로 올라갔다.이 시간대의 이 고가도로는 통제 중이어서, 길거리 레이스를 구경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우원재는 두 손을 꽉 쥐고,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긴장했다.혹여나 지나윤이 질까 봐 두려웠다.낯선 코스에, 직접 세팅한 차도 아닌 상황이었다.이번에 지나윤이 나선 건 전부 자신 때문이었다.만약 지나윤이 지면, 자신이 가진 지분까지 이안영에게 넘어가게 되는 셈이었다.그랬기에 우원재는 생각할수록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괜히 뭐든 들어주겠다는 말을 해서 이 사단이 난 것이었다.그런 생각이 들자 우원재는 머리를 툭툭 쳤다.그때는 이안영이 지분을 요구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우원재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빨간 포드에 시선을 고정했다.이안영은 재벌가의 양녀였지만 욕심도 크고 배포도 컸다.두 대의 차량이 준비를 마치고 심판이 시작을 알리자, 두 차량은 동시에 총알처럼 튀어 나갔다.구경꾼들은 애초부터 지나윤이 망신당하는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다.특히 출발 직후, 이안영의 빨간 포드는 순식간에 지나윤의 은회색 페라리를 따돌렸다.그러나 환호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첫 번째 코너에서 상황이 뒤집혔다.이안영이 브레이크를 밟아 감속하는 순간, 지나윤의 은회색 페라리가 갑자기 가속했다.“미친 거 아니에요?”“저 여자 자살하려는 거에요?”“저러다 바로 가드레일 박고 뒤집힐 거예요! 구급차 준비해요!”구경꾼들뿐 아니라, 우원재도 지나윤의 선택이 지나치게 무모하다고 느꼈다.하지만 모두가 사고를 확신한 그 순간, 지나윤은 손 브레이크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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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우원재는 이안영의 말을 듣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뭐예요? 그렇게 지고도 인정 못 하겠다는 거예요?”“인정 못 하는 건 본인 아닌가요?”이안영은 전혀 물러서지 않고 받아쳤다.“내가 한 번 더 기회를 안 줬으면, 당신 지분은 이미 제 거였을 텐데요?”“이안영 씨!”우원재는 얼굴이 벌게지도록 화를 냈다.그때 지나윤이 우원재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진정하라는 신호를 보냈다.“나도 한 번 더 기회 줄게요. 당신이 내가 탄 차가 마음에 든다면서요? 그럼 바꿔요. 당신이 내 차 타고, 나는 당신 차 타고 다시 한 판 붙어요.”지나윤의 말이 떨어지자, 방금까지 이안영을 편들던 구경꾼들도 조용해졌다.아까 지나윤에게 차를 빌려줬던 사람이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저 케빈이라고 해요. 친구 해도 될까요?”“네, 지나윤이에요.”지나윤은 케빈과 악수를 했다.“손 왜 이렇게 오래 잡고 있어? 괜히 사람 이용해서 스킨십 하지 마.”우원재가 지나윤의 손목을 잡아당겨 손을 빼냈다.이안영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점점 더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잠시 후, 코웃음을 치더니 빨간 포드를 몰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가자, 지나윤. 내가 야식 살게.”우원재는 지나윤의 손을 잡고, 신이 난 얼굴로 옆에 있는 이자카야로 향했다.두 사람은 몰랐다.둘의 모든 행동이 매서운 눈빛에 포착되고 있다는 사실을.블루 벤틀리 안,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장우영조차 숨이 막힐 것 같았다.지나윤이 우원재를 위해 나서서 이안영과 레이스를 벌이던 순간부터, 유시진은 줄곧 지켜보고 있었다.유시진은 창문을 내린 채, 은회색 페라리가 지나윤의 손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대표님, 나윤 씨 운전 실력이 이렇게 좋은 줄은 몰랐네요?”장우영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뒷좌석에 앉은 유시진의 얼굴은 그림자에 잠겨 있었고, 또렷한 이목구비 윤곽만 어둠 속에 선명하게 드러났다.“나도 몰랐어.”지나윤이 BYC 마스터라는 사실도, 지나윤과 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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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불쌍하다고?”지나윤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고, 우원재는 뒷머리를 긁적였다.“형은 너랑 이혼하면, 아마 부모님한테 끌려다니면서 이씨 집안 양녀랑 결혼하게 될 거야. 그 여자 예쁘긴 한데 욕심이 너무 많아. 좋은 사람 같지는 않더라.”말하면 할수록 우원재는 유시진이 더 안쓰럽게 느껴졌다.“이렇게 보니까 형은 여자 복 진짜 없네. 다 안 좋은 인연이야. 예전에 그 채연서도 그렇고, 형을 얼마나 속였는지...”“애초에 형 첫사랑도 아닌데 계속 첫사랑인 척하면서 이득만 다 챙겼잖아. 그렇게 망한 건 진짜 하늘이 도운 거지.”우원재의 단정적인 말에, 지나윤은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지었다.‘뭐가 하늘의 뜻이란 말이지?’채연서가 몰락한 건 전부 지나윤이 직접 만든 결과였다.물론 먼저 함정을 판 쪽도 채면서였기에 결국 자업자득이었다.그리고 유시진에 대해서는...“자기 첫사랑도 못 알아보는 거 보면 웃기지 않나?”지나윤은 과일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어쩔 수 없지. 형은 그때는 어렸고, 같이 있던 시간도 길지 않았잖아. 그래도 워낙 강렬한 기억이라 계속 잊지 못한 거지.”“그렇게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으니까 착각할 수도 있는 거고. 제일 나쁜 건 채연서야. 아니면 아니라고 해야지, 왜 아닌 걸 인정하냐고.”우원재의 설명을 들으며, 지나윤의 마음은 점점 크게 흔들렸다.어렸던 시절, 함께한 시간은 짧지만 깊이 각인된 기억...소년원에서 유시진과 함께했던 시간이 머릿속에 떠올랐다.지나윤은 입술을 벌리고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우원재...”그때, 문에 달린 풍경이 딸랑딸랑 울리자 지나윤과 우원재는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곧 유시진이 장우영을 데리고 들어오고 있었다.“여기서 뭐 하고 있어?”지나윤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유시진은 지나윤 옆에 앉아 있는 우원재를 한 번 훑어보더니, 차갑게 두 글자를 내뱉었다.“불륜 현장 잡으러.”그 말에 우원재가 물을 뿜어냈다.“농담이야.”장우영이 재빨리 의자를 빼 주었고, 유시진은 지나윤 옆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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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유시진은 소주잔을 쥔 채, 엄지손가락으로 잔 벽을 몇 번 문질렀다.“응.”결국 유시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짧게 한 마디만 내뱉었다.이자카야에는 지금 이 네 사람뿐이었다.네 사람이 모두 입을 다물자, 가게 안은 순식간에 묘지처럼 조용해졌다.우원재와 지나윤은 모두 차를 가져왔고, 장우영은 유시진의 운전기사였다.그래서 이 자리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은 유시진뿐이었다.“시간도 늦었으니까 먼저 갈게.”지나윤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내가 데려다줄게.”우원재가 말하는 동시에 유시진이 지나윤의 손을 붙잡았다.유시진의 손은 차갑게 식어 있어 마치 얼음이 그대로 닿은 것만 같았다.“이혼하기 전까지 잠깐만이라도 더 같이 있어 주면 안 돼?”유시진의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지만 어딘가 간청하는 기색이 섞여 있었다.지나윤은 눈을 내리깔고 유시진을 바라보지 않았다.이 시점에 와서 유시진이 무엇을 붙잡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유시진이 과거 채연서를 향한 감정이 진짜 사랑이었든, 아니면 잘못된 첫사랑에 대한 착각이었든 상관이 없었다.유시진이 직접 둘의 아이를 잃게 만든 순간부터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지나윤이 손을 빼려 하자 유시진의 손가락이 더 강하게 움켜쥐었다.그러나 더 세게 잡을수록 지나윤의 손은 더 빠르게 빠져나갔다.결국 유시진의 손에는 차가운 공기만 남았다.우원재는 곧바로 지나윤을 따라 이자카야 밖으로 나갔다.“지나윤, 내가 데려다줄게!”지나윤이 돌아봤다.“괜찮아. 나 차 가지고 왔어.”“그래도 밤늦게 혼자 운전하는 건 위험해.”우원재가 진지하게 말했다.지나윤은 우원재의 진심 어린 걱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마워, 우원재...”지나윤이 미소를 짓자, 우원재는 얼굴이 붉어져 머리를 긁적였다.“근데 너 혼자 운전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건 아무 조건이나 다 들어주겠다고 하는 거야. 다음부터는 그런 말 절대 하지 마.”지나윤은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흰색 BMW3 시리즈에 올라탔다.우원재는 멀어지는 차를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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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유태산은 거만한 태도로 명령을 내렸지만, 유시진은 곧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그와 동시에, 지나윤은 A시로 돌아와 HF그룹에 있었다.지나윤은 장부를 조사하고 있었고, 특히 유씨 성을 가진 고위 임원들의 계좌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었다.한편, 유태산은 양화영을 데리고 C국 메서든 호텔에 도착했다.호텔 입구에 블루 벤틀리를 몰고 나타난 장우영을 보자, 두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보니까 시진이는 그래도 말은 잘 듣네.”양화영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흠, 지나윤이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이혼하겠다고까지 했는데, 시진이가 바보도 아니고. 이런 때일수록 당연히 안영을 잡아야지.”유태산은 그렇게 말하며 양화영과 함께 걸음을 옮겼다.네 사람은 함께 경매장 안으로 들어갔다.“시진아, 이번 보석 경매는 내가 다 알아봤어. 마지막에 나오는 컬러 팬시 옐로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있는데, 무려 76캐럿이야.”“P국 왕실에서 대대로 내려오던 물건이야. 이안영은 안목이 높은 아이라 평범한 보석으로는 절대 마음을 못 얻어.”“그러니까 이 목걸이는 반드시 낙찰받아야 한다. 알겠냐?”“네.”유시진은 짧게 대답했다.결국 그 왕실 전통의 76캐럿 팬시 옐로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유시진의 손에 들어갔다.낙찰가는 무려 7천만 달러였다.낙찰이 끝난 뒤, 양화영이 팔꿈치로 유태산을 살짝 찔렀다.유태산은 헛기침을 한 뒤 유시진에게 말했다.“이걸 이안영 생일 선물로 주면 분명 좋아할 거야. 그때 바로 청혼해.”“그러면 우리랑 이씨 집안은 사돈이 되고, 그 국제 철도 프로젝트도 자연스럽게 우리 손에 들어와.”유시진은 아무 표정 없이 유태산을 힐끗 바라보고는 짧게 답했다.“네.”유시진이 순순히 받아들이자 유태산과 양화영은 안심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두 사람의 눈에는 지나윤이 공개적으로 이혼을 선언한 것이 오히려 기회처럼 보였다.유시진이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이안영을 마다하고 지나윤에게 매달릴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시진아, 꼭 기억해.”메서든 호텔을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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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변호사는?”지나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유시진이 협의 이혼을 끝까지 거부했기에, 지나윤은 어쩔 수 없이 이혼 소송이라는 방법을 선택했다.증거는 충분했고, 전석준 판사 역시 이미 손을 써둔 자기 사람이었다.거의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 확실했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지나윤은 변호인단을 대거 꾸려 만반의 준비를 해두었다.유시진이 이혼을 얼마나 거부해 왔는지 알기에, 지나윤은 그 역시 자신처럼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려 치열하게 맞설 것이라 생각했다.하지만 현실은 달랐다.유시진은 비서조차 없이 혼자였다.그랬기에 지나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유시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곧 유시진의 미소가 한층 짙어졌고 별빛처럼 반짝이는 눈동자에는 은근한 장난기가 어렸다.“난 변호사 필요 없어.”지나윤은 입을 열었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순간, 깨달았다.유시진이 변호인단을 데려오지 않은 이유는, 이미 마음을 정리했기 때문이라는 것을.이혼을 더 이상 거부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그래서 굳이 변호인단을 준비할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지나윤은 숨을 한 번 고르고 가볍게 웃었다.“그럼 다행이네.”오늘 재판은 예상보다 훨씬 수월하게 끝날 것 같았다.양측은 법정에 들어섰다.한쪽은 기세가 압도적이었고, 다른 한쪽은 홀로 서 있었지만 여유로웠다.전석준 판사는 절차에 따라 원고 측의 주장과 증거 제출을 진행했다.재판은 지나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정말 순조로웠다.그 이유는 단 하나였다.유시진이 단 한 번도, 그리고 단 한 마디도 반박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 태도는 지나윤을 안심시켰다.두 사람은 시선이 마주쳤고 지나윤은 처음으로 느꼈다.자신과 유시진 사이에 합이 맞는 순간들을 말이다. 이혼, 그것이 두 사람에게 가장 좋은 결말이었다.지나윤은 그렇게 생각했다.그리고 유시진도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묘하게도 다행스럽게 느껴졌다.이혼 소송은 보통 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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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그때는 유시진이 먼저 다가와 고백했기 때문에, 지나윤은 마치 무언가를 되찾은 것 같은 감정을 느꼈다.그래서 단 한 번도 유시진과 다툰 적이 없었고 늘 일방적으로 맞춰주기만 했다.이에 지나윤은 눈을 내리깔았고 입가에는 자조적인 기색이 스쳤다.“맞아. 그래서 아라가 나처럼 되는 건 싫어.”“미안해, 내가 괜한 얘기를 꺼냈네.”백이천이 먼저 사과했다.“차라리 이혼하고 나서 뭐 할 건지 얘기해 볼까?”“그건...”지나윤은 턱을 괴고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시간이 조금 흐른 뒤, 판결문이 각각 지나윤과 유시진에게 전달되었다.지나윤은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가, 판결문을 확인한 순간 그대로 굳어버렸다.한편, 유시진은 C국에 있었다.유태산, 양화영과 함께 이안영의 생일 파티에 참석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이안영의 생일 파티는 월아산 중턱 별장에서 열렸다.초대된 사람은 유씨 집안뿐만이 아니었다.유태산, 양화영, 유시진이 도착했을 때, 이미 별장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손님들은 모두 C국에서 이름 있는 인사들이었고, 다른 나라의 정계 인사와 재계 거물들도 포함되어 있었다.유태산의 얼굴에는 곧바로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이런 자리는 인맥을 넓히고 사업을 확장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그래서 이런 자리를 무척 좋아했다.하지만 양화영의 표정은 어딘가 무거웠다.원래는 이씨 집안이 유씨 집안만 따로 초대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을 부른 걸 보니 특별히 대우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생각했다.양화영은 이안영에게 선물을 건네는 젊은 남자들이 셀 수 없이 많다는 것도 눈치챘다.마치 A시에서 유시진이 생일을 맞이했을 때처럼, 값비싼 선물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분위기였다.“시진아...”양화영이 유시진의 곁으로 다가와 눈짓을 보냈다.“이제 선물 꺼내야지.”7천만 달러짜리 보석.양화영은 그것 하나면 다른 경쟁자들을 단번에 눌러버릴 수 있다고 확신했다.이안영 역시 몰래 몇 번이나 유시진을 훔쳐보고 있었다.유시진과 지나윤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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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이 택배는 상당히 높은 보험이 걸린 물건인 듯했다.택배 기사는 지나윤의 신원을 여러 차례 확인한 뒤, 직접 손에 건네주었다.지나윤은 호기심이 생겼다.기사가 돌아가자마자 곧바로 포장을 뜯었다.겉 포장을 찢고 안에 든 케이스를 보는 순간, 무언가 보석일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상자를 열자 시선이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갔다.안에는 예상대로 보석이 들어 있었다.다이아몬드 목걸이였다.옐로 골드 체인에는 촘촘하게 다이아가 박혀 있었고, 한 겹이 아니라 세 겹으로 이루어져 있었다.각각의 체인은 정교한 앤티크 조각 공법으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복잡하면서도 극도로 화려했다.다이아몬드로 가득 찬 세 겹의 조각 체인만 봐도 눈이 부실 정도였다.그 아래에는 펜던트가 달려 있었다.흠 하나 없는 팬시 옐로 다이아, 크기만 봐도 상당한 무게를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박물관에 전시해도 손색없는 수준이었다.다이아몬드는 쿠션 컷으로 세공되어 있었고, 주변에는 핑크 다이아가 두 겹으로 둘러져 포인트를 더하고 있었다.이는 유난히 눈에 띄는 디자인이었다.이 목걸이는 디자인부터 제작 방식까지, 짙은 유럽 왕실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고, 고전적인 품격이 살아 있었다.지나윤은 한동안 그 목걸이를 바라보다가 문득 떠올렸다.이건 P국 왕실에서 내려오던 그 옐로 다이아 목걸이였다.에밀리아 공주가 세상을 떠난 뒤, 경매에 나왔던 바로 그 물건.“그럼...”이걸 보낸 사람은 누구지?지나윤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백이천이었다.오늘 막 판결문을 받은 날이니, 이혼을 축하하는 의미로 보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상했다.판결문은 방금 막 도착한 것이었고 백이천이 그 사실을 알 리 없었다.같은 날, 정확히 이 타이밍에 선물을 보냈다는 건...곧 유시진이 떠오른 지나윤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유시진 역시 지금쯤 판결문을 받았을 테니까.하지만 유시진이 이런 선물을 보낼 이유는 없었다.이 왕실 유산급 목걸이는 그 자체의 가치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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