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적인 상황은 지나윤이 전화로 이미 거의 다 설명해 두었다.지금 백이천은 그저 조용한 청자가 되어 지나윤이 하소연하는 말을 듣고 있을 뿐이었다.백이천 역시 속으로는 씁쓸했다.혼인관계증명서를 확인한 결과, 지나윤은 현재 기혼 상태이며 이혼한 기록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나윤은 이 결과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고, 이는 백이천도 마찬가지였다.백이천은 어렵게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났고, 어렵게 지나윤이 이혼했다는 소식을 기다렸으며 어렵게 지나윤의 공식 남자친구가 되었다.그런데 지나윤이 기혼이라니.백이천의 분노는 갈 곳을 찾지 못했다.백이천의 분노는 당연히 지나윤을 향한 것이 아니라 유시진을 향한 것이었다.지금 이 순간 지나윤이 화를 내고 있는 상대 역시 유시진이었다.“유시진 그 사람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결국 빙빙 돌다가 나 놀리려는 거였던 거야?”사실 이럴 때는 술을 마셔야 했으나 지나윤은 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이에 백이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령 질문에 자신이 답할 수 있더라도 말하지 않았다.유시진이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백이천은 유시진이 지나윤을 사랑하는지 아닌지는 알지 못했다.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알고 있었다.유시진은 지나윤이 자기 아내가 되기를 원한다는 것이었다.그래서 유시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나윤과 이혼할 생각이 없었다.밖에서는 블루 벤틀리가 이미 사라지고 없었고 어디로 향했는지 또한 알 수 없었다.밤이 깊어지자 거리에 불빛이 하나둘 켜졌고, 지나윤은 술을 조금 마신 탓에 백이천의 차를 타고 집에 돌아갔다.백이천이 곁에 있었기에 지나윤은 술로 괴로움을 달래며 자신을 만취 상태로 몰아넣지는 않았다.다만 백이천은 지나윤이 감정을 조금은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회원제로 운영되는 클럽에 데려가 술을 조금만 마시게 하고 함께 댄스 플로어에서 미친 듯이 춤을 추었다.지나윤은 그렇게 마음껏 춤을 춘 적이 거의 없었다.마음을 풀어내고 나니 막혀 있던 가슴이 한결 시원해졌다.“오늘은 푹 자.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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