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석과 온유란이 도착했을 때도 연우진은 여전히 볼이 잔뜩 부어 있었다. 방 안을 가득 메운 웃음소리가 모두 자신을 놀리는 것만 같았는지, 조그만 얼굴에는 좀처럼 서운한 기색이 가시지 않았다.온유란은 아이 곁으로 몸을 낮추더니, 부드러운 손길로 보송보송한 머리를 쓰다듬었다.“우리 우진이, 누가 괴롭혔어?”연우진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새침하게 고개를 돌렸다.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토라진 마음만큼은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온유란이 웃으며 말랑한 볼을 살짝 꼬집자, 아이의 두 뺨이 금세 발갛게 달아올랐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육남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제 아들은 또래보다 유난히 조숙해 한번 마음이 상하면 좀처럼 달래기 어려웠다. 그런데도 이상하리만큼 온유란을 좋아해서, 그녀가 눈을 맞추고 방긋 웃어 주기만 하면 금세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정말이지, 육남혁으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온유란은 곁에 있던 손범진을 잠시 들여다보았다. 포대기 속에 폭 싸인 작은 얼굴을 바라보던 그녀는 미소를 머금은 채 두둑한 돈 봉투 하나를 아기 곁에 놓아 주었다.그때 뜻밖에도 하이석이 아이를 한번 안아 보고 싶다고 나섰다.그는 얼마 전부터 임산부와 신생아를 돌보는 법을 가르치는 강좌에 등록해 수업을 듣고 있었다. 육남혁의 추천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초보 아빠 교실에 등록한 동기이기도 했다. 가끔 만나면 그동안 무엇을 배웠는지, 어떤 방법이 유용했는지를 제법 진지하게 이야기하며 서로의 학습 성과와 경험을 나누곤 했다.마침 오늘은 하이석에게 배운 것을 직접 실습해 볼 기회가 생긴 셈이었다. 아기를 품에 안고 그동안 익힌 솜씨를 시험해 보기로 한 것이다.그러나 수업 시간에 안아 본 것은 어디까지나 차갑고 가벼운 모형 아기뿐이었다. 따뜻한 체온과 옅은 젖내를 품은 진짜 아기를 처음 안아 보니, 팔에 전해지는 무게부터 보드라운 감촉까지 모든 것이 달랐다. 조그만 몸이 혹시라도 불편할까 봐 하이석의 움직임도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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