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지구대로 갔어요. 추가 조사도 받아야 하고, 진술서도 작성해야 한대요.”“허경빈도 갔어요?” 방주헌이 묻자 서은주는 고개를 끄덕였다.“우리한테는 먼저 돌아가라고 했어요. 하채린 쪽 일은 이미 정리됐으니 걱정하지 말라고요.”방주헌이 코웃음을 쳤다.“누가 그 자식을 걱정한대요? 제가 궁금한 건, 허경빈이 대체 언제부터 송씨 집안의 그 아가씨와 엮였느냐는 거죠. 손까지 물렸던데, 그 집 경호원이 나서서 알리바이까지 증명해 줬잖아요.”“말하고 싶으면 자기가 알아서 말하겠죠. 자, 이제 돌아갈까요?”서은주는 웃으며 대화를 마무리하려 했다. 그러나 자타 공인 소문통인 방주헌은 이런 일에 유난히 촉이 빨랐다.“형수님, 뭔가 알고 계시죠?”“모른다니까요.”“아닌데. 아까 별실에서 분명 우리만 모르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방주헌은 서은주를 따라붙으며 어떻게든 캐물으려 했다. 하지만 육강민이 서늘한 눈길을 한 번 던지자 더는 입을 열지 못했다.결국 그는 손을 맞잡고 멀어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만 아쉽게 바라보았다.천하에 다시 없을 엄청난 이야기를 눈앞에서 놓친 것만 같아 속이 쓰렸다.*지구대 밖.허경빈은 눈앞에 선 아가씨를 바라보며 머뭇거렸다. 그녀가 자신을 위해 증언해 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평소답지 않게 말투까지 어색해졌다.“저기, 그러니까… 오늘은 고마웠어. 네가 나서서 도와줄 줄은 정말 몰랐거든.”“난 원래 사람보다 옳고 그름을 따져.”오늘 누명을 쓴 사람이 허경빈이 아니라 다른 누구였어도 똑같이 나섰을 거라는 뜻이었다.그 단호한 대답에 허경빈은 멋쩍게 웃었다.“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까?”“괜찮아.”“시간도 늦었고 혼자 가면 위험하잖아. 그냥 내가 데려다줄게.”“정말 그럴 필요 없어. 차도 있고, 운전기사와 경호원도 있으니 위험할 일은 없거든.”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태연하게 덧붙였다.“오히려 네가 나를 데려다줬다가 우리 집 사람들 눈에 띄면, 네가 더 위험해질 것 같은데.”곁에 서 있던 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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