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Bab 1131 - Bab 1140

1333 Bab

제1131화

“가장 좋은 방법은 네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거야.”진이화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요. 설도윤이 나한테 이럴 리 없어요!”“믿든 말든 상관없어. 어차피 우리가 받은 임무는 널 완전히 없애는 거니까.”두 남자는 준비해 온 밧줄을 꺼내 진이화의 목에 걸었다.모든 일이 순식간에 벌어졌다.진이화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목을 두른 거친 밧줄이 서서히 조여 왔다. 뻣뻣한 밧줄이 살을 파고들면서 숨길을 틀어막았다.손발이 모두 묶여 있어 제대로 몸부림칠 수도 없었다.진이화의 몸이 격렬하게 떨렸다.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심하게 충혈된 두 눈에는 공포와 절망이 어렸다.입에서는 죽음을 앞둔 짐승처럼 고통스러운 신음이 연달아 흘러나왔다.하지만 두 남자는 이런 일에 익숙한 사람들처럼 조금의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절망과 무력감에 몸부림치는 그녀를 지켜보면서도 손끝에는 한 치의 망설임조차 없었다.설도윤이 자신에게 이럴 리 없었다. 절대로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그러나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순간, 진이화는 문득 어젯밤 자신이 설도윤에게 건넨 선물을 떠올렸다.설마… 그 선물 때문에 자신을 죽이려는 건가?그렇다면 다정했던 말과 행동이 전부 거짓이었던 걸까?“도, 돈 있어요….”진이화는 남은 힘을 쥐어짜 가까스로 말을 토해 냈다.“나한테 돈이 있어요. 수억 원이나 돼요. 전부 드릴게요!”설도윤이 보내 준 돈이 떠오른 것이다.두 남자는 그 말을 듣자마자 밧줄을 당기던 손을 멈췄다.목을 조이던 힘이 사라지자 진이화는 바닥에 쓰러진 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한참 동안 목이 찢어질 듯 기침한 뒤에야 겨우 호흡을 되찾았다.“정말 돈이 있어요. 가방 안에 현금도 수백만 원 있고 카드도 여러 장 있어요!”남자 중 한 명이 밖으로 나가 그녀의 가방을 가져왔다.그는 설도윤에게 선물 받은 루이비통 가방을 아무렇게나 바닥에 내던졌다.진이화는 가방이 거친 바닥을 구르는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미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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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밸런타인데이 당일, 경성의 번화한 상업 지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설도윤이 보내 준 장소로 차를 몰고 가는 동안, 허경빈은 거리 곳곳에서 장미 꽃다발을 품에 안은 연인들을 마주쳤다. 상점마다 붉은 하트 장식과 반짝이는 조명이 가득했고,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도 달콤한 꽃향기와 들뜬 웃음소리가 떠돌았다.차가 정체 구간에 들어서자 허경빈은 잠시 휴대전화로 SNS를 확인했다.오늘만큼은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러 나온 모양이었다.서은주는 네 식구가 함께 수족관에 간 사진을 올렸다. 육남혁은 집에서 아기를 돌보느라 외출하지 못하면서도 연주에게 잊지 않고 선물을 건넸다.하이석과 온유란은 집에서 함께 저녁을 만든 뒤 손을 맞잡고 야경을 보러 나가는 중이었다.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요란한 사람은…역시 방주헌이었다.그는 강희진이 근무하는 건물 맞은편의 거대한 옥외 전광판을 통째로 빌려 공개 고백을 했다.화면에는 강희진의 사진과 함께 방주헌이 준비한 사랑 고백 문구가 번갈아 나타났다.정작 방주헌 본인은 아무것도 게시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허경빈의 SNS에는 온통 그의 전광판 사진과 영상이 가득했다.사람들은 역시 방씨 집안 도련님답게 연애할 때마다 씀씀이부터 남다르다며 앞다투어 놀려 댔다.허경빈도 방주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주헌아, 제법인데? 이렇게 요란하게 고백했으니 이모가 감동해서 울었겠네.]허경빈은 방주헌이 지금쯤 강희진과 붙어 있느라 답장을 보낼 여유도 없으리라 생각했다.하지만 메시지는 곧바로 돌아왔다.[경빈아, 나 망했어![왜?][우리 자기가 나랑 헤어지겠대!][왜 헤어지재?][내가 전광판을 빌려서 고백했잖아. 내가 보기에는 정말 잘 나온 사진만 골랐는데, 우리 자기는 전부 못생기게 나왔다면서 내 미적 감각까지 의심하더라고. 어떻게 내 미적 감각을 의심할 수가 있어?][둘이 싸웠어?][아니. 희진 씨는 오늘도 출근했거든. 주문 제작 보석을 상담하러 온 손님이 너무 많아서 내가 지금 옆에서 차 나르고 물 따르는 중이야.]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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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모든 준비가 끝났다.이제 송지아가 나타나기만 하면 됐다.“삼촌…”허경빈의 품에 안겨 있던 송민정이 그의 목에 바짝 붙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우리 고모가 설도윤 삼촌이랑 결혼하면 삼촌은 어떡해요?”“네 고모는 저 사람과 결혼하지 않아.”허경빈의 대답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정말요?”그가 확신에 차 고개를 끄덕이자 송민정은 눈을 반짝이며 조건을 내걸었다.“나한테 거짓말한 거면 하랑이를 주세요.”허경빈은 어이가 없었다.이 꼬마는 대체 왜 자꾸 하이석의 고양이만 탐내는 걸까?고양이가 그렇게 좋다면 나중에 직접 한 마리를 선물해 주면 될 일이었다.아니면 하랑이의 짝을 찾아 새끼를 낳게 하는 방법도 있었다. 한 배에서 여러 마리가 태어나면 그중 한 마리를 송민정에게 주면 되지 않을까?*십여 분 뒤, 쇼핑몰 직원이 CCTV를 확인하고 설도윤에게 송지아가 주차할 곳을 찾고 있다고 알려 왔다. 곧 쇼핑몰 안으로 들어올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설도윤은 주변 사람들에게 준비하라는 눈짓을 보냈다.그는 긴장을 가라앉히려 몇 번이나 크게 심호흡한 뒤, 커다란 꽃다발을 품에 안고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섰다.설씨 부모도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 청혼을 보러 가자고 권했다.설씨 가족들은 모두 격식을 갖춘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청혼을 준비하는 자리라기보다 당장 결혼식이라도 치를 듯 지나치게 성대하고 엄숙해 보였다.허경빈은 송민정을 안고 있다가 영문도 모른 채 송씨 집안의 네 어르신에게 둘러싸였다.서로 제대로 아는 사이도 아니어서 그는 잔뜩 몸을 낮춘 채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의지할 곳 하나 없는 난처한 처지였다.그때 송지아의 친할아버지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너는 어릴 때와 별로 달라진 게 없구나.”허경빈은 최대한 공손하게 웃어 보였다.“할아버님께서 어릴 때 저를 보신 적이 있으세요? 저는 왜 기억이 안 날까요?”“네가 우리 지아를 울렸다기에 학교 앞에서 기다린 적이 있지. 어떤 못된 꼬마 녀석이 감히 내 손녀를 괴롭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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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한쪽 무릎을 꿇는 것과 두 무릎을 모두 꿇는 것은 의미부터 전혀 달랐다.설도윤은 곁눈질로 주변을 살폈다. 어느새 광장에는 구경꾼이 더욱 빽빽하게 몰려 있었다.그는 당혹감을 감추며 목소리를 낮췄다.“지아야, 장난 그만해. 밖은 추우니까 할 말이 있으면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하자.”하지만 송지아는 그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나는 늘 이해가 안 됐어요.”담담한 목소리가 피아노 선율 사이로 흘러나왔다.“한 남자가 양다리를 걸치면 사람들은 왜 늘 상대 여자만 찾아가서 싸우는 걸까요? 그 남자가 두 여자를 모두 속였다면, 피해자끼리 힘을 합쳐 쓰레기 같은 남자를 두들겨 패는 게 맞지 않겠어요?”송지아는 손에 들린 다이아몬드 반지를 무심하게 내려다봤다.“세상에 남자가 당신 하나뿐인 것도 아닌데. 쓰레기 하나를 두고 서로 가지겠다고 다투는 건 정말 의미 없는 일이잖아요.”그제야 설도윤은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다급히 몸을 일으켜 송지아가 더 말하지 못하게 막으려 했다.그런데 바로 그 순간, 구경꾼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거침없이 뛰쳐나왔다.인공 눈이 하얗게 쏟아지는 가운데 갑작스럽게 달려든 사람의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한 설도윤은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쿵!뒤통수가 단단한 바닥에 세게 부딪쳤다.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았고, 품에 안고 있던 장미 꽃다발도 손에서 빠져나가 눈밭 위로 흩어졌다.그에게 달려든 사람은 곧장 설도윤의 몸 위에 올라탔다.짝! 짝!양손이 번갈아 날아들며 그의 뺨을 연달아 후려쳤다.설도윤은 순식간에 정신이 멍해졌다.뺨은 불에 덴 듯 화끈거렸고 귀에서는 날카로운 이명이 울렸다. 눈앞에는 하얀 불꽃이 쉴 새 없이 튀었다.살면서 누구도 감히 그의 뺨을 때린 적이 없었다.하물며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청혼 자리에서 이런 수모를 당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설도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몸 위에 올라탄 사람을 밀쳐 냈다.그러나 상대는 악착같이 달라붙었다. 급기야 그의 머리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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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설도윤, 이 개자식아!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야?”“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설도윤은 성큼 다가가 진이화의 팔을 거칠게 붙잡았다. 그는 그녀를 진정시키려는 듯 목소리를 낮췄다.“진이화, 할 말이 있으면 따로 가서 해.”“따로 가서 말하기는 개뿔!”진이화는 목에 걸린 목걸이를 거칠게 뜯어냈다.“이딴 목걸이나 처먹어!”그녀가 목걸이를 설도윤의 얼굴에 힘껏 내던졌다.가느다란 체인이 그의 뺨을 세차게 스치며 길고 붉은 상처를 남겼다.분노한 두 사람은 다시 서로에게 달려들 듯 엉켜 붙었다.밸런타인데이를 맞은 번화가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인파로 붐볐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순찰 중이던 경찰관들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소란을 들은 경찰관들이 급히 달려와 두 사람을 떼어 놓은 덕분에 또다시 몸싸움이 벌어지는 일은 막을 수 있었다.“진이화, 적당히 해!”설도윤도 마냥 당하고만 있을 사람은 아니었다.그는 진이화를 거칠게 밀어 바닥에 넘어뜨린 뒤 곧장 송지아를 바라봤다.“지아야, 저 여자가 너한테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절대로 믿으면 안 돼.”그는 억울함을 호소하듯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내가 진이화와 교제했던 건 사실이야. 하지만 우리는 진작 헤어졌어. 그런데 얼마 전부터 누군가 내가 양다리를 걸쳤다는 소문을 퍼뜨렸지. 저 여자가 너희 집에 찾아가 내 결백을 밝혀 준 것도 맞아. 하지만 그 뒤로는 그 일을 빌미로 계속 나를 협박하며 돈을 요구했어!”설도윤의 얼굴에는 참담한 고통과 배신감이 가득했다.“진이화, 내가 이미 너한테 수억 원이나 줬잖아. 그런데 왜 아직도 나를 놓아주지 않는 거야?”그는 고통스럽다는 듯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나도 참는 데는 한계가 있어. 지금까지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건 그래도 한때 사랑했던 사이였기 때문이야. 하지만 넌 욕심이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어. 계속 이렇게 몰아붙이면 나도 널 감옥에 보내는 수밖에 없어.”진이화는 충격을 받은 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입술은 반쯤 벌어졌지만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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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진이화는 다시 설도윤에게 달려들어 때리려 했지만, 곁에 있던 경찰관들이 재빨리 붙잡았다.경찰관들은 흥분을 가라앉히라고 거듭 타일렀다.하지만 철저히 이용당하고 죽을 뻔하기까지 한 진이화가 어떻게 쉽게 진정할 수 있겠는가.“저 인간은 송씨 집안을 발판으로 삼아 단숨에 신분을 끌어올리려는 것뿐이에요!”진이화는 경찰관들에게 붙들린 채 악에 받쳐 소리쳤다.“설도윤, 네가 정말 남자라면 네 힘으로 성공해! 여자에게 기대서 출세하려는 게 무슨 남자야?”“너는 허경빈이 좋은 집안에서 태어났다며 질투했지. 방주헌은 웃기기만 하는 머저리라고 했고, 하이석은 집안에서 사랑받지 못한 온유란과 결혼한 멍청이라고 욕했잖아!”짧은 몇 마디로 설도윤은 사교계의 유력한 자제들을 모조리 적으로 돌려 버렸다.“항상 다른 사람들이 너보다 잘나가는 건 집안 덕분일 뿐이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고도 변변치 못하게 사는 재벌 2세가 얼마나 많은데! 다른 사람이 너보다 뛰어나다는 걸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진이화는 분노로 일그러진 설도윤의 얼굴을 노려봤다.“뒤에서는 남들을 헐뜯으면서 정작 자신은 여자에게 빌붙어 살려고 했잖아. 너희 가족은 전부 앞뒤가 다르고 이기적인 인간들이야!”“이 못된 것이!”참지 못한 설도윤의 어머니가 앞으로 달려들어 진이화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짝!경찰관들에게 붙잡힌 진이화는 피할 수 없었다. 고스란히 뺨을 맞은 그녀의 얼굴이 한쪽으로 크게 돌아갔다.“네가 뭔데 여기서 행패를 부리며 헛소리를 해? 계속 지껄이면 그 입을 찢어 버릴 줄 알아!”설도윤의 어머니가 날카롭게 호통쳤다.“오늘이 우리 아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 알면서 감히 찾아와 이 난리를 피워?”진이화는 얼얼한 뺨을 느끼며 싸늘하게 웃었다.그녀의 시선은 송지아 앞에 서서 비굴하게 환심을 사려는 설도윤에게 고정되어 있었다.한때 목숨보다 사랑했던 남자가 지금은…주인의 마음에 들기 위해 꼬리를 흔드는 애완견처럼 보였다.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달라고, 조금만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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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설도윤, 내가 널 협박했다면서 나와 잠자리는 왜 했어?”진이화는 한 글자씩 씹어 내뱉듯 말했다.“네가 무슨 몸 파는 남자라도 돼? 대체 내가 천한 거야, 아니면 네가 더러운 거야?”또박또박 내뱉은 말마다 설도윤의 허점을 날카롭게 찔렀다.진이화의 얼굴은 거짓말을 꾸며 내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사건을 수습하러 온 경찰관들마저 예상치 못한 반전에 넋을 잃었다.설도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황급히 송지아를 돌아봤다.“지, 지아야. 내 말 좀 들어 봐. 나와 진이화는 정말 오래전에 헤어졌어.”송지아가 싸늘하게 되물었다.“헤어진 사이인데 어떻게 잠자리를 가졌어요?”“그건 단순한 실수였어. 그, 그날은… 내가 술에 너무 취해서!”“정말 만취한 남자는 그럴 능력조차 없다고 하던데.”설도윤의 입이 굳게 다물렸다.“지아야.”궁지에 몰린 그는 다급히 손을 뻗어 송지아의 팔을 붙잡으려 했다. 어떻게든 그녀를 붙들어 세워 자신의 해명을 듣게 할 생각이었다.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사정없이 날아든 손바닥이었다.짝!이번에 설도윤의 뺨을 때린 사람은 송지아였다.설도윤은 완전히 얼어붙었다.충격으로 고개가 한쪽으로 돌아갔다. 그는 한동안 그대로 굳어 있다가 힘겹게 얼굴을 돌려 송지아를 바라봤다.“네가 왜….”송지아는 눈을 가늘게 좁힌 채 그의 얼굴을 살폈다.“손이 조금 빗나갔네요. 미안해요.”그녀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덧붙였다.“사람을 때려 본 게 처음이라 경험이 없어서요.”“지아야, 진정하고 아줌마 말부터 들어 봐.”설도윤의 어머니는 상황이 더 악화될까 걱정되어 서둘러 두 사람 사이를 막으려 했다.그러나 다음 순간, 송지아가 또다시 손을 들어 올렸다.짝!이번에는 손바닥이 설도윤의 뺨에 정확히 꽂혔다.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그의 입술 끝이 찢어지며 붉은 피가 배어 나왔다.설도윤의 어머니가 격분해 송지아에게 따지려 했지만, 설도윤이 직접 어머니를 막아섰다.“괜찮아요. 제가 잘못했으니 지아가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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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화

설도윤의 동공이 크게 벌어졌다.두 다리는 돌처럼 굳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두 사람이 목소리를 낮추고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는 대화 내용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저 설도윤의 표정이 쉴 새 없이 변하고, 온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그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진실과 마주한 사람 같았다.송지아는 옅은 미소를 띤 채 목소리를 더욱 낮췄다.“설도윤 씨. 허경빈과 제가 어렸을 때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사자인 저조차 그 일을 따지지 않았는데,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그걸 들먹이며 일을 키워요?”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에는 서늘한 날이 서 있었다.“심지어 하지도 않은 일까지 허경빈에게 뒤집어씌웠죠. 저는 당신한테 허경빈을 욕한 적조차 없어요. 그런데 당신이 뭔데 제 앞에서 그 사람을 헐뜯어요?”설도윤의 얼굴에서 핏기가 서서히 사라졌다.“사실 당신 계획은 꽤 훌륭했어요. 진이화 씨도 당신 말을 얌전히 따랐고, 순순히 고향으로 떠났죠.”송지아는 가볍게 웃었다.“그러니까 진이화 씨를 원망하지 마요.”그녀가 한 글자씩 또렷하게 속삭였다.“그 여자를 보내고 싶지 않았던 사람은… 바로 저니까요.”설도윤은 바보가 아니었다.조금 전 진이화는 누군가에게 납치됐다고 말했다.그러나 설도윤은 그런 사람들을 보낸 적이 없었다. 진이화는 이미 자신의 말에 따라 고향으로 떠나려 했으므로 굳이 위험을 무릅쓰며 납치할 이유도 없었다.송지아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너무나 명백했다.진이화의 납치를 꾸민 사람은 송지아였다.“네가 한 거야?”설도윤의 입술이 힘없이 달싹였다. 눈동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크게 벌어져 있었다.“아, 아니야. 그럴 리 없어…”“나는 진이화가 아니에요.”송지아는 흔들림 없이 그의 눈을 마주 봤다.“사람들이 나를 작은 공주님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정말 세상 물정을 하나도 모르는 철부지라는 뜻은 아니잖아요. 당신도 제가 영리하고 아름답다고 말했죠?”그녀의 입가에 서늘한 웃음이 번졌다.“제가 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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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화

“오빠와 같이 가요.”송지아의 아버지는 지끈거리는 듯 관자놀이를 짚었다.그는 처음부터 설도윤에게 어딘가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딸이 자신에게 맡겨 달라며 직접 처리하겠다고 했다.그런데 결국 일을 이런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단 말인가?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집에서 허경빈이 하채린을 상대할 때 일을 지나치게 크게 벌였다며 혀를 찼다.하지만 오늘 보니 자신의 딸도 허경빈에게 전혀 뒤지지 않았다.“오늘은 밸런타인데이잖아요. 이런 날 어떻게 오빠를 경찰서까지 데려가요?”송지아는 아버지를 안심시키듯 웃었다.“잠깐 경찰서에 다녀오기만 하면 돼요. 별일 없을 거예요.”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던 허경빈은 고개를 숙인 채 구두 끝으로 바닥에 쌓인 인공 눈을 천천히 짓이기고 있었다.그때 갑자기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광장을 뒤흔들었다.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어느새 진이화가 설도윤의 바로 앞까지 달려가 있었다.그녀의 손에는 스프링 나이프가 들려 있었다. 날카로운 칼끝에서 붉은 피가 천천히 떨어졌다.설도윤의 흰색 정장 바지에는 사타구니 부근부터 선명한 핏물이 번지고 있었다.상황을 알아차린 사람들 사이에서 비명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도윤아! 아들아!”설도윤의 어머니는 거의 실성한 사람처럼 달려왔다.하지만 상처 입은 곳이 워낙 민감한 부위라 차마 손을 댈 수도 없었다.다음 순간, 경찰관이 진이화의 손목을 붙잡아 칼을 빼앗았다.진이화는 저항하지 않고 그저 웃고 있었다.광기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끝없이 절망적인 웃음이었다.설도윤은 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신음했다. 극심한 통증으로 얼굴이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일그러졌고, 사지에는 경련이 일었다.비릿한 피 냄새가 순식간에 차가운 공기 속으로 퍼졌다.하얗게 쌓인 인공 눈 위로 붉은 피가 번져 나갔다. 선명한 핏빛은 바닥에 흩어진 장미보다도 짙고 처연했다.그 광경을 본 허경빈은 긴장한 나머지 마른침을 삼켰다.젠장.설마 정말 다시는 남자 구실을 못 하게 된 건 아니겠지? 저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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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송지아는 허경빈이 기다리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네가 왜 여기 있어?”“그냥…”허경빈은 조금 쑥스러운 듯 머리카락을 긁적였다.“마침 근처를 지나가다가 네 조사가 아직 안 끝났다는 말을 들었어. 그래서 잠깐 와 본 거야. 우리… 어쨌든 공범이잖아.”공범이라니.송지아는 입술을 살짝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반면 그녀의 곁에 서 있던 경호원은 말없이 밤하늘을 올려다봤다.갑자기 자신이 몹시 쓸모없는 존재가 된 기분이었다.게다가 그는 송윤재가 고용한 경호원이었다. 눈앞의 광경을 보고 있자니 송지아와 허경빈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를 송윤재에게 알려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됐다.“조사는 다 끝났어?”허경빈이 송지아를 바라보며 물었다.“거의.”송지아는 피곤한 듯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설씨 집안에는 이번 일이 나와 관련됐다는 증거가 없어. 애초에 먼저 나를 속이려 한 쪽도 그 사람들이라 떳떳하게 따질 처지도 아니고.”“설도윤의 부모님은 둘 다 병원에 가 있어서 경찰서에는 변호사만 와 있었어. 진이화의 형사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하더라. 상황이 꽤 볼썽사나워졌지.”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설도윤은 부상이 심각한가 봐. 국내외 전문가들까지 불러서 밤새 온라인 협진을 진행하고 있대.”송지아는 찬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진이화를 붙잡아 진실을 끌어낼 생각은 했지만, 사태가 이런 결말로 치달을 줄은 그녀도 예상하지 못했다.“아가씨, 이제 차에 타고 돌아가셔야 합니다.”경호원이 조심스럽게 재촉하다 하늘을 올려다봤다.“눈이 오는 것 같습니다.”송지아도 고개를 들었다.가로등 불빛 속으로 잘게 부서진 눈송이가 하나둘 흩날리고 있었다. 작은 눈송이 하나가 그녀의 이마에 내려앉고, 또 하나는 코끝에 살며시 닿았다.차가운 결정은 따뜻한 피부에 닿자마자 맑은 물방울로 녹아내렸다.“정말 눈이 오네.”송지아가 얼굴에 맺힌 눈물을 닦으려고 손을 들었다.그러나 허경빈의 손이 조금 더 빨랐다.그는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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