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말씀으로 경빈이는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저는 못 속여요. 경빈이는 아직 엄마 아빠를 잘 모르지만, 저는 두 분의 딸이잖아요.”송지아의 어머니는 고개를 돌려 딸을 바라보며 머리카락을 천천히 쓰다듬었다.다정하게 어루만지던 어머니의 눈이 어느새 붉어졌다.“지아야, 너는 어릴 때부터 영리했지. 숨긴다고 해도 언젠가는 알게 될 거라는 걸 엄마도 알아.”어머니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렸다.“하지만 엄마는 이기적인 사람이야. 이렇게 좋은 내 딸이 행복하기만을 바라는데…”송지아는 말없이 어머니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그리고 두 팔을 감싸며 가볍게 문질렀다.이렇게 더운 날씨인데 왜 이렇게 추운 걸까.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드러나지 않았지만, 마음속에는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었다.사람들은 늘 송지아를 부러워했다.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아름다운 외모와 영리한 머리까지 타고났으며, 좋은 남자 친구도 만났다고 했다.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어렵지 않게 손에 넣는 사람이니, 모두가 부러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어쩌면 그녀의 삶이 지나치게 순탄해 보였던 모양이었다.그래서 하늘이 이 순간, 잔인한 장난을 건 것인지도 몰랐다.딸의 반응이 걱정된 어머니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지아야? 유주만 선생님도 치료할 수 없는 건 아니라고 하셨어. 오빠에게 부탁해서 외국 의사들과도 연락하고 있으니까…”송지아는 어머니를 안심시키려는 듯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다음 날, 허경빈은 서은주와 함께 병실을 찾았다.서은주는 육수린도 데리고 왔다. 날이 갈수록 귀여워지는 아이는 손에 콘 아이스크림을 들고 송지아에게 먹겠느냐고 물었다.“이모는 안 먹을게.”송지아가 웃으며 대답했다.“역시 이모가 제일 좋아요.”육수린은 그렇게 말하더니 허경빈을 향해 새침하게 콧방귀를 뀌었다.송지아가 의아한 눈으로 허경빈을 바라보았다.“너 수린이한테 무슨 짓 했어?”“나도 전에는 몰랐는데, 얘가 먹을 거에 욕심이 많더라고. 전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나한테도 먹겠느냐고 묻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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