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아가 집에 돌아왔을 때도 송윤재는 아직 잠들지 않고 있었다.그는 들어오는 동생을 위아래로 한번 훑어보더니 물었다.“식장은 잘 꾸며 놨어?”“응, 괜찮더라.”송지아는 괜히 찔려 오빠의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했다.그 모습을 본 송윤재가 코웃음을 쳤다.“거짓말.”“허경빈이 너 식장에 데려간 거 아니지? 둘이 어디 가서 놀다 온 거잖아.”“오빠, 우리 데이트한 거야.”“허페파 이 자식, 내 앞에서는 아주 얌전한 척을 하더니. 너랑 데이트하고 싶으면 그냥 솔직하게 말할 것이지, 뭘 그렇게 핑계를 만들어.”*그 뒤로는 모든 일이 예정대로 순조롭게 흘러갔다.약혼식을 이틀 앞둔 날, 허경빈과 송지아는 네 분의 어른을 모시러 차를 타고 경성 외곽의 한옥 저택으로 향했다.허경빈은 원래 어른들 앞에서 싹싹하게 구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몇 마디 하지도 않아 네 분 모두 웃음꽃이 피었고, 자연스레 저녁까지 먹고 가라는 이야기가 나왔다.허경빈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시 한번 요리 솜씨를 뽐내기로 했다.지난번에는 직접 만든 음식으로 송현근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니, 이번에는 아예 송씨 집안 어른들을 모조리 자기편으로 만들 작정이었다.그 시각 송민정은 바깥 잔디밭에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며 한참을 놀다가 이번에는 연을 날리고 싶다며 들뜬 목소리로 졸랐다.처음에는 어른들도 아이 곁을 따라다녔지만, 체력이 따라 주지 않았다. 같이 놀아 주고 싶어도 뛰어다니는 송민정을 쫓아갈 수가 없었다.송민정은 연줄을 손에 꼭 쥔 채 바람처럼 잔디밭을 누볐다.한참을 뛰어다닌 탓에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저녁을 먹을 시간이 가까워지자 송윤재가 딸을 불렀다.“민정아, 이제 그만 놀고 들어가자. 손 씻고 밥 먹어야지.”“네!”송민정은 얌전히 연을 거두고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훔쳤다.그 모습을 본 송윤재가 웃으며 딸에게 다가갔다.“그 손으로 땀 닦지 마. 잔뜩 더러워져서 얼굴이 고양이처럼 얼룩덜룩해졌잖아.”송민정은 그 말을 듣자마자 미간을 찌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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