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아이가 독성 물질과 접촉한 뒤, 입이나 코를 통해 중독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송씨 가족 모두가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다.송윤재가 떠올릴 수 있는 접촉원은 단 하나였다.아파트 단지에 사는 길고양이였다.송윤재는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어 딸이 접촉한 것들 가운데 유일하게 가까이하지 않은 것이 고양이였다. 이에 단지 내 길고양이들을 포획해 검사한 결과, 실제로 한 마리의 몸에서 독성 물질이 검출되었다.하지만 지금 송씨 가족의 머릿속에는 오직 어린 송민정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다른 일까지 신경 쓸 여유는 조금도 없었다.중독된 지 몇 시간이 지나자 송민정은 갑자기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열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고, 급기야 온몸에 경련까지 일어나 하마터면 발작을 일으킬 뻔했다.송씨 가족은 아이를 구하고 싶은 마음만 간절할 뿐,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었다.그토록 어린아이가 언제 이런 고통을 겪어 보았겠는가.송지아의 어머니는 고통스러워하는 손녀를 지켜보다가 결국 병실 밖으로 나와 몰래 눈물을 훔쳤다. 송현근은 아무도 없는 구석에 숨어 연신 담배만 피워 댔다.평생 이토록 무력감을 느껴 본 적이 없었다.“엄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민정이는 분명 괜찮아질 거예요.”송지아 역시 눈시울이 붉어진 채 어머니를 거듭 달랬다.“울지 마세요. 형수님도 지금 간신히 버티고 있잖아요.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면 형수님께서 더 힘들어할 거예요.”어머니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물은 좀처럼 멎지 않았다.한편 허경빈은 유주만의 부름을 받고 그의 진료실로 향했다.“지금 송씨 가족 모두가 감정적으로 많이 격앙된 상태라 차마 하지 못한 말이 있다. 이번에 검출된 독성 물질은 아주 희귀한 물질이야. 나도 의사로 일한 지 오래됐지만 처음 보는 종류다.”“선생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그런 물질이 아무 이유 없이 길고양이 몸에 묻어 있을 리는 없잖니. 누군가 길고양이를 상대로 실험하다 일부러 독을 묻힌 건 아닐까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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