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ício / 로맨스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 Capítulo 1231 - Capítulo 1240

Todos os capítulos de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Capítulo 1231 - Capítulo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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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1화

의사는 아이가 독성 물질과 접촉한 뒤, 입이나 코를 통해 중독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송씨 가족 모두가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다.송윤재가 떠올릴 수 있는 접촉원은 단 하나였다.아파트 단지에 사는 길고양이였다.송윤재는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어 딸이 접촉한 것들 가운데 유일하게 가까이하지 않은 것이 고양이였다. 이에 단지 내 길고양이들을 포획해 검사한 결과, 실제로 한 마리의 몸에서 독성 물질이 검출되었다.하지만 지금 송씨 가족의 머릿속에는 오직 어린 송민정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다른 일까지 신경 쓸 여유는 조금도 없었다.중독된 지 몇 시간이 지나자 송민정은 갑자기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열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고, 급기야 온몸에 경련까지 일어나 하마터면 발작을 일으킬 뻔했다.송씨 가족은 아이를 구하고 싶은 마음만 간절할 뿐,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었다.그토록 어린아이가 언제 이런 고통을 겪어 보았겠는가.송지아의 어머니는 고통스러워하는 손녀를 지켜보다가 결국 병실 밖으로 나와 몰래 눈물을 훔쳤다. 송현근은 아무도 없는 구석에 숨어 연신 담배만 피워 댔다.평생 이토록 무력감을 느껴 본 적이 없었다.“엄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민정이는 분명 괜찮아질 거예요.”송지아 역시 눈시울이 붉어진 채 어머니를 거듭 달랬다.“울지 마세요. 형수님도 지금 간신히 버티고 있잖아요.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면 형수님께서 더 힘들어할 거예요.”어머니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물은 좀처럼 멎지 않았다.한편 허경빈은 유주만의 부름을 받고 그의 진료실로 향했다.“지금 송씨 가족 모두가 감정적으로 많이 격앙된 상태라 차마 하지 못한 말이 있다. 이번에 검출된 독성 물질은 아주 희귀한 물질이야. 나도 의사로 일한 지 오래됐지만 처음 보는 종류다.”“선생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그런 물질이 아무 이유 없이 길고양이 몸에 묻어 있을 리는 없잖니. 누군가 길고양이를 상대로 실험하다 일부러 독을 묻힌 건 아닐까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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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2화

송지아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어린 조카가 또다시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다.송민정의 조그마한 얼굴은 열기로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할 수 있는 온갖 해열 처치를 다 해 보았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그렇다고 약의 용량을 늘리자니 어린 몸이 견디지 못할까 걱정이었다.송민정은 고모를 발견하자마자 아프다며 울음을 터뜨렸다.“고모, 고모…”목은 잔뜩 쉬어 있었고 얼굴에는 핏기 한 점 없었다. 두 눈은 울어서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응, 고모 여기 있어.”송지아는 침대 곁에 앉아 불덩이처럼 뜨거운 아이의 손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저 너무 힘들어요. 너무 아파요…”“착하지. 이제 곧 안 아플 거야.”어떻게 달래야 할지 알 수 없었던 송지아는 그저 열에 벌겋게 달아오른 아이의 뺨을 가만가만 쓸어 주었다.송민정은 그녀의 품으로 파고들어 서럽게 울었다.뜨거운 눈물이 송지아의 가슴께를 흠뻑 적셨다. 그 온기가 살을 데는 듯했고, 그녀의 마음은 칼로 저미는 것처럼 아팠다.고모인 자신조차 이토록 견디기 힘든데, 송윤재 부부의 심정은 오죽하겠는가.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는 거대한 무력감이 그 자리에 있는 모두를 집어삼키고 있었다.열이 다시 내리고 나서야 송민정은 흐느끼며 부모를 바라보았다.“아빠, 엄마. 저 집에 가고 싶어요.”“다 나으면 집에 갈 수 있어.”송윤재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려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저는 언제 다 나아요?”“금방 나을 거야.”“저 병원에 있기 싫어요. 우리 집에 가면 안 돼요? 여기 냄새 너무 싫어요.”송민정은 연약한 새끼 고양이처럼 가냘픈 모습으로 엄마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칭얼거렸다.“집에 가고 싶어요.”“조금만 더 얌전히 있자.”“싫어요. 저 얌전히 안 있을 거예요. 집에 갈래요. 고모, 고모가 저 집에 데려가 줘요.”아이는 이번에는 송지아에게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어린아이에게는 병원만 나가면 병도 저절로 나을 것처럼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송민정은 제발 자신을 데리고 나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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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아이 상태는 좀 어떠니?”허경빈의 어머니가 아들을 한쪽으로 끌고 가 조심스럽게 물었다.허경빈의 표정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정말 천벌 받을 짓이지. 대체 어떤 몹쓸 인간이 이런 짓을 저질렀대? 아무 죄도 없는 길고양이에게 독을 묻히다니.”“그만해. 지금은 그런 말 해 봐야 아무 도움도 안 돼.”허진강이 미간을 찌푸리며 아내의 말을 막았다. 그러고는 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너와 지아의 약혼식은 일단 미루도록 해라. 나머지 일은 우리가 처리하마. 지금 송씨 집안은 정신없이 바쁠 테니, 너는 여기 남아서 필요한 일을 도와주고…”그때 송지아의 휴대전화가 진동했다.“아가씨, 주문 제작을 맡기신 옷이 완성됐습니다. 직접 찾으러 오시겠어요, 아니면 저희가 보내 드릴까요?”옷이라고?송지아는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뒤늦게 떠올렸다.원래대로라면 내일은 허경빈과 약혼식을 올리는 날이었다.“그냥 집으로 보내 주세요.”전화를 끊은 송지아는 넋이 빠진 사람처럼 축 늘어졌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전화가 또다시 울렸다. 별생각 없이 전화를 받은 그녀가 힘없이 입을 열었다.“여보세요?”상대는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여보세요? 누구세요?”“그 애… 죽었어?”음성 변조기를 거친 목소리는 기괴하게 뒤틀려 있었다.송지아는 온몸을 세차게 떨었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가까스로 감정을 억누르며 물었다.“당신 누구야?”그러자 상대는 오히려 되물었다.“그럼 아직 죽지 않았나 보네.”곧이어 수화기 너머에서 날카롭고 섬뜩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귀를 찢을 듯한 웃음이 송지아의 고막을 사정없이 파고들었다.호흡은 갈수록 거칠어졌다. 끝내 송지아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대체 누구냐고!”“나?”상대는 한참 웃더니 느긋하게 물었다.“그 애를 살리고 싶어?”“원하는 게 뭐야?”“내 말을 얌전히 잘 들으면 목숨만은 살려 줄 수도 있어.”“내가 당신 말을 어떻게 믿어!”“지금 그 애의 증상을 보면, 고열이 내린 뒤에는 뼈를 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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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상대는 몇 번이나 경찰에 신고해서는 안 되며, 누구에게도 이 일을 알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하지만 송지아 역시 정체조차 알 수 없는 약을 어린 조카에게 선뜻 먹일 수는 없었다.그날 밤, 송민정은 견딜 수 없는 통증에 시달렸고 송씨 가족 모두가 고통 속에서 함께 밤을 지새웠다.아이는 온몸이 아프다며 침대 위를 데굴데굴 굴렀다. 그대로 두었다가는 스스로 다칠 수도 있어, 의료진은 어쩔 수 없이 아이의 몸을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병원에서도 송씨 가족에게 냉정한 현실을 알렸다.“최악의 상황까지 각오하셔야 합니다.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진통제를 투여하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효과도 좋지 않은 데다, 아이의 몸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그제야 송지아는 깨달았다.이제 자신에게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을.결국 한 번 모험을 걸어 보는 수밖에 없었다.오빠 부부가 잠든 사이, 송지아는 송민정에게 물을 먹여 주는 척하며 그 반쪽짜리 알약을 입에 넣어 주었다.그날 밤, 송지아는 한숨도 자지 않고 아이의 곁을 지켰다.날이 밝고 잠에서 깨어난 송민정은 배가 고프다며 먹을 것을 찾았다. 그 말을 들은 송윤재 부부는 뛸 듯이 기뻐했다. 중독된 뒤로 딸은 물 한 모금조차 제대로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송지아의 어머니는 손녀를 위해 집에서 정성껏 국을 끓여 왔다. 송민정은 국을 먹은 뒤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아이가 또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저녁이었다.다행히 병세는 어느 정도 안정된 듯했다.허경빈이 장난을 치자 송민정은 방긋방긋 웃기도 했다.모두가 아이가 드디어 고비를 넘긴 것 같다고 안도했다.하지만 송지아만은 알고 있었다.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고모…”송민정이 안아 달라는 듯 송지아에게 두 팔을 내밀었다.품에 안긴 아이는 고모의 목을 꼭 끌어안고 목덜미에 얼굴을 살며시 비볐다.“고모, 미안해요.”“왜 고모한테 미안하다고 해?”“사실 나는 고모를 제일 사랑해요. 고모가 정말 좋아요. 아빠랑 엄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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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5화

한편 집으로 돌아온 송지아는 침실에 걸린 원피스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온유란이 디자인한 원피스는 무척 아름다웠다. 바느질 하나하나까지 정교하고 세심했다.송지아가 손을 뻗어 원피스의 천을 가만히 쓸어보던 그때, 휴대전화가 진동했다.화면에 뜬 것은 모르는 번호였다.그 순간, 송지아의 숨이 턱 막혔다.그녀는 애써 호흡을 가다듬은 뒤 전화를 받았다.“그 애, 상태가 좋아졌지?”“대체 나한테 뭘 시키려는 거야?”“역시 똑똑하군. 말이 통해서 참 편하네.”“당신이 원하는 건 돈이 아니지?”“돈은 필요 없어.”“그럼 대체…”“지금 당장 혼자 집을 나와. 그리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가. 도착하면 다시 연락할게.”상대는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덧붙였다.“누구에게도 말하지 마. 내가 계속 지켜보고 있으니까. 조카가 죽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면 말이야.”송지아는 알고 있었다.현재 송민정의 상태가 호전된 것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다.상대는 어린 조카의 목숨을 틀어쥐고 있었다. 그런데도 송지아에게는 그 손아귀에서 벗어날 방법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경찰에 신고하거나, 가족에게 알리거나, 허경빈에게 연락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어린 조카의 목숨을 걸고 도박할 수는 없었다.송지아는 평생 이토록 무력하다고 느껴 본 적이 없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 보아도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집을 나서기 전, 그녀는 가방 안에 호신용 스프레이를 넣었다.칼을 챙겼다가는 지하철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송씨 가족은 이미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송민정의 입원뿐 아니라 무산된 약혼식의 뒷정리까지 해야 했다. 그러니 송지아의 행동을 세심하게 살필 여유가 없었다.송지아가 외출한다고 하자 부모님도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또 병원에 가는 줄로만 알았다.운전기사와 경호원도 없이 혼자 나가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송지아는 상대의 지시대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몇 차례나 노선을 갈아타면서도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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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송지아가 약을 들고 병실로 돌아왔을 때, 송윤재는 막 딸을 달래 재운 참이었다. 여동생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그는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민서윤은 비틀거리는 송지아를 보고 황급히 다가가 부축했다.“형수님, 일단 이 약부터 민정이에게 먹여요. 이걸 먹으면 완전히 나을 수 있어요.”송지아는 손에 쥐고 있던 약을 민서윤에게 건넸다.“이걸…”민서윤의 동공이 가늘게 흔들렸다.“어디에서 구한 거야?”“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에요. 이 약은 분명 효과가 있어요.”그래도 송윤재 부부는 먼저 의사를 불렀다.그러나 약의 성분을 분석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안전성과 임상 사용 가능성을 검토할 여유도 없었다.송지아는 앞서 송민정의 상태가 호전된 것도 자신이 이 약을 먹였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하지만 출처조차 알 수 없는 약이었다.송윤재는 그런 약을 딸에게 함부로 먹일 수 없었다.그런데 바로 그때, 송지아가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송씨 가족은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소식을 듣고 달려온 허경빈이 본 것은 침대 위에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송지아였다.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입술에도 핏기라고는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사람이 어쩌다 갑자기 쓰러졌단 말인가.송윤재의 얼굴이 어둡게 굳었다.“누군가 일부러 민정이를 중독시킨 뒤, 그 아이의 목숨을 빌미로 지아를 조종했어. 늘 영리하던 애가 이번에는 너무 다급한 나머지 아무에게도 상의하지 않고 움직이다가 상대의 함정에 빠진 거야.”송지아의 최근 통화 내역만 확인해도 사건의 전말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당시 송민정의 상태는 송지아가 이성과 냉정을 잃을 만큼 위급했다.그런 상황에서 다른 것까지 따질 겨를이 있었겠는가.누군가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면 조카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고 했다면, 송지아는 망설이지 않고 받아들였을 것이다.“함정에…”허경빈이 낮게 되뇌었다.순식간에 심장이 불규칙하고 거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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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허경빈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지아야, 너 평소에는 그렇게 똑똑하면서 이번에는 왜…”“설마 그 약이 가짜였어?”송지아의 충혈된 눈에 순간 초조함이 번졌다.“진짜인지는 아직 몰라. 그래도 민정이가 먹은 뒤 상태는 안정됐어.”그 말을 듣고서야 송지아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그럼 됐어. 민정이만 무사하면 돼.”“하지만 네가 무사하지 않잖아.”허경빈의 목소리가 울음에 잠겼다.“알아. 그래도 괜찮아. 나는 참을 수 있어.”“혈액검사 결과를 보니 네가 중독된 물질은 민정이가 중독된 것과 전혀 다른 종류래. 그러니까…”허경빈의 이마에 핏줄이 불거져 연신 꿈틀거렸다.“그 짐승 같은 인간은 처음부터 너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던 거야.”송지아는 잠시 굳어졌다가 이내 희미하게 웃었다.병상에 누운 그녀는 충혈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랬구나.”애초에 자신이 어떤 선택을 내리든 결말은 달라지지 않았다.그 사람은 처음부터 송지아에게 선택권 따위 주지 않았던 것이다.그런데도 송지아는 다급한 마음에 지푸라기라도 붙잡듯 상대를 믿었고, 어리석게도 그 함정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갔다.“경빈아, 나 너무 피곤해. 자고 싶어.”송지아가 가느다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그래. 아무 걱정 말고 자.”허경빈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내가 여기서 지켜 줄게. 이제는 누구도 너를 해치지 못하게 할 테니까.”송지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내 몸을 돌려 그에게 등을 보였다.새벽녘의 병원은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만큼 고요했다.송지아는 이불을 온몸에 단단히 감고도 추위를 떨칠 수 없었다.살을 에고 뼛속까지 파고드는 냉기가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사지가 저절로 떨렸고, 참으려 해도 눈물이 흘러 베개를 축축하게 적셨다.허경빈은 외투를 벗고 침대 위로 올라갔다.그는 뒤에서 송지아의 떨리는 몸을 조심스럽게 끌어안았다. 따뜻한 체온이 얼음장처럼 식은 몸을 서서히 녹여 주었지만, 송지아는 여전히 추웠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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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서은주를 비롯한 일행은 송지아를 문병하러 송씨 집안을 찾았다.그날 송지아는 막 한 차례의 끔찍한 통증을 견뎌 낸 뒤, 창가에 앉아 종이컵으로 물을 마시고 있었다.방 안에는 깨지기 쉬운 도자기나 유리 제품이 하나도 없었다. 송지아가 발작 중에 그것으로 자신을 해칠까 염려해 모두 치워 버린 것이었다.“은주 씨…”송지아는 서은주를 향해 살짝 미소 지었다.여전히 단정하고 우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옷 밖으로 드러난 목과 손목에는 제 손으로 긁어 생긴 상처가 빼곡했다.그녀는 너무도 야위어 있었다.손끝만 스쳐도 산산이 부서질 듯 위태로웠다. 눈동자에서는 예전의 빛이 사라졌고, 온몸에는 깊은 무기력과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마치 서서히 시들어 가는 한 송이 꽃 같았다.그런데도 서은주를 보자 환하게 웃었다.서은주는 가슴이 아파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어떻게 시간 내서 왔어요?”송지아가 웃으며 물었다.“오늘 학교에 수업이 별로 없어요. 그러다 문득 지아 씨가 보고 싶어서 와 본 거예요.”서은주는 요즘 자주 송지아를 찾아왔다. 그녀가 가져온 상자를 들어 보이며 웃었다.“디저트도 사 왔는데, 먹어 볼래요?”“네, 좋아요.”송지아는 서은주가 가져온 작은 케이크를 한입 먹었다.“정말 달네요.”“마음에 들면 자주 사다 줄게요.”“그것도 좋겠어요.”송지아는 사양하지 않고 다시 케이크를 한입 떠먹었다. 그러다 문득 창밖을 바라보았다.“여름이 왔네요. 햇살이 정말 좋아요.”하지만 송지아는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저토록 눈부신 햇살이 몸 위로 쏟아져도 조금의 온기조차 느껴지지 않았다.지금 그녀가 살아가는 곳은 지옥과 다를 바 없었다.“은주 씨.”송지아가 다시 서은주를 바라보며 웃었다.그 미소는 여리고 아름다운 꽃처럼 위태로웠다. 조금만 건드려도 금세 부서질 듯했다.“네?”서은주가 대답했다.“저, 이제 더는 못 버틸 것 같아요. 살아 있는 게 너무 힘들어요. 이제는 밖에 나가 햇볕을 쬐는 일조차 나한테는 사치가 됐잖아요.”송지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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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송지아가 웃음을 터뜨렸다.“남들은 다 축구팀 하나 꾸릴 만큼 낳겠다고 하잖아. 그런데 너는 왜 미식축구팀이야?”“축구팀은 스무 명이 넘게 필요하니까 좀 무리잖아. 미식축구팀은 열댓 명 정도니까, 그쪽이 훨씬 현실성 있는 목표라고 생각해.”“풉…”송지아는 끝내 참지 못하고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허경빈은 그녀의 앞에서 언제나 밝고 낙천적인 모습을 보였다.송지아가 그토록 힘든 시간을 견디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 역시 허경빈 덕분이었다.*송지아의 부모님이 유주만을 따라 진료실에 들어갔을 때, 마침 온유란도 그곳에 있었다.이제는 임신한 배가 제법 불러 있었지만 몸은 여전히 가냘팠다. 흰색 원피스를 입고 있어 불러온 배가 옷자락 아래로 살며시 가려져 있었다.“할아버지.”온유란은 유주만에게 인사를 건넨 뒤, 송지아의 부모님에게도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였다.“아주머니 곁에 있지 않고 여긴 왜 왔어?”도정숙은 암 수술을 받은 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했다. 검사를 받을 때마다 며칠씩 병원에 입원해 몸을 돌보곤 했다.암을 완전히 치료할 수는 없었다.잘해야 몇 년 정도 삶을 연장하는 것이 전부였기에, 도정숙이 병원에 올 때마다 온유란이 곁을 지켰다.“아주머니께서 아래층에서 다른 환자분들과 병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계세요. 저는 조금 피곤해서 할아버지 진료실에서 잠깐 쉬려고 왔어요.”온유란은 그들이 따로 나눌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적당한 핑계를 대고 자리에서 일어난 뒤, 밖으로 나가며 진료실 문까지 닫아 주었다.“선생님, 하실 말씀이 있다면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지금보다 더 나빠질 일이 또 있을까.송지아의 부모님은 이미 어떤 말을 듣더라도 받아들일 각오를 하고 있었다.“지아 씨의 몸은 분명 차츰 회복되고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 계속 약물을 사용하면서 신체 조직이 많이 손상됐어요. 현재 폐에는 일부 음영이 보이고, 위장 상태도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런 문제들은 앞으로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하면 서서히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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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0화

온유란?그 이름이 귓속을 파고드는 순간, 설도윤의 어머니는 얼음장 속으로 떨어진 듯 온몸이 싸늘하게 식었다.그녀는 넋이 나간 채 이름을 되뇌었다.하씨 집안의 사모님을 말하는 건가?온유란은 하이석이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었다. 그녀에게 손을 댔다가는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하씨 집안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었지만, 온유란이 임신했다는 사실은 이미 사교계에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었다. 외출할 때 하이석이 동행하지 못하면 언제나 하씨 집안의 경호원들이 그녀의 곁을 지켰다.그런 온유란을 해치라니.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었다.설도윤의 어머니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맞아요. 지금 당신이 떠올린 바로 그 사람이에요.”하채린이 나직이 웃었다.“꼭 죽일 필요는 없어요. 뱃속의 아이만 없애면 되니까요.”그녀의 목소리에 서늘한 광기가 배어들었다.“사람을 죽이는 건 너무 쉽잖아요.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게 만드는 게 진짜 통쾌하죠. 지금의 송지아처럼 말이에요. 공주님이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머리에 쓴 왕관을 벗겨 내고, 그 잘난 자존심을 산산이 부숴 줘야죠. 그 여자들도 자신이 가장 아끼는 것을 잃는 기분이 어떤지 한번 맛봐야 하잖아요.”설도윤의 어머니는 온몸을 사시나무처럼 떨었다.그제야 깨달았다.자신이 손잡은 상대는 사람이 아니라 호랑이였다.하채린은 그녀가 망설이는 것을 눈치챈 듯 낮게 웃었다.“혹시라도 나를 배신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당신 아들이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지는 나도 장담하지 못해요.”“하, 하채린 씨. 이 일을 하씨 집안이 알게 되면 저는 죽어요!”설도윤의 어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그러나 하채린은 거리낌 없이 웃음을 터뜨렸다.“그래서요? 아들을 살릴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내놓겠다고 말한 건 당신이잖아요.”“이제 와서 마음을 바꾸면, 당신 아들을 죽느니만 못한 꼴로 만들어 줄게요.”미친 여자였다.정신이 온전한 사람이 아니었다.설도윤의 어머니가 더듬거리며 말했다.“당,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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