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서은주는 육가희가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직감적으로 떠오른 사람은 육강민이었다.하지만 증거는 없었다.자신을 대신해 화를 풀어준 거라면, 방법이 썩 정정당당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오히려 통쾌했다.손리정은 완전 신이 났다.“난 진작부터 걔 마음에 안 들었어. 진백현이 너랑 약혼한 거 뻔히 알면서도 질척거리더니, 결국 업보를 받았네. 못된 년은 하늘이 벌하는 법이라니까! 하하, 웃겨 죽겠다. 오늘은 기념으로 맛있는 거 먹어야지.”점심으로 뭘 먹을지 신나게 고민하고 있던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문밖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한주미였고, 그 옆에는 육민찬도 있었다. “리정 이모, 안녕하세요!”육민찬이 달콤한 목소리로 인사했다.“아이고, 착해라.”손리정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주미를 안으로 안내했다.“갑자기 어쩐 일이세요?”한주미는 보통 서은주가 도서관에 나가 있는 시간을 피해 연락을 주곤 했기에, 갑작스러운 방문에 서은주는 조금 놀랐다.“요즘 경성 치안이 영 안 좋아서 네가 걱정돼서 말이다.”한주미는 미간을 찌푸렸다.“전 괜찮아요.”서은주는 웃으며 말했다.“이모, 증조 할머니께서 요즘 나쁜 사람들이 돌아다닌다며 이모가 위험하다고 했어요.”육민찬은 주머니에서 장난감 총을 꺼내 들며 말했다.“걱정 마요. 저 총 있어요. 제가 지켜줄게요.”서은주는 웃음을 터뜨렸다.한주미에게 물을 따르고 아이에게는 우유를 건네주던 손리정은 세 사람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괜히 뿌듯해졌다.‘우리 은주는… 이런 대접을 받을 자격 충분히 있지.’“너 혼자 집에 있는 시간도 많고, 임신까지 했으니, 내가 얼마나 걱정되는 줄 아니?”한주미는 서은주의 손을 꼭 잡고 한숨을 내쉬었다.“도우미 붙여준다니까 거절하고, 혹시 어디 불편하거나 넘어지기라도 하면 옆에 사람도 없잖아.”“저는…”서은주는 임신했을 뿐, 환자는 아니었다.“네 걱정으로 잠도 못 자게 할 작정이니?” 한주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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