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백현은 육씨 가문에 방문한다는 말을 듣고 꽤 공을 들여 준비했다.하지만 그곳에서 서은주를 마주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는 박명숙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지만, 표정은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이리 와 앉거라.”박명숙은 담담히 말했다.“요즘 몸은 좀 어떠세요?”육가희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제가 어깨 좀 주물러 드릴게요.”그 말투나 행동은 마치 이 집의 주인인 양 자연스러웠고, 시선은 노골적으로 서은주를 향해 ‘넌 그냥 외부인일 뿐이라며’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서은주는 더 이상, 이 공간에 머물고 싶지 않아, 이를 핑계로 자리를 뜨려 했고 한주미가 애써 붙잡았지만, 서은주는 끝내 정중히 사양했다. 육강민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육가희 이야기가 나왔다.“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 할머니는 상심이 크셔서 병석에 누우셨고 마침 가희 아버지가 아이를 데리고 조문을 오셨는데 밝고 씩씩한 가희 때문에 할머니는 점차 웃음을 되찾으셨고 외출할 때도 자주 옆에 끼고 다니셨어. 그러다 보니 밖에서는 가희를 육씨 가문의 아가씨라고 부르게 된 거야.” “아, 그랬군요.”서은주가 고개를 끄덕였다.“예전엔 참 순하고 사랑스러웠는데 아가씨란 호칭을 듣다 보니 마음가짐이 달라졌고, 성격도 많이 변했어.”육강민은 숨김없이 말했다.“할머니 앞에서는 착한 척하지만, 밖에서는 제멋대로지.”서은주는 잠시 생각하다 물었다.“할머니께서는 모르세요?”육강민이 작게 웃었다.“어느 정도는 알고 계실 거야. 다만 할머니 속마음을 알 수가 없어.”**한편, 육가희는 박명숙에게 슬쩍 말을 얹어, 서은주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려 했다.하지만 서은주가 떠난 후, 박명숙은 피곤하다며 좀 쉬어야겠다고 했고, 식구들도 하나둘 자리를 떠나 거실에는 육가희와 진백현만 덩그러니 남았다.진백현은 몹시 난처해졌다.그때, 땀에 흠뻑 젖은 육민찬이 집 안으로 뛰어 들어왔고, 도우미가 급히 물을 따라주고 있었다.“내가 닦아줄게.”육가희가 다가가 허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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