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Kabanata 471 - Kabanata 480

640 Kabanata

제471화

아들의 ‘훈계’에 육강민은 그야말로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형은 또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애한테까지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한편, 양홍철을 만난 뒤로 서은주의 기분은 가라앉아 있었고, 약속 장소에 나가 보니, 강희진 역시 잔뜩 풀이 죽은 얼굴이었다.“무슨 일 있어요?” 서은주가 눈썹을 찌푸렸다. “면접이 혹시?”강희진이 고개를 끄덕였다.“떨어졌어.”“왜요? 그 스튜디오 그렇게 까다로워요?”“잘 모르겠어.”“이유는 뭐래요?”“철학이 안 맞는대.”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뭐라고요?” 어이가 없었던 서은주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괜찮아요. 거기 안 되면 다른 데 가면 되죠. 이모가 부족한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이 보는 눈이 없는 거예요.”한참을 위로하고 있는데 강희진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속았지? 나 합격했어. 다음 주부터 출근하래.”“이모…!”서은주는 말문이 막혔다.“멀리서 보니까 네가 고개 푹 숙이고 한숨만 쉬고 있길래. 일부러 장난친 거야.”서은주는 그저 웃음이 났다.“그럼, 오늘 저녁은 이모가 사요.”“그래. 먹고 싶은 거 다 시켜.”두 사람은 근처의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강희진은 웃으며 메뉴판을 건넸다.오늘 면접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끝난 덕에 기분이 한껏 들떠 있었지만 서은주는 여전히 기색이 어두워 주문하던 강희진이 말했다.“나 합격 기념으로 와인 한 병 시킬까?”서은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오늘 밤은 서은주도 술이 고팠다.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형수님, 이모?”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방주헌이었다.오늘은 드물게 정장을 차려입고 있었다.핏이 딱 떨어지는 스리피스 수트에 넥타이까지 맨 모습은 평소의 장난기 가득한 이미지와는 달리, 어딘가 자유분방하면서도 매력적이었다.강희진의 이유도 없이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오늘이 정말 행운의 날인가 싶을 정도였다.“여긴 웬일이에요?” 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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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이모, 갑자기 왜 말이 없어진 거예요?” 서은주가 이상함을 눈치챘지만, 그 이유가 방주헌때문이라는 건 몰랐다.“아마 요즘 디자인 작업하느라 너무 피곤해서겠지.” 강희진은 담담히 웃으며 와인잔을 들어 한 번에 비웠다.서은주는 그 모습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함께 축하하기로 했는데, 혼자 마시네?’게다가 오늘 기분이 좋아야 할 사람은 강희진이었는데, 면접에 합격했음에도 기분이 오히려 더 안 좋아 보였다. 강희진은 속이 답답하고 마음이 무거웠다.이런 상황이 정말 견디기 힘들었지만 달리 뭐라 할 입장도 아니었다.지난번 드라이브 때, 그녀는 방주헌이 처음 데려간 여자였고, 심지어 그의 오토바이에 처음으로 탄 여자라는 사실에 자신이 조금은 특별한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모두 그녀만의 착각일지도 몰랐다.방주헌은 그녀에게 아무런 느낌이 없을 수도 있었다.와인 한 병을 거의 강희진 혼자서 마셔버렸다.너무 급하게 비워지는 술잔에 방주헌조차 그녀에게 시선이 자주 머물렀다.부모님이 방주헌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려는 이유는, 결국 그가 빨리 여자 친구를 찾길 바라는 것뿐이었다.그 속임수 덕분에 방주헌은 결국 집에서 주선한 맞선 자리에 나왔다. 가지만 세련되게 차려입은 상대에게는 별다른 호감을 느끼지 못했다.그녀는 대뜸 웨이터에게 메뉴 속 푸아그라가 어디건지 물었고, 자신은 프랑스산만 마신다고 했다. 다른 곳 포아그라는 수준이 낮다고 하는 그 모습은 너무나 까탈스러웠다.마치 가장 비싸고 좋은 것만이 그녀에게 어울린다는 듯했다.방주헌은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심지어 방주헌에게 물었다.“혹시 와인 좋아하시나요? 우리 집에 포도 농장이 있는데, 와인 좋아하시면 나중에 함께 가보실래요?”방주헌은 억지로 웃으며 답했다.“저는 술은 별로 안 좋아해요.”“그럼, 뭐 좋아하세요?”“오백 원짜리 캔 콜라요.”맞선 상대에게는 대충 대답하며 시선을 돌렸지만, 방주헌의 시선은 자꾸 강희진에게로 향했다.‘뭘 저렇게 급하게 마시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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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강희진은 목이 불타는 듯했다.가늘게 뜬 그녀의 눈이 방주헌을 살폈다.길가의 빽빽하게 늘어선 네온 가로등이 창밖을 스치자, 그의 얼굴이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지기를 반복했다. 옆모습조차도 또렷하고 아름다웠다.레스토랑에서 강희진의 집까지는 차로 이십 분 남짓한 거리였다.차를 세우고 시동을 끈 방주헌이 그녀를 부축했다.그는 여전히 신사답게, 강희진의 팔을 잡아 균형을 맞추면서 신체적 접촉은 최소한으로 했다. 하지만 강희진은 술에 취해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걸을 때마다 비틀거렸다.그러다 자연스레 서로의 몸이 부딪치고, 옷이 스치며 그녀의 숨결이 닿았다.숨은 거칠고 뜨거웠으며, 귓가에 닿을 듯 가까워, 그의 귓불까지 태울 것 같았다.몸이 잔뜩 경직된 방주헌이 조용히 말했다.“이모, 조심해서 걸어요.”어느 부분이 거슬렸는지, 강희진은 갑자기 멈춰서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모라고 하지 마요. 그 말 너무 싫어요.”“알겠어요, 안 부를게요”술에 취한 그녀에게 순응하며, 방주헌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오늘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면접에 합격했다고 너무 기뻐도 이렇게 마시면 안 되죠.”“전혀 기쁘지 않아요.”강희진이 인상을 찌푸렸다.분한 기색이었지만 삐진 듯 귀여운 목소리는 마치 어린 소녀가 장난스럽게 애교를 부리는 느낌이라 듣는 이의 마음이 간질간질했다.“알았어요, 밖이 추우니까 집까지 데려다줄게요.” “왜 내 기분이 안 좋은지 물어보지 않아요? 왜 달래주지도 않는 거죠?” 강희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강희진은 강씨 집에서 높은 서열이라 어른스러운 태도를 취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어린 소녀처럼 장난기 섞인 모습으로, 입술을 살짝 내밀고 가을바람 속에서 연약하게 흔들리고 있었다.그녀는 결국 소녀였고 서은주보다 겨우 한 살 많을 뿐이었다.방주헌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말해봐요. 내가 어떻게 달래줄까요?”강희진을 달래서 빨리 집에 데려다주려는 생각뿐이었다.그러나 다음 순간, 강희진은 비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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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가을바람은 차가웠지만, 방주헌은 몸은 뜨겁게 달아올랐다.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이 두 사람 사이에서 꿈틀거렸다.한동안 답을 듣지 못한 강희진이 고개를 들어 방주헌을 바라보았다.그녀가 내뿜는 숨결은 술기운이 섞여 더욱 화끈하게 달아올랐다.“왜 말을 안 해요?”강희진이 작게 투덜거렸다.술기운에 젖은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그게…”방주헌은 완전히 멘붕이었다.지난번 서킷장에서의 뜻밖의 포옹 이후, 이미 여지없이 흔들리고 있었다.그때 방주헌은 자신이 드디어 미쳤다고 생각했다.평소 접하는 여성이 너무 없어, 강희진의 포옹 한 번에 정신을 차리지 못 한 거라고 생각해 집에서 마련한 맞선을 받아들였던 것이었다.그런데 오늘, 두 번째 맞선 상대를 만나는 자리에서 강희진 때문에 마음이 어지러웠다.“너무 많이 마신 거 아니에요? 혹시 머리가 어지럽고 열이 나요?”방주헌의 머릿속은 완전히 뒤죽박죽이었다.강희진은 평범한 여자가 아니었다.그녀는 육강민의 이모셨다!“열?” 술이 잔뜩 들어간 강희진은 방주헌의 말에 손을 들어 이마를 만졌다가, 다시 방주헌의 이마도 살짝 짚었다. 술기운에 강희진은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그녀의 뜨거운 열기를 고스란히 느낀 방주헌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무엇보다 술기 어린 그녀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어 그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그녀에게선 상큼한 오렌지와 나이트 쟈스민 향기가 섞인 달콤한 냄새가 났다.몸 전체에 달콤함이 퍼져, 방주헌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런 눈으로 보지 마요.”“왜요?” 강희진의 눈은 순수하면서도 매혹적으로 빛났다.“이렇게 보고 있으니, 너무 좋네요.”방주헌은 미칠 지경이었다.‘이모, 제발 정신 차려요!’강희진은 그의 이마에 얹었던 손을 살짝 내려, 그의 눈썹과 눈을 가렸다.순간 방주헌의 시야가 깜깜해졌다.방주헌이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내리려는데 입술에 부드러운 감촉이 닿았다.부드럽고도 뜨거운 감촉이었다!그녀가 먼저 입을 맞춘 것이다.이건 방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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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너무 세게 밀어붙인 걸까?이 정도까지 해놨는데, 그래도 거절한다면, 어쩔 수 없다.결과가 어찌 되든, 노력해 봤기에 후회는 없다.*방씨 가문은 불이 환히 켜져 있었다.부부는 거실에서 족욕을 하며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오늘 밤 맞선이 잡혀 있었고, 상대가 아들을 마음에 들어 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의 태도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서로 마음이 있다면 자연스레 교제를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다.그런데 돌아온 방주헌은 완전히 얼빠진 상태였다.가장 웃겼던 건, 손과 발이 동시에 움직이는 기묘하게 멍청한 걸음걸이였다.도대체 무슨 충격을 받은 거니?“주헌아?” 라미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너, 왜 그래?”방주헌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육강민의 이모분에게 순결을 빼앗겼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그는 곧장 부모님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어머니, 저 좀 때려주세요!”“얘가 왜 이래?” 라미현은 깜짝 놀랐다.하지만 방주헌 아버지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의 얼굴에 한 대 날렸고 방주헌은 얼굴을 만지며 중얼거렸다.“꿈이 아니었어.”“방주헌?” 라미현은 미칠 지경이었다.생기발랄하던 아들이 소개팅 갔다가 돌아오니, 갑자기 바보가 된 것이다.“괜찮아요. 나 좀 씻을게요.”넋을 잃은 듯한 그의 모습에 부부는 더 묻지 않았다.샤워를 마치고 나온 방주헌은 잠옷 바리를 뒤집어 입고 머리는 젖은 채로 영혼을 잃은 사람처럼 냉장고에서 아이스 콜라를 꺼내 벌컥벌컥 마시고는, 밖으로 나가려 했다.“이렇게 추운 날에 잠옷만 입고 나가면 안 돼. 겉옷이라도 걸쳐야지.” 라미현이 눈살을 찌푸렸다.시월 경성의 밤은 꽤 쌀쌀했다.“아니요, 시원한 바람을 맞아야 좀 진정이 될 것 같아요.”방주헌은 그렇게 바람 속에 서 있었다.그러다 고개를 들어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았다.머릿속에는 아까 그 키스가 계속 떠올랐다.정말, 모든 게 순식간에 벌어져 제대로 느낄 틈도 없었다.그저 그녀의 입술이 뜨겁고 부드러웠다!사실 강희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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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그날 퇴근 후, 강희진은 육씨 가문에 초대받았다. 육민찬의 과제는 직접 작은 집을 만드는 것이었고 서은주는 머릿속이 하얘졌다.하지만 강희진은 디자이너였고, 강씨 가문은 모두 손재주가 뛰어나, 자연스럽게 도움을 청하게 된 것이다.“요즘 어린이집은 부모까지 지치게 해요.”서은주는 한숨을 내쉬었다.“아이랑 함께 공예도 하고, 각종 행사에도 참여해야 하니, 부모들이 얼마나 힘든지 몰라요.”강희진은 그저 웃으며 펜을 들고 밑그림을 그려주고 필요한 재료도 대략 설명했다.육민찬은 신이 나서 박스와 나뭇잎, 풀잎 등을 찾아 나섰다.“요즘 일은 어때요?” 서은주가 그녀를 살폈다.“너무 힘들어서 짜증 나.”“신입 때는 다 그렇죠, 천천히 익숙해지면 돼요.”“디자이너로 입사했는데, 지금은 자료 출력하거나 커피 사 오고, 차 내놓고, 설거지나 하고 있어. 디자인 관련 업무는 거의 접할 수도 없어 완전 도우미 느낌이야.”강희진은 한숨을 쉬었다.“선배들이 신입 때는 잡일부터 시작한다고, 너무 마음에 담지 말라며 인턴 기간만 버티면 된다고 하더라고.”서은주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힘내야죠.”“물론이지. 난 하늬를 만나려고 이 스튜디오에 들어왔거든. 면접 때 그녀도 있었고, 내 디자인을 좋게 봐주며 함께 일하길 기대한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못 봤어.”하늬는 최근 2년 사이 국내에서 떠오른 신예 디자이너로, 그녀의 우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강희진 역시 하늬를 보고 싶어서 M 디자인 스튜디오에 들어온 것이었다.“잘나가는 디자이너라면 당연히 바쁘겠죠.” 서은주가 웃으며 위로했다.“동료들과는 어때요?”“그럭저럭.” 그녀의 목소리는 힘이 빠져 있었다.강희진은 힘든 걸 못 견디는 공주님은 아니었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고, 방주헌도 요즘 사라져 버려 기운이 빠져 있었다.서은주는 그녀를 살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누가 보면 실연당한 줄 알겠어.’*강희진의 디자인 덕분에, 육민찬이 만든 작품은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았다.녀석은 무척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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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아마도 몸 상태 때문이었는지, 거의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은 한켠에서 육민찬과 다른 아이들이 장난치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다.“앞으로 자주 놀러 오세요.” 서은주는 이런 아이가 괜히 더 마음 쓰였다.허유는 웃으며 말했다.“다음 주가 그리 생일이라, 남편과 함께 생일 파티를 해주려고 하는데 모두 와주면 좋겠어요.”서은주와 다른 부모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왔고, 육민찬과 동그리는 유독 죽이 잘 맞았다.두 아이가 함께 서 있으면, 주변 부모들이 농담삼아 많이 닮은 것 같다고 했다.육강민이 집에 돌아오자, 서은주는 동그리 이야기를 꺼냈다.“눈 수술을 받았다면, 동씨 가문 말하는 거지?”“네?”서은주는 동씨 가문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우리 집안과 별다른 교류는 없지만 예전에 당신 눈 때문에 그 집 아들도 눈 수술을 했다고 들어서 찾아가 상담받은 적 있지.”이것이 육강민과 동씨 가문의 유일한 연결 고리였다.그날이 바로 양이나가 스스로 약을 먹고 유혹하려 했던 것이다.*주말.서은주는 강희진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하려 하려고 전화를 걸었지만, 강희진은 저녁에 회식이 있다고 신입 환영회라 빠질 수 없다며 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다른 날로 미뤄야겠네요.”“사실 회식에 가고 싶지 않았어.” 강희진은 한숨을 쉬었다.“그런데 하늬도 온다고 해서, 그래도 한 번은 보고 싶었지.”강희진과 함께 입사한 동료는 이미 디자인 관련 업무를 맡기 시작했지만, 그녀만 여전히 잡일이나 하고 있었다. 게다가 회식은 그녀가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장소는 프라이버시가 철저히 보장되는 고급 회원제 라운지였다.신입 환영 모임이라더니, 정작 분위기는 달랐다.사람들의 관심은 디자인실의 몇몇 톱 디자이너와 책임자에게 쏠려 있었고 여기저기서 온갖 아첨과 아부가 난무했다.“희진 씨, 얼른 가서 술 따르지 않고 뭐 해요.”한 선배가 슬쩍 귀띔했다.“이 아가씨도 신입인가? 꽤 예쁘네.”번팔구라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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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강희진은 낯익은 얼굴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어디서 봤는지는 떠오르지 않았다.반대로 그 몇 사람은 강희진을 알고 있었다. 레이싱을 즐기고, 방주헌과 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방주헌 이모 아니야?”그들은 단체 채팅방에서 농담을 주고받았다. 수계 클럽에서 레이싱으로 민차를 이겨버린 그 사람을 봤다며, 친구나 동료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지며 술도 좀 마신 것 같다고 했다.*한편, 방주헌은 병상에 누워 있었다.이번 감기는 너무나 갑작스럽게 덮쳐와 부모님은 반강제로 그를 입원시켰고 심지어 전신 검진까지 예약해 두었다.가장 어이없는 건, 굳이 뇌 검사까지 받게 한 것이다.방주헌은 기가 막혔다.“그냥 단순한 감긴데 왜 뇌를 검사하는 거예요?”아버지는 무심하게 답했다.“네 엄마가 머리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해서.”“….”어이가 없었던 방주헌은 몰래 빠져나왔다가 상태만 더 악화되어, 며칠을 더 병원에 머무르게 되었다.침대에 기대어 휴대폰을 보고 있던 방주헌은 강희진이 수계 클럽에 갔고, 술을 마셨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지난번 그녀가 술에 취해 자신에게 했던 일들을 떠올린 방주헌은 혈액이 뜨겁게 치솟고 입안이 바짝 말라갔다. ‘설마 다른 남자한테도 그러는 건 아니겠지?’그 생각만으로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외투를 걸치고, 몰래 병원을 빠져나왔다.하지만 클럽 문 앞에 도착하자, 방주헌은 다시 망설였다.어떻게 하지, 그냥 들어가 버릴까?무슨 말을 해야 하지?너무 돌발적이진 않을까?머릿속에 온갖 시뮬레이션이 떠올라, 결국 클럽 입구에서 기다리기로 했다.그리고 마침내 강희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녀와 함께 있는 사람은, 사십 대 초반 약간 통통한 남자였다.방주헌은 다가가고 싶었지만, 쉬이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오늘 입은 옷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병원에서 나올 때 좀 더 멋지게 갈아입고 나왔어야 했는데 후회가 밀려왔다. 막상 만나면 첫마디를 뭐라고 해야 할지도 고민됐다. “어? 오랜만이네요?”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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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그러더니 느닷없이 고개를 들이밀어 그녀의 몸에서 나는 향을 맡으려 했다.그 순간, 강희진의 인내심은 완전히 바닥났다.번팔구는 감히 대놓고 강압하진 못했지만, 술기운에 대담해져 은근히 몸을 더듬어 보려는 속셈이었다.그가 갑자기 손을 뻗어 강희진의 어깨를 감싸안았다.그러나 강희진이 번개처럼 몸을 틀더니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그녀의 손이 번팔구의 뺨에 꽂혔다.그 한 방에 취기가 절반은 날아간 듯, 믿기지 않는 눈으로 그녀를 노려봤다.“감히 나를 때린 거야?”“한 번만 더 건드려 보시죠.”번팔구는 얼굴보다 체면이 더 구겨졌다.특히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던 대리기사 몇 명이 웃음을 터뜨린 게 더 치욕적이었다.“이 바닥에서 계속 일할 생각은 있는 거야?”번팔구는 뺨을 부여잡고 이를 갈았다.“오늘 당장 무릎 꿇고 사과 안 하면, 내일부로 당장 자를 거야!”“마음대로 하세요.”오늘을 겪고 나니, 강희진 역시 그 스튜디오에 대한 미련이 완전히 사라졌다.우상에 대한 환상마저 깨졌는데, 더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강희진이 등을 돌려 떠나려 하자, 분이 삭지 않은 번팔구는 눈이 뒤집혔고 다급하게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붙잡으려 했다.하지만 그가 막 손을 뻗는 순간, 누군가 뒤에서 그의 엉덩이를 힘껏 걷어찼다.예상치 못한 일격에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그것도 모자라 머리에 얹고 있던 가발이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바닥에 떨어진 가발 옆으로, 몇 가닥 남지 않은 머리카락이 드러난 번들거리는 두피가 훤히 드러났다.가로등 불빛 아래, 그 민둥머리가 눈부시게 반짝였다.“씨발, 누가 찼어! 죽고 싶어?”겨우 일어난 번팔구가 소리쳤지만, 방주헌이 또 한 번 발길질을 날렸다.“네 할애비다!”방주헌은 완전히 폭발해 버렸다.자신은 강희진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져,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고 있는데 저딴 자식이 감히 그녀를 건드리고 있었기 때문이다.정말 제정신이 아닌 놈이었다.강희진 역시 방주헌의 등장에 순간 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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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경찰서.누가 신고했는지 경찰이 출동해 일행을 모두 경찰서로 데려왔다.번팔구는 경찰을 보자 희망을 본 듯 달라붙었다.번들거리는 대머리에 얻어맞아 코며 얼굴이 멍투성이가 된 얼굴로 방주헌의 폭력을 장황하게 고발했다.이 부분에 대해 방주헌은 부인하지 않았다.경찰이 싸움의 이유를 묻자, 번팔구는 갑자기 강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경찰 아저씨, 저 여자가 저를 꼬셨습니다!”순간 공기가 싸늘해졌고, 모두가 말문을 잃었다.그 말에 방주헌은 다시 폭발했다.“머리에 남아 있는 털을 세어 보고 말하는 거야? 너 따위를 저 여성분이 좋아하겠냐? 자기 객관화가 너무 안 됐네? 얼굴은 무슨 QR코드처럼 생겨선 스캔 안 하면 뭐인지도 모르겠는데, 자신감은 하늘을 찌르는구나! 여기서 안 되면 다른 데라도 돼야 하는데, 넌 어디가도 답 없겠다!”번팔구는 이를 악물었다.말로는 도서히 방주헌을 이길 수 없자, 곧바로 사건을 담당한 경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경찰 아저씨, 그 여자는 저희 스튜디오 신입사원입니다. 입사 이후 계속 잡일만 하다가 위로 올라가고 싶어서 저를 꼬신 겁니다. 저는 가정이 있는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겠습니까? 제가 넘어가지 않아서 이제 와서 추행했다고 뒤집어씌우는 겁니다!”흥분한 번팔구는 목소리를 높였다.“요즘 젊은 여자들은 출세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정말 악질이죠.”강희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이토록 뻔뻔하고, 잘못을 뒤집어씌우는 인간은 처음이었다.방주헌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그러니까, 위로 올라가려고 너와 잠자리를 하려 했다는 거야?”“맞아요!”“저분이 누군지 알고, 하는 소리야?”“저희 회사 신입사원이죠.”“그럼 내가 누군지는 알아?”번팔구는 방주헌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환자복 차림이었으니, 명문가의 도련님이라고는 전혀 안 보였기 때문이다.방주헌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잠시 뜸을 들이다 한마디 던졌다. “그냥 늙은 변태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지능도 문제 있었네.”“경찰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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