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리의 생일 파티는 한 호텔에서 열렸다.동씨 집안은 작은 프라이빗 룸을 빌려 두었고, 파란색과 흰색 풍선으로 장식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냈다. 각종 디저트들도 가득 놓여 있었다. 오늘은 초대된 아이들도 제법 많았고, 육민찬도 그중 한 명이었다.육수린은 아직 어려서 따라오지 못했다.육민찬은 한 손엔 육강민을, 다른 한 손엔 서은주를 꼭 잡고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마치 온 세상을 다 가진 아이처럼 들떠 있었다.어떤 아이가 서은주를 보고 “예뻐요!”라고 말하자, 육민찬은 어깨가 한껏 으쓱해졌다.“주인공들은 어디 있죠? 이렇게 기다리는데 왜 아직 안 와요?”누군가가 묻는 순간, 주인공들이 등장했다.“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게 했네요.”맑은 목소리가 들리자, 모두가 문 쪽을 바라봤다.동호철과 허유, 그리고 동그리까지 안으로 들어섰다.오늘의 주인공 동그리는 멋진 수트를 차려입고, 목에는 빨간 나비넥타이를 매고 있었다.육강민의 시선이 부자 곁에 선 여인에게 멈췄다.붉은 니트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허리를 살짝 흔들며 걸어왔고, 풍성한 긴 머리카락이 젊음을 더욱 돋보이게 해 눈에 띄게 아름다웠다.육강민의 눈빛이 순간 깊게 가라앉았다.“그리야!”육민찬은 이미 선물을 들고 동그리에게 달려갔다.“이거 너 주는 거야. 생일 축하해!”“고마워, 민찬아.”안경을 쓴 동그리는 예의 바르고 차분했다.학부모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형식적인 덕담을 주고받았다. 신분이 남달랐던 육강민과 서은주이기에, 동호철은 일부러 두 사람과 함께 다가와 감사 인사를 했다.서은주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지만, 육강민의 얼굴에는 별다른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그의 시선은 허유에게 오래 머물러 있었다.복잡한 눈빛이었다.어째서 하필 그녀란 말인가!“대표님, 안녕하세요.”허유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뜻밖에도, 육강민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그 모습을 본 다른 학부모들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평소 육강민 같은 인물을 접할 기회가 없던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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