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이 아슬하게 걸려 있고, 바람은 살갗을 스미듯 서늘했다. 육민찬은 제법 오빠 행세를 하며 육수린을 토닥이며 재우고 있었다. 서은주는 강지택의 방으로 갔다.조용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려 했지만, 강지택은 마음이 딴 데 가 있었고 자꾸만 시간을 확인했다.“졸리세요?”“아니야, 나 아주 말짱해!”딸 가진 아버지 마음이란, 늘 괜히 걱정이 앞서는 법이다.벌써 밤 열 시가 넘었는데, 강희진은 왜 아직도 안 들어오는 거야!*방주헌은 처음으로 ‘남자 친구’ 신분으로 인사를 드린 자리라, 술을 좀 마셨다.강씨 가문에 있을 땐 긴장으로 잔뜩 굳어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풀어진 상태였고 알코올이 신경을 타고 올라, 머리까지 몽롱해졌다.호텔에 체크인을 마친 뒤, 강희진은 그가 걱정돼 방까지 데려다주었다.방주헌은 휘청휘청 위태롭게 걷고 있었고, 강희진이 그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그는 얌전히 강희진이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좁은 공간 안에는 두 사람뿐이었다.천장 조명이 그의 눈동자에 번져 취기가 그대로 드러났고, 그의 손은 술기운에 달아올라, 더욱 뜨겁게 느껴졌다.“내가 이끄는 대로 그냥 따라오네요? 내가 누군지는 알고 이렇게 얌전한 거예요?”강희진이 일부러 장난쳤다.“누군데?”그녀를 빤히 바라보던 방주헌이 갑자기 몸을 기울였다.취한 몸은 제어가 되지 않아, 두 사람의 코끝이 아슬하게 스쳤고 뜨거운 숨결이 강희진의 얼굴을 그대로 덮쳤다. 그저 스치기만 했을 뿐인데도 주변공기가 묘하게 달아올랐다.방주헌이 낮게 웃었다.“알아… 누군지.”“누군데요?”“우리 자기.”강희진는 순간 정신이 아찔했다.술기운 섞인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다. 워낙 빼어난 그 미모에 취기가 더해지니, 금방이라도 이성을 놓아버릴 만큼 위험했다.카드를 찍고 방에 들어와 강희진이 카드키를 꽂기도 전에, 방주헌에게 밀려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고, 잡힌 손에 이끌려 몸이 홱 돌아가 등이 문에 닿았다. 이윽고 술 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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