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주는 사람을 시켜 양이나를 근처 병원으로 데려갔고 양이나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계속 중얼거렸다.“이 사람들 당장 놔주라고 해! 나 혼자 병원 갈 수 있다니까. 너까지 따라올 필요 없어! 이렇게 강제로 데려가는 건 불법이라고!”서은주는 그저 웃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바짝 다가가 낮게 속삭였다.“다 언니를 위해서예요.”그 ‘언니’란 말은 마치 목숨을 재촉하는 종소리처럼 들렸다.나를 위해서라고?날 죽이려는 거겠지!개에 물려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치료에 협조하지 않자, 의사조차 의아해했다.결국 사람들을 시켜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찢겨진 옷을 잘라냈다.왼쪽 팔에는 아직도 피가 배어 나오는 선명한 상처가 있었다.그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또 다른 상처가 보였다.“선생님, 빨리 광견병 백신부터 놔주세요.”서은주가 말했다.하지만 의사는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갸웃했다.“이분은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요. 팔에 있는 상처가 최근에 생긴 것이고 예방접종 기간 중에 다시 물린 경우라면, 재접종은 하지 않습니다.”“그 말은 얼마 전에도 개에게 물린 적이 있다는 말씀이신가요?”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상처를 간단하게 처리한 것 같네요. 날씨가 덥지 않아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벌써 염증이 생겼을 겁니다.”이렇게 자주 개에 물리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사람들의 시선이 묘하게 변했다.그때, 서은주가 낮게 웃으며 말했다.“양이나 씨, 강아지가 어디서 온 건지 아세요?”그러자 양이나는 그녀의 눈을 피하며 더듬거렸다.“당신… 집 개를 내가 어떻게 알아!”“제 친구가 열흘 전쯤에 강도를 만났는데 이 강아지가 그 강도 팔을 물어서 쫓았거든요. 평소엔 얌전한데 오늘은 왜인지 그쪽만 계속 쫓더라고요?”하필 팔만 골라 물었는데 위치까지 비슷하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이상한 건, 그 강도가 돈 내놓으라고 하더니, 꺼낼 틈도 주지 않고 칼부터 휘둘렀대요. 강도라기보다는 애초부터 목숨을 노린 것 같았대요.”서은주의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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