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주는 두 사람의 대화를 이해할 수가 없어 미간을 찌푸렸다.한때 육강민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남자들 사이의 비밀이라며 대답을 회피하고는 했다.그녀는 아무리 동지철이 지금은 진심처럼 보여도 본성은 바꾸기 힘들다는 생각에 온유란을 걱정하기 시작했다.동지철은 아무리 봐도 좋은 결혼상대는 아니었다.하이석이 시계를 보더니 말했다.“이만 가볼게요.”“네, 어서 가보세요.”서은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집에 돌아가면 푹 쉬어요. 요즘 정말 고생 많이 하셨어요.”한편, 이미 도정숙의 병실을 알고 있는 동지철은 온유란이 초대하지 않았는데도 막무가내로 찾아왔다.그가 과일과 꽃을 건네자 도정숙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반가워했다. 입원해 있는 기간에 거의 방문하는 사람이 없어서 더욱 반가운 손님이었다.그녀는 온유란에게 어서 물을 따라드리라고 권했다.“그렇게 예의 차릴 것 없어요. 유란 씨 일이면 제 일이기도 하죠.”도정숙은 온유란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을 보고 바로 속셈을 알아차렸다.돌아가는 길, 온유란은 그에게 카드 한 장을 건넸다.“이게 뭔가요?”“치료비요.”“우리 사이에 이렇게 예의 차릴 것 없어요.”동지철은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앞으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요.”“동지철 씨, 우리 사이는….”“그거 알아요? 아저씨가 우리 결혼 승낙하셨어요.”“네?”“어차피 결혼할 사이잖아요. 고작 백만 원 정도, 술값도 안 나오는 돈이니까 돌려줄 필요 없어요.”동지철은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을 살피고는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왔다.가까이 다가서니 그녀의 향기가 코끝을 맴돌았다.향수의 진한 향이 아니고 햇빛에 말린 시트에서 나는 깨끗하고 편안한 향이었다.그는 취한 듯, 입을 열었다.“유란 씨, 향이 참 좋네요.”그 두 눈에는 감출 수 없는 욕망이 담겨 있었다.마치 손길이 그녀의 몸을 유린하듯, 불편한 눈빛이었다.온유란은 숨이 막혀 뒤돌아섰지만, 동지철이 그녀의 팔을 잡더니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며 몸을 밀착해 왔다.그녀는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