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철은 원래부터 안하무인이라, 그 성질머리로 원한을 산 사람도 한둘이 아니었다.경찰이 그와 마찰이 있었던 인물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명단을 뽑아 본 경찰들조차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다. 상대는 흔적을 너무도 완벽하게 지워 두었다. 빈틈 하나 없이 처리해 둔 탓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아마 제대로 된 거물을 건드린 모양이었다.겨우 말을 할 수 있게 된 동지철이 가장 먼저 내뱉은 한마디는 이것이었다.“저 온유란 안 만날 거예요. 걔랑은 결혼도 안 할 겁니다.”그 사람들한테 붙잡혔을 때, 그는 정말 죽기 직전까지 얻어맞았다. 생각해 보면 모든 불행의 시작은 하이석 집안의 연회였다.온유란과 엮인 순간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하자 그는 뼈저리게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다. 온유란에게서 멀어져야 산다는 것.무슨 사랑 지상주의니 뭐니, 다 개소리였다. 목숨이 반쯤 날아갈 지경인데 사랑 타령이 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반면, 그의 부모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다.온 대표의 딸을 팔아넘기듯 하는 태도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예단과 혼수 문제를 두고 오랜 실랑이 끝에 가까스로 합의를 본 상태였다. 결혼 준비도 이미 시작한 참이었는데 아들이 갑자기 결혼을 안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죽어도 온유란이어야 한다며 난리를 치더니, 대체 왜 저러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동 여사는 의사를 바라보며 물었다.“혹시 머리를 잘못 맞은 거 아닙니까?”동지철은 진짜 속 터져 죽을 뻔했다.그가 두들겨 맞은 일은 금세 퍼져 나갔다. 소식을 들은 온 가족 역시 병문안을 가지 않을 수 없었고, 온유란은 아버지 손에 이끌려 억지로 함께 병실을 찾았다.동 여사는 활짝 웃으며 온유란의 손을 잡더니 병상 앞으로 밀어 보냈다.“지철아, 누가 왔는지 좀 봐.”그 말에 사지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던 동지철은 병든 몸으로 벌떡 일어난다는 게 어떤 건지 완벽하게 보여주었다.그 모습에 동 여사는 허벅지를 탁 치며 웃었다.“유란아,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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