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Chapter 751 - Chapter 760

767 Chapters

제751화

길가의 가로수와 네온등들이 빠르게 차창을 스치고 지나갔다. 운전기사는 핸들을 잡고서 뒷좌석을 힐끔거렸다.연회가 끝나기도 전에 하이석은 온씨 가문의 장녀를 집까지 데려다준다고 나온 것이 아이러니했다.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정적이 감돌고 있었다.그들은 차에 오르기 전에 간단히 몇마디 나눈 것이 전부였고 오는내내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잠시 후, 결국 하이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성함이….”“온유란입니다.”“하이석입니다.”경성에 사는 사람 치고 하이석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온유란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하이석 씨, 오늘 일은 정말 감사했습니다.”“별말씀을요.”그 뒤로 또 한참의 침묵이 이어졌다.온유란은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다가 차창에 비친 하이석의 모습에 자꾸 눈길이 갔다.경성에 올라온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하씨 가문의 악명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었다. 그 집안은 호랑이 소굴이라고들 말하는데 오늘 밤 보여준 하이석의 모습은 매너 있고 무척 신사다웠다. 그녀는 차에 오르기 전 상황을 떠올렸다.하이석이 직접 온유란을 차로 집까지 데려다준다는 얘기를 듣고 온유정도 따라서 차에 올랐다.그녀는 뒤늦게 나온 하이석을 향해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하 대표님, 안녕하세요.”하이석은 순간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넌 누구지?”“저는….”“누가 함부로 내 차에 타라고 했지?”“저는 온유정이고 유란 언니 동생이에요. 언니를 집까지 데려다 주신다면서요. 저희는 가족이라 같이 사니까 같이 가려고 탔죠.”“둘이 같이 살든지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난 온유란 씨만 모셔다드린다고 했지 너까지 차에 태운다고는 안 했어.”하이석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주인 허락도 없이 남의 차에 올라타는 건, 온씨 가문의 교양인가?”“내 차는 아무나 태우지 않아.”그 말을 끝으로 온유정은 차에서 쫓겨났다.예쁜 드레스를 입고서 호텔 입구에 버려진 그녀의 얼굴이 험하게 일그러졌다.생각에 잠긴 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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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그 말을 들은 온유정이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강도 집안이에요? 며느리를 들이면서 예물도 안 준다고요?”“강도보다 무서우면 더 무서웠지 덜하진 않아.”한편, 온유란은 하이석이 준 주머니를 열었다.안에는 소독약과 밴드가 들어 있었다. 아까 동지철에게 수모를 당할 때, 주먹을 꼭 쥐고 있어서 손톱이 살을 파고 들어 피가 났는데 정작 그녀 본인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있던 상처였다.하이석이라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섬세할 줄이야.따뜻한 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공허한 가슴을 스치듯, 가슴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어쩌면 소문이 다가 아닐지도 모른다.육 대표 사모님은 딱 봐도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그런 분과 친구처럼 지내는 하씨 집안 사람들이라면, 소문처럼 무서운 사람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연회에서 있었던 일은 업계에서 며칠 동안 화제거리가 되었다.아무도 온유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고 이야기의 초점은 동지철의 빨간색 팬티에 집중되어 있었다.이런 일에 방주헌이 빠질 리가 없었다. 그는 그 시뻘건색 팬티를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그룹 채팅에 뿌렸다.그러고는 대체 어디서 알아온 건지, 해당 브랜드의 링크까지 걸어두며 SNS에 글을 게시했다.[이 브랜드의 팬티는 안 사는 걸 추천할게요. 영 재수가 없더라니까요!]동지철의 팬티와 찰진 엉덩이는 한동안 많은 관심을 끌어모았다.그는 체면을 완전히 구겼지만, 선동자가 방주헌이라 찾아가서 따질 수도 없었다.집으로 돌아오니 소식을 들은 부모님은 그를 원망하고 질책하더니, 선물이라도 사들고 온유란을 찾아가 사과하라고 했다. 동지철은 당연히 거절했고 아버지에게 호된 매를 맞아야 했다.결국 동지철은 온씨 가문을 찾아가게 되었다.그날 이후로 그는 틈만 나면 온씨 저택에 드나들었는데 나중에는 온유란에게 점차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온유란은 그를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고 했다.물론 이 모든 건 행간에 떠도는 소문이고, 진실이 어떤지는 알 길이 없었다.다만 동지철과 그의 빨간색 팬티는 완전히 화제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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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사모님?”온유란은 이곳에서 서은주를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기에 다소 놀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고는 손리정에게도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이런 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요. 어디 불편해서 오셨어요?”서은주가 웃으며 물었다.“아니요, 저는 문병 왔어요.”서은주는 더 캐묻지 않았다.온유란은 연회 때 서은주가 도움을 주었는데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떠올라, 조심스럽게 물었다.“지난번엔 정말 고마웠어요. 사모님만 괜찮으시다면 제가 식사 한끼 대접하고 싶어요.”“제가 뭘 한 것도 없는데요, 뭘. 그렇게 예의 차릴 것 없어요.”서은주는 자신의 생각 없는 행동이 그녀에게 오히려 불행만 가져온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었기에 온유란에게서 밥을 얻어먹고 싶지는 않았다.온유란은 예상했던 대답이었다.‘하긴,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사시는 분이니까.’온씨 가문 이야기는 이미 업계에 쫙 퍼졌고 경성 사람들 모두 기피하기에 급급했다. 그래서 서은주도 그 사람들처럼 자신과 얽히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그걸 알면서도 온유란은 감사인사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녀는 곧바로 작별인사를 건넸다.서은주는 자신을 조심스럽게 대하는 그녀의 모습이 안쓰러워 말했다.“온유란 씨.”온유란이 고개를 돌렸다.“점심 같이 먹어요.”서은주는 자신이 온유란과 너무 가깝게 지내면 불필요한 화를 불러올까 봐 걱정했다.반면 온유란은 자신은 서은주와 친하게 지낼 자격이 없는 사람이고 이게 소문이라도 나면 그녀가 대기업 사모님에게 아부하고 다닌다고 할 것은 물론, 서은주마저 안 좋은 소리를 듣게 될까 두려웠다.고심 끝에 온유란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어디로 갈지는 정하셨나요?”“근처 닭갈비집 가기로 했어요.”서은주가 말했다.“저기 건설거리에 있어요.”“그럼 일단 두 분이 먼저 가 계세요. 저는 문병을 마치고 따라갈게요.”얘기를 들은 손리정이 눈살을 찌푸렸다.그녀가 보기에 온유란은 그들과 동행하고 싶지 않은 티를 팍팍 내고 있었다.‘밥 한끼 먹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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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대낮에 폭주족 강도가 나타나다니!온유란은 본능적으로 핸드백 끈을 꽉 잡았지만, 사내의 힘이 너무 커서 핸드백은 그대로 빼앗기고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소리를 들은 서은주와 손리정이 뒤를 돌아보았다.“대낮에 강도라니! 저게 미쳤나?”성격 급한 손리정은 곧장 욕설을 퍼부으며 오토바이로 달려갔다.“리정아!”서은주는 새된 비명을 지르며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임신 중인데 이러다 무슨 일이라도 나면 무슨 낯으로 육지성을 본단 말인가.하지만 불 같은 성격인 손리정은 자신이 임산부라는 사실도 잊은 채, 달려가서 자신의 핸드백을 오토바이를 탄 사내에게 던졌다.날아간 핸드백은 오토바이 운전자의 머리에 정통으로 맞았다.시야가 가려지며 오토바이는 균형을 잃더니 귀를 찌르는 마찰음과 함께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두 사람은 순간 당황했는지 바닥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특히나 운전자는 심하게 다쳤는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손리정은 그대로 달려가서 그들을 향해 발길질을 하며 욕을 퍼부었다.“쓰레기 같은 것들, 대낮에 강도질이나 하다니! 법이 우스워?”오토바이 뒷좌석에 탔던 남자가 몸을 비틀며 일어나더니 손리정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미친 여자가….”말을 마친 남자는 씩씩거리며 손리정에게 다가왔다.서은주는 다급히 그녀를 뒤로 이끌고 사내의 정강이를 걷어찼다.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사내가 욕설을 퍼부으며 서은주와 손리정에게 달려들었다.그리고 이때, 누군가가 그의 등을 툭 쳤다.“저기요….”사내가 고개를 돌리자, 상대는 그대로 다리를 들어 사내의 사타구니를 걷어찼다.사내는 아랫도리를 잡고 바닥을 뒹굴면서도 얼굴이 알려지는 건 싫었는지, 끝까지 헬멧을 고수하고 있었다.참을 수 없는 통증이 척추를 타고 온몸에 퍼졌다.“넌 오늘 나한테 죽었어!”사내가 욕설을 퍼부으며 절규했다.서은주와 손리정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눈으로 온유란을 바라보았다. 온유란은 담담히 바닥에 떨어진 핸드백을 주우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뭘 멍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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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동지철은 온유란을 따라 식당 근처까지 왔기에 서은주도 같이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하필 이런 곳에서 또 만날 줄이야!운전기사는 그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도련님, 지금 가셔서 영웅처럼 등장하셔도 늦지 않습니다.”동지철은 욕설을 퍼붓고는 차창을 내리고 바깥을 향해 소리쳤다.“너희들 꼼짝 마! 온유란 씨, 내가 왔으니까 이제 걱정 안 하셔도 돼요!”서유정, 손리정과 함께 도망치려던 온유란이 고개를 돌리자, 눈에 띄는 노란색 정장을 입은 동지철이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조금 전 사타구니를 걷어채였던 남자가 헬멧을 집어던지더니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일어났다.남자는 도끼눈을 뜨고 동지철을 노려보았다.특히나 아주 색감이 화려한 노란색 옷을 입은 동지철을 보고 있자니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었다.‘뭐 하는 놈이야, 이 놈은?’남자는 고용주가 누구인지, 뭘 하라고 자신들을 고용했는지조차 잊고 있었다. 동지철이 그에게 힘껏 눈짓을 했지만, 하마터면 불구가 될뻔한 사내는 눈에 뵈는 것이 없었다.‘이 새끼가 눈 껌뻑거리면서 지금 날 도발하는 건가?’남자는 그대로 동지철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순식간에 동지철의 코에서 코피가 뿜어져 나왔다.온유란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이곳에서 동지철을 만난 것도 놀라운데 갑자기 뛰어나와 자신들을 지켜준다고 나서더니, 상대의 한주먹에 나가떨어질 줄이야!하지만 더 당혹스러운 사람은 단연 동지철이었다.‘이 자식이 감히 고용주에게 주먹을?’“가… 감히 나를 쳐?”분노한 동지철이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다.“그래! 쳤다! 왜!”그러나 남자는 불구가 될뻔한 상황이라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손리정이 황당한 얼굴로 물었다.“은주야, 이건 또 어디서 튀어나온 멍청이야?”그녀는 싸울 능력도 안 되면서 갑자기 영웅행세를 한다고 끼어든 동지철이 못마땅했다.서은주 역시 놀란 눈으로 말했다.“나도 몰라. 어디서 튀어나왔는지.”그리고 이때, 차량 한대가 멈춰서더니 안에서 육지성이 내렸다. 그는 단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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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그는 더 이상 온유란 앞에서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동지철은 한 손으로 코를 감싸쥐고서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치고 말았다.그의 코에서 흐른 피가 길 곳곳에 떨어졌다.육강민과 하이석은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했다.워낙 능구렁이에 똑똑한 사람들이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상황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경성의 치안은 줄곧 강한 편이었고 폭주족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게다가 일이 생기자마자 동지철이 한껏 차려 입고 나타난 걸 보면 우연일 확률은 극히 낮았다.두 사람은 인근의 경찰서로 보내졌다.하지만 고용주의 보복이 두려웠던 둘은 누가 시켰는지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특히나 온유란에게 사타구니가 걷어채였던 남자는 경찰서로 가서 점차 이성을 되찾았다.정신을 차려 보니 고용주에게 폭력을 쓴 사실이 떠올랐다.이 상황에 고용주를 불어버린다면 앞으로의 삶이 힘들어질 것 같았다.하지만 형사 측에서는 이 사건을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보지 않았다. 대낮에 오토바이로 가방을 강탈하는 인간이라니! 곳곳에 CCTV가 널린 경성에서 지극히 일어날 가능성이 적은 범죄였다.그래서 두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질문을 했다.서은주와 손리정도 형사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진술했다.온유란 쪽 담당 형사의 질문이 보다 세밀했다. 형사는 그녀에게 혹시 최근에 누구에게 원한을 산 적이 있는지 물었다.그녀와 서은주는 백 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있었다.서은주가 멘 가방은 육강민이 선물한 것으로, 중고로 내다 팔아도 족히는 수천만 원을 벌어들일 수 있는 제품이었다. 온유란의 가방과 소지품을 다 합쳐도 따라갈 수 없는 값어치였다.만약 정말 단순 강도 사건이라면 서은주를 표적으로 노렸을 거라는 것이, 형사들의 관점이었다.임신 중인 손리정은 태중의 아이를 걱정하여 진술만 마치고 육지성과 함께 다시 병원으로 가서 세밀한 검사를 진행했다.조사실로 간 육강민이 서은주에게 물었다.“어쩌다 그 사람과 같이 점심을 먹게 된 거야?”온유란을 가리키는 말이었다.“병원에서 만났어요.”서은주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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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온유란이 조사실에 다시 들어갔을 때, 서은주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오후에 다른 일정 있어요?”하이석이 물었다.서은주는 고개를 저었다.“벌써 세 시나 되었네요. 네 시에 유치원 하교 시간이니까 민찬이 데리러 가기로 했어요.”육강민이 말했다.“서두를 것 없어. 이따가 차는 내가 운전할 테니 같이 가자.”“좋죠. 온유란 씨도 곧 끝나겠네요.”서은주는 미소를 지으며 하이석을 돌아보았다.“이석 씨는 볼일 있으면 먼저 가요. 바쁘시잖아요.”하이석이 말이 없자, 육강민은 입꼬리를 올리며 아내의 어깨를 다독였다.“이석이 오늘 안 바빠.”그는 어딘가 묘한 웃음을 지으며 하이석에게 물었다.“그렇지, 이석아?”하이석은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잠시 후, 온유란이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세 사람을 보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서은주가 그녀를 부축해 의자에 앉히며 말했다.“형사님은 뭐래요? 별일 없었죠?”“별일은 없었어요. 최근에 외출할 때 조심하라고만 했어요. 저는 돌아가신 줄 알았는데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네요.”“유란 씨 발 다쳤잖아요. 그래서 기다렸죠.”“저는 괜찮아요.”온유란에게 있어 서은주와 일행들은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사람이고 눈이 부셔서 감히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한번 봐봐요.”말을 마친 서은주는 온유란의 앞에 쪼그려 앉아 바지가랑이로 손을 뻗었다.“사모님, 저는….”온유란은 당황한 얼굴로 그녀를 말렸다.“걱정 마세요. 저 의사고, 경험 있어요.”온유란은 그녀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하는 수없이 바지가랑이를 걷었다.발목은 빨갛게 부어 있었다.특히나 하얗고 가는 발목이라 더 선명하게 보였다.육강민은 뒤로 두 걸음 물러서더니 하이석에게 눈치를 주었다. 하이석은 그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이 형은 갑자기 왜 저러지?’서은주는 손을 뻗어 발목을 만져보다가 한 곳을 지그시 눌렀다. 온유란은 낮은 신음을 내뱉더니 곧바로 입술을 깨물었다.“그냥 삐끗한 거예요. 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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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온유란은 근처에 스쿠터 대여점이 있는 것을 보고 능숙하게 그쪽으로 다가가 결제하고 스쿠터를 잡았다.그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아, 그녀는 역시나 집안에서 예쁨 받지 못하는 존재인 듯했다.“따라가.”하이석이 말에 운전기사는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네 바퀴 달린 외제차로 스쿠터 뒤를 따라가라니!하지만 운전기사이자 경호원으로서 엄격한 교육을 받아온 그는 미행에도 꽤나 능숙한 편이었다.온유란은 경성에 올라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처음 오는 곳이기에 핸드폰으로 병원 위치를 검색한 후에 그쪽으로 향했다.그렇게 십여 분쯤 갔을까, 차량 한 대가 그녀의 앞에 멈춰섰다.그녀는 바로 브레이크를 잡고 스쿠터를 멈춰세웠다.그녀도 아는 차량이었다.뒷좌석 차창이 천천히 내려갔다.“하이석 씨?”“데려다줄 테니까 타세요.”“굳이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저 이거 타고 가도 충분해요.”온유란은 웃으며 거절했다.“병원 가는 중이었어요?”“네.”“난 또 교외로 나가는 줄 알았지.”온유란은 핸드폰을 열어본 후에야 자신이 길을 잘못 들어섰다는 것을 깨닫고 얼굴이 화끈거렸다.운전기사는 이미 차에서 내려 그녀에게 어서 타라고 눈짓하고는 그녀가 대여한 스쿠터를 끌고 대여점으로 향했다.차에 오른 그녀는 괜히 미안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안절부절 못했다.그녀는 원래 길치였는데 하필 하이석 앞에서 이런 실수를 하니 더욱 수치스러웠다.차에 오른 그녀는 얼굴이 화끈거려 내내 창밖만 바라보았다.운전기사는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참았다.그가 보기에 온유란은 꽤나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병원에 도착하니 의사는 곧바로 온유란을 검사실로 데리고 들어가더니 긴급 냉찜질을 해주었다.의사의 진단은 서은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혈액 순환에 좋은 약까지 처방해 주었다.하이석은 운전기사를 약국으로 보낸 사이, 의사는 붕대로 간단한 고정을 해주었다.“가급적이면 적게 움직이고 며칠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의사가 말했다.온유란은 감사인사를 표하며 일어서려고 했지만, 붕대를 감은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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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차는 온씨 가문 저택 앞에서 멈추었다.“하이석 씨, 오늘도 민폐를 끼쳤네요. 감사합니다.”온유란은 손에 든 약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오늘 병원에서 든 비용은 제가 돌려드릴게요.”그녀가 다리가 불편하다 보니, 검사비용과 약값은 모두 하이석의 운전기사가 부담했다.그녀는 이게 마음에 걸려서 얘기한 것이었다.물론 왕 기사는 하이석이 이 정도 금액은 전혀 신경 쓰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런데 하이석이 말했다.“어떻게 돌려주실 겁니까?”“카카오페이나, 계좌번호를 찍어주시면….”온유란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하이석은 핸드폰을 꺼내더니 그녀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추가하게 했다.카톡을 추가한 온유란이 말했다.“나중에 명세서 보여주시면 바로 돈 보내드릴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차에서 내려 절뚝거리며 집안으로 들어갔다.하이석은 출발하라 명한 뒤, 고개를 숙이고 온유란의 SNS를 펼쳤지만, 게시글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한참 가던 중, 왕 기사가 웃으며 말했다.“대표님, 아까는 일부러 온유란 씨 연락처 받으시려고 그러신 거죠?”하이석은 말이 없었다.“설마 그분 SNS라도 보고 계신가요?”“왕 기사 오늘따라 말이 좀 많네.”왕 기사가 웃으며 말했다.“온유란 씨가 예쁘기는 하죠. 성격도 좋은 것 같고, 대표님과 잘 어울려요. 다만….”“다만 뭐?”“나이가 대표님에 비해 좀 많이 어린 것 같은데요? 최소 일곱 살 정도 어리지 않나요?”하이석은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그 정도로 어리지는 않아. 결혼해도 되는 나이라고.”“뒷조사를 해보셨습니까?”하이석이 말이 없자, 왕 기사는 계속해서 말했다.“사실 지금 세상에 나이차가 좀 난다고 뭐라 하지 않죠. 게다가 대표님은 아직 창창한 나이이니 두 사람이 결혼한다고 해도 도둑놈 소리는 듣지 않을 겁니다.”“게다가 운동도 꾸준히 하셨으니, 전혀 밀리지 않습니다.”하이석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말없이 문질렀다.“온유란 씨는 줄곧 시골에서 자랐으니까, 아마 가족들이랑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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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이 일은 동지철의 가족의 눈을 피해갈 수 없었다.다친 이유를 물으니, 그는 차마 사실을 말할 용기가 없어 온유란을 위해 다쳤다고만 말했던 것이다.온유란 이야기가 나오니 동지철은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그 모습을 본 동 회장 부부는 경악하고 말았다.하지만 감정을 추스른 뒤, 다시 기대에 부풀더니 아들이야 아프건 말건, 곧바로 온창섭에게 전화를 걸어 혼사를 추진하자는 의사를 내비쳤다.그 동안 동지철이 살면서 사고도 많이 치고 방탕한 삶을 살았지만 한 여자에게 이 정도로 관심을 준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비록 결과는 썩 좋지 못했지만, 동 회장 부부는 아들이 온유란에게 진심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두 사람은 줄곧 아들이 얼른 결혼하고 철이 들기를 바랐다.동 회장은 온유란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얼굴도 예쁘고 어른에게 예의도 바르고 참 참한 아가씨였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아들 같은 녀석에게는 온유란이 아까울 정도였다.동 회장 부부는 온유란 정도의 조건에 가족들 때문이 아니라면 경성에서 꽤나 인기가 많을 처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혼사를 서두른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온씨 가문도 온유란을 빨리 시집 보내고 싶고 동씨 가문도 마찬가지였기에 혼수나 예물에 관한 협상은 아주 쉽게 이루어졌다.“유란아, 내가 보기엔 동 대표는 참 좋은 사람인 것 같구나. 널 구하다 다쳤다고 하니 시간 내어 문병도 좀 가고 그래. 이야기도 좀 나누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도 가지고.”온창섭은 동씨 가문에 예물을 얼마나 요구할지 속으로 계산하고 있었다.온유란은 속으로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좀 피곤하네요. 먼저 올라가서 쉴게요.”그녀는 절뚝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다가 한껏 치장한 온유정과 마주쳤다.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한 그녀는 초라한 온유란을 아래위로 훑더니 비아냥거리듯 말했다.“언니 좀 대단하다? 동지철 같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다니 말이야.”온유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동지철 그 사람 소문난 바람둥이야. 설마 정말 언니가 매력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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