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정의 시점.내가 복도를 지나가던 때였다. 식당 안쪽에 있는 배선실에서 쨍그랑하고 값비싼 도자기가 산산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가정부들의 날카로운 고함이 들려왔다. “뭘 하는 거니! 만지지 말라고 했잖아!” 깜짝 놀라 안을 들여다보니, 바닥에 흩어진 고급 수프 접시 파편 앞에서 겁에 질린 채 꼼짝도 하지 못하고 서 있는 신우석의 모습이 보였다. 아이의 작은 배에는 뜨거운 수프가 그대로 쏟아져 옷이 흠뻑 젖어 있었고, 김까지 피어오르고 있었다. “죄송해요…… 배가 고파서, 도와드리려고…….” 신우석이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한 목소리로 사과했지만, 가정부장은 아이의 화상은 안중에도 없는 듯 노골적인 혐오를 드러내며 차갑게 내뱉었다. “도와준다고? 웃기지 마세요. 본채 사모님들께서 쓰시는 귀한 식기에 너 같은 더러운 손을 대지 마. 불륜 끝에 태어난 너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불명예스러운 일이야. 더 이상 우리를 귀찮게 하지 말고, 얼른 여기부터 치운 뒤 방으로 돌아가!” 가정부들은 우석이에게 걸레를 던져 주더니, 화상으로 붉게 달아오른 아이의 손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서둘러 배선실을 나가려 했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나는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분노와, 그보다도 지금까지 이런 광경을 묵인해 온 나 자신에 대한 참을 수 없는 혐오감에 휩싸였다. 그 아이의 모습은 아이를 낳지 못했고, 남편마저 잃어 가문에서 마치 대형 폐기물처럼 취급받던 내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거기까지 하세요.” 나는 싸늘한 목소리와 함께 배선실 안으로 들어섰다. 가정부들은 놀라 뒤돌아보더니 순식간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사모님……! 이건, 도련님이 멋대로…….” “조용히 하세요.” 나는 그들의 말을 단호하게 끊었다. “당신들의 직무 태만과 이 저택의 주인인 나에 대한 무례, 모두 본채 회장님께 보고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이 저택에서 나가세요.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세요.”한 치의 여지도 없는 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