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혁의 시점.“차이령의 진술은...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성환아, 넌 어떻게 생각해?” 손에 들고 있던 수사 자료 사본을 내려다보며 옆에 있는 강성환에게 물었다. 강성환은 짧게 한숨을 내쉬며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차이령은 감정으로 움직이는 서아영보다 훨씬 냉정하고 계산적인 사람이야. 경찰에게 말해도 문제가 없을 '안전선'만 철저하게 골라 진술하고 있는 것 같아. 양부가 행방불명된 것도, 자신과 연락이 끊기면 신우석 일행이 어떻게 움직 일지까지 모두 머릿속으로 계산해 둔 결과였을지도 몰라. 하지만...” “하지만?” “... 신경 쓰이는 건 서아영이야. 서아영은 혼자 힘으로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도망 다닐 만큼 영리한 타입이 아니야. 그런데 지금 차이령의 진술만 들으면 마치 서아영이 모든 실을 조종하는 거대한 흑막처럼 들리잖아. 그게 차이령 나름의 복수인지, 아니면 서아영은 절대 붙잡히지 않는다는 어떤 든든한 배경에 대한 자신감인지는 모르겠지만...”“차이령은 속으로 서아영을 어떻게 생각했던 걸까. 뒤틀린 충성심이었을까, 아니면 가라앉는 배에 함께 탄 희생양 정도였을까... 어느 쪽이든 서아영과 그 양부를 붙잡지 못하면 차이령 하나만 아무리 취조해도 이 사건은 진정한 의미에서 끝나지 않아.”――――그로부터 한 달 뒤.좀처럼 진전이 보이지 않던 사건은 경찰로부터 걸려온 뜻밖의 연락 한 통으로 급격한 전환점을 맞았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차이령의 양부가... 이미 사망했다고요? 그게 정말입니까?”나도 모르게 사무실에서 큰 소리를 내자, 전화기 너머의 담당 수사관은 감정 하나 섞이지 않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예. 신원 미상의 시신을 다시 대조한 결과, 3년 전 지방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로 이미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고속도로 터널 안에서 트럭과 마이크로버스가 충돌한 사고라 얼굴 식별은 불가능했고, 소지품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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