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혁의 시점.신규 사업 시찰을 위해 청운으로 출장을 온 나는, 이날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한 곳씩 방문 일정이 잡혀 있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점심을 마치고, 오후에 예정된 장소로 향하던 중이었다.창밖으로 펼쳐진 맑은 공기와 끝없이 이어지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문득 서해인을 떠올리고 있었다.그때였다.맞은편 차선 너머로, 라피아햇을 깊게 눌러쓰고 단정한 원피스를 입은 한 여성이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의 양옆에는 작은 아이 두 명이 손을 잡고 있었다. 키와 체격으로 보아 또래로 보였고, 아마 쌍둥이일 터였다. 아이들은 신이 난 듯 걷고 있었고, 그 여자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었다.그 장면은, 내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던 서해인의 모습과, 만약 그녀가 아이를 낳았다면 이런 모습이었을까 상상해 왔던 그림과 정확히 겹쳐졌다.차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그 가족의 모습은 점점 또렷해졌다.“해인이 낳은 아이들도… 저 아이들만큼 컸을까.”그렇게 생각하며 시선을 고정한 순간, 그 여성의 옆모습이 너무나도 서해인과 닮아 있어 나는 그대로 숨이 멎은 듯 굳어 버렸다.아니, 닮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했다. 걸음걸이, 뒷모습,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찰나에 보인 그 옆모습은, 내가 수없이 떠올렸던 서해인 그 자체였다.(설마… 이런 곳에 해인이 있을 리가 없잖아…….)그렇게 스스로를 타이르면서도,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숨이 가빠졌다. 나는 이상하리만큼 확신에 가까운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혹시나 하는 마음이 지나쳐, 결국 나 자신에게 유리한 환상을 보고 있는 건 아닐까. 믿을 수 없으면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혼란과 미약한 희망이 가슴 안에서 소용돌이쳤다.“세워! 지금 당장 차 세워!!”이성보다 본능이 먼저 움직였다. 나는 급히 운전기사에게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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