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호성이 코웃음을 쳤다."밖에서 파는 국수가 집 국수보다 낫다는 거냐? 어떤 대단한 요리사가 만든 건데 그렇게 마음에 들었어?""맛도 그냥 그렇고 면도 좀 불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거니 당연히 마음에 들죠."권지헌이 허설아가 만든 음식을 먹은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예전엔 허씨 집안 아가씨가 주방에 들어갈 일 자체가 없었다.오늘 국수는 권지헌의 예상을 뛰어넘었다.아들이 구박받는 걸 보기 싫었던 박희수가 웃으며 말을 돌렸다."연희 퇴원했어?""네, 강아지가 갖고 싶대요."역시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박희수가 바로 가슴을 탁 치며 말했다."내가 사줄게, 내가! 연희가 어떤 품종 좋아해? 집이 좁아서 키우기 힘들면 우리 집에 두고 주말에 놀러 오면 되잖아!"박희수는 이미 다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연희가 좋아하는 강아지를 집에서 키우면 연희가 자주 놀러 오겠지!'전서준이 옆에서 투덜댔다."작은 할머니, 내가 전에 토끼 갖고 싶다고 했을 때는 안 사줬잖아요.""토끼가 얼마나 냄새나는데, 땅도 파고 다녀서 안 돼. 우리 강아지 키우자!"이렇게 대놓고 편애하는 박희수가 권지혁도 신기했다. 권지헌에게 눈썹을 씩 올리며 낮게 말했다."큰 엄마가 진짜 허설아 씨 딸을 좋아하시나 봐요."권지헌이 가볍게 웃었다.국 한 숟갈을 뜨고 바로 그릇을 내려놓고 이따금 반찬만 집었다.권호성이 식탁에 둘러앉은 자손들을 한 바퀴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지헌아, 송 아저씨 딸이 이번 달에 미국에서 들어온다. 돌아오면 두 사람 약혼해."식탁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권지헌은 태연하게 반찬을 집으며 권호성의 말에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권지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권호성도 더 말을 잇지 않았다.두 사람이 그렇게 팽팽하게 기싸움을 하고 있었다. 권호성이 먼저 고집을 꺾고 입을 먼저 열었다."대답을 해. 하겠다는 거냐, 안 하겠다는 거냐."권지헌이 담담하게 말했다."안 해요. 할아버지가 기어이 밀어붙이신다면 저는 수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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