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못 먹었던 것들은 크면 유독 좋아하거나 아예 입에 대지 않거나 둘 중 하나였다.그런데 지금은 케이크에 왠지 관심이 생겼다. "이런 거 어린 여자애들이 좋아해?"권서진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나처럼 스물 몇 살짜리 여자애도 꽤 좋아하는 데 두세 살이면 더 좋아하겠지.""박스째로 줘."권서진이 케이크 박스 그대로 권지헌에게 건넸다.상자를 조심히 집어 들던 권지헌이 문득 뭔가 생각난 듯 권서진을 바라봤다."할아버지가 말씀하신 송씨 집안 딸이 누구야?""송원영이라고 할아버지가 엄청 마음에 드신다면서 권율 그룹에 가서 일하게 하겠대. 오빠랑 가까워지게 한다고…… 큰아빠도 이미 동의하셨어."권지헌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졌다.휴대폰 벨이 울렸다. 권씨 집안 손자 중 둘째인 권지호의 전화였다.생일 축하한다는 말도 꺼내기 전에 권지헌이 먼저 말을 끊었다."지호야, 우리 집안과 거래가 있었던 집안 중에 예순 넘은 혼자 사는 할머니가 있으면 자료 다 정리해 줘."멀리 바다 건너에 있는 권지호는 집안에 이런 일이 생긴 줄도 모르고 있었다.권지헌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할아버지 소개팅 시켜드릴 거야. 적당한 외국 분이라도 괜찮아. 집안은 안 봐도 되고 할아버지와 잘 맞으면 돼."권지호는 멍해졌다.이게 맞는 거야?"할아버지가 소개팅을? 아, 그래 알겠어, 바로 정리해 볼게.""다 정리되면 할아버지한테 직접 보내드려. 마음에 안 드신다고 하면 계속 찾아."권지호는 도무지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권지헌의 말은 곧 어명이었기에 바로 받들어 실행에 옮겨야 했다. 권서진이 놀라서 물었다."오빠, 진짜 할아버지 소개팅 시켜드리려고?""의견 있어?""아니, 내가 어떻게 감히."권지헌이 케이크 상자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권서진을 한번 훑어보더니 불쑥 말했다."다음 주 월요일에 권율 그룹에 출근해. 송 뭔지 하는 사람과 같은 부서로 가."권서진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가만히 있는데 하늘에서 일자리가 뚝 떨어졌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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