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이 엄청 무겁지는 않았다.수건이랑 기저귀, 물컵, 갈아입을 옷 정도가 들어있을 뿐이었다.허설아가 전서준 머리를 쓰다듬자 전서준이 난처한 얼굴로 피했다."머리 만지지 마요, 설아 이모. 저도 이제 어른이에요."두 살 짜리 아이의 어른이라는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웃음이 터졌다. 허민정의 시선이 박희수에게 향했다.한눈에 봐도 평생 걱정 없이 귀하게 살아온 귀부인 느낌이었다.입은 옷이 아무리 귀여운 도안이라 해도 큼지막한 명품 로고가 눈에 띄었다.차는 말할 것도 없었다.억대의 차였다. 허민정이 웃으며 물었다."전서준 보호자세요?""저는 이모 할머니예요. 오늘은 서준이 데리러 온 게 아니라 우리 연희 보러 온 거예요."전서준이 익숙하다는 듯 끄덕였다."이모 할머니는 항상 연희 보러 와요. 이모 할머니랑 우리 외할머니도 연희 엄청 좋아해요."전서준이 덧붙였다."저도 좋아해요.""그리고 제 외삼촌도 좋아하고 저희 엄마도 좋아해요.""외삼촌이 누구야?"전서준이 큰 소리로 말했다."권지헌이요!"허민정이 그제야 감이 왔다."아, 우리 옆집 사는 그 청년이구나."그러니까 이 사모님이 바로 권지헌 어머니였다.어쩐지 낯이 익다 싶었다. 하지만 허민정은 더 낯 익은 모습을 발견했다. 연희와 박희수가 너무나 닮았다는 것이었다. 특히 웃을 때 두 사람은 찍어내기라도 한 것처럼 똑같았다.염색까지 한 박희수는 연희보다 얼굴에 주름이 좀 더 있다는 것 빼고는 어떻게 봐도 직계 가족 같았다. 박희수가 연희를 이렇게 좋아하는 게 이해되었다.허민정의 심장이 갑자기 쿵 내려앉았다.갑자기 숨이 막혀 가슴을 움켜쥐었다. 허설아가 걱정스럽게 물었다."왜 그래요? 오늘 너무 무리한 거 아니에요? 어디 몸이 불편해요?""아니야, 괜찮아. 잠깐만 진정하면 돼."허민정 모녀가 나누는 얘기를 듣던 박희수는 그제야 아들이 허설아네 옆집으로 이사를 갔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런데도 아직 꼬시지 못했다고?박희수는 순간 권지헌의 능력에 의문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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