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Kapitel 251 – Kapitel 260

392 Kapitel

제251화

권지헌이 콧방귀를 뀌었다."어떤 남자? 아까 그런 남자는 안 돼. 병실에서 봤던 남자도 안 되고 강시우 같은 놈은 더더욱 안 돼."말을 하면서도 허설아의 입가에 계속 쉴 새 없이 입을 맞췄다.짙게 파고드는 숨결에 허설아는 머리가 어질어질했다."상관하지 마요.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든 당신과 무슨 상관이에요?"권지헌이 나지막하게 웃었다.묵직하게 깔리는 목소리가 귓속 깊이 파고들어 고막까지 울렸다.권지헌이 허설아의 얼굴을 잡아 돌렸다. 남자의 강렬한 숨결이 입술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고 이가 맞부딪히며 소리가 났다.절대 무시할 수 없는 끈적한 숨결이 뒤엉킨 소리였다. 권지헌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왜 상관없어? 네가 누구랑 사귀는지 알아야 내가 네 애인 노릇을 하지."호텔 밖 해변에는 피아노가 놓여 있었다.누군가 연주하고 있는 음악에 유독 한 음이 강하게 들려 허설아의 심장도 덩달아 떨렸다.허설아는 퍼뜩 정신이 들어 눈이 휘둥그레진 채 권지헌을 바라봤다.눈빛에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권지헌한테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제정신이냐고 묻고 있었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지?허설아의 애인이 되겠다고?허설아는 권지헌을 처음 보는 사람인 듯 놀라움과 충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권지헌을 밀어내고 이마에 열이라도 있는 건지 확인하려는데 권지헌이 먼저 말을 끊었다."키스 아직 다 못 했는데 보상을 할부로 줄 생각이야? 네 애인이 돼준다는 말에 아직 대답 안 했잖아. 어때?"열이 나든 말든 진짜 제정신이 아닌 게 분명했다.허설아는 권지헌을 밀어내고 발끈하며 창문을 닫았다.하지만 방금 키스를 당한 뺨은 발그스름하게 물들고 입술은 물에 젖은 딸기처럼 촉촉하고 빨개진 것을 모르고 있었다. 눈가에도 눈물이 맺힌 듯 촉촉했다.발끈해서 노려보며 창문을 닫는 모습은 권지헌을 기분 좋게 했다.손을 뻗어 자신의 입술을 슬쩍 만졌다. 아직 허설아의 숨결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방으로 들어온 서은석은 권지헌이 입꼬리를 만지며 멍하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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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권지헌은 영락없이 인자한 아버지의 모습이었다.서은석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믿을 수 없다는 표정 그대로 굳어버렸다. 권지헌 옆에 털썩 주저앉은 서은석이 진심을 담아 말했다. "지헌아, 너 진짜 나 죽이려고 작정한 거야?"권지헌이 진짜로 약혼을 거절하고 싶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근데 하필 이렇게 못된 방법을 택한다고?권지헌은 태연했다."싫어?"서은석은 속으로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가 좋아하겠냐며 투덜거렸다. 개도 하지 않을 짓이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권지헌이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네가 좋아하는 타입이잖아.""고등학교 때 여자 후배한테 편지 쓴 적 있지 않았어?"서은석이 순간 멈칫했다."무슨 소리야? 나 그 애 이름도 몰랐고 연애 편지도 아니었어…… 혹시 그 후배가 송원영이야?"권지헌이 짧게 답했다."싫으면 됐어, 정일우 불러서 시킬게. 정씨 집안도 전부터 송씨 집안과의 정략결혼을 고려한 적 있었거든."서은석이 벌떡 일어섰다."내가 갈게! 미리 말해두는데 그냥 좀 알아가는 것뿐, 딱 거기까지야."따지고 보면 고등학교 시절 서은석이 송원영을 주목했던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름도 몰랐고 어느 반인지도 몰랐다.권지헌이 말한 편지란 것도 쪽지일 뿐이었다.야간 자율 학습이 끝나고 서은석과 권지헌이 나란히 교문 쪽으로 걸어가던 날이었다.복도에는 두 사람뿐이었는데 계단을 내려가던 중에 여자애 한 명이 함께 내려가고 있었다.서은석은 여학생의 바지에 묻은 핏자국을 발견했다. 생리인데 본인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이 상태로 내려가면 아래층에는 막 하교하는 학생들이 잔뜩 있을 텐데.서은석이 알려주려다 실례인 것 같아서 망설였다. 남학생이 그런 말을 하기가 멋쩍었다.권지헌한테 잠깐 기다리라고 한 뒤 쪽지를 써서 성큼성큼 송원영 옆을 지나가며 손에 쥐여줬다.그리고 입고 있던 교복 자켓도 벗어 건넨 뒤 권지헌과 같이 뒤도 안 돌아보고 그냥 가버렸다.그게 다였다.서은석 본인도 까맣게 잊고 있었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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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설령 송원영이 권지헌의 약혼녀가 된다 해도 허설아와는 딱히 상관없는 일이었다.물어볼 입장도 아니었다.허설아는 조용히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연희를 바라봤다.연희의 눈매와 생김새는 확실히 박희수를 닮은 부분이 많았다.그리고 권지헌의 모습도 있었다. 요즘 연희가 권지헌 옆에 자꾸 붙어 있은 탓인 듯했다. 오래 함께 있다 보면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옆 사람을 닮아가기 마련이었다.원래 그렇게까지 닮지 않았던 두 사람이 요즘 들어 갈수록 더 닮아 보였다.허설아는 가끔 헷갈릴 때도 있었다.어렸을 적 권지헌이 옆에 누워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고요한 방 안에 허설아의 심장 소리와 연희의 심장 소리가 울렸다.두 사람은 한때 한 몸을 공유하며 모든 것을 함께했었다.허설아와 허민정, 두 사람도 그랬었다.세 식구 모두 서로 그 누구보다 깊은 연결 고리가 있었다.앞으로도 그럴 것이었다.-엘리베이터가 아래층에 도착했다.복도 한가운데, 한 여자가 서서 고개를 숙이고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휴대폰에는 송씨 집안 사람들이 보낸 메시지가 가득했다. 빨리 권지헌과 친해지고 감정을 쌓아서 약혼을 준비하라는 내용이었다.송원영의 손가락이 떨리고 있었다.권지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보내고 싶었다.권지헌에게 가까이 가기만 하면 저절로 몸이 떨렸다.심지어 구역질까지 올라왔다.공포감이 만들어낸 생리적인 반응이었다.송원영 자신도 왜 권지헌을 이렇게 두려워하는지 알 수 없었다.아마도 그날 목격한 그 장면이 너무 강렬했던 탓인 듯했다. 매번 한밤중에 꿈을 꿀 때면 어김없이 그날 뛰어내리던 학생과 권지헌의 눈가와 얼굴에 튄 피가 보였다.권지헌은 무표정한 얼굴로 송원영을 바라보았다. 눈에서 피와 눈물이 함께 흘러내렸다.그 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송원영은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것 같았고 비명을 지르며 깨어나면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악몽이 반복되다 보니 권지헌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극에 달해 있었다.하지만 이런 말을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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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저녁 무렵.안초희와 김아림이 허설아를 이끌고 해변으로 나갔다.아이들도 전부 모래놀이 도구를 챙겨와서 신나게 놀기 시작했다.다들 말도 잘 들어서 정해진 구역 안에서만 놀았고 해변가 쪽으로는 나가지 않았다.주변에는 호텔 경비원들이 여럿 지키고 있었다.안초희는 거리낌없이 모래사장에 드러누웠고 옆에서 남편이 자상하게 등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고 있었다.김아림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해가 다 지는데 선크림은 무슨 선크림이야! 타는 게 두려우면 수영복은 왜 입어?""안 바르는 것보단 낫지. 그리고 바다에 왔으면 당연히 수영복 입어야지. 이 수영복 애 낳기 전에 산 건데 이번에 안 입으면 평생 못 입어."김아림과 허설아도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김아림은 노출 없는 원피스 수영복에 래쉬가드까지 껴입고 나왔다.허설아는 얇은 숄을 걸치고 있었다.안에 입은 수영복도 연희를 낳기 전에 산 것이었다.출산 후엔 수영복 트렌드 같은 건 살펴볼 여유 따위가 없었다.이번 여행을 앞두고 허민정이 가져가라고 찾아서 챙겨준 것이었다.모처럼 나들이인데 실컷 즐기라면서 앞으로는 이런 여유가 많지 않을 거라고 웃으며 말했다.방에서 수영복을 입은 연희가 허설아한테도 입으라고 졸랐다.연희의 고집을 꺾지 못한 허설아도 결국 갈아입었다. 몇 년 전에 샀던 비키니였다.짙은 네이비 컬러가 피부를 더 하얗게 돋보이게 했고 안초희는 눈부시다며 몇 번이나 말했다.아이를 낳은 뒤라 그런지 가슴 쪽이 꽤 조였다.그나마 끈이 달려 있어서 가려줄 수는 있었다.없는 것보단 나았다. 허설아가 그냥 앉아만 있는데도 주변에서 얼마나 고개를 돌리는지 몰랐다. 평소엔 몰랐는데 허설아 몸매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던 것이다.허설아는 숄이 흘러내리려 하면 얼른 끌어 올렸다.남자 동료 몇이 결국 참지 못하고 다가와 연락처를 물었다.허설아가 고개를 저었다."휴대폰 안 들고 나왔어요, 죄송해요."남자 동료 하나가 눈을 굴리며 말했다."남편분은 왜 같이 안 왔어요? 부부 사이가 좀 안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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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허설아와 김아림은 소름이 돋았다.김아림 일행은 허설아가 그냥 둘러댄 거라 생각하고 더 묻지 않았다.멀지 않은 곳에서 직원들이 바비큐 그릴을 펼쳐 놓았다.고소한 냄새가 바닷바람을 타고 날아왔다.김지유가 따로 두 접시에 나눠 담은 구운 꼬치를 잔뜩 가져왔다. "고추 없이 구운 건 아이들 거예요. 그리고 이건 어른들 거고요, 고추 엄청 많이 넣었어요.""해산물들 오늘 오후에 권 대표님이 직접 잡아 오신 거래요."김아림이 감탄하며 말했다."우리가 대표님이 직접 잡은 해산물을 먹는 거야?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네."허설아가 새우 꼬치 하나를 집어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권지헌은 바다 낚시를 좋아했다.대학 때도 기숙사 사람들과 자주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낚시를 했다.방학만 하면 며칠씩 바다 위를 떠돌기 일쑤였다.허설아도 몇 번 따라간 적도 있었다.그때 출항하는 요트 가격을 물어본 적 있었지만 속으로는 권지헌 일행이 비싼 건 못 빌릴 거라 했었다.허설아는 낚시에 흥미가 없었고 멀미도 있었다.몇 번 따라간 다음부터 권지헌은 허설아가 흥미 없어 하는 걸 눈치챘는지 데리고 가지 않았다. 연동근도 낚시를 좋아했었다.그때 허설아는 권지헌한테 나중에 아빠와 같이 낚시하면 되겠다고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새우를 오물오물 씹으며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저녁노을이 번지며 물드는 바다를 바라보니 하늘과 바다가 하나가 된 것 같았다.잔물결이 일렁이고 연분홍 보랏빛 노을이 하늘 가득 펼쳐졌고 바다 위에도 노을빛이 가득 쏟아졌다.파도가 출렁이기 시작했다.파도가 겹겹이 밀려와 바위에 부딪히고 가장 높은 파도 위에는 한 남자가 서핑 보드를 타고 파도를 가르며 날아올랐다.그 순간, 남자의 뒤로 비친 석양과 발 아래 있는 바다까지 모두 배경이 되는 듯했다. 마치 세상을 정복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 주변 사람들이 탄성을 질렀다.김아림이 박수를 쳤다. "대표님 진짜 프로네!"안초희가 발을 들어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는 남편 정강이를 툭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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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호텔 바깥에 아주 작은 바가 있었는데 호텔 레스토랑과 맞붙어 있는 곳이었다.어느새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다.노을이 걷히자 하늘에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별이 촘촘하게 박혀 있었다. 허설아가 어깨에 두른 숄을 여몄다.돌아가는 길이 살짝 쌀쌀했다.바 옆 야자수 숲에서 라이터 켜는 소리가 들렸다.허설아가 고개를 돌리자 타이트한 수영복 바지만 입은 채 서 있는 권지헌이 보였다.머리카락에서 뚝뚝 떨어진 물방울이 근육을 타고 흘러내렸다.가슴과 복근에도 바닷물 흔적이 역력했고 서 있는 자리에도 물이 계속 흘러내렸다.손가락 끝에서 담뱃불이 반짝거렸다. 허설아를 보자 담배를 한 모금 길게 빨고 발밑에 던져 비벼 껐다. 그리고 다시 허리를 굽히더니 담배 꽁초를 주워서 옆에 있는 바 쓰레기통에 버렸다."얼마나 더 그렇게 서 있을 거야?"허설아가 흠칫했다."업무 얘기한다고 해서 바 안에서 할 줄 알았어요.""여기서 해."허설아가 권지헌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야자수 숲 그늘이 권지헌의 표정을 거의 가려 마치 어둠 속에 서 있는 것 같았다.이상하게도 허설아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왜 부른 건지 막 물으려는데 권지헌이 갑자기 손목을 잡고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권지헌 몸에 있던 물기가 허설아의 숄에 꽤 많이 배어들었다.원래도 얇은 숄이었는데 물에 젖자 살에 찰싹 달라붙었다.비키니 라인이 그대로 드러났다.권지헌이 시선을 내리며 잠시 바라봤다. 시선이 닿는 곳 때문에 허설아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그, 그만 봐요.""전에 샀던 거네?""네. 대체 무슨 일이에요?"이 옷을 권지헌이 본 적 있는 건 당연했다.본 것뿐만 아니라 직접 벗긴 적도 있었다.권지헌이 팔에 꽉 껴안자 허설아의 귓가에 숨결이 닿았다. "낮에 내가 도와줬으니 이번엔 네가 나 좀 도와줘야지."허설아가 입술을 깨물었다.'권지헌이 도와준 건 그냥 당당하게 보상 받으려는 거 아니었어?'그 생각을 꿰뚫어 본 듯 권지헌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아직 키스 다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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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곧이어 서은석이 웃으며 말했다."그게 원영 씨였어요? 진짜 우연이네요! 그때 내 옆에 있던 사람 기억해요? 냉혈 인간 권지헌 말이에요."당시 송원영은 권지헌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서은석의 말을 듣고서야 머뭇거리며 말했다."아…… 지헌 오빠였어요? 진짜 우연이네요. 그 교복 아직 갖고 있는데 언제 시간 되면 돌려줄게요!"서은석이 피식 웃었다.눈앞에 있는 송원영은 정말 무서울 정도로 순진했다. "송원영 씨, 내가 지금 고등학교 교복을 받아서 뭐 하게요?"당연히 아무 쓸모도 없었다.지금은커녕 고등학교 때도 그 학교 수준으로는 교복이 없으면 교무실에 가서 새로 받으면 그만이었다.게다가 고등학생 때는 자기가 입고 있는 교복이 누구 건지도 모를 때가 많았다.그냥 아무거나 잡히는 대로 입기 일쑤였으니까.송원영도 그제야 생각이 났는지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송원영은 내성적인 성격이라 말투도 조곤조곤해서 서은석도 괜히 큰 소리를 내기 어려웠다.핑계를 대 시선을 돌리려는데 송원영이 고개를 든 순간 시선이 바 가장자리 쪽에 닿았다.권지헌의 얼굴이 보였다.시선을 살짝 내리고 앞에 있는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눈가에는 달빛보다도 부드러운 미소가 어려 있었다.그 여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하얀 등과 그 위로 걸친 파란색 비키니 끈만 보였다.어깨 위 숄이 흘러내리며 얄쌍한 어깨가 절반쯤 드러났다.권지헌이 고개를 숙이더니 어깨에 입을 맞췄다.경건함이 느껴져서 그 모습을 지켜 보는 송원영도 가슴이 두근거려 저도 모르게 넋을 잃고 바라봤다.여자는 못마땅한 듯 권지헌의 뺨을 한 대 때렸다.송원영은 권지헌이 화낼 줄 알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런데 권지헌은 오히려 여자의 손을 잡고 어루만지더니 반대쪽 뺨을 가져다 댔다.여자가 움직이지 않자 권지헌은 꼭 안으며 숄을 직접 여며주고 그대로 품에 안았다.송원영이 눈을 깜빡였다.송원영의 시선을 따라가던 서은석도 마침 허설아가 권지헌 뺨을 때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서은석은 속으로 맞아도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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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허설아 방은 스위트룸이었지만 방 문과 호실 번호가 따로 있었다.남자 동료는 스위트룸인 줄 모르고 허설아 방 문을 두드린 것이었다.허설아가 경계하며 물었다."무슨 일이에요?"남자 동료가 안쪽을 흘끗 봤다.막 샤워를 마친 허설아는 핑크색 잠옷 차림에 머리카락 끝이 살짝 젖어 있었다.복숭아처럼 청초하고 투명한 느낌이었다.남자 동료는 허설아의 가늘고 긴 목에 시선을 고정하더니 침을 꿀꺽 삼켰다.속마음이 얼굴에 거의 다 적혀 있다시피 했다.방 안쪽을 몇 번이나 기웃거리며 남자가 있는지 없는지 살피는 것 같았다.미리 알아본 바에 의하면 허설아는 남편 정보를 적지 않았고 딸과 단둘이 온 것이었다.남자 동료는 허설아에게 남편과 아이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예쁜 여자를 보고 설레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을까.더군다나 남편이 같이 오지 않은 거라면 오늘 밤이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남자 동료는 그런 생각에 눈빛이 탐욕스러워졌다."별건 아니고 친구 추가 좀 할 수 있을까 해서요.""휴대폰 방 안에 있죠? 내가 들어가서 추가하는 거 도와줘도 되는데."허설아가 미간을 찡그렸다.남자가 손잡이에 손을 올린 채 허설아와 대치하는 순간, 방 안에서 갑자기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설아야, 누가 왔어?"발소리가 들리더니 연희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거리낌없는 아이다운 말투였다. "아까 해변에서 엄마한테 연락처 달라고 했던 아저씨인데 엄청 짜증나게 해요.""아림 이모가 아까 엄마 대신 거절도 해줬는데."남자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그래?"발소리가 문 쪽으로 다가왔다.문밖에 있던 남자는 순간 당황하며 손잡이를 바깥쪽으로 당기며 문을 홱 닫았다.복도에 허둥지둥 도망가는 발소리가 울렸다.권지헌이 문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어 밖을 확인했다.남자는 엘리베이터도 타지 않고 바로 계단으로 뛰어갔다.권지헌이 미간을 찌푸린 채 문을 닫고 여전히 놀란 기색으로 뒤에 서 있는 허설아를 돌아봤다. "조 비서한테 처리하라고 할게."깊은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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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허설아가 눈을 흘겼다."지금 제일 위험한 사람이 당신 아닌가요?"그 남자 동료는 허설아에게 위험한 낯선 남자임이 분명했다.그렇다고 권지헌은 위험하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허설아 주변에서 제일 위험한 사람은 오히려 권지헌이었다.권지헌은 돌아서더니 의자를 찾아 앉았다."자, 둘 다 잠들면 내 방으로 갈게."너무 가까이 다가오진 않았다.의자는 침대에서 약간 떨어진 위치였다.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섬의 밤은 유독 고요했다.실내 에어컨은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권지헌이 있으면 잠이 안 올 것 같더니 허설아는 눈을 감자마자 금세 잠이 들었다.방 안에 어른과 아이의 숨소리가 점점 고르게 들렸다.자리에서 일어난 권지헌은 침대 쪽으로 걸어가 곤히 잠든 허설아와 연희를 내려다보았다.허리를 숙여 허설아의 이마와 연희의 볼에 경건하고 진지하게 입을 맞췄다.권지헌은 잠시 더 머물다 돌아서서 방을 나섰다.자기 방으로 돌아온 권지헌의 휴대폰에 사진 한 장이 도착해 있었다.어두컴컴한 바 안에 일렁이는 조명이 현란한 빛을 반사했다. 한 줄기 빛이 구석에서 서로 껴안고 있는 두 사람을 비췄다. 송원영과 서은석이었다.사진을 보낸 뒤 서은석이 한 마디 덧붙였다."송원영이 중심을 잃은 거니 오해하지 마.""송원영이 이 사진 너한테 보내라고 했어, 꽤 영리한 애더라."송원영은 알고 있었다.권지헌은 송원영과의 약혼이 필요 없었다. 하지만 완전히 약혼을 완전히 거절하려면 송원영도 뭔가를 해야 했다.양쪽 모두 빌미가 있는 게 서로에게 이득이었다.한쪽이라도 하려는 의지가 있으면 이 약혼 소동은 계속될 테니까.송원영은 권지헌이 자기를 싫어하는 걸 알고 있었다.송원영도 권지헌이 무서웠다.하지만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송원영은 집안의 꼭두각시가 아니었다.사진을 받은 권지헌은 창가에 서서 확인 답장을 보냈다.사진을 저장한 뒤 권호성에게 전송하며 몇 마디 말을 덧붙였다. "송원영 씨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저도 있어요.""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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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권서진이 궁금한 듯 물었다."오빠, 할아버지한테 뭐라고 했어?""별거 아니야. 저번에 할머니 한 분이 할아버지 마음에 안 들어 하신다고 했어."권서진은 말문이 막혔다. 권호성은 매일 여러 가문 할머니들을 만나고 다니느라 거의 쓰러지기 직전이었다.그 할머니들이야 두말할 것도 없이 생활이 넉넉하고 정정했다.한 사람이면 몰라도 하루에 열 명씩 만나려니 권호성도 진짜 힘들었을 것이었다.그래도 기를 쓰고 버텼다.힘들다는 이유로 권지헌에게 고개를 숙이고 싶진 않았다. 매일 이를 악물고 눈만 뜨면 할머니들과 약속을 잡았다. 오늘 아침 핸드폰을 여는 순간 권지헌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고 그렇게 숨이 턱 막혀버린 것이다.권호성은 그 자리에서 가슴을 부여잡았다.권정우와 박희수는 의논 끝에 권호성을 병원으로 모셨다.권지헌에게도 형식상 연락은 했지만 권호성에게 큰 탈은 없으니 무조건 보러 올 필요는 없다고 했다.권서진은 방금 소식을 알게 된 것이었다. 권호성이 깨어나서 환자복 차림으로 직접 핸드폰을 들고 셀카를 찍어 스토리에 올린 걸 본 것이다. 권호성도 꽤 트렌디한 사람이었다.권지헌에게서 더 이상 알아낼 게 없다 싶었던 권서진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권율 그룹 버스가 리조트 주차장에 멈춰 섰다.안초희가 차를 몰고 와서 허설아에게 물었다."설아 씨, 우리 차 타고 갈래? 데려다줄게."허설아가 아직 대답하기도 전에 전서준이 손을 들고 말했다."예쁜 이모, 설아 이모는 우리 엄마 차 타고 갈 거예요! 감사해요, 이모는 진짜 좋은 사람이에요!"전서준의 말에 안초희는 혼이 쏙 나가서 전서준이 허설아 대신 거절했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었다. 안초희는 가방에서 키즈 간식 한 움큼 꺼내 건네고 환하게 웃으며 가버렸다.권지헌이 전서준의 목덜미를 잡으며 안전벨트를 풀어주었다."말 잘 하네.""사실이잖아요! 삼촌 밖에서 자꾸 나 혼내지 마요. 나도 체면이 있는데 너무 창피해요."유혜원이 뒤따라 나오며 웃음을 터뜨렸다."밥 먹을 땐 조금 덜 먹으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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