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 힘없이 누워 있는 박희수의 모습과 강아지를 보는 순간, 허설아는 박희수에게 연희가 권지헌의 아이라는 사실을 말하기로 마음먹었다.연동근이 떠올랐다.허설아 아빠가 살아 계셨다면 이렇게 연희를 한없이 아껴줬을 것이다.혈연 관계란 참 신기한 것이었다.박희수는 연희가 친손녀인지도 모르는데 단지 생김새가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아낌없이, 어쩌면 넘칠 정도로 연희를 품어주었다.전서준조차 박희수가 연희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자기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허설아는 잠시 생각했다.연희의 양육권을 양보할 생각은 없었지만 연희를 진심으로 아껴줄 할머니가 한 명 더 생긴다면 연희에게는 더없이 완벽한 일이었다.강아지는 얌전했다. 아직 차 안이라는 걸 아는지 허설아 무릎 위에 납작 엎드려 있었다.연희는 강아지와 눈을 마주쳤다."엄마, 우리 강아지 이름 지어줘요.""뭐라고 할까?"말티즈는 온몸이 새하얗고 동그스름하게 미용되어 있었고 눈동자는 작은 포도알처럼 새까맣게 반짝였다.연희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곰돌이요, 큰곰 할머니가 사줬으니까요."곰돌이라, 귀여운 이름이었다.연희는 이 이름이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허설아가 연희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조용히 말했다."연희야, 앞으로 큰곰 할머니 말고 그냥 할머니라고 불러도 돼."연희가 고개를 갸웃하며 생각하더니 허설아의 제안을 거절했다."길에서 만나는 할머니들도 다 할머니잖아요. 어린이집에서 청소해 주시는 할머니도 할머니고, 단지 입구에서 호떡 파시는 할머니도 다 좋은 할머니예요. 큰곰 할머니한테도 그냥 할머니라고 하면 그분들이랑 똑같아지잖아요."연희 눈에 큰곰 할머니는 특별한 할머니였다.다른 할머니들과 같은 호칭으로 부르고 싶지 않았다.아이들 세계에는 언제나 자기들만의 규칙이 있었다.허설아가 씩 웃었다."그래, 네 말대로 해."허설아 모녀는 곰돌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허설아가 핸드폰으로 주문해 둔 강아지 용품이 마침 도착해 있었다.허민정은 두 사람이 강아지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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