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로 만든 것 같은 상대방의 가슴팍에 부딪힌 권서진은 아파서 소리를 질렀다."아!""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왜 앞을 안 보고 다녀요, 당신…… 어, 당신이었어요?"고개를 들어보니 반듯한 점퍼 차림의 양준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권서진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죄송합니다. 세게 부딪혔나요?""괜찮아요. 근데 여기는 어쩐 일이에요?"양준우가 가게마다 정보를 등록하고 있는 집행 공무원들을 가리켰다."공정거래 관련 현장 조사에 동행한 거예요." 골드 시티가 위치상으로는 양준우의 행정 동네에 속해 있지만 동네 소관이 아니라 시 담당이었다. 권서진이 손목을 주무르며 말했다."혹시 여기 황금에 대해서 잘 알아요?""그렇죠. 권서진 씨는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예요?" 양준우도 뜻밖이었다. 권씨 가문 아가씨가 주얼리나 황금을 사겠다고 말 한마디만 하면 수많은 브랜드에서 시즌 신상을 들고 직접 찾아가느라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었다. 도매 단지 황금이 비록 양이 많고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공예 수준이 너무 볼품없었다. "여기 사람이 많이 오잖아요. 아이디어 좀 얻으려고 왔는데 한 바퀴 돌아봐도 딱히 좋은 디자인 포인트가 없네요." 양준우가 살짝 멈칫하며 앞에 있는 권서진을 내려다보았다. 권서진은 오늘 깔끔한 차림이었다. 블랙 롱 재킷에 버건디색 미니스커트을 입고 가죽으로 된 롱부츠를 신었는데 목에는 디자인이 섬세한 사과 모양의 루비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아이디어 찾으러 여기 오면 다리 부러지도록 돌아다녀도 없어요. 여기 황금이 잘 팔리는 건 디자인 때문이 아니거든요."권서진이 양준우를 바라봤다."그럼 뭐예요?"양준우가 가게마다 문 앞에 붙어 있는 가격표를 가리켰다."이거 봐요. 황금 가격은 브랜드와 거의 같지만 공임비가 브랜드의 10분의 1이에요. 사람들이 여기 금 사러 오는 이유예요." 권서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공임비를 아끼려면 금괴가 더 잘 팔려야 하지 않아요?""권서진 씨, 이 세상에는 황금을 장식품으로 사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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