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Chapter 611 - Chapter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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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1화

송원영이 미간을 문질렀다."큰 집으로 바꿔줄 돈 없어요. 돈 있으면 직접 알아봐요.""돈이 없다니? 네가 왜 돈이 없어? 너 지금 그룹 대주주잖아!""없다면 없는 거예요. 다른 할 말 있어요?"김수진이 이를 꽉 악물었다."그럼 우리가 네 집으로 들어가면 되겠네? 한 가족이 같이 살면서 서로 챙기면 좋잖아.""내 집이요? 지금 사는 데보다 더 작은데 괜찮겠어요? 이사와서 네 명이 방 하나에 끼어서 자게요?"송원영 집은 자그마한 투룸이었다. 서은석만 와도 발 디딜 틈도 없는데 이 집에 온 집 식구가 들어올 생각을 한다고?김수진은 믿지 않았다."그렇게 작은 집에 어떻게 살아? 너는 괜찮다 해도 서 대표가 어떻게 살아?""저랑 은석 씨는…… 은석 씨는 이미 헤어졌어요. 내가 어디 사는지 그 사람과 무슨 상관이에요?"김수진이 갑자기 새된 소리를 질렀다. "헤어졌다고?! 원영아, 무슨 소리야? 왜 서 대표랑 헤어져? 앞으로 그보다 더 좋은 남자 찾을 수 있을 것 같아?"날카로운 목소리가 귀청을 파고들었다. 겨우 잠들었는데 김수지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머리가 지끈거렸다.더 들어줄 인내심이 없었다."내가 누구를 만나든 안 만나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당신은 남자 잘 골랐어요? 나한테 이러쿵저러쿵 하지 마요. 그 집에서 살 만하면 살고 못 살겠으면 나가서 알아서 구하면 돼요."송원영이 송동건 가족한테 마련해준 집은 건영시 핵심 상권 중에서도 노른자 위치였다. 그 위치에 그 정도 크기의 집을 사느라 송원영은 손에 남았던 돈을 전부 털어 넣었다. 물론 집 명의는 송원영 이름이었다.송씨 가문 식구들이 얌전하게 있으면 조용히 살면 되고 트집을 잡고 얌전히 굴지 않으면 내보내면 되었다. 재간 있으면 알아서 집을 구하면 될 노릇이었다.그 집은 세만 줘도 한 달에 최소 수백만 원은 받을 수 있었다. 말을 마친 송원영이 전화를 끊었다.수신 알림을 송씨 가문 식구들 번호를 전부 차단해 버렸다. 김수진이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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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이미 한밤중이었다.설마 김수진이 직접 찾아온 건 아니겠지?그럴 리는 없었다. 이 집을 사고 한 번도 온 적이 없었으니까.송원영은 살금살금 일어나 맨발로 문 앞까지 걸어가 인터폰 화면을 들여다봤다.화면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서둘러 문을 열자 술 냄새가 송원영 주위로 확 풍겼다. 기골이 장대한 남자가 그대로 송원영 품에 털썩 안겼다. 뒤에 서 있던 정일우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은석이가 취했는데 기어코 여기 오겠다고 해서 데리고 왔어요. 취해서 잘못 기억하고 아무 주소나 말하는 줄 알았거든요." 송원영 얼굴을 보고서야 정일우는 안도했다. "데려왔으니까 난 이만 갈게요."송원영이 말할 새도 없이 정일우는 문까지 닫아주고 돌아섰다.온몸에 술 냄새를 풍기며 송원영에게 기대어 꼭 껴안고 있는 서은석만 남았다. 송원영이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서은석 씨? 많이 취했어요?""아니, 나…… 안 취했어!"말도 제대로 못 하면서 취하지 않았다니. 송원영이 체념하듯 한숨을 내쉬었다.마지막으로 차에서 대화를 나눈 뒤로 한 번도 만난 적 없었다. 그사이 송원영이 돈을 한 번 보냈더니 서은석이 거절했고 다시 보내려고 했을 땐 이미 차단돼 있었다.결국 서은석 계좌로 이체했다.서은석이 얼마나 꽉 껴안고 있는지 걸음을 옮겨보려 해도 꼼짝할 수가 없었다.전에는 힘이 이렇게 셀 줄은 몰랐는데……송원영이 등을 두드리며 차갑게 말했다."서은석 씨, 소파에 가서 앉아요.""……어."서은석은 정말 지령을 받은 로봇처럼 순순히 송원영을 놓고 소파에 반듯하게 앉아서 시선을 떨군 채 송원영을 바라보며 손을 내밀었다."안아 줘."송원영은 머리가 더 지끈거렸다.하필 거실이 워낙 좁아서 방으로 들어가려면 소파 앞을 지나쳐야 했다. 지나가는 순간 서은석이 허리를 껴안았다.술에 취한 사람은 체온이 좀 더 높았다.서은석이 뜨거운 얼굴을 송원영 허리에 파묻었다. 얇은 실크 잠옷 한 겹을 사이에 두고 아랫배까지 열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송원영이 서은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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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응, 취했어. 안 취했으면 너 찾아오지도 않았을 거야.""왜요?"서은석이 고개를 들어 송원영을 바라봤다. 술기운에 눈꼬리가 발그레 물든 채 촉촉한 눈으로 송원영을 빤히 쳐다봤다. "쪽팔리잖아."송원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서은석이 혼잣말로 대답해 버렸다."그런데 난 쪽팔리는 거 상관없어."송원영은 피식 웃음이 났다.선 채로 앉아 있는 서은석에게 어정쩡하게 안겨 있어 조금은 불편했다. "이거 놔요.""싫어. 놓으면 날아갈 거잖아."송원영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나비도 아니고 어딜 날아간다는 거야? 게다가 송원영 집에서 날아간다 한들 또 어디 간단 말인가?취한 사람한테 뭘 따지는 건지 몰랐다. "서은석 씨, 일단 놔요."송원영이 조금만 단호하게 말하면 서은석은 놀란 동물처럼 바로 손을 풀었다. 하지만 송원영이 가는 데마다 시선이 따라갔다. 송원영이 따뜻한 물에 꿀을 타서 건네며 강압적으로 말했다."마셔요."서은석은 송원영의 손을 잡은 채 꿀물 한 컵을 다 비웠다."소파에서 대충 하룻밤 자요.""싫어, 씻을 거야."온몸에 술 냄새가 나서 씻기는 해야 하는데 취한 상태로 혼자 제대로 씻을 수 있을지 송원영은 의문이었다."혼자 할 수 있어요?"서은석이 당당하게 말했다."도와줘."송원영은 화가 나서 수건을 서은석 얼굴에 던졌다.전에 송원영 집에 올 때 두고 간 잠옷이 있긴 했다. 다툰 탓에 한 번도 입어본 적 없지만 말이다. 송원영은 옷을 욕실에 밀어 넣고도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욕실 문 앞에 서서 혹시라도 쿵 소리가 나면 바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했다. 서은석이 혼자 자빠지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 십여 분 후, 샤워를 마친 서은석이 바지만 입고 상의는 단추를 하나도 제대로 잠그지 못한 채 대충 걸쳐 입고 나왔다. 근육 라인이 고스란히 보였다. 거기다 송원영이 놓친 게 하나 있었다. 남자 잠옷은 있어도 남자 속옷이 없었다.부드러운 잠옷 바지 소재 탓에 특정 부위 라인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슬쩍 눈에 들어온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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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막 깨어나 잠이 덜 깬 눈빛으로 다짜고짜 물었다. "왜 한숨 쉬어?"송원영이 손으로 서은석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술 깼어요?""응. 머리가 좀 아프네."숙취가 있을 테니 머리가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서은석은 그나마 주사가 없는 편이었다. 취해도 그냥 헛소리나 하며 붙들고 늘어져서 애교 부리는 게 전부였다.서은석이 일어나려는 송원영을 다시 눌렀다."왜 한숨 쉬었어?"답을 듣기 전에는 절대 넘어가지 않으려는 듯 집요하고 단호하게 또 물었다. 서은석의 힘 있는 팔에 꽉 안긴 송원영은 이대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기엔 영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서은석이 놓아주지 않으니 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은석 씨랑 잘 안 맞는 것 같아서요.""어디가 안 맞는데?"송원영이 서은석 품에서 좀 더 편한 자리를 찾아 파고들며 솔직하게 말했다."은석 씨랑 사귀는 걸 즐기질 못하겠어요. 머릿속에 생각이 너무 많고 복잡해서 은석 씨 생각을 할 여유가 거의 없어요."어떻게 봐도 서은석은 아주 좋은 연애 상대였다.몸도 좋고 얼굴도 잘생겼고 직접 경험한 건 아니지만 탄탄한 체력도 느껴졌다.씀씀이도 크고 로맨틱하고 섬세하고 다정한 면도 있었다. 학창 시절에 주변 친구들한테 들었던 남자 친구들은 비교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달콤한 연애에 빠져들 여유가 없었다.한가하거나 아무것도 없었다면 망설임 없이 서은석을 꼭 잡았을 것이다.미친 듯이 빠져들었을 것이다.하지만 송원영은 열여섯 살도 아니고, 그렇다고 서른여섯도 아니었다.쓸 수 있는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었다.송원영이 솔직하게 말했다."은석 씨 좋아하긴 하는데 내가 너무 바빠요. 내 사업을 온전히 내 손에 쥐고 싶어요. 언젠가는 내가 있는 식사 자리라면 누구든 술 대신 과일 주스만 마실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는 야망이 들끓었다. 송씨 가문 지분을 손에 넣은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송원영의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니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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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그 말에 서은석 마음속에 꽉 막혀 있던 응어리가 순식간에 풀렸다.서은석이 잔뜩 풀이 죽어서 말했다. "원영이 많이 변했네."소심하고 겁 많던 송원영이 지금은 이렇게 솔직하고 대범해졌다.좋은 변화인지 나쁜 변화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서은석이 좋아하는 송원영이라는 건 변함없었다. 송원영이 서은석을 밀어내며 말했다."나 일어나서 출근해야 해요. 은석 씨는…… 냉수 샤워라도 할래요?"완전히 밀착해서 안고 있는 탓에 상대의 몸의 변화가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낮게 대꾸하고 송원영에게 키스하려고 가까이 다가가던 서은석이 휙 밀려났다. 서은석은 눈을 번쩍 뜨며 송원영에게 따졌다."방금 화해하기로 했으면서 키스도 못 해? 뭐 하겠다는 게 아니잖아. 거짓말하는 거지? 내가 가면 또 차단하려고 그러지?""아니에요." 송원영이 잠깐 망설이다가 결국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우리 둘 다 아직 양치 안 했잖아요."서은석은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씻고 나온 송원영이 옷을 갈아입고 침실을 나서려는데 욕실에서 나온 서은석이 옷장 앞을 막아섰다.장미향 치약 냄새가 섞인 입술이 다가오며 송원영을 품 안에 가두었다. 촉촉한 입맞춤과 숨결이 뒤엉키고 송원영 허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서은석 품에 안겼다. 서은석이 키스를 이어가려는데 송원영이 밀어냈다."안 돼요. 나…… 지각해요.""출근이 나보다 중요해?""네."적어도 지금은 인생에서 일이 1순위였다.너무 당당한 대답에 서은석이 어이없어하다가 송원영 입꼬리를 깨물며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 내가 왜 샤워 안 했는지 안 궁금해?""……왜요?"서은석이 송원영의 손을 잡더니 손바닥을 가볍게 문질렀다. 둘 다 어린 애도 아니고,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챈 송원영이 손을 확 빼냈다."그, 그래요.""원영아."송원영 귓불을 깨물며 나직하게 말하는 서은석의 목소리는 깊은 바닷속으로 유혹하는 세이렌의 노랫소리처럼 달콤하고 위험했다."예전에는 아주 오래 걸렸는데 이번엔 금방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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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àl'aube 신제품 에덴 시리즈가 순조롭게 발표되었다.발표회 장소는 새 공장이었다.허설아는 빨간 벨벳 원피스에 블랙 미니 숄을 걸치고 블랙 스틸레토를 맞춰 신어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기품이 넘쳤다.숄에는 에덴 시리즈의 핵심 디자인인 사과나무 모양의 루비 브로치를 하고 있었다. 모든 주얼리 브랜드들은 신제품이 출시되면 보통 대규모로 마케팅을 진행하여 허설아도 사실 홍보가 걱정이었다. 그런데 공장 화재 덕분에 에덴 시리즈 홍보 마케팅을 따로 할 것도 없었다. 공장 화재로 인한 폭발음이 터질 때, 마침 10km 밖에서 폭파 씬 촬영 중인 드라마 제작팀이 있었다. 당시 제작팀은 소품팀 스케일이 대단하다며 감탄했다.한 배우도 SNS에 이 일을 언급하며 소품팀을 칭찬했다. 심지어 홍보용으로 활용하려 했다가 나중에야 해프닝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덕분에 àl'aube 공장 화재는 핫 키워드를 여러 개나 장악했다.그 후 회사의 대처 방식은 그야말로 교과서 수준이었다. 허설아는 불길 속에서 스스로 뛰쳐나온 뒤 소방관들과 함께 화재 진압과 정리를 도우며 다친 직원들을 모두 병원으로 이송한 뒤 의료 지원과 심리 상담을 받게 했다. 그리고 주변에 화재로 다친 사람은 없는지 챙기고는 SNS에 고양이 사진 몇 장을 올렸다.우연히 구조한 길고양이 가족이 화재 속에서 허설아를 구해준 이야기를 공유했다.댓글에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허설아는 모두 거절했다.이미 전체 건강검진과 추후 중성화 수술까지 예약했고 àl'aube가 고양이들을 평생 책임지겠다고 밝혔다.대중의 호감을 톡톡히 쌓은 것이다. àl'aube 신제품 발표회에서 허설아는 자리한 기자들 앞에서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한동안 에덴이라는 이름 대신 불사조라고 해야 하는 건 아닐까 계속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모든 주얼리는 정제 과정에서 탄생하고 àl'aube 브랜드도 마찬가지로 여러분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불 속에서 다시 태어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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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사랑이 찾아오지 않더라도 언제나 사랑에 기대를 품어야 한다고. 허설아를 만나기 전만 해도 자신이 주얼리 디자인을 하게 될 줄은 몰랐던 권서진처럼. 어쩌면 늘 경계하고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감정도 언젠가는 새싹을 틔우고 봄날의 나무처럼 무성하게 자라날 날이 올지 몰랐다.허설아가 말을 이었다."또한 저희는 곧 산하 서브 브랜드도 출시할 예정이에요. 디자이너는 여전히 권서진 총괄이사님이 맡아주실 거예요."àl'aube의 성장 흐름은 건강하고 탄탄했다. 큰 고비를 겪고도 빠르게 일어선 저력이 있었다.서브 브랜드 출시는 그야말로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놀라운 기색을 금치 못했다. àl'aube 같은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그것도 말도 안 되게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했다.àl'aube 창업자들은 다 아이언맨이라도 되는 걸까?이 세상에서 돈 버는 사람들은 역시 에너지가 남달랐다!한 기자가 기회를 틈타 물었다."허 대표님, 따님이 권 대표님 친자가 아니라는 루머가 있는데 입장을 밝혀주실 수 있나요?"허설아가 잠깐 멈칫했다.연예부 기자 조끼를 입고 있는 기자는 누가 봐도 얼렁뚱땅 들어온 연예부 기자로 자극적인 주제로 조회수나 올려보려는 속셈이었다.허설아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누가 그런 루머 퍼뜨린 건가요?""저희도 출처는 알 수 없지만 온라인에 그런 얘기가 확실히 많이 돌고 있으니 입장 부탁드릴게요.""그 일에 관해서는 이미 입장을 밝힐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허설아 얼굴에서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졌다. "저희 딸이랑 남편의 친자 확인서라도 보여줘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앞으로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계속 제 사생활에 관심 보일 건가요?"기자가 바로 입을 다물고 뒤로 물러났다.허설아가 싸늘하게 경고했다. "제 딸은 저한테도, 남편한테도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선이에요. 아이가 아주 똑똑한데 요즘 스스로 뉴스 보는 법을 배웠거든요. 조회수 때문에 기자분들이 아이 마음에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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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허설아가 웃으며 말했다."나랑 지헌이는 성격이 잘 맞는 것 같아요?"송원영이 멈칫하더니 잠시 생각하고는 진지하게 고개를 저었다."권 대표님은 제가 살면서 본 사람 중에 제일 무서운 남자예요. 하지만 대표님은 제가 본 사람 중에 제일 좋은 여자고요."권지헌이 송원영한테 남긴 트라우마가 워낙 컸다.고등학생 시절 꽤 오랫동안, 눈을 감으면 권지헌 눈가에 튄 피와 자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던 권지헌이 떠올랐다. 차갑고 매정하고 감정이 없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쌓여 극심한 충격을 주었다. 예전과 달라진 송원영이지만 권지헌 앞에서는 여전히 몸이 떨렸다.그런데 허설아는 달랐다.뜨겁고 생기 넘치고 강인하면서도 다정했다.권지헌과 약혼할 뻔했던 송원영인데도 허설아는 여전히 부드러운 구름처럼 받들어 주었다.송원영이 진심으로 말했다."제가 남자였으면 대표님을 놓고 권 대표님과 한번 붙어봤을 거예요."허설아가 배를 부여잡고 웃었다."그럼 줄 서야 할 걸요."남자였으면 허설아와 결혼하고 싶다고 했던 여자가 송원영만이 아니었다. 안초희와 김아림이 강력한 후보였다. 송원영도 따라서 웃었다.허설아가 펜을 들어 서류에 사인하고 돌려주며 말했다."연애할 거면 그냥 즐기면 돼요. 잘 맞으면 그다음을 생각하고 아니면 깔끔하게 끝내는 거죠. 적어도 나중에 이 관계를 떠올렸을 때 후회는 없어야 하잖아요."송원영의 손이 잠시 멈칫했다. 허설아는 이미 송원영의 본질을 꿰뚫어 본 것 같았다.서은석과의 관계가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결국 송원영 자신이 감정에 깊이 빠져드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었다.언젠가 서은석이 이 모든 게 지겨워져서 떠나려 할 때, 송원영 혼자 남아 깊은 밤에 상처를 어루만져야 할까 봐 두려웠다.지금의 모든 게 신기루일까 봐 겁났다.서류를 받아 든 송원영은 매끄러운 A4 용지가 왠지 무게가 느껴지며 따끔거리는 것 같았다. 송원영은 지금까지 쉽게 얻은 것이 없었다.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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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쇠로 만든 것 같은 상대방의 가슴팍에 부딪힌 권서진은 아파서 소리를 질렀다."아!""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왜 앞을 안 보고 다녀요, 당신…… 어, 당신이었어요?"고개를 들어보니 반듯한 점퍼 차림의 양준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권서진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죄송합니다. 세게 부딪혔나요?""괜찮아요. 근데 여기는 어쩐 일이에요?"양준우가 가게마다 정보를 등록하고 있는 집행 공무원들을 가리켰다."공정거래 관련 현장 조사에 동행한 거예요." 골드 시티가 위치상으로는 양준우의 행정 동네에 속해 있지만 동네 소관이 아니라 시 담당이었다. 권서진이 손목을 주무르며 말했다."혹시 여기 황금에 대해서 잘 알아요?""그렇죠. 권서진 씨는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예요?" 양준우도 뜻밖이었다. 권씨 가문 아가씨가 주얼리나 황금을 사겠다고 말 한마디만 하면 수많은 브랜드에서 시즌 신상을 들고 직접 찾아가느라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었다. 도매 단지 황금이 비록 양이 많고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공예 수준이 너무 볼품없었다. "여기 사람이 많이 오잖아요. 아이디어 좀 얻으려고 왔는데 한 바퀴 돌아봐도 딱히 좋은 디자인 포인트가 없네요." 양준우가 살짝 멈칫하며 앞에 있는 권서진을 내려다보았다. 권서진은 오늘 깔끔한 차림이었다. 블랙 롱 재킷에 버건디색 미니스커트을 입고 가죽으로 된 롱부츠를 신었는데 목에는 디자인이 섬세한 사과 모양의 루비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아이디어 찾으러 여기 오면 다리 부러지도록 돌아다녀도 없어요. 여기 황금이 잘 팔리는 건 디자인 때문이 아니거든요."권서진이 양준우를 바라봤다."그럼 뭐예요?"양준우가 가게마다 문 앞에 붙어 있는 가격표를 가리켰다."이거 봐요. 황금 가격은 브랜드와 거의 같지만 공임비가 브랜드의 10분의 1이에요. 사람들이 여기 금 사러 오는 이유예요." 권서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공임비를 아끼려면 금괴가 더 잘 팔려야 하지 않아요?""권서진 씨, 이 세상에는 황금을 장식품으로 사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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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권서진이 놀라는 게 이상할 것도 없었다. 양준우도 메시지를 받았을 땐 거절했다.온갖 이유를 떠올려 봤지만 엄마가 단숨에 말문을 막아버렸다. "밥 한 끼 먹는 거잖아. 권씨 가문 아가씨가 못 오면 이정후 아저씨네 딸 오라고 부를 거야."양준우 엄마인 최지혜는 권서진 사진을 몇 번 받아봤지만 다 양준우가 꾸며낸 거라고 생각했다.권씨 가문 아가씨가 이렇게 말주변도 없고 고지식한 아들한테 관심있다고? 하지만 이정후의 딸인 이다인은 양준우한테 관심 있다는 걸 여러 번 드러낸 터였다.최지혜는 아예 자리를 만들어서 직접 보고 판단하기로 했다.진짜라면 계속 사귀게 내버려두고 아니라면 이다인과 만나게 하면 되었다. 어쨌거나 양준우가 서른이 되기 전에는 혼인을 결정지어야 했다. 권서진이 뒤로 한 발 물러섰다."그냥 나 일이 있어서 못 간다고 하면 안 돼요?""집에서 안 믿어요. 대신 권서진 씨 집에 모임 있으면 저도 갈게요."일종의 트레이드 조건이었다.권서진이 핑계를 생각할 새도 없이 양준우가 차분하게 말했다."어차피 연기일 뿐이니까 너무 진지하게 생각할 거 없어요."권서진이 그 말에 발끈하며 대꾸했다."누가 진지하게 생각한대요? 설마 내가 정말 당신한테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죠? 웃기지도 않네요! 밥 한 끼 먹는 것뿐인데 가면 되죠! 집에는 뭐라고 얘기했어요?""그냥 서로 알아가는 중이고 권서진 씨는 저한테 관심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직접 집에 초대해서 식사하면서 얘기 나눠보자고 하신 거예요."양준우가 거듭 얘기했다."잠깐만 앉아 있다가 가면 돼요.""얌전하게 말을 잘 듣는 사람도 아닌 것 같은데 이건 왜 동의했어요? 집에서 하라는 건 다 해요?"두 사람이 남의 가게 문 앞에 서서 들어가지도 않고 얘기를 나눈다고 가게 주인이 소리를 질렀다."거기 총각, 와이프한테 예물 사줄 거면 아끼지 말고 넉넉하게 사줘요. 아가씨가 마음에 드는 거 사줘야지, 문 앞에서 뭐 해요! 이렇게 예쁜 와이프 두고 쪼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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