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Bab 61 - Bab 70

151 Bab

제61화

권지헌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허설아가 쿵쾅거리는 가슴으로 막 거절하려는데 권지헌이 입을 열었다."그래, 알았어."허설아에게 시선을 돌린 남자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의할 여지는 전혀 없었다."서준이 돌봐줬으니 옷값 배상한 걸로 해."권지헌에게 그 옷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권서진이 선물한 거라 나중에 물어보면 기껏해야 몇 마디 말만 하면 끝이었다. 하지만 그 옷 때문에 허설아가 밤새 뒤척이고 잠 못 이룬다면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최소한 허설아의 머릿속에 온통 권지헌에 관한 일일 테니까.허설아와 막 헤어졌을 때 권지헌은 아주 오랫동안 불면증을 앓았다.그때부터 담배도 더 많이 피우기 시작했다. 방금 밖에 나가 담배를 피우는 사이에도 간호사들이 몰래 권지헌을 쳐다봤고 심지어 대담하게 연락처를 물어오는 사람도 있었다.권지헌은 대학교 때 허설아를 떠올렸다.개강 초 대부분 여학생들은 권지헌을 몰래 훔쳐보거나 기껏해야 대나무숲에 글이나 올릴 뿐 바로 옆에 와서 앉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허설아는 마치 찬란한 장미처럼 대담하고 열렬했다. 강력하고 적극적으로 권지헌의 삶에 침투했다.그리고 미련 없이 떠나버렸다.허설아는 툭툭 털고 떠났지만 권지헌은 바보가 돼버렸다. 허설아는 아이 아빠를 사랑한다고 했다.권지헌은 그 말이 너무 황당할 뿐이었다.사귈 때 허설아는 권지헌에게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수도 없이 말했다.하지만 사랑의 유통기한은 고작 반년뿐이었다.반년 뒤, 허설아는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았다.급격히 심한 피로가 밀려왔다.권지헌도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권지헌이 그 어떤 여자인들 만나지 못할까.하지만 스스로를 설득하려 할 때마다 박희수가 소개해 준 여자들을 보면 전혀 관심이 생기지 않았다.박희수가 초조해하자 권지헌은 저 여자들을 봐도 전혀 감흥이 생기지 않는다고 대놓고 말했다. 박희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권지헌의 옷과 전서준의 기대 어린 눈빛 때문에 허설아는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사실 전서준은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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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돌아가는 길.전서준과 연희 모두 허설아 무릎에 엎드려 잠들었다.차가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속도를 줄이자 경비 아저씨가 슥 보고 차단기를 열어줬다.권지헌이 물었다."몇 동이야?""제일 앞에, 강과 가까운 건물이에요."권지헌이 차를 안으로 몰고 들어갔다.이때 전서준이 깨어나 소변을 보고 싶다고 보챘다.주변에 공중화장실이 없었기에 허설아는 어쩔 수 없이 전서준을 데리고 집으로 올라갔다.권지헌도 차 문을 닫고 내렸다.전서준이야 고작 두 살이니까 그렇다 쳐도 권지헌은 멀쩡한 성인 남자였다.이 시간에 허설아와 함께 올라가는 걸 이웃들이 보거나 허민정한테 들키면 설명하기 곤란했다.권지헌은 아니라고 말하는 허설아의 눈길을 못 본 척 씩 웃었다."나도 화장실 가고 싶어.""여기 가로등이 고장 났어요."권지헌에게 나무 하나 찾아서 해결하라는 뜻이었다.권지헌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쳐다봤다."가로등은 없어도 CCTV는 있잖아."허설아는 어쩔 수 없이 크고 작은 남자 둘을 데리고 위로 올라갔다.오래된 구형 아파트는 엘리베이터도 허름했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크고 작은 열쇠 광고가 가득 붙어 있었고 심지어 특수 출장 서비스 명함도 있었다.공간이 넓지 않아서 성인 둘이 각자 아이까지 안고 있으니 엘리베이터 벽에 바짝 붙어야만 권지헌의 팔에 닿지 않을 수 있었다.그런데 누가 알았을까.한 손에 전서준을 안고 있던 남자는 다른 손으로 허설아의 허리를 당겨 자기 품으로 끌어안았다.다른 이웃에게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서였다.건물에는 사는 사람이 많고 세입자도 적지 않았기에 허설아는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다.하지만 상대는 허설아가 낯익은지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남편분이에요? 이사온 지 이렇게 오래 됐는데 남편분 처음 봐요!"허설아는 난처한 기분에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아니라고 하자니 권지헌이 허설아를 품에 안고 있었고 맞다고 하자니 그것도 아니었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필 남자는 미소까지 띤 채 고개를 숙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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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택도 떼지 않은 진짜 새 제품이었다.전에 한밤중에 누가 문을 두드린 적 있었는데 집에 약자인 여자 셋뿐이었다. 허설아는 남성용 슬리퍼를 사서 현관에 놓아둘 생각이었지만 너무 티가 날 것 같아서 밖을 확인할 수 있는 초인종을 사서 문에 붙였다.슬리퍼는 쓸 일이 없었다.하지만 사이즈는 권지헌의 신발 사이즈였다.권지헌은 슬리퍼에 시선을 돌렸다. '허설아가 남편한테 사준 건가?'아직 개봉하지 않은 데다 방금 이웃이 한 말까지 보면 그 남자는 이곳에 한 번도 온 적 없는 것 같았다.권지헌의 목이 또 말라들었다. 권지헌은 순순히 슬리퍼를 신고 감사 인사를 하고 미소 띤 얼굴로 허민정에게 말했다.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폐 끼쳐서 죄송합니다. 전에 서준이가 어린이집에서 연희를 괴롭혀서 찾아뵙고 사과드리러 왔습니다.""통통한 놈이랑 어떻게 돼요?""삼촌입니다."아빠가 아니라 삼촌이라는 건 눈앞의 남자가 미혼일 거라는 뜻이었다.허민정이 힐끗 더 쳐다보고는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얘기 나눠요. 물 줄까요? 성이 어떻게 돼요?""권 씨입니다."손을 뻗어 바지를 더듬던 권지헌은 양복을 안 입어서 명함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권지헌이라고 합니다.""그래요. 지헌 총각, 잠깐 앉아 있어요. 과일 좀 씻어올게요."허설아는 차마 못 보겠다는 듯 말했다."엄마는 좀 쉬세요. 제가 할게요.""네가 하긴 뭘 해. 매일 일하고 피곤하지도 않아?"권지헌은 연희의 안내를 받아 소파에 앉았다.집에 딱 맞는 소파였는데 권지헌이 앉고 나니 거실 전체가 좁고 답답해 보였다.남자의 긴 다리를 둘 곳이 없어서 조금만 뻗어도 연희의 장난감에 닿을 지경이었다.허설아는 허민정을 밀며 주방으로 들어갔다.수도꼭지를 틀자 허민정이 입을 열었다."정말 네 상사야?"허설아는 전서준과 연희 일을 얘기해 주었다.허민정이 짧게 탄식했다."왜 총각 이름이 귀에 익지?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얼굴도 어디서 본 것처럼 낯이 익었다. 허설아는 가슴이 철렁하여 웃으며 둘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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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전서준이 욕실에서 외치자 권지헌은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 코딱지만 한 집안에서 욕실까지는 두어 걸음이면 도착했다.욕실은 정리가 깔끔하게 되어 있었다. 고개를 숙여 세면대를 보니 칫솔이 세 개, 양치컵이 두 개 있었다.분홍색 칫솔과 개구리 왕자 아동용 칫솔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허설아는 양치컵을 쓰지 않는다는 걸 권지헌은 알고 있었다.허설아는 손으로 물을 떠서 양치하는 걸 좋아했다. 그 김에 손과 얼굴도 씻으면 컵도 안 씻어도 되니 학교 다닐 때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었다.네 번째 칫솔은 없었다.전서준은 볼일을 마치고 연희와 장난감을 가지고 놀러 갔다.권지헌은 집안을 살펴봤다.비록 거실이 작았지만 낮에는 햇살이 충분할 것 같았다. 베란다에 화분이 몇 개 있었는데 아마 전부 허민정이 돌보는 듯했고 바닥에 낙엽 한 장 없었다.세 사람의 옷이 걸려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여성복이었다.이 집에는 다른 사람의 생활 흔적은 없는 것 같았다.권지헌이 신고 있는 이 슬리퍼만 제외한다면발소리가 집 안에 울렸다.과일을 들고 나오다 고개를 든 허설아는 권지헌이 자기 침실에 서서 뭔가를 들고 보고 있었다. 허설아 방에는 왜 간 거지?허민정은 못 본 척하며 허설아 손에서 과일 접시를 받아 들고 두 아이에게로 갔다.허민정은 꽤 괜찮은 총각이라고 생각했다.잘생겼고 눈빛이 좀 매섭긴 하지만 딸 말로는 회사 대표라니 그것도 당연했다.허민정은 허설아를 잘 알고 있었다.집으로 데리고 온 것만 봐도 남다른 존재였다. 허민정의 가장 큰 소원은 세상에 좀 더 오래 머물러 허설아가 결혼해서 의지할 곳을 찾는 걸 보는 것이었다.아이를 좀 더 키워주고 연동근 회사 일도 해결해 주면 더 이상 아쉬울 게 없었다. 방 안.허설아는 전에 이 집이 작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권지헌이 들어오자 공간 전체가 훨씬 좁아진 것 같았고 공기마저 얼어붙은 것 같았다. 허설아는 그 자리에 서서 권지헌에게 말했다. "대표님, 여기 제 방이에요."남자는 알아채지 못한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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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권지헌의 시선이 허설아 얼굴로 향했다. 어두운 조명에 허설아는 한결 피곤해 보였다. 집은 아주 작았는데 모든 방을 다 합쳐도 권지헌 아파트 거실보다 작았다. 권지헌은 진심으로 웃음을 터뜨렸다."바지에 오줌 싸는 거 배우라고? "전서준은 얼굴을 가리며 다시는 삼촌이랑 안 논다며 투덜거렸다.'너무 미워!'허민정의 시선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눈빛만으로도 허설아는 온몸이 근질거렸다.왠지 허민정이 뭔가를 알아챈 것 같았다.전서준도 정말 졸린 데다 두 아이 모두 몸이 좋지 않았기에 몇 분 놀다가 허민정을 따라 방으로 갔다.허설아는 허민정이 정말 전서준을 집에서 재우려 한다고는 생각 못 했다."엄마, 그냥 보내는 게 어때요?""뭐 큰일이라고. 저렇게 어린애를 번거롭게 왔다 갔다 하게 하지 말고 내일 같이 어린이집 보내면 편하잖아. 두 사람도 너무 늦게까지 얘기하지 말고 목소리 낮춰. 옆집 할아버지 쉬시는 거 방해하겠어."허민정도 정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겨우 두 살이 조금 넘은 전서준은 연희와 동갑이었기에 두 아이가 하룻밤 같이 자는 건 큰일도 아니었다. 한 명을 보나 두 명을 보나 똑같았다.하지만 이 아이 삼촌이 정말 딸과 가능성이 있다면 아이 하나 봐주는 건 문제없었다.허민정은 이렇게 생각하며 두 아이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가서 방문을 닫았다.허설아는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무슨 해명을 해도 의미없을 것 같았다.권지헌이 허설아의 손목을 잡아당기고 허설아 방문을 닫았다.권지헌은 조용히 말했다."아주머니가 주변 이웃들 방해할 수 있다고 하셨잖아."허설아의 뺨이 확 달아올라 빨갛게 물들었다.허설아 침실 조명은 주황색이라 마치 몽롱한 필터를 씌운 것처럼 괜히 묘한 분위기가 더해졌다.권지헌이 허설아의 손목을 잡았다. 웃음기 섞인 권지헌의 목소리가 들렸다."허설아."권지헌이 허설아 이름을 불렀다."넌 사기꾼이야."허설아의 가슴이 철렁해서 다급하게 권지헌을 쳐다봤다.하지만 남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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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허설아의 머릿속이 어지러웠다.권지헌의 손은 허설아의 허리를 움켜쥔 채 놓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권지헌은 허설아의 몸에 익숙했다.어떤 상황에서 허설아가 저항할 수 없는지도 알고 있었다.이 집에는 남자가 생활한 흔적이 없었다.허민정은 낯선 남자인 권지헌이 여기 나타나 허설아와 단둘이 방에 있는 것을 묵인하고 심지어 방임했다.권지헌은 허민정이 한 말을 들었다. 허설아에게 저 남자한테 기회를 한 번 더 주라는 뜻이었다. 허설아는 그녀 말처럼 무력하게 이 결혼 생활을 참아내고 있는 게 아니었다.이 사실이 권지헌을 약간 기쁘게 했다.심지어 비열한 생각마저 들었다.권지헌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를 사람이 아니었다.생각이 들면 그대로 행동했다.남자의 차가운 손가락이 허설아의 옷 안으로 파고들었다. 옷의 촉감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에 허설아는 화들짝 놀랐다.정신이 번쩍 들었다."대표님…… 권지헌 씨! 이거 놔요!"권지헌은 움직이지 않고 심지어 더 지나친 행동까지 했다.손가락이 곧 허설아의 속옷 고리에 닿으려 했다.허설아는 급한 마음에 권지헌의 입술을 깨물었다. 선홍빛 핏자국이 권지헌 입술을 타고 흘렀다.남자는 그제야 허설아를 놓아주고 손을 올려 무심하게 핏자국을 닦았다. 하지만 시선은 여전히 뚫어져라 허설아를 쳐다보고 있었다.정말 허설아를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권지헌은 싱긋 웃으며 조롱하듯 말했다. "허설아, 데뷔하면 참 좋겠다고 말한 사람 없어?""……뭐라고요?""연기를 너무 잘해서."전에도 허설아는 권지헌 앞에서 얌전하고 착하며 한없이 사랑하는 척 연기해서 권지헌을 빠져들게 했다. 그러고는 일말의 미련도 없이 권지헌을 버리고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뽑기 기계에서 뽑은 장난감처럼 싫으면 마음대로 버릴 수 있는 존재라 생각했을까?지금은 권지헌 앞에서 겁 많고 소심하며 부드럽고 조용하면서도 권지헌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연기하고 있었다.허설아 얼굴이 약간 창백해졌다. 권지헌은 한 손으로 문을 짚고 다른 손으로는 허설아의 턱을 잡아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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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그 내기도 확실히 존재했다.권지헌은 눈을 감았다."그 일들은 설명할 수 있어. 물어봤어야지, 왜 안 물었어?"이미 얘기가 나온 마당에 권지헌 앞에서 마지막 자존심까지 짓밟혀도 상관없었다."권지헌 씨.""내가 당신을 속였다고요? 뻔뻔하게 그런 말을 뱉어요? 대체 누가 누굴 속였다는 거예요? 대표님이 귀한 몸 낮추셔서 나랑 게임 한판 한 건데 내가 어떻게 뻔뻔하게 더 매달릴 수 있겠어요?""왜 안 물어봤냐고요? 스스로 굴욕 자초할 일 있어요? 아니면 계속 고백하는 여학생들이 있다는 걸 내가 모르는 줄 알았어요? ""……난 상대 안 했어."허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상대 안 했죠. 하지만 당신은 여학생들이 다가오는 걸 묵인했고 그 사람들이 내가 들러붙는다고 말하는 것도 묵인했어요.""우리가 사귈 때 난 정말 너무 지쳤어요. 권지헌 씨, 당신의 행동들은 계속 날 실망하게 만들었어요.""내가 이별을 택해서 당신 소원 이뤄진 거 아니에요? 강시우한테 꼭 나랑 헤어질 거라고 말했잖아요."강시우?한 번 권지헌과 허설아가 싸운 적 있었다.사실 일방적인 싸움이었고 권지헌이 화를 내며 허설아를 무시했다.하지만 권지헌은 이런 사고방식에 익숙했다. 권씨 집안에서는 큰 소리로 말하거나 자기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행동이 허용되지 않았다.감정이 폭발할 때마다 혼자 냉정하게 생각하라는 요구를 받았다.하지만 허설아 눈에는 냉전이었다.권지헌이 감정을 추스르고 허설아를 찾아가려 했을 때 이미 메신저가 차단당한 걸 발견했다. 그땐 권지헌도 화가 난 상태였다. 마침 그걸 본 강시우가 허설아가 어떻게 감히 권지헌을 차단하냐고 비웃은 적 있었다. 권지헌은 홧김에 꼭 허설아와 헤어질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사실 까맣게 잊고 있었다.강시우가 이 일을 허설아에게 말했을 줄은 몰랐다.권지헌은 해명하고 싶었지만 처음으로 자기의 문장 구사 능력이 형편없다는 걸 깨달았다."권지헌 씨, 난 이제 당신 안 좋아해요. 지금 남편이랑은 상관없어요.""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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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전서준은 잔뜩 신나서 삼촌이라고 부르며 달려갔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찐빵 하나를 꺼내 아까운 듯 권지헌에게 건넸다."삼촌, 이거 설아 이모가 만든 찐빵인데 진짜 맛있어요. 삼촌 아침 안 먹었죠? 드세요."아이 둘이라 허민정은 아침에 찐빵 한가득 쪘다.전부 허설아가 만든 것이었다.찐빵 소는 생선 살과 새우 살을 섞고 애호박을 썰어 스크램블과 같이 볶았는데 담백하지만 신선한 맛이었다.이런 맛을 먹어본 적 없는 전서준은 몇 개를 연달아 먹었다.전서준이 너무 많이 먹고 체할까 걱정된 허민정이 가는 길에 먹으라고 몇 개 더 싸주었다. 전서준은 원래 어른인 삼촌은 자기 음식을 뺏진 않을 테니 찐빵들을 어린이집에 가져가서 천천히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권지헌의 시선이 허설아에게 잠시 머무르다가 곧바로 전서준 손에 든 찐빵을 가로챌 줄이야.두 입에 하나 꿀꺽 먹어 치웠다.먹고 나서도 전서준을 쳐다봤다."더 있어?"전서준은 삼촌이 진짜 먹을 줄 예상치 못했다!'어떻게 애한테서 음식을 빼앗아 먹어?'전서준이 울 것 같은 표정에 허설아가 다가와 들고 있던 찐빵을 권지헌에게 건넸다."대표님, 제 거 드세요.""됐어."권지헌은 허설아 찐빵은 받지 않았다.차에서 내려 전서준과 연희를 안아 차에 태우고 허설아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아침에 일어난 허설아는 입맛이 없었기에 출근길에 먹거나 회사 도착해서 데워 먹으라고 허민정이 싸준 것이었다.저혈당 오면 안 되니까.권지헌이 허설아 손에 든 걸 거부한 건 아마도 허설아와 어떤 관계도 맺고 싶지 않아서인 것 같았다.허설아는 음식 비닐봉지를 꽉 움켜쥐었다.문을 열어보니 두 아이는 전부 카시트에 앉아 있었고 뒤에는 빈자리가 없었다.조수석만 비어 있었다.권지헌이 무심하게 말했다."다른 카시트는 서준이가 어릴 때 쓰던 거야."이 순간 어디 앉을지 묻는 건 약간 부자연스러워 보였다.권지헌은 어린이집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찍고 출발했다. 전서준은 뒤에서 신나서 말했다."삼촌, 일부러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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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허설아가 차 옆에 서서 말했다."전 지하철 타고 갈게요."권지헌은 더 그윽한 눈길로 허설아를 쳐다보며 씨익 웃었다. "타."권지헌은 허설아에게 두 번째 선택권을 주지 않았다.출근 시간의 건영시는 차가 물 흐르듯 많았고 차들이 막혀서 정체가 심했다.이 순간 굳이 지하철을 탄다면 시간이 부족했다.허설아는 어쩔 수 없이 차에 탔다.최소한 권지헌과 함께면 지각으로 인정되지는 않을 것이다.허설아가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맨 뒤에도 남자는 시동을 걸지 않았다.검은 눈동자에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손을 뻗어 허설아 앞의 거울을 보여주며 짧게 말했다."목."허설아는 거울을 보는 순간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다들 성인인데 회사에 가서 모기한테 물렸다고 하면 아마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가방을 뒤졌지만 커버용 화장품이 보이지 않았다.어젯밤 방에서 있었던 장면을 떠올리자 허설아의 귓불이 빨개졌다.허설아는 권지헌이 일시적인 충동이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혹은 허설아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했을 수도 있었다.한참을 찾아서야 겨우 파운데이션 샘플 하나를 찾아 겨우 흔적들을 가렸다.오늘 출근할 때는 머리를 풀어야 할 것 같았다.차가 시동 걸고 차량 행렬에 진입했다.권지헌은 앞을 바라보며 허설아의 말을 들었다. "대표님, 조금 있다가 회사 앞 길목에 내려주세요."권지헌 차에서 내려서 괜히 사람들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다."왜 고가도로에 내려달라는 말은 안 해?"허설아는 말이 없었다.권지헌이 힐끗 쳐다봤다.또 이런 식이었다.만약 상대가 강시우였다면 이렇게 말했을 때 허설아가 어땠을까?권지헌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밥 먹어.""네?"남자의 퉁명스레 말했다. "밥 먹으라고. 내 차에서 쓰러지면 나도 배상해야 하니까."허설아는 그제야 권지헌이 자기 저혈당을 걱정하는 걸 알 수 있었다. 찐빵은 약간 냄새가 났지만 허설아는 어쩔 수 없이 한입 한입 입에 넣었다. 얼굴이 햄스터처럼 볼록해졌다.권지헌을 볼 때는 마치 귀여운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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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허설아는 빠르게 찐빵 몇 개를 먹어 치웠다.휴대폰을 내려놓은 권지헌의 시선이 허설아에게 향한 듯했다. 허설아는 저도 모르게 말했다. "드실래요?"어쨌든 허설아도 차를 얻어 탔으니까.그런데 방금 문 앞에서는 거절했던 남자가 지금은 고개를 끄덕이고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손이 불편해."허설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지금 신호등 기다리는 거 아니에요?""더러워지잖아."권지헌은 심하지는 않지만 약간 결벽증이 있었다. 하지만 입에 들어가는 것에는 항상 요구가 높았다.그 말을 알아들은 허설아는 어쩔 수 없이 비닐 한 겹을 사이에 두고 손에 든 찐빵을 권지헌에게 먹여주었다. 비닐 한 겹이 있긴 했지만 남자의 입술과 이가 허설아의 손가락을 스쳤다.따뜻하고 부드러우며 힘도 있었다.허설아는 손을 거두고 권지헌이 다 먹기를 기다렸다.권지헌이 다시 허설아를 보며 계속하라는 눈빛을 보냈다.허설아는 남은 찐빵 세 개를 전부 권지헌에게 먹였다.허설아는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파 들어갔어요.""응, 괜찮아."허설아는 시선을 내렸다. 이별한 지 3년 동안 권지헌의 입맛도 변한 것 같았다.예전에 권지헌을 정말 잘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예전 일일 뿐이었다.권지헌은 허설아가 작게 중얼거리는 걸 들었다."어젯밤 일은 그냥 없던 걸로 해요."권율 그룹 빌딩은 건영시 번화가 중심에 자리 잡고 있었다. 고가도로를 내리면 수없이 많은 신호등이 있었다. 도심 분산 정책으로 차들이 마치 줄 선 달팽이처럼 천천히 기어갔다.신호등을 기다리는 틈에 권지헌은 서은석의 답장을 확인했다.가늘고 늘씬한 손가락이 휴대폰을 집었다.최신형 휴대폰인데 권지헌 손에서는 약간 미니처럼 보였다."구체적으로 어떤 부분 조사할까? 모든 걸 알아보려면 좀 늦어."권지헌은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려 두 글자를 보냈다."혼인."메시지를 보낸 후 휴대폰을 옆에 던졌다.신호등이 교차하며 바뀌고 차가 앞으로 나아갔다.권지헌은 핸들 위에 손을 올린 채 무심하게 말했다."뭘 없던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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