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Bab 71 - Bab 80

151 Bab

제71화

권지헌이 그때까지 권씨 가문이 허설아를 받아들이게 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결혼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었다.결혼을 떠올릴 때마다 권지헌은 긴장되었다. 심지어 허설아가 자기한테 시집올 의향이 있을지조차 확신하지 못했다.허설아를 좋아한다는 걸 확신한 건 그때부터였다.하지만 감히 인정하지 못했다.예전에 허설아는 권지헌이 자신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화를 냈다.그런데 지금은 권지헌에게 예전 일을 꺼내지 말고 두 사람이 연애했던 것도 말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마치 권지헌이 내놓기 부끄러운 전 남자 친구인 것처럼.허설아가 막 안도의 숨을 쉬려는데 권지헌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렸다."내가 동의 안 하면 어떻게 할 건데? 이직이라도 할 거야?"권지헌이 이직 얘기를 꺼내자 두 사람 모두 허설아가 다른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던 일을 떠올렸다.순간 허설아는 약간 난처했다. "……그런 뜻 아니에요.""맘대로 해. 그건 네 자유니까. 어차피 제일 잘 하는 건 말도 안 하고 떠나는 거잖아."허설아는 권지헌을 쳐다보며 입만 달싹였다.분명 그게 아니라고 어젯밤에 말하지 않았나?"어젯밤 제가……"차가 갑자기 액셀을 밟으며 속도를 냈다.차는 회사 근처 편의점 앞에 멈췄고 굳은 얼굴은 권지헌이 허설아의 말을 끊었다."내려."여기는 모퉁이만 돌면 도착할 정도로 회사에서 아주 가까웠다. 허설아는 빠르게 내렸다.아직 말도 못 했는데 남자가 눈 깜짝할 사이에 떠났다. 매캐한 자동차 매연만 남은 자리에 서서 허설아는 한숨을 쉬었다.-권율 그룹 대표 사무실.권지헌은 국제 전화 한 통을 걸었다.빠르게 전화를 받은 권서진이 웃으며 말했다."오빠? 어쩐 일로 연락했어?""뭐 좀 물어볼 게 있어서."전에 서은석과 얘기한 후 권지헌은 기분이 많이 나아졌었다.하지만 어젯밤 허설아가 울었다.권지헌은 눈을 감을 때마다 허설아가 눈물 흘리며 자기를 보던 모습이 떠올랐다.권지헌 마음속에 전에 없던 무력감과 피로, 그리고 죄책감이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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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권서진이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믿지 않는다는 뜻이었다.정말 지나간 일이었으면 권지헌이 이 시간에 이런 전화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권서진 쪽은 아직 한밤중이었으니 시차를 계산해 보면 권지헌 쪽은 낮이었다.다행히 권서진은 밤샘이 이미 일상이었다. 그게 아니면 권지헌의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오빠, 그 사람 좋아해?"권서진은 아주 중요한 질문을 했다.권지헌은 침묵했다.자세히 보니 남자의 귓불이 약간 빨개져 있었다.권지헌은 유리창 앞에 서서 막 깨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도시를 내려다봤다.권율 그룹은 이 도시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었다.권지헌 한마디면 이 도시의 경제 판도를 움직일 수 있었다.권지헌은 어릴 때부터 실질적인 고생을 한 적이 없었다. 대학 기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라는 요구를 받았을 때도 은행 카드에는 여전히 상당한 창업용 신탁 기금이 있었다.어릴 때부터 권지헌은 권씨 가문 손주 몇 명과 함께 권호성 손에서 키워졌다. 권지헌이 아주 어릴 때부터 좋아한다는 말을 하는 게 허용되지 않았다.권호성은 그런 감정이 아이들을 나약하게 만들고 투지를 잃게 한다고 생각했다.권지헌도 처음에는 좋아하면서도 스스로 알아채지 못했다.나중에는 마음이 끌려 빠져들었는데 어느새 허설아한테 버림받았다.이제는……권지헌은 피곤하게 눈을 감으며 비웃듯 말했다."좋아한다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데?"권서진이 경쾌하게 말했다."아니면 오빠가 하는 짓은 괴롭힘이야. 아, 정확히 말하면 그 사람이 이미 오빠 안 좋아한다면 오빠가 그 사람 좋아하는 것도 괴롭히는 거야."괴롭힘이라.맞다. 권지헌은 허설아를 괴롭히고 있었다.허설아의 반응을 보면 권지헌이 가까이 다가가는 걸 정말 싫어했다.어젯밤을 포함해서 허설아는 줄곧 권지헌을 거부했다.하지만 권지헌은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권서진이 진지하게 말했다."오빠, 진짜 연애 상대로 꽝이야. 내가 오빠 같은 남자 친구를 만났으면 무조건 뺨을 때렸을 거야."남자는 침묵했다.허설아가 권지헌 뺨을 때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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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그 사람은 바보야.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과 싸우다가 못 이겨서 울었는데 알고 보니 상대가 형편도 안 좋은 아이여서 그 애 학비를 지원해 주려고 했어. 알아보니까 자기 용돈으로 마을 전체의 빈곤 아동을 지원했더라고. 지금 그 마을 초등학교 이름도 그 사람이 지은 거야."사계 희망 초등학교라고 했다.일 년 사계절 모두 희망이 있으라고.또한 허설아의 사계절에 항상 권지헌이 있기를 희망하는 뜻이었다.권씨 가문 사람에게 자선 사업은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특별한 건 허설아의 진심이었다.허설아는 자기와 상관없는 사람을 위해 울보가 되고 인터넷에서 가정 폭력에 평생 시달리다 이혼하는 중년 아줌마를 봐도 울었다. 전부 허설아와는 상관없고 영원히 만날 일도 없는 평행선이었다.하지만 그 순수한 선량함과 사랑이 권지헌을 밝혀주고 권지헌 내면의 약간 어둡던 구석을 비춰줬다.권지헌은 그 사랑을 소유하고 싶었다.밝은 달처럼 높이 걸려 자기만 비추길 바랐다.권지헌은 어둡고 제멋대로에 소유욕이 강했다. 심지어 허설아가 새 옷을 입었는데 제일 먼저 본 사람이 자기가 아니라는 걸 알면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밖에 드러나서는 안 되는 감정들이었다. 권지헌도 허설아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모두 숨기고 있었다.허설아가 권지헌 앞에서 자기 성격을 감춘 것처럼 권지헌도 똑같았다.권서진은 잠시 침묵하다가 이어서 말했다."오빠, 오빠는 구제불능이야."안 좋아한다더니 권지헌이 과거를 회상하는 이런 말투로 말하는 건 들어본 적 없었다.상대의 장점을 환히 꿰뚫고 있었다.권서진 같은 제3자조차 권지헌이 말하는 일들을 들으니 허설아를 사랑하게 될 것 같았다.같은 권씨 가문 자제로서 권서진은 이런 여자가 권씨 가문 사람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고 있었다.권서진은 오빠가 그 여자한테 직접 이런 말을 한다면 상대도 오빠를 떠나지 않았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권지헌은 무기력하게 웃었다."그런가 봐."하지만 권지헌은 이미 허설아한테서 멀리 떨어지겠다고 약속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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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허설아는 거울을 들고 권지헌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들어와요."사무실로 들어간 허설아는 거울을 권지헌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거울을 집어 든 권지헌이 무심하게 말했다."대학 때 거울이네?"허설아는 속으로 후회했다.'이걸 왜 잊었던 거야!' 이 거울은 확실히 대학 때 권지헌과 같이 쇼핑하다가 산 거였다.그때 허설아는 예쁘지만 쓸모없는 작은 물건들을 사는 걸 좋아했다.악세사리 가게에 들어가서 이런 걸 보면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더 중요한 이유를 허설아는 말하지 않았다.이 거울 뒤의 그림은 허설아가 그린 거였다.거래처가 상품으로 만들어 소규모로 판매하면서 허설아한테도 보내준다고 했는데 허설아는 거절했다.허설아는 그린 그림이 너무 많았고 굿즈 제작권을 허락한 것도 적지 않았다. 샘플을 다 받으면 기숙사에 다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허설아는 BL 그림 발주를 받는 필명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지금까지 서풍이라는 필명을 아는 사람은 몇 없었다.거래처가 보낸 굿즈들을 받지 않아도 자기 그림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밖에서 판매하는 걸 보면 허설아는 기뻤다.그래서 바로 저 거울을 산 것이다.돈은 권지헌이 냈었다.대학 때 권지헌이 허설아한테 사준 몇 안 되는 선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사실 권지헌이 선물한 물건이 적지 않았지만 허설아는 전부 안 받았거나 권지헌한테 환불하게 했다.허설아는 권지헌이 돈이 없는 줄 알았다.한 번은 권지헌이 허설아에게 반지를 선물했는데 브랜드를 확인한 허설아는 거의 놀라 자빠질 뻔했다.권지헌이 무슨 범법 행위를 한 건 아닐까 마음 졸였다. 허설아는 당연히 받지 않았고 권지헌한테 환불하게 했다.지금 생각해 보니 보통 사람이 1년 벌어서도 사기 힘든 그 브랜드 반지라 해도 권지헌에게는 씩 웃을 정도였다. 심지어 도련님에게는 다른 걸 살 때 끼워 파는 물건들 가격만도 못했을 것이다.나중에 헤어지고 나서도 권지헌의 선물은 전부 가져가지 않았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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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허설아는 처음 듣는 일이었다.학교 다닐 때도 권지헌은 정말 인기가 많았다.매번 농구하면 셀 수도 없이 많은 여학생들이 물샐틈없이 코트를 빙 둘러쌌다.권지헌은 농구가 끝나면 허설아를 찾았다.허설아까지 같이 여학생들이 시선을 받아야 했다.허설아는 사실 이런 상황이 너무 싫다고 말한 적 없었다. 마치 모든 사람의 적이 된 것 같았다.하지만 권지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에 허설아는 화나게 할까 봐 감히 말하지 못했다. 안초희가 팔꿈치로 허설아를 툭툭 쳤다."설아 씨, 대표님이랑 동문이라고 했잖아? 대표님 학교에서 진짜 인기 많았어?"허설아가 짧게 답했다. "정말 많았어요. 대표님 경기가 있을 땐 미리 자리를 잡지 않으면 못 들어갔어요.""와! 사진 있어?"잘생긴 남자 얘기가 나오자 안초희는 상사가 무섭지도 않은지 바로 반짝이는 눈으로 허설아를 바라봤다.김아림까지 눈을 깜빡이며 쳐다봤다."전 저장 안 했어요."이 휴대폰에는 권지헌의 흔적이 한 톨도 없었다.안초희가 놀렸다."옆에 이렇게 초특급 미남이 있는데 눈길조차 주지 않다니. 남편은 도대체 얼마나 잘생긴 거야?"허설아는 억지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오후 퇴근 후 밖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갑작스러운 폭우가 도시의 크고 작은 골목들에 쏟아졌다.회사 아래층에 서 있던 허설아는 예상대로 날씨 때문에 지하철 일부 노선이 운행 중지됐다는 소식을 봤다.택시를 타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기사가 수락하기를 기다리는 틈에 허설아는 계속 페이지를 새로고침했다.하지만 30분이 지나도 수락하는 기사가 없었다.또 10분이 지나고 검은색 지프차 한 대가 허설아 앞에 멈춰 서더니 차창을 내렸다.권지헌의 차가운 얼굴이 드러났다. 빗줄기를 사이에 두고 허설아의 심장이 두근거리게 하는 옆모습이 보였다.뒷자리에서 전서준이 신나서 말했다."설아 이모, 연희도 여기 있어요! 이모, 빨리 타요!"연희도 있다고?허설아는 빠르게 차에 올라 안전벨트를 맸다.권지헌이 차창을 닫아 창밖의 빗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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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밖에 폭우가 내려서인지 쇼핑몰에도 사람이 평소보다 많았다.다들 비를 피하는 김에 저녁 식사를 하는 듯했다. 전서준은 5층에 있는 유명한 패밀리 레스토랑을 골랐다.전체적인 스타일은 우주선이었다. 음식 배달은 전부 컨베이어 벨트를 썼고 멋진 자동차 조명 쇼도 있었다.전에 유혜원이 전서준을 데리고 한 번 왔는데 전서준이 한눈에 반한 것이다.이번에 허설아와 연희랑 같이 온다고 전서준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가 사랑하는 레스토랑을 강력 추천했다.레스토랑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은 허설아 메뉴판을 보니 햄버거 하나 가격이 5만 원대였다.한 끼 먹으면 몇십만 원은 훌쩍 넘을 것 같았다.평소에 허설아는 연희를 데리고 이런 곳에서 밥을 먹지 않았다. 너무 사치였다.하지만 연희가 잔뜩 신나서 전서준과 바짝 붙어 앉아 머리를 맞대고 앞을 지나가는 작은 자동차 장난감을 보는 모습에 허설아는 더없이 힐링 되었다. 연희만 기쁠 수 있으면 좋았다.권지헌이 주문을 끝내고 물었다."추가할 거 있어?"주문한 건 전부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콤한 음식과 피자 두 판이었다.그중 웨지 감자 베이컨 피자 하나가 허설아를 잠시 멍하게 했다.허설아가 전에 제일 좋아하던 맛이었다.그 뒤로 허설아는 아버지를 데리고 해외로 진료받으러 가서 양식을 토할 정도로 먹었다. 한 번은 피자를 먹고 입덧이 올라와 먹은 걸 거의 전부 토한 뒤로 다시는 피자를 먹지 않았다. 허설아가 아직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주문한 걸까?아니면 그냥 아무거나 시킨 걸 수도 있고 전서준이 이 맛을 좋아할 수도 있었다."없어요."권지헌은 고개를 끄덕이고 주문했다.오늘 글로벌 회의가 몇 개 있었던 권지헌은 단정한 정장 차림에 안에는 버건디색 넥타이를 맸다.권지헌의 피부는 타고난 쿨톤이었다. 조명 아래 차가워 보이는 권지헌은 깊은 눈매와 여유로운 자태가 어우러져 마치 중세 유럽의 귀족처럼 기품이 느껴졌다.옆 테이블 여자가 몇 번 쳐다보더니 얼굴 붉히며 돌아갔다.그 뒤에도 또 참지 못하고 몰래 쳐다보았다.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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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권지헌의 목소리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허설아는 손에 든 나이프와 포크를 떨어뜨릴 뻔했다.권지헌이 말한 게 허설아는 아니겠지?전서준이 쳐다보며 말했다."설아 이모, 이모가 이거 좋아해요? 이모 드세요!"말을 하며 피자 한 조각을 포크로 찍어 허설아 접시에 올려놨다.허설아는 감사 인사를 했지만 한 입도 먹지 않았다.예전에 정말 좋아하던 맛인데 지금은 느끼해서 먹고 싶지 않았다.피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허설아는 그 시간이 떠올렸다.병원과 집을 팽이처럼 오가던 시절이었다. 허민정도 몸이 좋지 않아 의사가 쉬라고 했었다. 막 적합한 의사를 찾아서 아버지 진찰을 받게 했는데 연민규가 전화 와서 할머니가 며칠 남지 않은 것 같다며 마지막으로 허설아를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아버지 치료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아버지가 아픈 일과 할머니가 위독한 일은 어쩔 수 없이 양쪽으로 숨길 수밖에 없었다.간병인을 고용해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돌보게 하고 귀국해서 할머니를 보러 갔다.10시간 넘게 비행하느라 밥을 먹지 못해서 배가 고파 죽을 것 같았다.웨지 감자 베이컨 맛 피자를 샀다.다 먹고 났더니 입덧이 올라와서 속이 뒤집어져라 토했다. 그 후에 할머니 장례식에서 기절할 정도로 울다가 병원에 가니 의사가 약을 쓸 수 없다고 했다.그제야 허설아는 임신한 걸 알게 되었다.혼자 아이를 낳는 건 정말 힘들었다.하지만 허설아는 후회하지 않았다.연희는 세상에서 제일 착한 아이였다.아이를 낳기 전까지 허설아는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낳고 나서 연희가 웃는 것만 봐도 허설아는 배가 불렀다. 허설아는 연희를 사랑했다.두 아이는 얼마 먹지 않고도 금방 배가 불렀다.전서준이 허설아에게 물었다."설아 이모, 저 연희랑 저쪽에서 놀아도 돼요?"좌석 맞은편에 눈길이 닿은 범위 안에 작은 놀이터가 하나 있었다. 종업원 여러 명도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허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두 아이가 손잡고 가서 노는 걸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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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허설아는 권지헌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하지만 못 알아들은 척하며 그저 웃었다.허설아는 휴대폰을 꺼내 권지헌에게 절반의 돈을 송금했다.마음이 조금 아팠다.이 한 끼에 허설아 며칠 동안의 월급을 먹은 것이다.하지만 다행히 최근 몇 건의 의뢰가 진도가 아주 좋아서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번 달에 꽤 많은 잔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허설아는 그림 그리는 걸 정말 좋아했다.모든 그림에 최선을 다해서 영감과 기발한 생각을 가감 없이 사용했다. 매번 스케치를 여러 장 그려서 의뢰인이 선택하게 했다.가끔 후한 의뢰인을 만나면 스케치도 같은 가격에 같이 사서 허설아가 시간 날 때 그려달라고 했다. 연희에게 연희라고 이름 지은 것도 그림 그릴 때 행복했기 때문이었다.허설아는 혼자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완전히 장악할 수 있었다. 연희도 허설아 행복의 원천이었다.전에 집에 가스가 고장 나서 허설아가 샤워하는 중간에 온수가 끊긴 적 있었다. 참으며 샤워를 끝냈는데 결국 감기에 걸렸다.연희는 허설아를 정말 안쓰러워했다.허민정이 안 볼 때를 틈타서 그 작은 아이가 의자에 올라서 전기포트로 물을 끓여 감기약을 타서 가져왔다.두 손으로 받쳐 들고는 후후 불며 말했다. "엄마 이거 마시면 감기 안 걸려. 감기 나빠.""나중에 연희가 꼭 돈 많이 벌어서 엄마한테 큰 기차 사줄 거예요!"허설아는 뜨거운 물컵을 들고 보글보글 올라오는 수증기를 보며 웃었다."왜 큰 기차야?""선생님이 석탄은 기차로 온대. 엄마한테 석탄 한가득 사줄 거야."아이의 순진한 말에 웃음이 절로 났다.허설아도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하지만 마음은 유난히 따뜻했다.-권지헌은 밥을 다 먹고 허설아를 바라봤다."남편이 너는 데리러 오지 않고 다른 여자랑 나타났네요."권지헌이 서은석한테 조사하라고 한 일은 아직 진행 중이었다. 대신 연민규가 저녁에 이쪽 레스토랑을 예약했다는 소식은 전해 들었다. 유치원에 아이들을 데리러 간 후 마침 전서준이 연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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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맞은편 남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버님은 어떻게 됐어?"허설아는 입술을 깨물고 말하지 않았다.레스토랑 조명이 사람들이 더 식욕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톤으로 바뀌었다.권지헌 몸에 비치며 몽롱한 느낌이 더해졌다. 남자가 낮게 웃었다."난 우리가 상하급 관계 외에도 적어도 동문이라고 생각했는데."허설아는 마음이 씁쓸해졌다그래.두 사람은 동문과 상하급 관계일 뿐이었다. 허설아는 고개를 숙이고 앞에 놓인 접시를 봤다."돌아가셨어요."허설아도 다른 말은 더 하지 않았다.누구에게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가족의 돌아간다는 건 평생 지울 수 없는 슬픔이었다.아버지는 이 세상에서 허설아를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허설아는 아버지의 아낌없고 온 마음을 다한 사랑을 받아왔었다.어릴 때 아버지는 허설아가 유치원에서 제일 예쁜 공주가 되게 하려고 일부러 머리 땋는 걸 배웠다.어깨가 떡 벌어진 남자가 억지로 머리 땋는 걸 배운 것이다.심지어 십자수 놓는 것도 배우고 어린 여자아이 치마를 디자인하는 것도 배웠다.허설아를 위해 장난감 공장 하나를 열었다.허설아가 아프면 아버지는 밤새 눈도 붙이지 못하고 침대 옆을 지켰다.허설아가 깨어나면 바로 자기를 볼 수 있게 했다.허설아가 다른 아이와 싸우면 제일 먼저 허설아가 이겼냐고 물었다.이겼으면 칭찬하고 신나서 배상금 협상하러 갔다.졌으면 허설아를 데리고 상대 부모를 찾아가서 따졌다.허설아가 가장 또렷이 기억하는 말은 "다른 애들은 우리 공주만 못해"였다.허설아는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가 안 좋은 줄 알았다.어릴 때 허설아는 자기가 왜 아빠 성을 따르지 않고 엄마 성을 따르는지 물어본 적 있었다. 아버지는 허설아도 사랑하고 엄마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두 여자가 같은 성씨면 더 행복하다고 했다.그때부터 허설아는 나중에 아버지처럼 좋은 남자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아버지 얘기를 꺼낸 후 허설아는 기분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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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다음 날 출근한 뒤.허설아는 연달아 하품을 했다.어젯밤 집에 돌아간 후 밤새 그림을 그리고 의뢰인에게 수정 내용을 확인받았는데 해프닝이 있었다. 스케치를 보냈는데 상대가 바로 진행 상황을 확인하며 모든 잔금을 지불했다.서풍이 보낸 스케치가 최종 완성본인 줄 알았던 것이다.그야말로 신의 손이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허설아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지경이었다.다행히 이런 일도 처음이 아니라서 발주처와 소통한 후 스케치를 확정했다. 다음 단계는 채색과 후반 작업이었다.원래 약간 졸렸는데 컴퓨터를 끄니 오히려 잠이 오지 않았다. 처음에는 스케치의 정장 윤곽이 마음에 안 든다는 생각을 하다가 나중엔 온갖 잡생각이 다 났다.그렇게 한밤중이 되어서야 겨우 잠들었다. 회사에 도착하니 정신이 멍해서 어쩔 수 없이 탕비실에 가서 커피를 탔다.커피를 내린 허설아 뒤로 인기척이 들렸다. 동료도 커피 머신을 쓰려나 보다 싶어서 옆으로 비켜섰다.강지연이 허설아 뒤에 서 있었다.굳은 얼굴로 허설아를 노려보는 눈빛에는 악의가 가득했다. 불만스러운 질투심이 섞여 있었고 눈빛에는 온통 경멸이 담겼다.강지연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허설아 씨, 이렇게 됐는데 아직도 지헌 오빠랑 다시 인연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허설아는 이해하지 못했다. 강지연이 왜 계속 허설아한테 시비를 거는 걸까?이 시간에 차라리 권지헌을 찾아가지.강지연의 적의는 허설아에게 낯설지 않았다.권지헌과 연애하던 몇 년 동안 허설아는 이런 시선을 자주 받았다.예전에는 참았다. 권지헌한테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지금 허설아는 "유부녀"였기에 참을 필요가 없었다.허설아는 커피잔 손잡이를 잡은 채 강지연 쪽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강지연은 하이힐을 신어서 허설아보다 키가 컸지만 오히려 허설아의 이 한 걸음에 뒤로 움찔했다.허설아와 눈이 마주치자 강지연은 심지어 심장이 떨린다고 느꼈다.허설아의 눈은 정말 깨끗했다.맑고 투명해서 마치 강지연의 모든 생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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