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내서 할아버지의 동의를 구하고 흰둥이 중성화 수술을 시켜야 할 것 같았다.김지수는 신나서 폴짝폴짝 뛰며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강아지한테 사줄 것들을 김지유와 상의했다.김지유는 머리가 아팠다.하지만 저렇게 좋아하는 김지수를 보며 저도 모르게 따라 웃고 말았다.산골을 떠나온 뒤로 김지수가 즐거워할 때는 허설아 사무실에서 고양이를 쓰다듬을 때뿐이었고 그 외에는 늘 아무 생각 없는 사람처럼 무덤덤했다.민보영이 전학 갔을 때도 김지수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고 김지유가 괜찮냐고 물어도 오히려 공부할 시간이 많아졌다며 상관없다고 할 뿐이었다.민보영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도 묻지 않았다.남의 사생활이니 궁금해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다.김지유는 김지수가 이곳에서 지내는 게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어쩌면 예전의 자신처럼 독기를 품고 언젠가는 두 사람의 삶을 반드시 나아지게 하겠다며 버티는 건지도 몰랐다.그런데 강아지를 키워도 된다고 하자 김지수의 얼굴에 확연히 생기가 돌았다.김지유가 참지 못하고 한마디 당부했다."집에서 냄새나기 시작하면 가만 안 둘 거야.""알았어! 내가 정말 잘 돌볼게!"노현우가 휴대폰을 든 채 말했다."강아지 사료와 흰둥이 몸보신용 캔도 좀 샀어요."김지수는 눈을 반짝이며 순간 참지 못하고 외쳤다."고마워요, 형부!"노현우는 입가에 웃음을 가득 머금은 채 옆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김지유를 바라보았다.김지유가 입을 열었다."너무 오냐오냐하는 거 아니에요?""사료 좀 사준 게 뭐가 오냐오냐하는 거예요. 지수 학생 지난번에 영어 회화 연습하고 싶다고 했죠? 오늘 저녁에 시간 좀 있으니 같이 해줄게요.""좋아요! 고마워요, 형부!"형부라는 호칭이 점점 입에 붙는 듯했다.김지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김지수를 쳐다보았다.두 사람은 신이 나서 집에 들어가자마자 거실에서 회화 연습을 시작했고 노현우는 김지수의 발음을 바로잡아 주었다.김지유는 거실에 서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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