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왜 그러시오?”고장훈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분명히 찰나의 순간에 그녀의 얼굴에 음침한 표정이 스치고 지나갔다.‘착각이겠지!’임유정은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고장훈이 화풀이를 해주러 나간 줄 알아서 자신은 선하고 아량이 넓은 사람임을 강조하고자 거짓말을 한 것인데 그걸 이대로 인정해 버릴 줄이야!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유소영이 왜 무고하단 말인가! 고장훈은 한번 나갔다 오더니 무슨 약이라도 먹은 것처럼 반응이 이상했다.‘그냥 멍청한가? 아니면 유소영에게 아직도 정이….’임유정은 온갖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졌다.‘안 돼! 고장훈은 내 거야!’이제 몸도 변변치 않으니 그의 마음을 꼭 붙잡아야 했다. 그러지 않는다면 후작부에서의 나날들이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임유정은 애써 정신을 차리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부군… 배가 너무 아픕니다!”고장훈은 그 말을 듣고 급히 의원을 불렀다.유씨 저택.고장훈이 돌아간 후, 유 대감은 고준형이 혹시 오해라도 할까 봐, 그를 따로 불렀다.내원에서 아민은 방금 있었던 일을 자세히 유소영에게 전달했다.“그 고장훈이 글쎄 대감님 앞에 무릎을 꿇었어요. 참 별일이 다 있지 않나요?”유소영은 덤덤히 되물었다.“너는 어째 일이 더 커지길 바라는 것 같다?”“아씨, 그런 뜻이 아니라! 세자가 대단하다는 걸 말하려던 거였어요.”“세자가 고장훈에게 무슨 말을 했길래 그 고장훈이 무릎까지 꿇었는지 궁금하잖아요.”“얼마나 거만하고 사람을 무시하던 고 장군인가요. 전에는 대감님에게 무릎을 꿇기는 커녕, 제대로 웃어준 적도 없는 사람인걸요.”유소영은 눈살을 찌푸렸다.아마 고준형이 동생을 따끔하게 혼낸 건 사실일 것이다.고준형처럼 온화한 성격이라면 도리를 따져가며 설득했을 것이다.한때 설전으로 삼군 연합군을 물리친 영웅이 아니던가.그러니 이상할 것 하나 없었다.이때,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아씨, 대감님께서 잠드셨는지 여쭙고 계십니다.”유소영은 책을 내려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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