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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부군의 형님: Chapter 81 - Chapter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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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아민이 팔찌 하나를 꺼냈다.“선화 아씨, 이 팔찌, 혹시 기억나시나요?”영선화는 그것을 받아들어 자세히 살펴보았다.“물론 기억하지! 이건 너희 능연각에서 판 모조품 아니냐!”불임약 혐의가 벗겨지자 영선화는 다시 기고만장해졌다.“뻔뻔하게 이 얘기를 또 꺼내다니! 두고 봐, 내가 모두에게 알려서 아무도 너희 능연각과는 거래를 하지 않게 할 것이야!”유소영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영 소저, 그건 약속을 어기는 행위 아닌가요? 아까는 제가 술 한 단지를 다 마시면 조용히 묻기로 하셨잖아요.”영선화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너희 같은 악덕 상인에게는 약속을 지킬 필요 없어!”그녀는 그저 유소영이 싫고 할 수만 있다면 세자와 그녀의 혼사를 망치고 싶었다.그러나 생글생글 웃고 있는 유소영과 눈을 마주치자 이유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졌다.유소영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확신에 차 있었다.“장사는 신뢰를 근본으로 합니다. 모조품에 대하여 영 소저는 확인도 하지 않고 함부로 능연각을 비방하였고, 비록 제가 영향이 미치는 범위를 최대한 줄이려 했지만 여전히 몇몇 손님들이 소문을 들었습니다. 이는 이미 능연각의 신용에 커다란 손해를 끼쳤어요.”“연 소저는 나이가 어려 무지하니 저도 소저에게 손해를 추궁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능연각은 그러할 수 없어요.”“여러 사람의 생계가 걸린 문제입니다. 저는 영 소저께서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길 바랍니다. 나으리, 마님, 제 요구가 과분한가요?”충용 후작이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이건 너희 둘이 해결할 일이다.”그는 불임약 사건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렸다.말을 마친 충용 후작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이때, 영선화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내가 뭘 했다고! 무슨 책임을 지란 말이야! 너희가 모조품을 팔아서 이 사단이 난 거잖아! 무려 모조품이라고!”충용 후작은 큰소리에 놀라 멈칫 걸음을 멈추었다.영씨 집안의 집안교육이 이 정도로 엉망이란 말인가!아민이 앞으로 다가서며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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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유소영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눈앞에 우뚝 선 사내를 바라보았다.고장훈도 멈칫하며 뒤늦게 이성을 되찾은 듯, 사내를 응시했다.“혀… 형님?”고준형은 온화하지만 맏형으로서의 위엄이 담긴 눈빛으로 고장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냐.”고장훈은 분노에 사로잡힌 눈으로 고준형의 뒤에 있는 유소영을 가리켰다.“제가 듣기로 능연각의 물건에 문제가 있어 제 부인을 해쳤다고 합니다!”그는 유소영이 질투에 사로잡혀 그와 그녀의 아이를 해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처음부터 유소영은 시기와 질투에 사로잡혀 동침도 거부하고 이혼까지 한 사람이 아니던가.그녀는 그들에게 보복하려는 게 틀림없었다!아민은 분노에 차서 주먹을 꽉 쥐었다.“장군,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갈 때는 증거가 있어야죠! 저희 아씨가 사람을 해쳤다면 무슨 용기로 관아에 신고를 하고 후작부까지 와서 심문을 받겠습니까!”“장군께서는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엄한 사람을 비난하시는군요! 범인은 이미 잡혔고, 저희 아씨가 아니라 춘화입니다!”고장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하고 반박했다.“춘화가 그랬을 리 없다! 유소영, 형님 앞에서 한번 말해 보거라!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네가 독을 넣고 춘화에게 누명을 씌운 거지!”임유정의 충실한 심복인 춘화가 그녀를 해쳤을 리가 없었다.거센 비난 앞에서도 유소영은 해명할 생각이 없었다.“이 사건은 처음에 관청 분들이 와서 조사했고 이후 후작부에 전권을 넘겨 처리하였습니다. 장군께서 의문이 있으시다면 그들에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아민아, 이만 가자.”떠나기 전, 그녀는 고준형에게 예를 행했다.“유소영!”고장훈이 그녀를 쫓아가려 했지만 고준형의 눈짓을 받은 호위가 단번에 그를 제압했다.“형님, 정말 저년이 한 짓입니다! 저를 믿어주세요! 현장에 있던 사람 중 유소영만이 불임약을 탈 이유가 있어요! 형님은 저년이 형님을 구했다고 착한 사람인 줄 아시겠지만 저년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고준형은 창백하지만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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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자신을 잡고 있는 호위들을 뿌리치고 소리쳤다.“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충용 후작은 분노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어딜 감히! 이제 이 아비에게까지 주먹질을 할 생각이냐!”‘건방진 자식!’고장훈은 고통을 억누르며 말했다.“아버지께서 먼저 유정이를 모함하셨습니다! 그런 고통을 겪은 사람을 어찌 범인으로 의심한단 말입니까!”충용 후작은 화가 나서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덜덜 떨리는 손으로 아들을 손가락질했다.“내가 그 애를 모함했다고? 왜 네 처한테 가서 물어보지 않느냐! 춘화에게 무슨 짓을 시켰는지!”“제 부인이 뭘 시켰다고 그럽니까!”고장훈은 또다시 앞으로 한걸음 다가섰다.고 부인이 급히 일어나 부자 사이를 가로막았다.그녀는 고장훈을 달래며 말했다.“장훈아, 춘화가 범인인 건 확실한 증거가 있어. 그리고 네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도 우리의 추측일 뿐이다. 어쨌거나 춘화는 한낱 시종이니….”“아버지, 어머니, 두 분은 유정이의 성품을 잘 아시잖아요. 가령 정말 춘화가 한 짓이라 해도 절대 유정이와는 상관없을 겁니다! 유정이야말로 피해자라고요!”사랑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한다. 고장훈은 임유정을 굳게 믿었다.고 부인은 이를 악물었다.“내가 그 애를 잘 알기 때문에….”충용 후작은 분에 못 이겨 고 부인을 밀치며 말했다.“저런 녀석에게 말해 봤자지! 얼른 가서 유정이나 보살피거라! 아이는 무사한 건지!”아이 이야기가 나오자 고장훈은 순식간에 풀이 죽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아이는 보전하지 못했습니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잘 지켜줬어야 했는데, 유정이가 저택을 나가지 못하게 해야 했어요! 산파가 말하기를, 유정이는 앞으로 다시는 아이를 가질 수 없답니다….”충용 후작과 고 부인은 침울에 빠졌다.이는 그들도 예상했던 일이었다.불임약이었으니 산모가 무사한 것만도 다행이었다.그러나 귀한 손자를 잃었으니, 결코 마음이 평온할 수는 없었다.만약이 우연히 유산이 된 거라면 그들도 할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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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뭐라고요? 사람들 앞에서 그 유소영에게 사과를 하라고요? 싫어요!”“제가 한 일이 아닌데 제가 왜 사과를 해야 하나요! 고모, 그 여자는 제가 찾아가서 시비를 걸고 벌주를 먹인 일로 앙심을 품고 보복하려는 거예요! 어떻게 고모까지 제 말을 안 믿어주세요!”영선화는 분노와 굴욕감에 휩싸였다.고 부인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닦아주었다.“선화야, 고모 말 좀 들어. 내일 능연각에 가서 네가 오해했다고 말하면 그거로 끝이야. 유소영도 더 이상 따지지 않을 것이야. 그 애가 원하는 것은 결백뿐이니까.”“서로 한걸음씩 물러서면 모두가 편해질 수 있단다.”영선화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저는 편하지 않아요! 제가 한 일이 아닌데 왜 제가 가서 잘못을 사과해야 하나요!”고 부인의 눈가가 붉어졌다.“고모, 왜 그러세요?”한 번도 이런 상황을 겪은 적 없는 영선화는 당황해 어쩔 줄을 몰라했다.고 부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선화야, 솔직히 말하면 이는 고모와 고모부가 네게 부탁하는 거란다.”영선화가 다급히 물었다.“고모, 대체 어떻게 된 건가요?”고 부인은 슬픈 기색을 띠고 말했다.“유소영은 불임약 사건 신고를 취하하지 않았어. 하루라도 늦어지면 관청은 계속 수사할 것이야. 춘화가 범인인 것을 입증한다면 후작부의 명성은 무너지겠지.”“고모, 그 말씀은 이해가 안 가네요. 춘화와 후작부가 무슨 상관이 있나요?”고 부인은 영선화의 손을 꼭 잡고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춘화가 독을 타서 진짜로 해하려 한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니?”영선화는 멈칫하더니 그제야 알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설마… 유소영인가요?”고 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 그 애는 유소영을 독해하려다 중간에 실수가 생긴 게야.”영선화도 그럴 가능성을 생각했음에도 충격을 받았다.“실수가 생겼다고요? 참으로 덜렁대는 성격이네요! 그러나 고모, 이게 모조품 일과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건가요?”오늘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영선화는 머리가 어지러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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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든 유소영은 심연처럼 깊은 사내의 눈동자와 마주쳤다.본능적으로 한번 저항했지만, 그럴수록 그는 손목을 더 우악스럽게 잡았다.고준형은 고요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한손으로 그녀의 맥을 짚었다.순간 유소영은 바짝 긴장하여 꼼짝도 하지 않았다.“중독된 흔적은 전혀 없군.”그가 천천히 말했다.유소영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세자도 진맥을 할 줄 알았나?’고준형은 그녀의 손을 놓고 말했다.“춘화가 중간에 실수를 한 게 아니라면 그대는 처음부터 차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오.”유소영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처음부터 장치가 잘못됐을 가능성도 있지 않습니까?”고준형은 바로 반박했다.“이런 중요한 일에 처음부터 실수했을 리가 없지.”유소영은 평온한 표정으로 시선을 들어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그녀도 더 이상 연기하지 않기로 하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세자꼐서는 대체 제게서 무슨 말을 듣고 싶으신가요?”“제가 진작에 차에 독이 든 것을 알고 일부러 임유정을 함정에 빠뜨렸다고 말하면 되나요?”“아니면 제가 후작부로 가서 죄를 시인하고 임유정에게 사죄하길 바라시나요?”그녀는 기세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몸을 바짝 앞으로 당겨 고준형과 시선을 맞추었다.고준형은 찻잔을 들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으로 보이오?”유소영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세자께서 계속 저를 따라오신 건 제가 의심스러워 제게 심문하러 오신 것이 아닙니까.”“제 추측이 틀렸다면 사죄드리지요. 이곳엔 저희 둘뿐이니 하고 싶은 말은 돌려서 하지 말고 얼마든지 말씀하셔도 좋습니다.”그녀는 여전히 겉으로는 온화하고 공손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러나 그녀의 말에는 가시가 있었다.고준형은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유유히 말했다.“황명이 내려지고 우리의 운명은 하나로 묶이게 되었소. 내가 그대의 잘못을 까발려서 이득 볼 게 뭐가 있겠소?”유소영은 침묵했다.이는 그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하지만 왜 이런 질문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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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임유정은 고장훈의 옷자락을 붙잡고 구슬피 울었다.“부군,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답니까! 춘화는 제 곁에서 수년을 함께한 사람입니다! 어찌 이런 식으로 저를 배신한단 말입니까! 저는 그 애를 친자매처럼 대했단 말입니다!”완전히 배신당한 듯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고장훈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는 임유정이 이 일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확신했다.어떤 여인이 아이의 목숨, 그리고 어머니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모두 포기하고 타인을 해하는 무모한 짓을 하겠는가.그는 어린 시절부터 연모했던 사람이 항상 이렇게 선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분명 누군가가 그년을 사주했을 거요!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오!”임유정은 슬픔과 고통에 잠겨 구슬피 울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어리석은 춘화에게 저주를 퍼부었다.물론 그녀는 춘화가 자신을 해칠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은 부인할 수 없었다.그 멍청한 시녀가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고의가 아니었다 한들, 능지처참을 당해도 마땅했다.임유정이 이후로 보인 분노는 모두 진심에서 나온 것이었다.“제가 그 애에게 뭐 그리 큰 잘못을 했다고! 서운한 게 있으면 제게 말해도 될 것을, 왜 무고한 아이를 죽였을까요… 흑… 내 아이! 부군, 춘화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직접 물어보고 싶어요!”고장훈은 그녀를 끌어안으며 필사적으로 위로했다.임유정이 조금 진정된 후, 그가 말했다.“춘화는 감금되었소. 아버지께서는 결국 부인의 사람이니 부인의 뜻을 물어보라고 하더군.”임유정은 표정이 순간 굳더니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다시는 그 얼굴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당장 재상부로 보내 제 아버지께 처리하라고 하세요.”그녀는 절대 춘화가 후작부에 남아 아무 말이나 하게 내버려둘 수 없었다.“그래, 그렇게 하겠소.”고장훈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금방 아이를 잃었으니 변덕을 부리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임유정은 고장훈이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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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영선화가 오늘 능연각에 오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모의 설득이 아니었다면 절대 오지 않았을 것이다.점포에는 수많은 손님들이 와서 장신구를 고르고 있었다.영선화가 고개를 들자,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유소영이 보였다.그녀는 분노를 꾹 찹았다.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모조품을 능연각 상품으로 잘못 보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려니, 벌써 얼굴이 화끈거렸다.유소영은 미소를 지으며 영선화의 앞으로 다가갔다.“영 소저, 성의를 가지고 온 것으로 믿겠습니다.”영선화는 이곳에 한시도 더 있기 싫었다.그녀는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쓸데없는 인사치레는 그만둬! 내가 그 모조품이 능연각에서 산 게 아니라고 말하면 되는 게 아니야!”유소영은 대범하게 미소를 지었다.“물론이지요.”“좋아! 지금 말하면 되지….”영선화가 입을 열자마자 유소영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영 소저, 여기서 말할 게 아닙니다.”영선화가 눈을 부릅떴다.“뭐 하자는 거야? 지금 했던 말을 번복하려는 거야? 어제는 능연각에 찾아와서 말만 하면 된다며!”유소영은 대놓고 말했다.“능연각은 맞지만 안에서 말할지, 밖에서 말할지는 어제 말하지 않았습니다.”그녀는 능연각 입구를 가리켰다.“영 소저, 밖에서 크게 말씀해 주십시오.”“뭐? 밖으로 나가서 이걸 해명하라고?”영선화는 큰 충격을 받은 듯, 눈을 부릅떴다.‘역시 쉽게 넘어갈 생각이 아니었어, 이년!’그녀는 험악한 얼굴로 반박했다.“영씨 가문의 귀한 아씨인 내가 능연각에 찾아와 말 몇마디 하는 걸 영광으로 알아야지! 밖에 나가서 그 낯부끄러운 짓을 하라고? 꿈 깨!”유소영도 억지로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마음대로 하세요. 하지만 이렇게 가버리면 저는 어떻게 관청에 말씀드려야 할까요?”영선화는 그 말을 듣고 즉시 기가 죽었다.세자 측실의 자리를 위해서라도 참아야 했다.“유소영, 쓸데없는 꿍꿍이는 접어두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절대 용서치 않을 테니까!”영선화는 그 말을 남기고 능연각 밖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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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영선화는 화들짝 놀라며 몸을 움찔했다.“아버지, 제… 제가 뭘 잘못했나요?”그녀는 어머니 왕씨가 힘껏 눈짓을 주는 것을 보지 못하고 그저 억울하다는 생각뿐이었다.영 대인은 그녀를 손가락질하며 분노에 차 말했다.“지금도 네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느냐!”“너는 이 아비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잊었느냐! 이 몸은 황성 시서령이다. 재물의 거래와 상품의 진위를 주관한단 말이다!”“상인들이 내게 부탁을 하려면 얼마나 많은 인맥과 뇌물을 들여야 하는지 아느냐? 그런데 너는 능연각에 공짜로 내 세를 빌려주었단 말이다!”사실 능연각은 일찍이 한달 전부터 모조품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었다. 모조품을 만들어 파는 점포들은 시서령에게 적지 않는 뇌물을 주었다.만약 유씨 가문에서 이 일을 해결하려면 역시 그에게 뇌물을 바쳐야 했다.그는 유씨 가문에서 뇌물을 들고 찾아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멍청한 딸 때문에 모든 게 허사가 되어버린 것이다!그러니 그가 어찌 화를 가라앉힐 수 있겠는가!어머니 왕씨가 말했다.“선화야, 그 상인들은 모두 네 아버지의 눈치를 보며 일을 한단다. 능연각은 너를 이용하여 네 아버지의 권세를 자신들의 뒷배로 삼은 거나 다름없어!”“앞으로 능연각과 관련된 모조품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만이겠지만 일단 나타나면 오늘 네가 한 말 때문에 네 아버지가 책임을 져야 한단다!”영선화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자신이 한 말들이 모두 아버지에게 이렇게 큰 민폐와 손해를 끼쳤을 줄이야!영선화는 후회막급이었다.그녀는 다가가서 아버지의 옷깃을 잡고 해명했다.“아버지! 저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저는 함정에 빠졌어요! 다 유소영이 저를 함정에 빠뜨린 거예요!”영 대인의 얼굴은 퍼렇게 질렸다.지금 알았다고 한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그는 딸의 손을 뿌리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앞으로 반년 녹봉을 깎을 테니, 잘 반성하고 있거라!”영선화는 큰 굴욕을 느꼈다.‘왜 나를 벌하는 거지? 내가 피해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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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유소영은 전방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말했다.“영 소저, 후작부에서 소저의 등을 떠밀어 모조품 일을 해결하게 한 것이, 임완희와 후작부의 명성을 지키기 위함이란 것을 정말 모르시나요?”영선화는 냉소를 지었다.“당연히 알지! 고모께서 그러셨어! 춘화가 독해하려던 사람은 너인데 형수가 운이 나빠서 걸렸다고.”“넌 이 일을 빌미로 후작부를 압박하여 내가 모조품 일을 해결하도록 했지!”“나와 고모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꿈 깨! 고모는 내게 뭐든 다 말해줬어!”유소영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되물었다.“설마 소저는 모조품과 불임약 사건이 서로 다른 사건이라고 생각하시나요?”영선화가 순간 멈칫했다.“그… 그게 무슨 소리야?”유소영은 담담하게 답했다.“겉보기엔 서로 다른 사건 같지만 긴밀하게 얽혀 있었지요.”“이 모든 일의 원흉은 임완희입니다.”영선화는 큰 충격을 받았다.“자세히 말해 봐! 대체 어떻게 된 건지!”유소영이 말했다.“그 팔찌를 임유정은 왜 하필 이 시기에 소저에게 선물했을까요? 이게 과연 우연일까요?”“어제 소저는 팔찌 일로 능연각에 찾아와 시비를 걸었지요. 임완희도 그걸 알고 같이 동행한 거고요.”“소저는 내게 벌주로 술 한단지를 먹이고 임완희는 곧바로 차를 권한다며 내가 차를 연거푸 마시게 했어요. 이상하지 않나요?”영선화는 자세히 어제 일을 회상했다.그러고 보니 임완희는 어제 계속 유소영에게 차를 권했고, 영선화는 빨리 돌아가고 싶어 짜증이 날 지경이었다.“하지만 팔찌는 형수가 부주의로 산 모조품인데 그게 뭐가 이상하다는 거지? 결국 이 모든 건 네 추측일 뿐이고 증거가 없잖아….”“증거가 여기 있습니다.”유소영은 어제 세자가 가져온 진술서를 꺼내놓았다.그 위에는 춘화가 성동의 사혁에게 모조품 팔찌를 의뢰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그렇다는 건 임완희가 우연히 모조품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 작정하고 모조품을 만들었다는 얘기였다.영선화가 아무리 둔해도 이 정도 얘기했으면 앞뒤 사정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그녀는 못 믿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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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난향원.임유정이 침상에서 탕약을 마시고 있을 때, 영선화가 안으로 뛰어들어왔다.시녀들도 난폭한 그녀를 막지 못하고 뒤로 물러났다.“임완희! 난 너를 그렇게 믿었는데 어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영선화는 임유정의 머리채를 잡고 따귀를 때렸다.금방 낙태를 하고 허약한 상태인 임유정은 반항할 힘도 없이 비명만 질렀다.“여봐라! 누구 없느냐!”‘영선화 이 미친년이 대체 왜 이러는 거지?’영향원.고 부인은 고장훈을 위해 첩실을 들이려고 국화 어멈을 시켜 여인들의 초상화를 가져오게 했다. 외모가 예쁠수록 좋을 것이다.그런데 이때, 시종이 달려와서 아뢰었다.“마님! 큰일 났습니다! 난향원에서 일이 났어요! 선화 아씨가 장군 부인을 폭행하고 있습니다! 말려도 소용이 없어요!”고 부인은 안색이 급변하여 곧바로 초상화를 내려놓았다.“어서! 난향원으로 가자!”‘선화 얘는 또 왜!’그녀는 급급히 난향원으로 달려갔다.안으로 들어가니 영선화는 임유정의 몸에 올라타고 미친 듯이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시녀들이 말렸지만 영선화도 시녀를 거느리고 온 터라 양쪽에서 대치 중이었다.“그만! 그만하지 못해!”고 부인이 명을 내렸다.영선화는 고모의 얼굴을 봐서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임유정의 몸에서 내려왔다.그녀의 목덜미에도 생채기가 났지만 임유정은 그보다 더 참혹했다. 머리는 산발이 되고 옷은 반쯤 벗겨졌으며, 얼굴과 목에 맞은 흔적이 가득했다.임유정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울며 하소연했다.“어머니, 예를 행할 수 없는 점, 용서하십시오.”고 부인은 책망의 눈빛으로 영선화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조카딸인지라, 일단은 감싸주는 수밖에 없었다.“어멈, 이따가 내 직접 벌할 테니, 선화를 먼저 데리고 나가거라!”“예!”영선화는 끌려가면서도 거만하게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다.임유정은 음울한 눈빛을 하고 그 뒷모습을 노려보며 이불 밑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멍청한 년이 감히 나를 때려?’고 부인은 안쓰러운 얼굴을 하고 다가와 그녀의 옷깃을 정돈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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