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경 저택.강지영은 아직 모든 기억을 되찾지 못해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었고, 무엇이 진실인지 분간조차 할 수 없었다.유소영이 먼저 방으로 들어가 그녀의 상태를 대략적으로 살폈다.세자가 섣불리 들어갔다가 강지영을 자극하여 병세를 악화시킬까 염려되어서였다.침상에 누운 강지영은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아파…… 머리가...... 너무 아파…….”몸종 부용이 걱정스런 얼굴로 침상 곁을 지키며 유소영을 거들었다.방 밖.이삭은 고준형과 함께 마당에 서 있었다.현재 대리시와 형부가 합동으로 군량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은 과거 강회산의 사건과도 얽혀 있었다.이삭은 대리경이라는 직책에 있었으나 형부의 수사에 협조하는 수준에 그쳐, 사건의 내막이나 심문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그는 고준형을 만날 때마다 한두 마디씩 묻곤 했다.그러나 오늘 밤, 그는 유난히 말이 없었다.유소영이 방에서 나오자 그제야 이삭이 다급히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세자 부인, 강 소저가 기억을 되찾았습니까?”유소영은 대답을 바로 하지 않았다.“침구술 치료에 따른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일시적으로 기억에 혼란이 올 수 있지요. 현재 강 소저는 어린 시절의 일만 기억할 뿐, 그 이후의 긴 시간은 여전히 공백 상태입니다.”“세자 저하, 이 대인, 치료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강 소저를 자극하지 말아 주십시오.”말을 마친 그녀는 고준형을 바라보았다.고준형이 턱을 가볍게 끄덕였다. “이 대인, 수고스럽겠지만 세자 부인과 함께 강 소저를 계속해서 보살펴 주십시오.”이삭의 얼굴에 근심이 서렸다.“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저 강 소저가 하루빨리 기억을 되찾아 대리시와 형부가 이 사건을 조속히 매듭지을 수 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고준형은 이삭을 응시했다. 그의 눈매에 깊은 침묵이 내려앉았다.“양나라에 이 대인 같은 국가의 중신이 있다는 건 백성의 복이자 나라의 복입니다.”그때, 몸종 부용이 걸어 나왔다.“세자, 안으로 들어와 아씨를 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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