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 세자?” 석심이 조심스레 들어왔다. “부인께서 향설원으로 돌아가셨습니다.”대체 무슨 일이지?아까까진 괜찮지 않았던가?고준형은 정신을 차리고 탁자 위의 반찬을 바라보았다.“치워라.”석심이 눈치를 보며 물었다. “마님께서 아시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이는 세자에게 마님을 핑계 삼아 부인을 다시 모셔오라는 귀띔이었다.고준형은 그저 말했다.“부인이 원하는 대로 하게 두거라.”……향설원.심씨 어멈이 극구 만류했다.“세자 부인, 세자는 성품도 좋으시고 부인께서도 그러신데, 무슨 일이 있으시면 터놓고 말씀하시면 되지 굳이 각방을 쓰실 필요가 있습니까?”유소영은 충동적인 것도, 억지를 부리는 것도 아니었다.화리서 사건으로 그녀는 똑똑히 알게 되었다. 세자의 마음속에서 자신은 언제든 계략을 위해 버려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왕세자가 정말 계약서에 서명했다면 어찌 되었을지, 그는 생각조차 안 해본 걸까…….세자에게 시집오면 다를 줄 알았건만, 여전히 마음대로 처분당하는 처지일 줄이야.본래 아이를 낳아 세자 부인 자리를 굳건히 할 생각이었다.허나 지금은 자신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마치 갈림길에 선 듯, 한 번 잘못 선택하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게 될 것만 같았다.“심씨 어멈, 먼저 나가보세요. 피곤하네요.”“예, 세자 부인.” 심씨 어멈은 더 말하기 곤란하여 잠시 물러났다.나가기 전, 그녀는 아민에게 눈짓을 보내 계속 설득하라고 했다.아민은 문과 창문을 닫으며 걱정스레 물었다.“아씨, 세자와 무슨 일이…….”“아무 일도 아니야.”유소영의 말투는 침착했다.그날 밤, 향설원에서 잠든 그녀는 유난히 편안했다.유소영은 날이 밝도록 푹 잤으나, 고준형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회주의 제방 건설 공사에는 아직 충용 후작이 있어야 했다.그가 며칠 돌아온 것은 집안일을 처리하기 위해서였다.임근은 이미 재기불능이 되었으니, 두 집안의 관계를 신속히 끊어내야 했다.유일하게 골치 아픈 것이 바로 임유정이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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