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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Author: 일설연우
문밖, 처마 위.

석심은 부인이 우산을 쓰고 황급히 떠나는 모습을 보며 의아해했다.

또 무슨 일이지?

아직 두 분이 화해하지 못한 건가?

방 안.

고준형은 유소영이 두고 간 깨끗한 옷을 바라보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억지로 붙잡지 않았다.

그저 잠시 머물다 옷을 갈아입고 저택을 나섰을 뿐이었다.

향설원.

심씨 어멈은 유소영이 홀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세자 부인, 어찌……."

유소영이 물었다.

"더운물 있나요?"

"있지요, 있고말고요! 목욕하시게요? 어찌 월하각에 계시지 않고요? 그쪽은 세자께서 다 일러두셨을 텐데요."

심씨 어멈은 유달리 걱정이 많았다.

아민은 아씨의 안색이 좋지 않음을 눈치챘다.

그녀는 얼른 우산을 받아 들고 아씨를 모시고 방으로 들어갔다.

"아씨, 괜찮으세요?"

시선은 저도 모르게 붉은 입술로 향했다.

유소영은 긴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잠시 혼자 있고 싶네."

지금 그녀는 마음이 심란했다.

마치 깨끗한 연못인 줄 알고 발을 들였는데,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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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군의 형님   제444화

    유소영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뒤로 뺐지만, 커다란 손바닥이 그녀의 뒤통수를 감싸 쥐더니 그대로 입술을 눌러왔다.좁은 틈에 갇힌 그녀에게는 물러설 곳이 거의 없었다.입술과 치열이 열리고, 가뜩이나 희박하던 공기마저 모조리 빼앗겼다.그녀는 상대의 침의를 꽉 움켜쥐었으나, 거친 입맞춤에 금세 정신이 아득해지고 호흡이 흐트러졌다.몸이 제멋대로 눅진해지더니, 잠시 후 양손의 힘이 풀려 툭 떨어졌다.머릿속에서는 마치 불꽃놀이라도 벌어지는 듯, 찬란하고 눈부신 불꽃이 펑펑 터져 올랐다......마침내, 부드럽고 몽환적인 입맞춤이 입가에 내려앉았다.그제야 유소영은 멍하니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고개를 돌린 채 입을 꾹 다물었다.심장이 유난히 거세게 뛰었다.쿵! 쿵! 쿵!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가을밤의 서늘함이 배어 있는 고준형의 긴 손가락이 허리춤에 가볍게 얹히더니, 옷고름을 건드릴 듯 말 듯 매만졌다.조금만 힘을 주면 당장이라도 옷고름이 풀릴 것 같았다......그의 눈빛은 짙어졌고, 숨소리 또한 한층 무거워져 있었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가까이 붙여왔다.그와 동시에 손가락이 옷고름을 비비꼬았다.어두컴컴한 휘장 안은 마치 솥단지처럼 끓어오르는 듯했고, 유소영은 그 열기에 취해 얼굴이 붉어지고 온몸이 달아올랐다.그녀는 황급히 사내의 손을 밀어내고는 벽 쪽으로 몸을 웅크렸다.“밤이 깊었습니다! 그만…… 그만 쉬시지요!”그녀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마치 벼랑 끝에 몰린 사냥감이 두려움에 떨면서도, 용맹한 척 이빨을 드러내며 경고하는 꼴이었다.문득 사내가 몸을 일으켜 앉는 것이 보였다.유소영은 더욱 긴장하여 양손으로 앞섶을 단단히 여몄다.다행히 상대는 더 이상의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내 오늘 밤은 서재에서 묵을 테니 부인은 마음 편히 주무시오. 민씨 부인의 과거사에 대해서는, 부인이 덮어주고자 하니 나도 모르는 척하겠소.”고준형은 그 말을 남기고 휘장을 걷고 나갔다.유소영은 그를 붙잡지 않았다. 문이 열리고 닫

  • 부군의 형님   제443화

    유소영은 솔직하게 인정했다.“맞아요. 민씨 부인의 부친이 바로 강주 지부였던 민 대인이세요. 그 옛날 오라버니의 일도, 그리고 나중에 신분과 관적을 위조해 저와 아버지가 강주를 떠날 수 있게 도와주신 것도 전부 민 대인의 덕분이었어요.”“오라버니의 대리 시험 부정 사건도 민 대인께서 남몰래 조사해주셨고요. 하지만 좋은 분들은 명이 짧다더니, 모함을 받아 온 가족이 억울하게 죽고 말았죠. 간신히 민 부인께서 딸인 민심자를 데리고 도망치셨지만, 결국 민 부인마저 돌아가시고 말았어요.”고준형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그렇다면 부인이 숨기고자 했던 건, 민 부인 모녀가 도망쳐 온 과정이겠군.”유소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녀가 입을 열었다.“세자, 어찌 그리 잘 아십니까? 가끔은 사람이 아닌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예요.”고준형은 꽤나 평온하게 대답했다.“비슷한 일을 보고 들은 게 많다 보니, 부인이 서두만 꺼내도 결말이 그려지는 게지.“부인도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면 결말을 짐작할 수 있을 거요.”“가령 내가 부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쳐보지. 옛날에 한 여인이 빨래 품을 팔아 남편의 과거 뒷바라지를 했는데, 훗날 남편이 출세하여…….”유소영이 냉큼 말을 받았다.“부잣집 규수의 눈에 들어 조강지처와 자식을 버린다는 이야기죠?”말을 뱉고 나서야 그녀는 그 비유의 뜻을 알아차렸다.이어 고준형이 다시 입을 열었다.“의지할 곳 없는 두 여인이 두려움에 떨며, 신분을 증명할 통행증 하나 없이 강주에서 황성까지 도망쳐 오려면 정상적인 경로로는 불가능했을 테니.”“인신매매범에게 납치되어 황성으로 팔려 왔거나, 아니면 스스로 살길을 찾아 구걸을 하거나 제 발로 암창에 들어갔겠지. 그중 화선을 탔다면 강주의 수로를 따라 황성까지 바로…… 읍!”유소영은 거의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고준형의 입을 틀어막았다.“그만하면 됐습니다!”아주 진상을 낱낱이 읊어대고 있으니 말이다!고준형은 피식 웃으며 그녀의 손을 떼어냈다

  • 부군의 형님   제442화

    고준형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어머니, 소영이의 몸이 좋지 않으니 먼저 유경원에 데려다주고 다시 오겠습니다.”유소영은 영문을 몰라 눈을 깜빡였다.영향원 밖.고준형의 눈빛이 진지해졌다.“이전에 부인에게 한 약속을 먼저 어겨야겠소.”유소영은 이해할 수 없었다.무슨 약속 말인가?자기를 죄인 취급하지 않겠다는 것?곧이어 고준형이 물었다.“사실대로 대답해 주시오. 부인에게 귀걸이를 준 사람이 민씨 부인이오?”유소영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민 대인은 유씨 가문에 은혜를 베푼 분이었다.그녀는 민심자의 정체에 대해 세자에게 말한 적이 없었다.세자가 민심자가 암창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고준형의 어조가 엄숙해졌다.“말하지 않아도 짐작은 가오. 하지만 지금은 확실한 대답이 필요하오.”“이건 내가 오늘 밤 민씨 부인을 지켜줄지, 그리고 훗날 그녀를 증인으로 세워 귀걸이의 출처를 밝힐지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요.”유소영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맞습니다. 귀걸이는 민씨 부인이 준 겁니다. 저와는 예전부터 알던 사이라……. 하지만 세자, 제게 한 가지 약속해 주실 수 있나요? 우선 그녀의 과거를 캐지 않겠다고요.”“그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건 제가 전부 말씀드리겠습니다.”고준형은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약속하겠소. 일단 유경원으로 돌아가 있으시오. 내가 돌아가면 그때 자세히 듣겠소.”유소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역시 세자에게는 아무것도 숨길 수 없구나.그러다 문득 단서 하나가 떠올라 급히 고준형을 불러세워 말했다.“민씨 부인의 복부에 상처가 있었는데, 몽둥이에 맞은 흔적 같았습니다. 물에 빠진 후 누군가 물밑에 매복해 있다가 가격한 게 아닌가 의심됩니다.”고준형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그렇게까지 악랄하다니.외조모님의 짓인 모양이군.고준형은 유소영을 혼자 보내기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내가 먼저 데려다주겠소.”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아민은 억울했다. 자기는

  • 부군의 형님   제441화

    옮겨 놓은 산업을 다시 가져오라니?세자는 정말이지 무서울 정도로 짓궃은 사람이었다......유소영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리저리 옮기느라 번거로워서 원…….”고준형이 그녀의 변명을 끊었다.“부인은 고개만 끄덕이시오. 나머지는 내가 처리할 테니. 손해가 날까 염려된다면, 그 또한 내가 전적으로 감당하겠소.”유소영의 심장이 쿵쿵 뛰었다.“그러나…….”아직 남기로 결정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그녀는 곧바로 핑계 거리를 떠올렸다.“그러나 부정 사건의 배후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니, 유씨 가문을 위해 퇴로를 남겨둬야 합니다. 만약 그자가 유씨 가문까지 찾아내어 뿌리를 뽑으려 든다면…….”사내가 돌연 낮은 웃음소리를 흘렸다.모든 것을 꿰뚫어 본 듯한 여유로움, 그리고 놀림이 성공했다는 짓궂음이 묻어나는 웃음이었다.“부인 오라버니의 사건이 종결되기 전까지 거취를 고민할 시간을 주겠다고 하지 않았소?”“방금은 그저 내 부인의 속내를 모르지 않음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오. 그러니 더는 거짓말을 지어내 나를 속이려 들지 마시오.”유소영은 약이 올랐다.그녀는 지지 않고 받아쳤다.“세자께서는 분명 많은 것을 꿰뚫어 보시지만, 바로 그 점이 여인들이 평생을 함께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결점이라는 걸 아시는지요.”고준형은 할 말을 잃었다.유소영은 그가 반박할 틈도 주지 않고 귀걸이를 건네주며 말했다. “목욕하러 가겠습니다.”고준형은 멍하니 서 있었다.잠시 후.“석심.”석심은 부름을 듣고 즉시 방으로 들어왔다.“부르셨습니까, 세자!”그런데 세자가 꽤나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만약 네가 여인이라면, 나와 부부의 연을 맺고 평생을 함께하고 싶겠느냐?”석심은 경악했다.아니, 대체 왜 이러신단 말인가!“소인…… 소인은 가당치 않습니다! 세자께서는 태양이시고 소인은 그저 이슬방울일 뿐이라, 세자께서 비추시면 금세 증발해 버리고 말 겁니다!”부인께서 대체 무슨 말씀을 하셨길래 세자께서 이토록 충격을 받으신 걸까?고준형이 석심을 바라보았

  • 부군의 형님   제440화

    고 부인이 막 곁채 밖에 당도했을 때, 유소영이 문을 열고 나왔다.그녀는 일부러 걱정스러운 척 물었다. "아이는 어찌 되었느냐?"임유정과 고장훈 역시 결과가 궁금한지 유소영을 뚫어지게 응시했다.유소영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당장은 목숨을 부지했습니다."임유정은 크게 실망한 나머지 화를 참지 못하고 앞으로 달려들었다."유소영! 정말 쓸데없이 착한 척하는군요! 본인이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나 합니까!"이럴 줄 알았더라면 유소영이 방에 들어가 치료하도록 두지 말았어야 했다!민씨의 그 천한 씨를 살려 내서 유소영에게 무슨 득이 된다고 저러는 건가?고 부인은 기가 막힌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유소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아주 좋아. 내가 아주 훌륭한 며느리를 들였을 줄은 몰랐구나. 의술이 어찌나 신통한지 죽어 가던 것도 살려 내고 말이다."유소영은 그 말에 담긴 비꼬는 뜻을 못 알아들은 척했다.민심자는 기력이 다해 이미 혼절한 상태였다.그러나 의식을 잃기 전, 민심자는 귀걸이가 있는 곳을 털어놓았다.그녀는 시간이 지체되면 변고가 생길까 우려되어, 서둘러 남원으로 가서 귀걸이를 찾고 싶었다.하여 시어머니와 그들의 불만에 굳이 대꾸할 생각도 없었다.유소영이 곧장 영향원을 빠져나가자, 고 부인이 그녀의 뒷모습을 싸늘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민씨가 고의로 사람을 해치려 했으니 엄히 감시해라. 나으리께서 돌아오시면 처분하실 것이다!"민심자의 몸종이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마님, 부인께서는 사람을 밀지 않으셨습니다. 억울합니다!"하찮은 몸종 따위가 감히 고 부인을 이길 수 있을 리 만무했다.……영향원 안방.고 부인이 돌아오자, 왕씨와 영 대인이 즉시 그녀에게 물었다."어찌 되었느냐?"고 부인의 안색이 어두웠다."민씨 뱃속의 아이는 무사합니다."왕씨가 즉시 원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유소영 이 죽일 년!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다니!"영 대인의 마음속에 살의가 떠올랐다."그 며느리는 남겨두면 안되겠다

  • 부군의 형님   제439화

    임유정도 뒤따라왔다가 유소영이 안에서 치료 중이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조마조마해졌다.유소영은 바보인가?왜 민씨 부인의 아이를 구하려 드는 거지?그 아이가 태어나면 작위를 두고 다투게 될 텐데!방 안.유소영은 온 정신을 집중했다. 티끌만큼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었다.이미 진단은 끝났다.민심자는 충격을 받아 복부에 이상이 생겼고, 지속적인 수축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 상태라면 뱃속의 태아가 제대로 호흡할 수 없다.아이를 살리려면 우선 복부의 수축부터 억제해야 한다.그러려면 약을 써야 했다.유소영은 신속히 처방전을 써서 아민에게 약을 지어 오게 했다.동시에 그녀는 민심자의 복부에 두 손을 올리고 특수한 수법으로 증상을 완화시켰다.민심자는 공포에 질려 끊임없이 애원했다."내 아들을 살려 줘…… 잃을 수 없어…… 유소영, 원하는 건 뭐든 줄 테니…… 내 아들을 살려 줘……"유소영의 표정이 엄숙해졌다."소리 지르지 마세요! 그러시면 제가 집중할 수 없습니다."민심자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고통 때문에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배가 수축할 때마다 누군가의 손이 뱃속을 비틀고, 쥐어짜고, 꼬집는 것만 같았다.죽고 싶을 만큼 끔찍한 고통이었다.반 시진 가까이 지났을 무렵, 약이 도착했다.유소영은 아민에게 약을 먹이게 하고, 자신은 민심자의 상태를 살폈다.그녀가 민심자의 옷을 걷어 배를 드러내자, 복부에 멍 자국이 보였다.몽둥이 같은 단단한 물체에 가격당한 흔적 같았다.유소영은 미간을 찌푸렸다.보아하니 민심자가 물에 빠진 건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겨를이 없었다. 우선 치료해서 민심자와 아이의 목숨부터 살려야 했다.이는 의원으로서 사람을 살리려는 본성이기도 했지만, 민심자가 약속한 증거 때문이기도 했다. 그녀는 민심자를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약을 마시자 민심자의 상태가 서서히 호전되었다.유소영은 침을 놓아 뱃속의 아이가 더 원활하게 숨 쉴 수 있도록 도왔다.보기엔 쉬워 보여도 막상 하려면 어려운 일

  • 부군의 형님   제163화

    “남동생이라.” 민심자의 눈빛이 미세하게 싸늘해졌다. “그 아이는 왜 묻느냐?” 충용 후작이 의아해했다. 민심자는 또다시 그의 품에 기대었다. “나으리, 그냥 옆집 김씨 할멈이 자꾸 중매 서달라고 부탁하길래 생각나서 물어본 겁니다.” “참으로 마음씨가 곱구나.”한편, 영향원. 사람들이 다 물러나자, 고 부인은 조금 전의 기품 있는 미소를 싹 지우고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혔다. 국씨 어멈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마님, 작은 일 때문에 큰 도모를 망치면 안 됩니다.” 쨍그랑! 고 부인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탁

  • 부군의 형님   제167화

    고준형의 옷에 묻은 핏자국은 정교하게 수놓아진 홍매화 같았고, 그의 맑은 눈동자에도 붉은 기운이 서려 있었다. 유소영은 앞으로 내디디려던 발을 즉시 걷었다.“세자.” 그녀가 입을 열자, 고준형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러나 그는 그녀에게 눈길을 주지 않은 채 조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조담이 몸을 일으켜 그를 마주하며 뒤를 살폈다. 뒤에는 고준형의 호위들뿐, 자객은 보이지 않았다. 조금 전 들린 소리는 자객이 아니었다.조담이 물었다. “강지영은...” “마차에 태워 보냈소.”고준형이 말을 잘랐다. “나 대신 부인

  • 부군의 형님   제171화

    침소 내실로 뛰어 들어간 유소영은 바닥에 쓰러진 고준형을 발견했다. 막 목욕을 마친 듯 중의 차림이었고, 어깨에는 커다란 핏자국이 흥건했다. 유소영의 눈빛이 흔들렸다. “게 아무도 없느냐! 세자께서 정신을 잃으셨다!”그녀의 소리를 들은 석심이 곧장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세자!” 유소영은 애써 침착하게 지시했다. “우선 침상으로 부축해라!” 석심이 잠시 주저하다 답했다. “네!”곧이어 유소영은 고준형의 깃을 헤치고 살펴보았다. 어깨에 외상이 있어 피가 흐르긴 했으나 그리 심각하진 않았다. 이 정도 상처로 정신을

  • 부군의 형님   제179화

    병풍 밖에서 석심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세자, 열을 내리는 약이라도 좀 지어올까요?” “나가라.” 고준형이 담담하게 답했다. 딱히 불편해 보이는 기색을 보이지 않자, 석심도 조금 안심했다. 이 밤은 유난히도 길었다.다음 날, 고 부인은 고장훈을 불러 후처 후보들을 보여주었다. “장훈아, 영씨 가문의 네 사촌 동생은 너보다 두 살이나 어린데도 벌써 아들 돌잔치를 한다. 네 처는 아이를 못 낳고, 통방이 하나 있다지만 결국 미천한 몸종 출신이 아니냐.” 고장훈이 짜증스럽게 말을 끊었다. “어머니께서 알아서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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