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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os capítulos de 부군의 형님: Capítulo 411 - Capítulo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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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고준형은 그녀에게 이불을 잘 덮어주며 말했다. “부인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하루 쉬기로 했소.”유소영이 즉시 대답했다. “전 괜찮습니다. 그저 가벼운 고뿔인걸요.”말을 마치자마자 목이 간질거려 기침을 참을 수 없었다.고준형은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말을 아끼고 푹 쉬도록 하시오.”유소영은 세자가 잠시 머물다 갈 줄로만 알았다.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그는 아예 석심을 시켜 공문서를 이곳으로 가져오게 했다.두 사람이 한 방에 있자 숨이 막힐 듯한 정적이 흘렀다.반 시진 후.아민이 약을 가져왔다.고준형은 침상 옆에 앉아 자연스럽게 약그릇을 받아 들었다.유소영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세자, 제게는 아민이 있어 보살핌을 받을 수 있……”그러나 고준형은 꽤나 평온하게 말했다.“알고 있소. 먼저 독이 들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오.”유소영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독이라니요?”누가 제 약에 독을 탄단 말인가?아민 또한 즉시 경계하는 기색을 드러냈다.고준형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는 것이오.”독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그는 약을 아민에게 건네 먹이게 했다.유소영은 약을 다 마시자 금세 잠이 들었다.비몽사몽간에 누군가 땀을 닦아주는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기운이 없어 눈을 뜰 수가 없었다.한숨 자고 일어나니 이미 해질 무렵이었다.석양 빛이 탁자 옆을 비췄다. 그곳에 앉아 공문서를 보는 고준형은 무척이나 집중하고 있었다.그러나 유소영이 깨어나자 그는 즉시 알아차렸다.고준형이 눈을 들어 침상 쪽을 바라보았다.“주방에서 죽을 쑤어 왔는데, 지금 먹겠소?”그는 들고 있던 공문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유소영은 확실히 배가 고팠다.그러나 아민은 보이지 않고, 세자를 번거롭게 하기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아민은 어디 갔나요?”그녀가 물었다.고준형은 자리에서 일어나 침상으로 다가와 걱정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그 아이도 병이 났소.”유소영은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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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고준형은 온화한 눈빛으로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았다.돌고 돌아 듣게 된 대답이 이런 것일 줄은 정말이지 예상치 못했다.“부인은 후작부를 떠나고 싶은 게요, 아니면 나를 떠나고 싶은 게요?”유소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얼핏 듣기에는 참으로 기이한 질문이었다.그녀가 대답했다. “둘은 다르지 않습니다.”고준형의 목소리는 차분했다.“확실히 별반 다를 게 없지.”“그럼 하나 묻겠소. 후작부를 떠난 뒤에도 왕세자가 여전히 끈질기게 군다면, 그를 받아줄 생각이오?”유소영은 미간을 찌푸렸다.어찌하여 또 왕세자 이야기로 돌아가는 것인가?조담에게는 그런 마음이 없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던가?“그럴 일은 없습니다.”고준형의 깊은 눈매 속으로 그의 본심이 자취를 감추었다.“이미 결심이 섰다면 그 뜻을 따라주겠소.”유소영은 일이 이토록 수월하게 풀릴 줄은 몰랐다.특히나 화리는 황제가 내린 혼인과 얽혀 있는 문제였다. 그녀는 세자가 망설이거나 곤란해할 것이라 생각했다.그녀는 그를 향해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자.”고준형의 표정은 평온하여 어떠한 이상도 찾아볼 수 없었다.“유씨 가문의 사건이 종결되면 그때 떠날 수 있도록 조치하겠소. 허나 그전까지는 세자 부인으로서의 본분과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오.”유소영은 순순히 따르는 기색이었다.“예, 명심하겠습니다.”고준형에게 솔직하게 선택을 털어놓고 나니, 유소영은 짐을 던 듯 홀가분해졌다.그 후, 고준형 또한 향설원을 나섰다.공문서를 안고 뒤따르던 석심은 월하각에 돌아와서야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다.세자의 몸에서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는 저 살기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그날 이후 사흘 동안, 유소영은 세자를 보지 못했다.덕분에 그녀는 한결 편안하게 지냈다.아씨의 선택을 알게 된 아민은 몰래 대리시로 향했다.그녀는 유 대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유 대감은 크게 놀랐다.“소영이가 정말 그리 결정했단 말이냐? 진정 후작부를 떠나겠다고?”그럴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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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마차가 질주했다. 유소영은 고준형을 따라 대리시로 향했다.옥사 안.이삭이 구석에 쓰러져 있었다.유소영이 황급히 다가가 그의 맥을 짚어보았다.이내 그녀는 고개를 돌려 고준형을 향해 가로저었다.“숨이 끊어졌습니다.”결국 한발 늦은 것이다.그러나 이삭이 자결을 결심한 이상, 설령 이번에 막았다 해도 다음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고준형은 훤칠한 키로 꼿꼿이 서서 엄숙히 명령을 내렸다.“이 독약이 어디서 났는지 조사하라.”이어서 그가 석심에게 명했다. “부인을 저택으로 모셔라.”석심이 공수하며 명을 받들었다.마차 안.유소영은 많은 생각에 잠겼다.단지 군량 사건 때문이라면, 이삭이 처벌이 두려워 자결까지 할 리는 없었다.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필시 배후의 인물이 협박했기 때문일 것이다.도대체 누구일까.그자가 바로 대리 시험 부정 사건의 주모자인 걸까?유소영이 후작부로 돌아왔을 때, 집안 잔치는 이미 끝나 있었다.민심자가 그녀를 찾아왔다.“저번에 내가 여기 두고 간 점포 토지 매매 계약서 어디 있어!”그것들은 모두 유성천이 그녀에게 준 것으로, 돌아가신 부친에 대한 보상이었다.그날 그녀는 유소영에게 시위하러 왔다가 도리어 누명을 쓰고 근신 처분을 받는 바람에 계약서조차 챙기지 못했던 것이다!유소영은 태연한 어조로 말했다.“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저는 통 모르겠는데요.”민심자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시치미 뗄 작정이야?!”유소영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부인, 시치미라니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도통 알 수가 없군요.”“네 아버지가…….”“제 아버지는 지금 대리시에 갇혀 계셔서 말씀을 나누실 수가 없습니다. 이러면 어떨까요? 삼 년 뒤에 아버지께서 나오시면 그때 제가 여쭤보겠습니다.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면, 부인께 드려야 할 것은 한 푼도 빼놓지 않고 드리지요.”“삼 년?!! 유소영, 나더러 삼 년을 기다리라는 거야?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민심자는 화가 치밀어 배가 아파왔다.아이를 위해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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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이튿날.이른 아침부터 유소영은 영향원으로 불려 갔다.앞채 안.시어머니 외에도 낯선 부인 하나가 생글생글 웃으며 서 있었다.“어머님.”유소영이 몸을 굽혀 예를 갖췄다.고 부인은 차가운 얼굴이었다.“소영아, 사실대로 대답하거라. 너와 준형이가 잠자리를 가졌느냐?”유소영은 묘한 위기감을 느꼈다.예전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시어머니가 아무 이유 없이 물으실 리 없었다.“어서 말해 보라니까!”대답이 늦어지자, 고 부인은 대충 짐작이 갔다.유소영은 목이 메어왔다.그녀는 고개를 숙였다.“이전에는 가진 적이 있…….”고 부인은 더 이상 그녀의 말을 믿지 않고 곧장 명령을 내렸다.“세자 부인을 내실로 모시게!”유소영의 동공이 커졌다.“어머님, 지금 무엇을 하시려는 겁니까?”아민이 즉시 유소영의 앞을 막아서며 국씨 어멈이 아씨에게 손대지 못하게 했다.고 부인은 분노를 억누르며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소영아, 겁먹을 것 없다. 널 해치려는 게 아니니.”“그토록 오래도록 아이 소식이 없으니, 산과 명의를 불러 진맥이라도 좀 받아 보게 하려는 것뿐이다.”유소영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뭔가 의심스러워 몸 검사를 하려는 게 분명했다!그녀는 뒷걸음질 쳤다.“어머님, 이러시면 남들이 며느리의 정조를 의심하신다고 오해할 것입니다. 소문이라도 나면 저는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란 말씀입니까?”고 부인의 눈빛이 매서워졌다.“여봐라!”밖에서 노파 몇 명이 들이닥쳤다.험악한 분위기에 유소영은 불안해졌다.그녀는 다시 고 부인을 돌아보았다.오늘 일은 아무래도 피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바깥 마당, 임유정이 시어머니께 문안 인사를 드리러 왔다.임씨 가문에 변고가 생긴 뒤로, 그녀는 쥐 죽은 듯 지내는 법을 터득했다.노파 몇 명이 앞채로 향하는 것을 보고 그녀는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다.가까이 다가가 엿듣고 나서야 시어머니가 유소영의 몸 검사를 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임유정은 망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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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고 부인도 결국 아랫사람일 뿐이었기에, 시어머니를 마주하고는 별수 없이 사람들을 물러나게 한 뒤 일어나 예를 갖추었다.“어머님, 어인 일로 오셨습니까?”유소영도 따라 예를 올렸다. “할머님.”그녀의 옷깃은 다소 흐트러져 있었고 안색은 창백했다.아민이 황급히 다가와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며 나직이 위로했다.“아씨, 이제 괜찮아요. 괜찮습니다…….”서원에 머물던 노부인은 다리가 불편해 평소에는 집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그녀는 며느리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장 손주며느리인 유소영에게 말했다.“소영아, 이 할미 곁으로 오렴.”유소영은 즉시 다가가 바퀴 달린 의자를 잡았다.고 부인은 노부인이 그녀의 뒷배가 되어 주는 것을 보자 눈빛이 음침해졌다.“어머님, 저는…….”노부인은 그녀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게냐? 소영이는 네 며느리다. 이 꼴을 보면 모르는 사람들은 가법이라도 집행하는 줄 알겠구나!”고 부인이 해명하려 했다. “어머님은 모르십니다. 저 아이랑 준형이가 애초에…….”노부인은 대꾸하지 않았다.“내 다리가 쑤셔서 소영이에게 침 좀 맞으려는 참이다. 그걸 방해하겠다는 거냐? 왜, 이 늙은이가 아파 죽기라도 바라는 게야!”“어머님, 그런 뜻이 아닙니다! 저는…….”“그럼 잔말 말고 비키거라! 소영아, 할미랑 서원으로 가자!”“예, 할머님.” 유소영이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그녀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 할머님께서 제때 오셨다.아니었으면 지금쯤 침상에 묶여 몸 검사를 당했을 것이다.앞채.유소영이 노부인을 따라나가자 고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망할 것!”국씨 어멈이 달랬다. “마님, 고정하십시오. 서원에서 막아주는 것도 이번뿐일 겁니다.”고 부인도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맞았다.하지만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유소영이 갖은 핑계를 대며 몸 검사를 거부하는 걸 보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게다!서원.유소영이 아민에게 일렀다. “가서 내 은침을 가져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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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고준형은 고 부인의 물음에 즉답하지 않았다.“어머니, 잠시 사람들을 물러나게 해 주십시오.”고 부인은 그가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들어나 보자 싶어 즉시 국씨 어멈에게 물러가라는 눈짓을 했다.방 안에는 두 모자만 남게 되었다.고 부인은 아들이 차근차근 해명하려니 생각했다.그러나.고준형은 평소의 온화하고 공순하던 태도를 싹 바꾸더니, 서늘하리만치 무거운 음성으로 물었다.“어머니께서는 제 핏줄을 굳이 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고 부인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너, 네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게냐?”그녀는 제 귀를 의심했다.하지만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아들의 시선과 마주치자, 고 부인은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고준형은 공수 자세로 예를 표하며 다시 예전의 온화하고 평온한 모습으로 돌아왔다.“어머니께서 더 하실 말씀이 없으시다면, 소자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문이 열렸다가 닫혔다.고 부인은 의자에 주저앉은 채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국씨 어멈이 들어왔을 때, 고 부인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채 손을 떨고 있었다.“마님, 왜 그러십니까?”“아, 아무것도 아니다.” 고 부인은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그 노파는 보내게. 준형이와 유소영의 일에는 더 이상 우리가 관여하지 않는 게 좋겠어.”……서원.저녁상이 이미 차려져 있었다.하지만 노부인은 입맛이 없다며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았다.유소영이 방 안으로 들어갔다.노부인은 그녀를 보자 눈가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실망감이 스쳤다.“할머님, 저희가 할머님을 속여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유소영이 진심 어린 태도로 사죄했다. “저희에게 화를 내셔도 좋으니 제발 몸은 상하지 않게 해주세요.”노부인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에휴! 너희들은 참으로!”“이 늙은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느냐?”“너와 준형이를 맺어준 건 두 사람이 잘 어울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서로 아끼며 살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네가 준형이에게 시집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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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유소영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내리깔고 가볍게 예를 올렸다.“세자.”고준형은 방으로 들어서며 노부인께 공손히 예를 갖췄다.“할머님을 뵙습니다.”노부인은 손자를 한번 쳐다보고는 고개를 숙인 채 한쪽에 서 있는 손주며느리를 바라보았다.이 두 사람, 어째 예전보다 더 서먹해진 것 같은 건 기분 탓일까?방금 소영이가 한 말을 준형이도 들었겠지.에휴!이거 참 골치 아프게 되었네.노부인이 분위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고준형이 온화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할머님, 저녁 진지는 드셨습니까?”노부인이 자상하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아직이다. 너는? 형부에서 막 돌아왔으니 아직 식전이겠구나? 이왕 온 김에 할미랑 여기서…….”고준형의 시선이 유소영을 스치고 지나갔다.“급히 처리해야 할 공무가 남았습니다. 오가는 길에 잠시 할머님을 뵈러 들른 것이니, 이만 유경원으로 가봐야겠습니다.”노부인은 그의 시선을 포착하고는 즉시 고개를 돌려 유소영을 보았다.“소영아, 네가 배웅해 줘라.”유소영은 입술을 달싹이며 답했다. “예, 할머님.”서원은 그리 넓지 않았다.그녀는 세자를 서원 문밖까지 배웅했다.잠깐 사이였다.“세자, 저녁은…….”방금 할머님께서 식사하셨냐고 물으셨을 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유소영은 자신이 그 자리에 있어 세자가 식사를 거절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방에 들어와 그녀를 보았을 때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기색이었으니까.“공무가 급하지 않으시다면 저녁을 드시고 가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마침 저는 가려던 참이었는데, 할머님 곁에 아무도 안 계시니까요.”고준형이 차분하게 말했다.“이삭이 자결한 일로 대리시와 형부 모두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되었소. 어서 상소문을 작성해서 올려야 하오.”이삭의 이야기가 나오자 유소영은 걱정이 앞섰다.“세자, 이삭이 죽었으니 단서가 끊긴 것 아닙니까?”고준형은 인내심 있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소.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난 이상, 아주 조금이라도 꼬리가 잡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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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식사를 마친 유소영은 노부인과 잠시 담소를 나누다 유경원으로 돌아왔다.그녀는 세자가 맡겼던 장부실 열쇠를 챙겨 월하각으로 향했다.서재.고준형은 공문서를 보고 있었다.그는 유소영이 돌려준 열쇠를 힐끗 보았다. 그 얼굴에는 기쁨도 화남도 드러나지 않았다.유소영은 그가 오해할까 싶어 서둘러 해명했다.“떠나기 전까지 세자 부인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세자께 약조했었지요. 허나 요 근래 유씨 가문의 사업을 돌보느라 도통 시간이 나질 않습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고준형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짐짓 이해한다는 듯 입을 열었다.“유씨 가문의 사정은 알고 있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오.”“밤바람이 차니 하인을 시켜 보내면 될 것을 어찌 직접 왔소?”그는 그렇게 말하며 장부실 열쇠를 거두었다.유소영은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편안한 분위기에 저도 모르게 속내를 털어놓았다.“원래는 아민을 시켜 보낼까 했는데, 혹여 세자께서 제가 관계를 끊으려 서두른다고 오해하실까 봐 그랬습니다.”그 말에 고준형의 입술이 살짝 올라가며 웃음기가 서렸다.유소영은 이어서 약조했다. “유씨 가문의 사업이 안정되고 난 후, 그때도 세자께서 제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돕겠습니다.”고준형은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눈가가 부드럽게 풀어진 것이, 기분이 꽤 좋아 보였다.“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놓이는군.”“그럼 방해하지 않고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문이 열리자 바람이 들이닥쳐 촛불이 요란하게 흔들렸다.탁자 뒤, 유소영이 나가자 고준형의 얼굴에서 미소가 서서히 사라지고 차가운 냉기만 남았다.……유소영은 세자가 고 부인에게 뭐라 말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날 이후로 고 부인은 더 이상 두 사람의 합방에 대해 묻지 않았다.중추절이 지나자 날씨가 급격히 서늘해졌다.유소영은 매일 유씨 가문의 사업을 인수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오라버니의 대리 시험 사건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낮에는 거의 저택에 붙어 있지 않았다.최근 유씨 가문의 사업이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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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유소영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반은 진심이었고, 반은 거짓이었다. 방금 이씨 부인에게 건넨 말들처럼 말이다.사실 이삭은 죽기 전 그녀를 만나겠다는 말조차 남기지 않았다. 하물며 단서를 제공했다는 건 더더욱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이 대인은 결코 어리석은 분이 아니셨습니다.”“오히려 총명하고 정의로우셨으며, 누구보다 가족을 아끼셨지요.”“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면, 분명 남겨진 가족들을 위한 살길을 마련해 두셨을 겁니다.”남들은 이삭을 욕보이기 바빴으나 유소영은 그를 칭송했다. 그 덕분에 이씨 부인은 그녀에게 한결 더 친근감을 느꼈다.이씨 부인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차올랐다.지난 며칠간 억지로 버텨오던 강인함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맞습니다. 제 남편은…… 비록 잘못을 저질렀지만 분명 협박을 당했을 겁니다. 그이는 천하에 둘도 없는 최고의 남편이었으니까요. 저희만 덩그러니 남겨두고 의지할 곳 하나 없이…… 그렇게 무책임하게 떠날 사람이 아닙니다.”유소영이 말을 이었다.“제가 만약 이 대인이었다면 어떨 때 마음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었을까요? 아마 만반의 준비를 마쳤을 때였겠지요. 내가 죽어서도 그들을 위협할 수 있고, 부인과 아이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말입니다.”이씨 부인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유소영은 방 안을 찬찬히 둘러보았다.“제가 이 대인이라면…… 그들의 죄를 입증할 증거물이나 본인의 진술서 따위를 남겼을 겁니다. 그것만이 놈들을 위협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중요한 물건을 놈들의 눈을 피할 수 있으면서도, 제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에게 맡겼겠지요.”“만약 처자식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간다면 그 사람이 증거를 세상에 공개해 다 같이 죽자고 달려들도록 말입니다.”“반대로 그 증거가 남아 있는 한, 놈들은 부인과 아이들을 건드리지 못할 겁니다. 오히려 아드님의 병을 계속 치료해 주겠지요. 그래야만 안심하고 죽을 수 있었을 테니까요. 그들에게 충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하신 겁니다.”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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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탁자 뒤편에 앉은 사내의 눈빛이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었다.“무슨 일이오?”“세자, 오늘 대리경 저택에 다녀왔습니다. 이씨 부인을 설득하여 그녀에게 접근하는 이들을 눈여겨봐 달라고 일러두었습니다.”고준형이 물었다.“그녀를 어떻게 설득했소?”유소영은 그가 정말로 자세한 내막을 알고 싶어 하는 줄 알고,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설명했다.말을 마친 뒤, 그녀가 물었다.“세자께서 보시기에 타당한지요?”고준형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로 다가왔다.유소영은 그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지 의아했다.그가 걸음을 멈췄을 때, 둘 사이의 거리는 고작 두 걸음 정도였다.“부인은 연기에 아주 능하군.” 고준형이 그녀를 응시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유소영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그의 말투는 칭찬하는 것 같지 않았다.오히려 비꼬는 듯했다.고준형은 옅은 미소를 지었으나, 눈빛만은 서늘했다.“내 기억이 맞다면, 그날 부인이 고뿔에 걸렸을 때 내게 솔직히 털어놓았지. 임유정의 최후를 보고 나서야 후작부를 떠나 홀로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그렇지 않소?”유소영은 그가 왜 그런 것을 묻는지 알 수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렇습니다.”고준형이 다시 물었다.“말인즉슨, 그 전에는 그런 결심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요?”“예…….”“유씨, 언제까지 나를 속일 셈인가?” 고준형이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의 눈빛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때마침 바람마저 그의 기분에 동조하듯, 갑작스러운 돌풍이 불어와 쾅 소리와 함께 창문을 열어젖히며 등불 몇 개를 꺼뜨렸다.서재 안이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공기 또한 차갑게 식어갔다.유소영은 몸을 움츠리며 의아한 듯 물었다.“세자,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제가 무엇을 속였다는 말입니까?”고준형의 눈동자가 어둡게 가라앉았다. 한기를 머금은 눈빛은 점차 험악해지더니, 차갑게 유소영을 응시했다.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위압감이 더욱 거세게 느껴졌다.유소영은 저도 모르게 등골이 서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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