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황후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황제를 바라보며 호소했다.“폐하, 요즘 들어 폐하께서 신첩을 믿지 않으신다는 건 알고 있사옵니다. 하지만 그 아이의 일만큼은 정말 신첩과 아무런 관계가 없사옵니다!”황제의 굳은 표정을 살피던 현 귀비가 조심스럽게 말을 보탰다.“폐하, 여비의 말대로 그 서신이 위조된 것이라면, 이를 위조한 자는 분명 솜씨가 뛰어난 사람일 것이옵니다. 실제로 누군가 여비를 위해 서신을 위조해 준 것인지 조사해 보시는 게 어떻겠사옵니까?”잠시 침묵하던 여비가 입을 열었다.“신첩을 위해 서신을 위조해 준 자는 도성 안에 있사옵니다. 다만 그자는 서신이 어디에 쓰일지는 전혀 몰랐사오니, 부디 폐하께서 목숨만은 살려 주시옵소서.”황제가 차갑게 명했다.“위명, 가서 조사해라!”여비는 더는 숨길 생각이 없는 듯했다. 서신을 위조하는 데 은자를 얼마나 썼는지, 그자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까지 낱낱이 털어놓았다.위명은 명을 받고 곧장 떠났다.현 귀비는 자리에 모인 사람들을 둘러보더니 나직이 아뢰었다.“폐하, 위 총령이 다녀오려면 시간이 제법 걸릴 터이니, 앉아서 기다리시는 것이 어떻겠사옵니까?”황제는 대꾸하지 않았으나 딱히 반대하는 기색도 없었다.이에 현 귀비가 서둘러 궁인들에게 명했다.“뭣들 하고 있느냐? 어서 의자를 가져오너라!”잠시 후 의자들이 들어와 가지런히 놓였다.현 귀비는 곁에 있던 금영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금영 동생도 앉아서 기다리게.”금영은 이미 머릿속이 복잡하게 뒤엉켜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지경이었다.그래도 일단 자리에 앉았다.황제와 태후는 상석에 자리했고, 서 황후는 금영과 현 귀비의 맞은편에 앉았다.현 귀비는 이런 일에도 빈틈이 없었다. 다른 비빈들에게도 모두 자리를 마련해 주었는데, 의자 대신 작은 걸상이 놓였다.그래도 계속 서 있는 것보다는 나았다.비빈들은 현 귀비를 바라보며 저마다 감사한 기색을 드러냈다.현 귀비는 차까지 내오게 했다.그렇게 모두가 자리에 앉은 가운데, 대전 한가운데
Magbasa pa